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IT 총결산] IT 사건 사고... 올해에는 무슨 일이?
한 해가 끝날 때쯤, 꼭 해야 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연말 결산이죠. 그래야 이번 해를 잘 매듭짓고 넘어가는 기분이 들거든요. 그래서 IT동아도 '2013 IT 총결산'이라는 제목을 붙여 특집 기사를 준비해봤습니다. 저는 매주 '한눈에 보는 IT 이슈'라는 기획 코너를 운영했으므로, 자연스럽게 IT 이슈에 관한 주제를 맡았습니다. 2013년을 뒤흔든 큼직큼직한 사건들을 하나씩 짚어 볼까요?
2013년은 영업 정지와 함께 찾아왔네
새해부터 문을 닫아야 했던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죠. 과했던 보조금 경쟁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심기를 건드린 겁니다. 태생부터 '버스폰(휴대폰 가격이 버스 요금만큼 싸서 붙은 이름)'인 제품은 기본이고, 갤럭시S3/S4, 아이폰5 등 고가 스마트폰까지 10만 원대에 개통됐습니다. 제품이 처음 나왔을 때 80~90만 원을 주고 산 사람만 바보 된 거죠.
시장을 어지럽힌 죄로 이통 3사는 지난 1월 7일부터 줄줄이 영업 정지에 들어갔습니다. 보조금 과열에 '공헌'한 정도에 따라 LG유플러스가 24일, SK텔레콤이 22일, KT가 20일 동안 신규 가입자를 받지 못했습니다. 거기다 이통 3사가 낸 과징금만 총 118억 9,000만 원에 달합니다. 보조금 경쟁으로 어마어마한 금액을 벌어들였기에 과징금도 저 정도로 나온 겁니다.
그런데 어이 없게도 영업 정지 기간에 더 치열한 보조금 경쟁이 일어났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이었죠. 한 이통사가 영업 정지로 신규 가입자를 받지 못하는 동안, 나머지 두 이통사가 보조금을 마구 퍼부어 그 가입자들을 다 뺏어간 겁니다. 영업 정지도 골고루 당했으니, 보조금 전쟁의 피해자도 골고루 나왔죠. 그때에 비하면 요즘은 보조금 투하가 시들한 편입니다. '빨리 누가 영업 정지 당해서 보조금 전쟁 좀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하는 게시물이 뽐뿌 등 IT 관련 커뮤니티 게시판에 보이는 이유입니다.
사실 지난 7월 KT는 홀로 또 한 번 영업 정지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4~5월 있었던 보조금 전쟁의 원흉으로 지목됐기 때문이죠. 과징금은 이통 3사가 사이좋게 냈지만, KT는 거기에 일주일 영업 정지까지 더해야 했습니다. KT가 반발했느냐고요? 오히려 자숙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방통위의 판단 자체는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시장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입니다. 그 후에 있었던 주파수 경매를 대비해 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는 의도였던 것 같네요. KT가 알아서 조심했기에, 대대적으로 광고 중인 '황금 주파수'를 얻을 수 있었던 것 아닐까요.
진짜 '컬러' 아이폰이었잖아!
중국산 제품을 못 미더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중국발 IT 소식이라면? 일단 믿어봐도 손해 볼 게 별로 없답니다. 이번 애플 '아이폰5c' 이야기도 그랬죠. 처음 아이폰이 다양한 색상으로 나올 거라고 했을 때 많은 사람이 코웃음 쳤습니다. "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애플이 그럴 것 같아?"라고요. 유출된 것이라며 중국 매체 이름이 찍힌 사진을 봤을 때도 별 감흥이 없었죠. 그런데 결국 그들의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정말 애플이 형형색색의 아이폰5c를 내놓은 겁니다. 물론 중국인들은 '지문 인식 기능을 탑재한 금색 아이폰'까지 예언했었습니다. 바로 '아이폰5s'입니다. 이 정도면 돗자리를 깔아도 되겠네요.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것과 달리 아이폰5c는 잘 팔리진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아이폰5s를 더 좋아했죠. 애플은 아이폰5c의 생산량을 줄였고, 아이폰5s는 늘렸습니다. 애플의 아이폰에 대한 새로운 시도는 높은 점수를 받지는 못했네요. 그나마 함께 출시한 아이폰5s가 잘 팔리니 다행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애플로부터 배울 것이 있습니다. 도전적인 것과 안전한 것을 함께 내놓으면 그래도 하나는 성공한다는 것.
왜 이렇게 자꾸 휘려고 난리?
사람들이 정말 휜 것을 좋아하는 걸까요? 일단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좋아하는 건 확실합니다. 두 제조사는 연초에 휜 TV를 내놓더니 연말에는 휜 스마트폰을 내놨습니다. 물론 반응은 썩 좋지 못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만의 축제이자 전쟁이었죠. 가격도 비쌀뿐더러 그 사양이나 활용도도 의심스럽네요.
삼성전자 갤럭시라운드는 배터리 용량이 부족했고, LG전자 G플렉스는 화질이 만족스럽지 못했죠. 거기다 갤럭시라운드가 108만 원대, G플렉스가 99만 원대이니... '한국 소비자가 백만 원을 내고 휜 스마트폰의 베타테스터로 활동하라는 거냐'는 이야기까지 나왔죠. 실제로 사용할 제품이라기보다는 '첫 곡면 제품'이라는 데 의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알뜰폰이 이렇게 잘 될 줄이야"
처음 알뜰폰(MVNO)이 나왔을 때, 그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수익성에 대해선 의심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이통 3사보다 요금제가 저렴한 알뜰폰 업체가 필요하긴 한데... 왠지 불안해서 사람들이 가입하려나' 싶었던 겁니다. 당연합니다. 이통 3사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퍼부어 광고를 하고, "또 생겼네"싶을 정도로 곳곳에 대리점을 만들어 뒀으니까요. 그에 비하자면 알뜰폰은 이름부터 생소하고 대리점 수도 극히 적습니다. 직접 눈으로 보고 상담을 받은 후에 휴대폰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알뜰폰은 그리 가깝지 않았던 거죠. 혹시 문제가 생겨도 어디로 찾아가야할지 모르니 더 불안하고요.
그런 알뜰폰이 연말에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뽕나무밭이 바다가 되었다는 '상전벽해'를 이런 상황에 쓰면 딱 맞을까요? 이런 변화는 지난 9월 알뜰폰이 '우체국'과 손잡은 이후 시작됐습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나' 싶을 정도로 '신의 한 수'였죠. 알뜰폰이 부족한 '신뢰도'와 '접근성'을 우체국이 모두 보완했습니다. 믿을 수 있는 우체국에서 알뜰폰 전문 상담사가 요금제에 대해 설명해주고 가입을 받습니다. 거기다 전국 226개 우체국에서 알뜰폰을 취급합니다. 알뜰폰은 한 번에 대리점을 226개나 갖게 됐습니다.
우체국 알뜰폰을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가입자 2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그 후 우체국 알뜰폰은 요금제를 개편했습니다. 대체로 기본료를 내렸고, 피쳐폰(일반 휴대폰) 구성을 보강했습니다. 1,000원짜리 요금제도 여기서 나온 겁니다.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한 우체국 관계자는 이 요금제 출시 첫날에만 3,000여 명이 가입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직 공식적인 집계는 끝이 나지 않았지만, 이대로라면 흐뭇한 결과가 나오겠죠?
우체국뿐 아니라 알뜰폰은 유통망을 갖춘 여러 업체와 손을 잡았습니다. 농협, 이마트, 홈플러스 등이 그것입니다. 다만, 아직 우체국만큼의 효과는 못 내고 있네요. 조금 더 성장한다면 전체 시장 규모가 무척 커지겠군요. 다만 시장은 성장하고 수요는 늘어나는 데 반해 제대로 된 고객 지원은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고객센터 직원들도 늘리고, 서비스 수준도 높여야 할 겁니다.
주파수 분배… 이통 3사 모두 만족? "글쎄"
지난 9월, 주파수 경매가 있었습니다. 이때 이통 3사 모두 자신이 획득한 주파수에 만족한다고 발표했었죠. 과연 지금도 웃고 있을까요? 아닐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요?
물론 KT는 빼고요. KT는 승자의 여유만만한 웃음을 짓고 있을 겁니다. 할당 받은 주파수가 기존 주파수와 붙어 있어 광대역 LTE 서비스를 별 노력 없이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황금 주파수'라고 선전하고 있는 거죠(정말 주파수가 황금으로 만들어져서가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광대역 LTE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지만, 그러면 다른 이통사에 너무 불리한 싸움이 됐겠죠. 그래서 방통위는 KT가 순차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혀가도록 제재를 가했습니다. 때문에 KT는 내년 7월이 되어야 전국에 광대역 LTE 서비스를 할 수 있습니다. 그때까지 천천히 준비하면 되는 겁니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SK텔레콤은 지금도 기지국 정비에 한창일 겁니다. 1등의 자리를 지키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요. 내년 말이나 상용화할 수 있는 광대역 LTE-A 서비스도 가장 먼저 시연했습니다. SK텔레콤의 조급함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LG유플러스도 '100% LTE' 광고에 한창입니다. 이러나저러나 이통 3사 모두 자신을 알리기에 바쁘네요.
LTE, LTE-A, 광대역 LTE, 광대역 LTE-A...
올해는 LTE의 시대였습니다. 새로운 LTE 용어가 우르르 등장했고, 3G 사용자는 찬밥이 됐습니다.
LTE 서비스 용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 뭐가 뭔지 헷갈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3G일 때가 좋았죠. 그때는 그거 하나면 끝이었거든요. 3G보다 더 빠르다는 LTE에 적응하고 나니 LTE-A가 나왔습니다. '이건 LTE보다 더 빠른 건가 보네'했더니 그 앞에 '광대역'이 붙기 시작했네요. 이통 3사는 도로에 비유해 어쩌고저쩌고 설명하지만 몇십 초 광고로 쉽게 이해될 문제가 아닙니다. 거기다 'VoLTE'니, '100% LTE'니 LTE가 붙은 다른 단어도 쏟아집니다. 다른 개념임에도 헷갈리죠.
광대역 LTE는 기존 스마트폰으로도 더 빠른 속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건 주파수 쪽에서 빨라지는 거거든요. 반면 LTE-A는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따로 있습니다. 그래서 삼성전자 '갤럭시S4'가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갤럭시S4 LTE-A'가 나왔다가 불만을 들었던 거죠. 갤럭시S4가 나오자마자 산 사람들은 LTE-A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거든요.
이 LTE-A에 광대역 개념까지 더한 것이 '광대역 LTE-A'죠. 슈퍼와 울트라, 이를 합친 슈퍼 울트라입니다. 다만, 아직 말만 나왔지 이를 상용화한 이통사는 없습니다. 빠른 속도를 받쳐줄 스마트폰이 나와야 하거든요.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는 되어야 광대역 LTE-A용 스마트폰이 나올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무제한 요금제의 향연
지난 1월에는 LTE 무제한 요금제가, 지난 4월에는 망내외 음성까지 무제한인 요금제가 나왔습니다. 데이터와 음성을 많이 쓰는 '헤비 유저'들에게 기쁜 소식이겠네요. LTE 무제한 요금제는 3G 무제한 요금제보다 약 2배 비쌉니다(12만 원대). 3G보다 LTE 속도가 빨라졌기에 그만큼 소모하는 데이터가 많기 때문이죠. 망내외 무제한 요금제는 6만 원대부터 시작합니다. 이통사 상관 없이 받는 번호가 휴대폰이기만 하면 무제한 음성통화를 즐길 수 있게 된 겁니다.
지난 8월, 가입비도 40% 내렸습니다. KT가 2만 4,000원에서 1만 4,400원으로, SK텔레콤이 3만 9,600원에서 2만 3,760원으로, LG유플러스가 3만 원에서 1만 8,000원으로 말이죠. 내년과 내후년에는 각각 30% 더 인하한 후 결국에는 폐지할 예정이랍니다.
갤럭시기어가 나왔는데 왜 차지를 않니…
삼성전자가 스마트시계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싶었나 봅니다. 지난 9월 서둘러 스마트 시계 '갤럭시기어'를 내놓았거든요. 구글 글라스와 함께 '입는 기기(Wearable device)' 시장을 주도하려고 삼성전자가 욕심을 낸 겁니다.
그런데 갤럭시기어에 대한 반응이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 등 다른 스마트폰과 연동해 쓰는 제품이라 그 자체로 완성품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스마트폰의 문자나 전화 알림을 받아 보여주는 액세서리 느낌이 강했죠. 거기다 시계라기엔 배터리 수명도 너무 짧았습니다. 하루에 한 번씩 시계를 충전해야 한다면 차고 다니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스마트폰 매일 충전하기도 벅찬데...
그래서 갤럭시기어의 전세계 판매량이 5만 대라는 보도가 나온 겁니다. 물론 삼성전자는 80만 대라고 반박했습니다. 우리나라와 북미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네요. 그런데 SK텔레콤이 갤럭시노트3를 구매하면 갤럭시기어를 덤으로 주는 이벤트를 한다고 합니다. 80만 대나 팔린 인기 제품이 덤으로 나오다니, 신기한 세상이네요!
넥서스 친구들이 한국을 방문했어요
반가운 손님들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누구는 너무 늦게 오고, 누구는 바로 왔네요. 구글 넥서스 시리즈 이야기입니다. 올해 구글이 자사 레퍼런스폰(기준폰) 넥서스4, 넥서스5와 태블릿PC 넥서스7를 국내 출시했습니다. 넥서스4와 넥서스5는 LG전자와 손잡고 만들었고, 넥서스7은 에이수스(ASUS)와 함께 했네요.
넥서스4는 해외 출시 후 6개월이 흐른 지난 5월에서야 국내 소비자를 찾았습니다. 1년이면 후속 모델이 나오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6개월이면 뒷북도 단단한 뒷북입니다. 그래선지 반응도 싸늘했습니다. 이미 살만한 사람들은 해외 직구로 다 샀거든요. 해외 출시 가격은 299달러(약 34만 원)였건만 6개월이 지나서 39만 9,000원에 나왔으니...
그렇게 원성을 들어서인지 넥서스5는 해외 출시와 동시에 국내 소비자를 찾았습니다. 프리미엄급 사양임에도 출시가는 45만 9,000원으로 합리적입니다. SK텔레콤, KT, CJ헬로모바일, 에넥스 텔레콤 등 이통사와 알뜰폰 업체까지 넥서스5를 모셔갔습니다. 물론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공기계를 판매 중입니다. 넥서스5 판매는 순항 중인 걸로 보입니다.
지난 5월, LG전자 김원 MC유럽마케팅담당이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넥서스4가 큰 성공을 거뒀다. 마케팅적 성공은 더 필요 없기 때문에 넥서스5는 만들지 않겠다"고요. 거기다 앞으로 구글 에디션조차 만들지 않겠다고 했었습니다. 뒤 늦게 LG전자가 "지금 만들지 않고 있다는 소리고, 앞으로 기회가 오면 거절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진화를 했었는데요. 결국 LG전자는 넥서스5에 'G패드 8.3 구글 에디션'까지 내놓았습니다. 김원 상무는 정말 비밀을 잘 지켜주시는 분이군요.
"구글 글라스 빨리 출시해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이런 걸 '혁신'이라 부르고 싶네요. '구글 글라스' 말입니다. 물론 구글 글라스는 작년 6월 구글 I/O 컨퍼런스에서 가장 먼저 발표하긴 했었지만, 올해 상반기에 본격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왔었죠. 아직 상용화 이전이라 개발자들에게만 공급한 제품입니다.
구글 글라스로 2013년 IT 업계가 한 차례 요동쳤었습니다. 사생활 문제부터 창조 경제 이야기까지... 그만큼 새롭게 정립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죠. 얼마 전 일반 안경에도 부착할 수 있는 2세대 시제품이 나왔습니다. 마음은 더 조급해집니다. 내년에는 국내에서도 구글 글라스를 만날 수 있겠죠?
애플은 iOS7을, 구글은 킷캣을
애플과 구글 모두 새 스마트폰 발매에 맞춰 새로운 운영체제 버전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6월 애플이 iOS7을, 지난 9월 구글이 안드로이드 4.4(킷캣)을 발표한 거죠. iOS7은 이전 버전과 완전히 다른 디자인에 새로운 기능도 추가했습니다. 전체적인 UI 색상이 파스텔 톤으로 바뀌었고, 제어센터/알림센터 기능으로 사용자 편의를 높였습니다. 물론 이 때문에 "안드로이드를 따라 한 것 아니냐"는 소리도 들었죠. 카메라, 사진에 여러 요소를 추가하고 아이튠즈 라디오도 선보였죠. 국내 사용자를 위해 천지인 키보드도 넣었습니다. 대대적인 개편이었습니다.
킷캣은 기술적으로는 꽤 큰 변화가 있었는데 UI 쪽은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오히려 그 귀여운 이름에 더 관심이 쏠렸습니다. 배 부분이 킷캣으로 이루어진 안드로이드 마스코트 조각상이 구글 건물 앞에 세워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죠. 소프트웨어가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 겁니까?
아이패드 에어,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국내 출시
크리스마스를 9일 앞두고 애플이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를 국내 출시했습니다. 아이패드 에어는 전작보다 더 얇고 가벼워졌으며,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는 이름처럼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습니다. 초반 분위기는 좋아 보입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애플 팀 쿡 대표는 자존심을 지킨 것 같네요. 이제 스티브잡스의 영혼이 마음 놓고 하늘나라로 떠나도 될 것 같습니다.
위기의 팬택... 그 구원 투수는?
지난 9월, 팬택의 창업주인 박병엽 부회장이 정든 팬택을 떠났습니다. 팬택의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진 겁니다. 거기다 팬택 직원의 1/3도 감원됐습니다. 팬택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거죠. 팬택은 상황을 타개하려고 지난 10월 대화면 스마트폰 '베가 시크릿노트'를 출시했습니다. 지문 인식 기능을 중심으로 사용자의 개인 정보 보호 기능에 중점을 둔 제품입니다.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었습니다. 베가 시크릿노트 출시 행사장에서 관계자가 '전국민의 1%만 이 제품을 쓰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그 꿈이 이루어졌거든요. 5,000만 명의 1%면 50만 대니 상당히 고무적인 숫자네요.
거기다 팬택은 얼마 전 사운드 기능을 강화한 '베가 시크릿업'도 내놓았습니다. 주변의 모든 상자를 진동형 스피커로 만든다니, 재미있는 발상입니다. 팬택이 시크릿 시리즈의 성공을 토대로 내년에는 예전의 명성을 되찾길 바랍니다.
조인(joyn), 그게 뭐더라
"조인이 뭐죠? 먹는 건가요?" 모두 힘을 모아 조인(joyn)을 기억해봅시다. 조인은 이통 3사가 카카오톡을 밀어내겠다고 만들었던 '차세대 통합 커뮤니케이션 도구'였죠. 별명은 '카카오톡 대항마'였습니다. 너무 설명이 거창하네요. 그냥 차세대 문자 서비스로 SMS 기능, 파일 전송, 영상 공유도 할 수 있는 겁니다. 지난해 말 크리스마스가 지난 시점에 시장에 선보여 큰 주목을 받았었죠. 하지만 올해에는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피지도 못하고 져버린 꽃과 같았죠. '흥망성쇠'를 논하고자 했는데 '망쇠'만 있군요. 그에 반해 카카오톡은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덕에 모바일 게임 산업도 탄력을 받았죠. 이제 이통 3사가 막 대하기엔 카카오톡이 너무 커버린 것 같습니다.
올해는 이외에도 3D 프린터, 비트코인 등 다양한 이슈가 있었지만, 어쩐지 우리에겐 먼 나라 이야기였습니다. 내년에는 어떤 새로운 IT 제품이 나오고, 어떤 사건/사고가 발생할까요? 벌써 기대되네요.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