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차이나', 베를린 가다
에이수스와 레노버는 국내에서도 제법 인지도가 있는 중국계 기업이다. 두 기업은 특징이 강한 제품을 꾸준히 선보인다는 점에서 닮은 구석이 있다. 예를 들어 레노버는 'PC+'라는 콘셉트로,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기기 간의 폼팩터를 허무는 제품을 다수 출시하고 있으며, 에이수스는 2-in1, 3-in-1, 5-in-1 등 제품 하나만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많이 출시한다. 닮은 듯하면서도 다른 두 기업은 IFA 2014에 어떤 제품을 들고 나왔을까? 지금부터 살펴보자.
1. 대표 제품은 역시 노트북
에이수스와 레노버는 모두 전세계 PC 시장에서 5위안에 드는 기업이다(가트너, 2014년 1월 기준). 모바일보다는 PC와 노트북에 치중한다고 볼 수 있다.
에이수스는 IFA 2014에 울트라북, 보급형 노트북 등을 선보인다. 먼저 QHD+ 해상도를 갖춘 13.3인치 노트북 젠북 UX305는 차세대 인텔 코어 M 프로세서(브로드웰 Y)를 탑재했다. 브로드웰은 인텔 5세대 코어 프로세서로, 인텔은 올 하반기 모바일 기기용 모델을, 내년 상반기 데스크톱용 모델을 공개할 계획이다. UX305에 탑재된 브로드웰 Y 프로세서는 하스웰 Y 프로세서와 비교해 전력 소모량 및 발열을 줄인 제품이다. 특히 태블릿PC 등 팬이 없는 제품을 위한 프로세서다.
함께 공개한 Eee북 X205 11.6인치의 저가형 노트북이다. 운영체제는 윈도8.1 with Bing이다. 윈도8.1 with Bing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엔진인 빙을 익스플로러 기본 검색 엔진으로 지정한 운영체제다. 하드웨어제조사가 부담해야 하는 운영체제 라이선스 비용이 파격적으로 낮다. 이를 통해 PC 제조사는 정품 운영체제를 탑재한 노트북이 30~40만 원 내외로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다. 화면 해상도는 1,366 x 768이며, 인텔 아톰 Z3735 프로세서, 2GB 메모리 등을 갖춘 제품이다. 가격은 199달러다.
레노버는 독특한 사용 환경을 제공하는 노트북을 선보인다. 우선 다양한 사용 방식을 갖춘 싱크패드 헬릭스 신제품은 11.3인치 크기에 무게 816g, 두께 약 1cm로, 2013년 출시한 모델과 비교해 부피를 줄이고 휴대성을 높였다. 에이수스 젠북 UX305와 마찬가지로 인텔 코어 M 프로셋를 탑재해, 이전제품보다 성능을 높이면서도 배터리 소모량은 줄였다. 태블릿 모드, 스탠드 모드, 텐트 모드 등 기존 헬릭스 제품군의 독특한 사용환경은 그대로 유지했다.
함께 선보인 플렉스2 프로는 화면을 300도까지 젖힐 수 있는 15.6인치 노트북이다. 이를 통해 노트북 모드, 스탠드 모드 등으로 상황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레노버의 15인치 노트북 중 가장 얇은 제품으로, 두께 19mm(가장 얇은 곳 두께), 무게 2.3kg이다. 4세대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GT 840M 그래픽 카드 그리고 돌비 홈씨어터 스테레오 스피커 등을 탑재해 엔터테인먼트에 최적화한 것이 특징이다.
2. 에이수스와 레노버가 스마트폰을?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기업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레노버의 경우 세계 최초로 인텔 칩을 탑재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선보인 바 있으며(국내 미출시), 에이수스는 통화 기능을 갖춘 7인치 태블릿PC 폰패드7 LTE를 국내 출시하기도 했다.
에이수스가 공개한 패드폰 미니(PF451CL)는 4.5인치 스마트폰으로, 전용 스테이션에 장착하면 7인치 태블릿PC로 사용할 수 있다. 해상도는 HD급이며, 후면 500만 화소, 전면 2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프로세서는 이전 세대 아톰 프로세서 Z2560(클로버트레일)을 탑재했다. 하이퍼스레딩(코어당 스레드를 2개로 인식해 성능을 높이는 기술, 스레드는 CPU에서 실제 연산을 담당하는 영역)을 지원해, 듀얼코어임에도 불구하고 쿼드코어와 비슷한 성능을 낸다.
<사진은 5인치 스마트폰과 9인치 스테이션을 갖춘 패드폰 X>
레노버는 IFA 2014에 바이브X2와 바이브Z2 등 2종의 스마트폰을 공개한다. X2는 풀HD 해상도를 갖춘 5인치 제품으로, 미디어텍 MT6595M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프리미엄 제품이다(삼성전자의 엑시노스5 옥타처럼 쿼드코어 프로세서 2개를 HMP 기술로 묶은 프로세서다. 일명 '빅리틀' 구성). 메모리 2GB, 저장공간 32GB 등을 갖췄으며, 배터리 용량은 2,300mAh다.
함께 공개한 Z2는 퀄컴 스냅드래곤 615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이 역시 빅리틀 구성을 통해 만든 헥사코어(듀얼코어 + 쿼드코어) 프로세서다. 특히 64비트 운영체제를 지원해, 차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안드로이드 L)와의 호환성을 높였다. 5.5인치 화면에 HD 해상도를 갖췄다. 카메라 성능도 뛰어나다. 소니가 공급하는 이미지 센서를 적용해, 전면 1,300만 화소/후면 800만 화소 카메라를 갖췄다. 화면 해상도가 비교적 낮으면서, 3,000mAh 대용량 배터리를 내장했기 때문에 배터리 지속시간이 길 것으로 예상된다.
3. 아톰 프로세서 기반 안드로이드 태블릿PC
에이수스와 레노버는 IFA 2014에서 인텔 아톰 프로세서 기반의 안드로이드 태블릿PC를 선보인다. 우선 에이수는 올해 초 선보였던 미모패드7을 한층 강화해 내놓았다(모델명: ME572C). 우선 프로세서는 인텔 아톰 프로세서 Z3560을 탑재했다. 이 프로세서는 이전 제품(모델명: ME176C)에 쓰이던 Z3745와 비교해 그래픽 성능이 높다. 해상도 역시 기존 HD급에서 풀HD급으로 한층 높아졌다. 8.3mm의 두께와 269g의 무게를 갖춰 휴대성도 뛰어나다.
레노버가 선보인 탭S8은 인텔 아톰 프로세서 Z3745를 탑재했다. 이 프로세서는 메모리 콘트롤러 원가를 절감해 단가를 낮춘 모델로, 이를 통해 제품 전체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실제로 제품 가격은 199달러로, 20만 원 내외다. 풀HD급 해상도를 갖췄으며, 무게 290g, 두께 약 7.9mm다. 카메라 성능도 F2.2 조리개를 갖춘 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해 기존 레노버 제품과 차별화했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