[IT강의실] 최신 게임을 원활히 하려면? - 그래픽카드
[용어로 보는 IT 2015 개정판] 컴퓨터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데이터의 연산 및 저장 기능이다. 이런 기능은 컴퓨터 내부의 중앙처리장치(CPU), 주기억장치(RAM 등), 그리고 보조기억장치(하드디스크드라이브, SSD 등)가 담당한다. 그리고 이렇게 생성된 데이터는 출력 장치를 통해 사용자가 인식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된다. 초기의 컴퓨터는 천공카드(일정한 패턴의 구멍을 뚫어 데이터를 표시하는 종이 카드)와 같이 단순한 방식의 출력 장치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용자가 데이터의 출력 결과를 쉽게 알아보기 힘들었고, 판독 시간도 오래 걸렸다. 때문에 쉽고 빠르게 데이터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화면(모니터) 형식의 출력장치가 등장하게 된 것은 필연적인 흐름이었다.
< 그래픽카드는 디지털 데이터를 영상 신호로 바꿔 모니터로 전송하는 장치다>
다만, CPU, 램, 하드디스크드라이브 등은 자체적으로 화면을 출력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생성된 데이터를 영상 신호로 바꾸어 모니터에 전달해주는 장치가 필요하다. 때문에 그래픽카드(혹은 '비디오 어댑터'라고도 한다)가 등장한 것이다.
화면 출력 장치의 등장
최초의 그래픽카드는 1981년에 등장한 'MDA(Monochrome Display Adapter)'이다. 하지만 이 제품은 그래픽카드라고는 하지만 흑백 문자만 표현이 가능했으며, 그림 및 원색의 표현이 가능한 최초의 그래픽카드는 같은 해에 출시된 CGA(Color Graphics Adapter)였다. CGA는 320 x 200 해상도의 그림을 최대 4가지 색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이후, 1982년에 최대 720 x 348 해상도의 흑백 그림을 표현할 수 있는 '허큘리스(Hercules)'가 등장했으며, 1984년에는 640 x 350 해상도에서 16색의 그림을 표현 가능한 EGA(Enhanced Graphics Adapter)가 출시되었다.
그리고 1987년, 현재 쓰고 있는 모든 그래픽카드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VGA(Video Graphics Array)'가 등장해 컴퓨터의 그래픽 표현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VGA의 초기 모델은 640 x 480 해상도에서 16색, 320 x 200 해상도에서 256색으로 구성된 화면을 표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표시 가능한 해상도와 색상이 늘어난 VGA가 하나씩 등장하고, 이를 장착한 컴퓨터가 대량으로 보급되면서 이후부터 'VGA'는 '그래픽카드'와 거의 동일한 의미의 용어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따라서 그래픽카드를 VGA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이미 일반화되었기에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래픽카드의 기본적인 구조
그래픽카드의 기본적인 구조는 기판 위에 GPU(Graphics Processing Unit)와 비디오 메모리(VRAM), 그리고 장착 슬롯 및 모니터 출력부 등이 조합된 것이다. 그리고 제품에 따라서는 GPU 및 비디오메모리의 열을 식히는 쿨러(cooler: 냉각팬이나 방열판), 혹은 보조 전원 공급용 케이블을 꽂는 포트가 있는 경우도 있다(참고로, 이것은 데스크탑용 그래픽카드의 구조이며, 노트북용 그래픽카드 경우에는 별도의 기판 없이 GPU 및 비디오메모리가 메인보드에 직접 부착되는 형태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 가장 주목할 것이 GPU와 비디오
메모리이다. 특히 GPU는 모니터로 보낼 영상 신호를 직접 생성하는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로, 때문에 해당 컴퓨터의 그래픽 성능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요소다. 참고로 GPU라는 이름은 1999년에 엔비디아(nVIDIA)사가 지포스(Geforce) 그래픽카드를 발표하면서 제창한
용어다. 이전의 그래픽카드에 들어가던 프로세서는 단순히 그래픽 컨트롤러(controller: 제어기)라고 부르는 일이 많았다. 이때는 2D
그래픽 처리 위주의 성능을 갖춘 제품이 대부분 이었고, 3dfx사의 ‘부두(Voodoo)’와 같이 3D 그래픽 성능을 강조한 제품도
있었지만, 3D 그래픽 처리의 상당 부분을 CPU에 의존하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지포스 이후에 나온 그래픽 컨트롤러(GPU)는 자체적으로
강력한 3D 그래픽 처리 능력을 갖추게 되어, CPU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보다 고품질의 3D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비디오 메모리는 그래픽카드의 내에서 GPU와 보조를 맞추면서 GPU가 처리하는 그래픽 데이터를 임시 저장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때문에 비디오 메모리의 용량이 크면 GPU는 보다 대용량의 고품질 그래픽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특히, 화면의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보다 많은 양의 그래픽 데이터가 필요하므로 고해상도 모드로 게임이나 그래픽 작업을 한다면 비디오 메모리의 용량이 큰 그래픽카드일수록 유리하다.
< GPU는 열이 많이 나기 때문에 고성능 그래픽카드일수록 큰 냉각팬을 다는 경우가 많다>
다만, PC의 종류에 따라서는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갖추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런 PC들은 별도의 GPU 대신, 메인보드 칩셋이나 CPU에 GPU 기능을 내장하여 이것으로 그래픽 작업을 처리한다. 그리고 비디오 메모리를 따로 갖추지 않은 대신, 메인보드에 장착된 메인 메모리(RAM)의 일부를 점유해 비디오 메모리처럼 사용한다. 때문에 내장 GPU 기능을 사용하는 PC는 실제 장착된 메인 메모리보다 적은 용량으로 시스템 정보가 표시된다. 예를 들어 8GB 메인 메모리를 갖춘 PC가 그래픽카드 없이 내장 그래픽으로 구동한다면 이 PC는 시스템 정보 상에서 전체 메인 메모리 용량이 7.5GB, 7.75GB 등으로 표기된다.
이러한 내장 GPU 기능의 경우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으며, 인터넷 서핑이나 문서 작성, 동영상 감상 등의 일반적인 2D 그래픽 작업에서는 별도의 그래픽카드와 그다지 성능 차이가 없기 때문에 사무용 PC에 주로 사용된다. 다만, 아무래도 3D 그래픽 처리 성능에 있어서는 별도의 그래픽카드에 비해 떨어지므로, 게임 마니아나 그래픽 디자이너가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결정짓는 첫 번째 요소, GPU
따라서 화려한 3D 그래픽을 사용한 최신 게임이나 정교한 묘사가 필요한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고성능의 GPU와 고용량의 비디오 메모리를 갖춘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 시중에 팔리고 있는 그래픽카드의 경우, 장착된 GPU의 이름을 딴 제품명이 붙는 일이 많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그래픽카드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현재 어떤 GPU가 팔리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GPU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엔비디아사의 ‘지포스(Geforce)’ 시리즈와 AMD사의 ‘라데온(Radeon)’ 시리즈를 들 수 있다(라데온 시리즈는 본래 ATi사의 제품이었지만 2006년에 AMD가 ATi를 인수하면서 AMD의 브랜드가 되었다). 참고로 2015년 현재, 전체 GPU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엔비디아나 AMD가 아닌 CPU 회사인 인텔인데, 이는 별도의 그래픽카드뿐 아니라 아닌 내장형 GPU 시장까지 포함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인텔이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만들지 않으므로 그래픽카드의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는 대부분 엔비디아 지포스나 AMD 라데온 시리즈의 GPU를 탑재한 제품 중에 선택을 하게 된다.
< '라데온' GPU의 모습, 대부분 냉각장치에 덮여있기 때문에 실물을 보긴 힘들다>
같은 지포스, 혹은 같은 라데온 시리즈라도 나온 시기나 등급에 따라 여러 제품으로 나뉘어진다. 이러한 제품들은 '지포스 GTX 960', '라데온 R9 290'과 같이 대부분 '브랜드명 + 성능 지표 + 모델 번호' 형식의 제품명이 붙는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이 모델 번호다, 맨 앞자리 수는 제품의 '세대(나온 시기)', 그리고 그 다음 자리 수는 제품의 '등급(성능)'을 의미하는 것이다(참고로, 예전에는 천 단위수로 모델 번호를 표기했으나 지포스 9000 시리즈 이후, 라데온 HD8000 시리즈 이후부터는 백 단위수의 모델번호로 바뀌었다).
예를 들어 '지포스 GT 730'과 '지포스 GTX 680'을 비교한다면, 지포스 GT 730이 보다 신제품(맨 앞자리 수가 크므로)이긴 하지만, 성능 등급은 지포스 GTX 680이 더 우수(앞에서 두 번째 자릿수가 크므로)하다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무조건 숫자가 큰 제품이 성능이 우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GTX'나 'R9' 등의 성능 지표도 어느 정도 참고는 할 수 있지만, 동일한 성능 지표의 제품이라도 실제 성능 차이가 큰 경우가 많아 모델번호에 비해 변별력이 크게 떨어진다.
다만, 아무리 성능 등급이 높더라도 나온 지 5 ~ 6년이 넘은 구형 제품이라면 오히려 새로 나온 낮은 등급의 제품보다 실제 성능이 뒤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3D 게임의 경우, 신작일수록 새로운 그래픽 기술을 다수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온 지 오래된 GPU라면 등급이 아무리 높아도 신작 게임에서 원하는 이러한 그래픽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해, 해당 게임의 구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중단 문단 삭제) 따라서 최신 게임을 하고 싶은데 가지고 있는 그래픽카드가 너무 구형이라면, 게임 제작사에서 제공하는 '권장사양' 등을 확인하여 그래픽카드를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필요하다.
< 다양한 그래픽 효과를 구현하기 위해 그래픽카드를 최신형으로 교체하는 경우도 있다>
비디오메모리, 용량뿐 아니라 규격도 중요
그래픽카드의 사양을 확인할 때 비디오 메모리 역시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비디오 메모리는 GPU를 보조 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GPU의 처리 능력에 비해 과도하게 큰 비디오 메모리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예를 들어 지포스 GT 610과 같은 저가형 GPU에 2GB 이상의 대용량 비디오 메모리를 탑재한 그래픽카드도 더러 있는데, 대용량 비디오 메모리는 고해상도 3D 그래픽을 구동하기 위한 데이터를 담을 때 유용하지만, 어차피 이런 보급형 GPU는 고해상도 3D 그래픽 데이터를 제대로 연산할 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 때문에 이러한 경우에 대용량 비디오 메모리는 그래픽카드의 값을 올리기만 할 뿐이고, 성능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비디오 메모리는 GPU의 수준에 맞춰 탑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비디오 메모리는 용량이 클수록, 속도가 빠를수록 고해상도 그래픽 구현에 유리하다>
또한, 같은 용량의 비디오 메모리라도 칩의 데이터 전송 속도에 따라 몇 가지 종류가 나뉘어진다. 1990년대의 그래픽카드에는 속도가 느린 EDO, SDR 규격의 메모리를 탑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 나오는 그래픽카드에는 GDDR3, GDDR4, GDDR5 등의 고속 메모리가 탑재된다. 그리고 같은 규격의 비디오 메모리라도 칩의 버스(bus: 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 규격이 다를 수 있다. 보급형 그래픽카드의 경우 64비트 버스의 비디오 메모리가 탑재되는 경우가 많고, 중급형은 128비트, 고급형은 256비트 이상의 버스의 비디오 메모리가 장착되고 있는 추세다. 당연히 상위 규격의 버스를 갖춘 비디오 메모리일수록 성능이 우수하다. 따라서, 같은 종류의 GPU를 탑재한 그래픽카드라도 모델에 따라 비디오 메모리의 용량 및 규격, 그리고 버스가 다를 수 있으므로 그래픽카드 구매 시 이를 잘 따져봐야 한다. GPU가 같은 그래픽카드끼리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면 메모리 사양이 각각 다른 경우가 많다.
그래픽카드 구매 전에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할 것들
보다 원활하게 게임을 즐기기 위해 그래픽카드를 업그레이드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다만, 고성능 그래픽카드라고 하여 무조건 아무것이나 구매하는 것이 상책은 아니다. 일단, 그래픽카드를 장착하기 위해서는 컴퓨터의 메인보드에서 해당 그래픽카드를 꽂을 수 있는 슬롯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 AGP 규격 슬롯의 모습>
< PCI 익스프레스 x16 규격 슬롯의 모습>
2000년대 초반 이전에 나온 구형 메인보드라면 대부분 AGP(Accelerated Graphics Port) 규격, 그 이후에 나온 신형 메인보드라면 PCI 익스프레스 x16(PCI Express x16) 규격의 그래픽카드 슬롯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픽카드 역시 슬롯의 모양에 따라 AGP 버전과 PCI 익스프레스 x16 규격으로 나뉘는데, 두 가지 규격의 슬롯은 서로 호환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AGP 슬롯을 갖춘 메인보드를 갖고 있으면서 PCI 익스프레스 x16 규격의 그래픽카드를 구입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하자.
< CPU가 구현한 뼈대 위에 그래픽카드가 각종 그래픽 효과를 집어넣어 화면을 현실감 있게 꾸민다. 따라서CPU와 GPU의 균형이 중요하다>
그리고 원활한 3D 게임 구동을 위해서는 그래픽카드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CPU와의 균형도 생각 해야 한다. 3D 게임을 구동할 때, CPU는 기본적인 그래픽의 뼈대 및 각종 물체를 움직이는 인공지능을 담당한다. 그리고 이 때 그래픽카드는 CPU가 생성해낸 뼈대 위에 살을 덧붙이고 각종 특수효과를 집어넣어 화면을 현실감 있게 꾸민다. 물론, 요즘에는 CPU와 그래픽카드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인 개념은 이러하다. 때문에 어느 한쪽에만 과도하게 투자하면 기대한 만큼의 성능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두도록 하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본 기사는 네이버캐스트(http://navercast.naver.com/)의 '용어로 보는 IT' 코너에도 함께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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