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만원대 '브랜드 조립PC' 컴퓨존 아이웍스 A-3, A-7, A-11
조립PC가 브랜드PC보다 '가성비(가격대성능비)'가 더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주변 사람들이 어떤 PC를 사야 하나고 물어보면 그냥 돈 좀 더 주고 대기업의 브랜드PC를 사라고 권하곤 한다. 어설픈 지식으로 조립PC를 샀다간 여러 가지 골치 아픈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걱정되는 것이 바로 ‘바가지’다. 일부 부적절한 업자들은 이름은 비슷하지만 성능이 떨어지는 구형 부품을 조립PC에 넣기도 한다. 가격을 ‘뻥튀기’하는 것도 기본이다. 두 번째로 걱정되는 것이 바로 부품 구성 문제다. 이를테면 인터넷이나 동영상 감상 정도만 하는 사용자에게 코어 i7급 CPU나 지포스 GTX780 그래픽카드 등은 거의 쓸 일이 없는데, '무조건 좋은 PC'를 꾸민다며 이런 과소비를 하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으로 관리 문제가 있다. 조립PC는 운영체제나 드라이버(하드웨어 구동을 위한 기본 프로그램) 설치를 비롯한 초기 작업을 사용자가 직접 해줘야 하므로 관련 지식이 부족하면 이 과정에서 실수를 할 수 있다. 초기 설치를 얼마나 잘 했느냐에 따라 PC의 안정성이나 성능이 크게 좌우되는데,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신형 PC라도 구닥다리와 다름 없는 상태가 된다. 제대로 된 A/S를 받을 수도 없으니 여러모로 골치가 아프다.
다만, 조립PC의 이런 단점을 상당수 해소한 이른바 '브랜드 조립PC'도 있다. 이런 제품은 하드웨어적으로는 조립PC가 맞지만, 상대적으로 균형 잡힌 부품 구성을 갖추고 있으며, 몇 가지로 규격화 되어있어 안정성 면에서도 좀 더 신뢰할 수 있다. 대형 컴퓨터 판매업체의 브랜드를 걸고 출시되므로 A/S도 체계적인 편이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일반 조립PC 수준으로 싼 것도 매력이다. 이번에 소개할 컴퓨존의 ‘아이웍스’ 시리즈도 그 중의 하나다.
용도별로 조합된 다양한 아이웍스 모델
컴퓨존의 아이웍스 시리즈는 모델을 고르는 방법부터 좀 특이하다. 이를 판매하는 컴퓨존의 홈페이지에 가보면 '인터넷/오피스용', '멀티미디어용', '3D게임/그래픽용' 등의 용도별로 카테고리가 나뉘어 있으며 각 카테고리에는 해당 용도에 적합하게 구성된 몇 가지의 모델이 준비되어 있다.
좀 더 세세한 용도별 맞춤형 PC가 필요하다면 아이웍스 판매 페이지의 '속성' 탭을 확인하자. 이곳에는 주요 소프트웨어의 목록이 나와있다. '리그오브레전드(LOL)', '블레이드앤소울' 같은 게임은 물론, '포토샵', '플래시' 등의 업무용 소프트웨어의 목록도 있다. 사용자가 주로 쓸 소프트웨어의 항목에 체크를 하면 해당 소프트웨어를 원활히 구동할 수 있는 모델의 목록만 표시되므로 편리하다.
만약 인터넷 서핑이나 문서작업, 영화감상 정도의 일상적인 용도로 주로 쓰면서 'LOL'이나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 정도의 캐주얼 게임을 간간히 즐기는 정도라면 30만 원대의 ‘인터넷/오피스용’ 정도면 충분하며, 여기에 SSD나 그래픽카드 등을 달아 향후 출시되는 소프트웨어까지 대비한다면 40만 원대의 '멀티미디어용'을 선택하는 것도 생각해 볼만하다. 2014년 3월 현재 판매되는 아이웍스 시리즈 중 인터넷/오피스용 A-7(36만 5,000 원), 그리고 멀티미디어용 A-3(41만 7,000 원)과 A-11(47만 9,000 원) 모델의 면모를 살펴보기로 하자.
아이웍스 인터넷/오피스용 A-7, 낮은 가격이 매력
36만 5,000 원에 팔리는 아이웍스 인터넷/오피스용 A-7는 인텔의 4세대 프로세서(하스웰)인 코어 i3-4130 CPU를 기반으로 씨넥스 4GB의 DDR3 메모리(PC3-12800)와 인텔 HD 4400 내장 그래픽, 그리고 씨게이트 ST500DM002 500GB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로 구성되어 있다. 케이스는 3R시스템의 미들타워 제품인 R210 에띠앙 로보N, 그리고 파워서플라이는 에너지옵티머스의 Mach 500K다.
제품의 구성에서 눈에 띄는 점이라면 역시 CPU와 메인보드다. 코어 i3-4130은 고급형 모델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일반적인 소프트웨어에서 부족함이 없는 성능을 내는 최신 모델이다. 정상 유통된 정품 CPU라는 점도 장점이다. 또한 메인보드는 안정성이 좋다고 평가 받는 에이수스(ASUS)의 H81M-A이다. SATA3 규격을 지원하는 씨게이트 HDD와도 궁합이 좋으며 사후 지원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메인보드다.
다만, 메모리와 파워서플라이의 경우, 사양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보급형 브랜드인 씨넥스와 에너지옵티머스의 제품이라는 점이 다소 아쉽긴 하다. 케이스인 R210 에띠앙 로보N은 그다지 특색이 없는 보급형 제품이긴 하지만, 미들타워 규격 제품답게 업그레이드 편의성이 좋고 통풍구조도 양호해서 무난히 쓸만하다. 외장형 그래픽카드가 없는 점도 게임을 그다지 하지 않을 것이라면 단점이 아니다.
아이웍스 멀티미디어용 A-3, 그래픽 및 업그레이드 편의성 보강
41만 7,000 원에 팔리는 아이웍스 멀티미디어용 A-3의 경우, 코어 i3-4130 CPU에 4GB DDR3 메모리, 씨게이트 500GB HDD 등 전반적으로 인터넷/오피스용 A-7과 유사한 사양을 갖췄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미묘하게 향상된 점도 제법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그래픽카드다. 인텔 내장 그래픽을 쓴 인터넷/오피스용 A-7과 달리 외장형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GT610 1GB(조택 제품)을 탑재했다. 지포스 GT610은 보급형 그래픽카드이긴 하지만 게임이나 동영상 구동 면에서 내장 그래픽보다는 좀 더 나은 성능을 낸다. 물론 '배틀필드4'나 '툼레이더' 같은 고사양 게임을 하기엔 무리겠지만, LOL 수준의 캐주얼 게임 위주라면 문제 없다.
그 외에 파워서플라이의 경우 안정적으로 정격출력을 내는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로닉스의 사이클론II 400W를 탑재했으며 케이스는 3R시스템의 미니타워 케이스인 'R370 메이플'을 썼다. 공간 활용성을 높이면서 업그레이드 편의성도 동시에 추구한 좋은 조합이라 할 수 있다. 향후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를 생각한다면 지포스 GTX 750이나 라데온 R7 260 정도까지는 무난하게 호환 될 것으로 보인다. 굳이 흠을 잡자면 메인보드인 애즈락 H81M-HDS은 케이스 전면 USB 3.0을 지원하지만 케이스에 전면 USB 2.0 포트만 달려 있다는 점이다.
아이웍스 멀티미디어용 A-11, SSD 추가로 체감 성능 향상
아이웍스 멀티미디어용 A-11 역시 코어 i3-4130 CPU에 4GB DDR3 메모리, 씨게이트 500GB HDD를갖추고 있는 등 전반적인 사양은 앞서 소개한 두 제품과 유사한 점이 많다. 그래픽카드는 인터넷/오피스용 A-7과 마찬가지로 인텔 내장 그래픽이다. 가격이 47만 9,000 원으로 좀더 비싼 이유는 HDD 외에 SSD까지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SSD는 부팅이나 프로그램 실행속도를 크게 향상시켜 전반적인 PC의 체감 성능을 높이는 데 한 몫을 한다.
멀티미디어용 A-11에 탑재된 SSD는 도시바의 Q시리즈 프로 128GB 모델로. 수명이 긴 MLC 플래시메모리 기반이다. 읽기/쓰기 속도도 554~512MB/s 전후로 안정적이라 무난히 추천할 만한 하다. 그 외에 눈에 띄는 부분이라면 케이스다. 본 제품에 적용된 에너지옵티머스의 미니타워 케이스인 'G-11 CANAVAN'은 전면에 USB 3.0 포트를 갖추고 있어 신형 USB메모리나 외장하드의 속도를 온전히 쓸 수 있다.
인터넷 최저가로 동일한 부품 조합해보니
인터넷 가격 비교 사이트인 '다나와'를 통해 위 세 제품을 구성하고 있는 부품과 동일하게 PC를 구성해봤다. 인터넷/오피스용 A-7(36만 5,000 원)에 해당하는 부품값의 합계가 평균가/최저가 기준 각각 35만 9,668원 / 32만 370 원이었으며, 멀티미디어용 A-3(41만 7,000 원)의 경우는 41만 9,325 원 / 36만 2,580 원, 그리고 멀티미디어용 A-11(47만 9,000 원)의 경우는 48만 2,695 원 / 43만 3,370 원으로 계산되었다.
이처럼 컴퓨존 아이웍스의 완성품 가격은 각 부품의 인터넷 평균가 합계에 근접한다. 최저가 수준이 아니라는 점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으나, 실제로 조립 PC의 견적을 내 보면 모든 부품을 최저가로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결국은 평균가에 가깝게 사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컴퓨존 아이웍스는 조립비와 배송료가 무료이므로 가격적인 이점은 제법 있다.
일반 조립PC와의 차이점은?
그리고 구매 후 1년간 불량 발생시 제품 교환에 필요한 백배 비용을 컴퓨존에서 부담하는 서비스도 제공하며, 제품 구매 시 3만 500원을 추가 지불하면 1년간 출장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다만 무상 출장 A/S는 1년간 3회로 제한되며 일부 지역은 제외). 덕분에 일반 조립PC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체계적인 A/S를 기대할 수 있다.
그 외에 내부 선 처리를 비롯한 전반적인 조립 상태가 양호한 편이고, PC의 모든 하드웨어의 드라이버를 자동으로 설치하는 CD-ROM을 제공 한다는 점도 아이웍스 시리즈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아무튼 일반 군소 매장에서 조립PC를 사는 것에 비하면 여러모로 이점이 많다.
조립PC와 브랜드PC의 사이에서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컴퓨존 아이웍스는 조립PC와 브랜드PC의 장점을 고루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대성능비 면에선 더할 나위가 없으며, 부품간의 궁합이나 조립 상태도 양호한 편이다. 사후 서비스 면에선 브랜드 PC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일반 조립PC처럼 사용자가 모든 것을 감수해야 하는 수준도 아니기 때문에 조립PC에 대해 막연한 불안을 가진 사용자에게도 좀더 가벼운 마음으로 추천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이웍스가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번에 살펴본 30~40만 원대 제품의 경우에는 '1~2만 원정도 더 주더라도 일부 부품은 좀 더 고급화된 것을 썼으면' 하는 생각도 좀 들긴 했다. 세 모델 모두 케이스의 철판이 다소 얇은 편이라는 점도 아쉽다.
주문 시에 일부 사양을 사용자 임의대로 바꿀 수 있으므로 이런 우려를 어느 정도는 상쇄할 수 있지만 이 역시 PC 하드웨어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이해가 필요하므로 한계가 있다. 때문에 완전한 '컴맹'에게는 여전히 아이웍스 보다는 브랜드PC가 나을지도 모른다. 다만, 최소한 CPU나 그래픽카드 등의 항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고 있으며, 스스로 운영체제 설치 정도는 할 줄 아는 사용자라면 아이웍스를 '강추' 할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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