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품잉크가 재생잉크만큼 싸다? 캐논 E569 복합기 리뷰

이상우 lswoo@itdonga.com

프린터를 구매할 때 주로 고려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이는 프린터의 용도에 따라 다르다. 사진을 주로 출력하는 사람은 인쇄품질이나 대형 용지 지원 등을 따지고, 업무용 문서를 출력하는 사람은 페이지 자동 분류(한 부씩 인쇄)나 대량 인쇄 지원여부 등의 기능을 따진다.

하지만 이렇게 직업적으로 쓰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 가정이나 소규모 사무실 등은 프린터 구매 가격, 유지비 등이 더 중요할 수 있다. 필자가 지금부터 소개할 제품은 저렴한 초기 구매비용과 낮은 유지비용이 장점인 복합기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다.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정품잉크가 재생잉크만큼 싸다?

프린터는 초기 구매비용보다 잉크나 토너 유지비가 더 많이 드는 물건이다. 실제로 출력 관련 시장에서 기업의 주요 수익 중 하나가 잉크 등의 소모품 판매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재생잉크만큼 저렴한 정품잉크의 가격이다. 2014년 3월 기준 검은색 잉크(캐논 PG-64)는 1만 4,000원 내외, 컬러 잉크(캐논 CL-74)는 1만 6,000원 내외다. 재생잉크와 비슷한 가격이다. 특히 재생잉크 사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분사구 막힘 등의 우려도 없다.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잉크의 가격이 저렴하다고 품질이 낮거나 양이 적은 것도 아니다. 캐논이 밝힌 출력 매수는 흑백 카트리지 최대 800매, 컬러 카트리지 최대 300매다. 이 정도면 매일 10매 내외의 문서를 출력한다고 가정했을 때 3개월 가까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유지비는 물론, 초기 구매비용도 13만 원 내외로 저렴하다. 이런 장점으로 소규모 사무실에서 간단한 사무용 문서를 출력하거나, 일반 가정에서 대학생이 과제물이나 수업 자료를 출력하는 데 쓰기 적절하다.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웬만한 것은 거의 다 갖췄다

이 제품이 갖춘 기능은 출력, 복사, 스캔 등이다. 팩스 기능이 없는 것은 아쉽지만 가격을 보면 이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게다가 일반 가정에서는 자주 쓰는 기능도 아니다).

출력 품질은 썩 괜찮은 편이다. 표준 품질로 출력한 문서를 확대해서 보면 잉크가 튀거나 획 중간에 '이빨'이 빠진 모습이 거의 없다. 고품질로 인쇄하면 하지만 출력 속도는 조금 아쉽다. 14장 분량의 소 논문 한 편을 출력하는 데 걸린 시간은 1분 17초(사진 없음, 최초 인쇄 시작부터) 정도였다. 사실 저가형 잉크젯 프린터에서는 이 정도가 당연한 속도다. 아쉽다는 것은 레이저프린터의 출력속도와 비교해서 아쉽다는 의미다.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컬러 인쇄의 품질은 어느 정도 마음에 들었다. 사진을 출력하면 원본 사진과 비교해 색상 손실이 거의 없으며, 특히 10x15cm(4"x6") 사진 출력 용지에 인쇄했을 때 색감이 좋다. 하지만 사진을 구성하는 잉크 입자가 굵어 선명하다는 느낌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최상'의 품질은 아니지만, 스마트폰 등으로 촬영한 사진을 간단하게 출력할 수 있다.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복사 기능은 인터페이스가 단순해 사용이 편리하다. 제품 외부에 있는 버튼 3개만으로 복사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복사할 문서를 용지 크기를 선택하고(A4, 10x15cm 사진 용지 기본 선택 가능) 흑백으로 인쇄할지, 컬러로 인쇄할지 선택만 하면 된다. 아쉬운 점은 자동 급지 장치의 부재다. 문서를 대량으로 복사할 때는 자동 급지 장치가 필수다. 수십 장의 문서를 한장 한장 평판 유리에 올려놓기도 번거로우며, 만약 같은 문서를 서너 부 정도 복사해야 한다면 같은 작업을 서너 번 계속 반복해야 한다. 이 제품의 복사 기능은 양이 적은 문서를 한 번 정도 복사하거나 신분증 사본이 필요할 때 쓰면 되겠다.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다양한 부가기능이 마음에 들어

제품 자체에서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은 복사뿐이지만, 전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더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우선 인쇄 기능을 살펴보면 액자 형태로 사진 꾸미기, 텍스트 삽입, 카드/엽서 등에 사진 넣기, 여러 장의 사진으로 콜라주를 만들 수 있는 기능 등 다양한 기본 서식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일반적인 사진만으로 조금 더 특별한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또한, 캐논은 정품 잉크를 사용하는 사람에 한해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공한다.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Creative Park Premium'에 접속하면 엽서, 달력, 콜라주 등의 다양한 서식과 종이모형 만들기 도면 등을 무료로 내려받아 출력할 수 있다. 물론 재생잉크를 사용하는 사람도 'Creative Park'에서 일부 서식을 내려받을 수 있다.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스캐너의 세부 설정도 여기서 할 수 있다. 스캔한 파일을 어디에 저장할지, 어떤 파일 형태로 저장할지, 품질은 어떻게 할지 등을 모두 여기서 변경할 수 있다. 텍스트 파일을 PDF 형식으로 저장하면 이미지 형식의 파일이 아니라 텍스트 형식의 PDF 파일로 저장된다. 즉 PDF 파일에서 워드프로세서로 '복사 -> 붙여넣기'를 할 수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수업시간에 필기한 내용을 간편하게 전자 문서로 바꿀 수 있다. 물론 악필이거나 글씨체가 독특한 사람의 손글씨는 전혀 다른 글씨로 인식할 수 있다(실제로 필자가 쓴 손글씨는 한자로 안식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의 연결성도 높다. 구글 독스(Google Docs)의 문서를 클라우드 프린트 기능으로 언제 어디서나 출력할 수 있다(제품이 무선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다면). 뿐만 아니라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PIXMA Printing Solution'을 통해 모바일기기에 있는 사진을 PC 연결 없이 바로 인쇄하거나, 제품에서 스캔한 파일을 스마트폰에 바로 전송할 수 있다.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이코노믹'이라는 제품 이름에 걸맞게 자동 절전 기능도 있다. 전용 소프트웨어에서 일정 시간 프린터를 사용하지 않으면 전원을 자동으로 종료하며, 문서를 출력할 때 전원이 자동으로 켜지게 설정할 수도 있다.

용지 트레이는 모두 내부에 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이를 모두 접어둘 수 있기 때문에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카트리지를 교체하기 위해 상판을 열 필요도 없다. 트레이를 열 듯이 전면 덮개만 열면 자동으로 교체 위치에 온다. 이때 카트리지를 고정하고 있는 클립을 내려 다 쓴 카트리지를 빼고, 새 카트리지를 올려놓기만 하면 잉크를 교체할 수 있다. 홈에 맞춰 끼워야 하는 일반 잉크젯 프린터와 비교해 간편하다.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캐논 이코노믹잉크 E569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제품은 저렴한 초기 비용과 낮은 유지비가 강점이다. 고급 프린터가 갖춘 자동 급지 기능이나 팩스 송수신 등은 없지만, 이를 통해 전체 비용을 낮췄다. 이 제품은 간단한 문서 출력이나 복사 등을 주로 하는 소규모 사무실과 일반 가정에 손색없는 제품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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