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추억을 내 곁에, '찍스' 포토북

나진희 najin@itdonga.com

여럿이 둘러앉아 '이게 네가 어렸을 때 모습이란다', '전에 여기 놀러 갔을 때 정말 재밌었는데'하며 사진 앨범을 보며 이야기꽃을 피우던 때가 있었다. 중요한 행사가 있으면 필름을 카메라에 넣어 사진을 찍었고, '돌돌' 말아진 필름을 사진관에 가져가 인화한 후 앨범에 꽂아 고이 보관하곤 했다.

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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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됨에 따라 사용자가 찍어내는 사진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를 관리하는 것도 동시에 어려워졌다. 사진을 굳이 인화하지 않고 그저 '파일(jpg 등)' 형태로 사진을 보관하는 이도 늘었다.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필름 카메라를 쓸 때보다 사진은 분명 몇십 배나 많이 찍는데 이를 컴퓨터 하드디스크(HDD)나 외장하드 등에 처박아 놓고 들여다보지 않았다. 오래된 추억들을 컴퓨터 재설치할 때나 훑어보는 수준이 된 것. 한번은 하드디스크를 떨어트리는 바람에 안에 들어있던 사진들을 모두 날린 적도 있다. 그때의 상실감이란...

이번에 일본에 다녀오면서 처음 포토북 서비스를 한번 이용해 봤다. 그간 포토북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직접 제작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재료가 되는 사진은 많을수록 좋다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좋았던 여행의 기억이 흐릿해지길 원하지 않는다면 사소한 순간이라도 사진에 담도록 노력해보자. 또한, 일단 많이 찍어두면 나중에 써먹을 사진도 많아진다. 기자는 16페이지의 포토북(Q66 사이즈)을 만들었는데 한 페이지에 적게는 1장부터 많게는 6장 정도의 사진을 넣었다. 총 들어간 사진은 34장. 여기에 한 페이지에 몇 장의 사진을 넣는지, 페이지 수를 몇 장 더 추가하는지에 따라 필요한 사진 장수는 달라진다. 그래도 일단 재료가 넉넉하면 손해 볼 일은 없다. 어차피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더 찍는다 해도 돈이 드는 것은 아니니 열심히 찍어두길.

표지는 가장 인상 깊은 사진으로

책이 그러하듯 포토북도 표지가 꽤 중요하다. 책장에 꽂아 놓든, 책상 위에 올려 두든, 누군가에게 선물하든 표지는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이기 때문. 기자처럼 여행 포토북을 만든다면 제일 인상 깊었던 순간이나, 비행기 날개처럼 포토북의 주제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이미지를 고르는 게 좋다. 육아일기라면 아이의 사진을, 웨딩북이라면 행복한 부부의 모습이 모범적인 표지의 이미지일 것.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추천이다.

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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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도쿄의 야경 사진을 골랐다. 수많은 불빛 속에 붉은 도쿄타워가 선명하게 빛나던 밤 풍경이 가장 인상 깊었기 때문. 이 표지 사진을 보면 싸늘한 바람에 덜덜 떨면서도 넋 놓고 야경을 바라보던 순간이 떠올라 기분이 좋아진다.

참고로 표지는 기본 속지에 코팅을한 소재가 쓰였다. 하드 커버처럼 단단해 내구성이 좋고, 코팅 재질이라 더러운 것이 묻어도 '슥'하고 쉽게 닦아낼 수 있다.

전용 프로그램으로 쉽게 제작한다

제작 과정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찍스 홈페이지(www.zzixx.com)에서 액티브X(ActiveX) 형태의 포토북 제작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찍스는 약 가지 크기의 포토북을 제공하는데, 사용자가 포토북의 크기를 먼저 선택하면 이에 맞춰 프로그램이 구동된다.

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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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포토북의 가격은 기본 크기와 추가되는 페이지에 따라 달라진다. 찍스 포토북의 기본 가격은 8,800원부터 3만 3,000원까지 분포되어 있다.

사용자는 포토북을 하나부터 열까지 원하는대로 꾸미거나, 제공되는 샘플 도안과 프레임 등을 이용해 비교적 실패 확률이 적게 제작할 수도 있다. 샘플 도안은 완조립, 프레임만을 이용하는 것은 반조립 정도로 이해하면 쉽겠다.

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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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제공되는 프레임만 선택해 포토북을 구성했다. 페이지마다 주제에 맞게 프레임을 모두 바꿨다. 어떤 페이지는 사진 1장만 크게 강조하는 프레임을, 어떤 페이지는 6장의 사진을 차례로 배열한 프레임을 택했다. 선택한 프레임은 따로 수정할 수도 있으니 자유도도 높은 편. 실제 기자는 세로로 구성되어 있던 프레임을 사진에 맞게 가로로 돌려 사용하기도 했다. 눈금선을 표시하면 삐뚤어지지 않게 열을 맞출 수 있어 완성도가 높아진다. 참고로 요즘 스마트폰은 카메라 성능이 좋은 편이라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DSLR로 찍은 사진과 한 페이지에 넣어도 크게 이질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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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거나 스티커도 붙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러브장'이나 아이의 성장 과정을 담는 육아 일기처럼 받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을 전하는 글귀를 꽤 많이 넣게 될 듯싶다. 다만, 기자는 개인 소장 용도로 여행 포토북을 만들었기에 표지 제목을 제외하고는 글자나 스티커를 따로 넣지 않았다.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본 포토북은 '미리보기' 기능을 이용해 제품을 미리 볼 수 있어 편리했다.

QR코드로 동영상을 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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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스 포토북은 동영상을 QR코드 형태로 넣을 수 있다. 미리 동영상을 블로그, 유튜브 등에 올려 놓고 이 URL을 QR코드 형태 스티커로 페이지에 삽입하면 된다. 기자는 눈이 오던 일본 풍경을 찍은 동영상을 추가했다. 눈 내리는 분위기를 사진이 아닌 동영상으로 넣으니 좀 더 현장감이 느껴졌다.

자주 들여다 보게 된 추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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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은 꽤 빨랐다. 졸업, 입학 시즌 등 포토북 제작이 몰리는 시기만 아니면 보통 주문 후 1~2일이면 충분히 제품을 배송 받을 수 있다. 기자도 수요일 저녁에 주문을 넣었는데 금요일 점심쯤 포토북을 받았다. 참고로 만약 인화권을 이용해 포토북을 제작하면 남은 금액은 포인트 등으로 적립되지 않는다. 남은 금액이 사라지는 것이 아깝다면 꽉 채워서 사용하길 권한다.

종이 재질은 사진관에서 필름을 맡기고 받아 온 사진과 같다. 찍스는 은염 사진으로 포토북을 만들어 일반 인쇄 포토북보다 사진이 선명하고 오래토록 색상 변화가 적다. 또한, 일반 종이가 아니라 0.4mm 두께의 인화지로 만들어 내구성이 좋은 편. 실제 종이가 두꺼워 잡고 넘길 때 구김이 거의 없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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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북을 만든 후 확실히 사진을 들여다보는 일이 잦아졌다. 책상에 꽂혀있던 포토북에 눈길이 미치면 이를 펼쳐 보며 추억 여행에 빠져들었다. 친구들에게 포토북을 보여주며 일본에 다녀왔던 이야기도 사실감 있게 전할 수 있었다. 외장하드에 그저 사진을 넣어 놨다면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사실 직접 만들어보기 전에는 포토북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지금은 '곧 결혼할 친구에게 포토북을 선물하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 포토북을 '사진 앨범의 세대교체'라 표현할 만하다.

찍스 포토북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찍스 공식 홈페이지(www.zzixx.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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