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IT 총결산] 영상과 음향, UHD와 무손실 음원
2013년 한해, 영상과 음향의 화두는 두 단어로 정의할 수 있다. UHD(울트라 HD)와 무손실 압축음원(무손실 음원)이다. UHD는 3,840x2,160 해상도를 뜻한다. 풀HD(1,920X1,080)의 4배에 이르는 수치다. UHD TV가 같은 크기의 풀HD TV보다 4배 더 선명하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LG전자가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3에서 UHD TV를 공개하며 UHD 시대의 개막을 알렸고, 델, 에이수스 등 모니터 제조사도 UHD 모니터를 출시하며 거들고 나섰다.
무손실 압축음원이란 스튜디오에서 막 제작된 24bit 192kHz 형식의 음악 파일을 뜻한다. FLAC, ALAC(애플 무손실 음원), ATRAC(소니 무손실 음원) 등 종류도 다양하지만, 라이선스 비용 문제 때문에 누구나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는 FLAC이 대세로 떠올랐다.
CD, MP3 등 손실 압축음원은 인간의 귀에 들리지 않는 주파수 대역을 잘라내 파일 용량을 크게 줄인다. 반면 무손실 압축음원은 음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파일 용량을 줄인다. 때문에 용량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기 마련. 3분 내외의 노래라 해도 용량이 보통 100MB를 넘기 일쑤다.
무손실 압축음원은 신시사이저로 제작한 대중 음악보다 클래식 등 일반 악기로 제작한 음악을 들을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고 평가 받고 있다.
삼성전자 시리즈9 UN55F9000AF
UHD 시대의 서막을 알린 제품은 85인치 UHD TV지만,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온 제품은 삼성전자의 55인치 UHD TV '시리즈9 UN55F9000AF'다. 시리즈9 UN55F9000AF 의 가장 큰 특징은 수 천만 원을 호가했던 UHD TV의 가격을 일반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낮춘 데 있다(인터넷 최저가 기준 380만 원 내외). 물론 55인치 TV치고는 비싼 편이다. 하지만 풀HD TV보다 4배 선명한 점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납득할만한 가격이다.
시리즈9 UN55F9000AF 는 아직 UHD 콘텐츠가 부족한 점을 감안해, 풀HD 콘텐츠를 업스케일링한 후 이를 보다 선명하게 보여주는 기술을 탑재했다. 하지만 HDMI 단자를 2.0이 아닌 1.4 버전을 채택해 'UHD 60Hz(60프레임) 영상' 입력을 받지 못하니 구매할 때 주의해야 한다.
델 울트라샤프 32 UP3214Q
TV에만 UHD 열풍이 불어 닥친 것은 아니다. 모니터에도 UHD의 바람이 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얼마 전 국내에 출시된 '델 울트라샤프 32 UP3214Q' 모니터다. UP3214Q는 UHD 해상도를 갖춘 델의 최고급 모니터다. 또, 프리미어 컬러 기술을 적용해 색상을 정확히 표현한다. 99% 어도비RGB 및 100% sRGB를 지원하는 광색역 모니터란 뜻이다. 또, DP 1.2A 단자를 지원해 UHD 60Hz 영상 입력을 받을 수 있는 참된 UHD 모니터다.
아이리버 AK100
올해 초 아이리버가 신기한 제품을 내놨다. AK100, 바로 무손실 압축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MP3 플레이어다. AK100은 기존 MP3 플레이어와 달리 '원음에 가까운 음'을 재생할 수 있다. MP3의 샘플링 주파수는 44~48KHz에 불과하지만, 무손실 압축음원의 샘플링 주파수는 48~192kHz에 이른다. 때문에 무손실 압축음원은 MP3보다 음을 보다 풍부하고 깊게 담을 수 있다. CD를 능가하는 음질이다.
아이리버는 AK100에 울프슨의 고급 DAC(Digital Analog Converter,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하는 장치. 디지털 음향 기기에 반드시 사용한다) 'WM8740’을 내장해, 보다 선명한 음악을 들려주는 데 집중했다. AK100 이후 소니 NW-F880 등 무손실 압축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MP3 플레이어가 시장에 속속 등장했고, LG G2,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 등 스마트폰도 무손실 압축음원 재생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핵심은 콘텐츠
UHD와 무손실 압축음원, 둘 다 핵심은 콘텐츠에 있다. 과거 TV업계의 화두였던 3D TV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다. 한때 3D TV는 미래의 TV 형태로 각광 받았지만, 콘텐츠 부족과 장시간 시청이 힘든 점 등이 부각돼 판매량이 급격히 줄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사는 내셔널지오그래픽, KBS 등 콘텐츠 사업자와 손잡고 UHD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또, 현대 HCN, CJ 헬로비전, C&M, CMB, 티브로드 등 케이블TV 사업자와 협력해 UHD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을 공급해나갈 계획이다.
무손실 압축음원도 마찬가지다. 아이리버는 그루버스라는 무손실 압축음원 판매 서비스를 개시했고, 삼성전자 역시 삼성허브 뮤직을 통해 무손실 압축음원을 공급하고 있다. 벅스, 멜론 등 국내 음원 판매 사업자도 무손실 압축음원 전용 판매 메뉴를 신설하고 콘텐츠 공급에 앞장서고 있다.
2014년 하반기를 전후해 UHD 디스플레이, 무손실 압축음원 재생 기능을 갖춘 기기의 보급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그때까지 관련 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에 UHD, 무손실 압축음원의 성패가 달려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