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에게 딱 맞는 '재간둥이' 카메라, 소니 NEX-5R

안수영 syahn@itdonga.com

본 리뷰어는 사진을 잘 찍지 못한다. 카메라를 직접 구입해 사용해 본 것은 대학생 때 써본 콤팩트 카메라가 전부다. 기자가 되고 난 뒤 조리개, 셔터 스피드, 이미지 센서 등에 대해 파악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카메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 이에 카메라를 구입해 공부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또한 가족과의 일상, 친구들과의 만남, 남자친구와의 데이트 등을 기록하고 업무용으로도 사용하고자 카메라 구입을 고민하게 됐다.

카메라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미러리스 카메라에 관심이 갔다. 콤팩트 카메라는 이미 사용해 보았고, 요즘 웬만한 스마트폰도 카메라 화질이 좋다는 생각에 구입하지 않기로 했다. DSLR은 무겁기도 하거니와 가격이 부담스러워 제외했다. 그러나 정작 미러리스 카메라를 구입하기로 마음먹고 보니, 어떤 제품을 구입해야 할지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이왕이면 다루기 쉬우면서 카메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제품을 구입하고 싶었다. 깔끔한 디자인, 회전형 LCD도 중요 고려 요소였다. 이에 따라 미러리스 카메라를 물색한 결과 소니의 'NEX-5R'이 눈에 들어왔다. 알아보니 2013년 1월 현재 상당히 인기가 많은 미러리스 카메라 중 하나다. 사용자 평가가 대체로 좋기에, 과연 실제로는 어떤지 알아보고자 제품을 요청, 사용해 보았다. 본 리뷰에는 약 3주 동안의 사용기를 담았다.

여심 사로잡는 세련된 디자인

NEX-5R 디자인은 깔끔하고 예뻤다. 2주 동안 리뷰를 하며 제품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쁘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크기는 한 손에 쏙 들어올 만큼 아담하다. 무게도 가벼워 장시간 핸드백에 넣고 다녀도 부담이 없었다. 콤팩트한 것을 선호하는 사람, 손이 작은 사람, 여성들이라면 만족할 것이다. 하지만 손이 큰 남성이라면 제품이 작아서 손에 쥐기 불편할 수도 있겠다.

번들 렌즈 'SELP1650'도 크기가 작아 휴대하기 편리했다. 미러리스 카메라 크기가 제 아무리 아담하더라도 자주 사용하는 렌즈가 크다면 휴대하기 좋지 않다. 반면 SELP1650은 다른 미러리스 카메라의 번들 렌즈보다도 크기가 작았다. 심지어 렌즈 캡도 자그마하다. 일반적인 렌즈 캡이 앞면 전체를 덮는 것과 달리, 이는 렌즈가 있는 부분만 덮는다.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다른 렌즈 캡에 비해 렌즈 캡을 끼우기 더 간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품 색상은 검정, 은색, 흰색 3종이다. 번들 렌즈는 바디가 검정색이면 검정색으로, 바디가 은색이면 은색으로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흰색 렌즈는 따로 없다. 때문에 본 리뷰어도 흰색 바디에 은색 렌즈를 사용했다. 은색 렌즈를 채용한 것도 예뻤지만, 흰색 바디에 흰색 렌즈를 장착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카메라를 구입하면 외장 스트로보가 기본으로 들어있어 별도로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사용자를 배려한 조작 모드

전원을 켜고 이리저리 카메라를 살펴보니, 조작 방법이 단순하고 버튼도 사용하기 편리한 곳에 배치되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예를 들어 수동 촬영 모드에서도 웬만한 조작은 카메라 오른쪽 위에 배치된 휠을 돌리는 것만으로 해결된다. 설정 메뉴를 이용할 일이 별로 없었을 정도. 마침 셔터 버튼도 카메라 오른쪽 위에 배치되어 있다. 사실상 가장 많이 이용하는 버튼이 가장 가까이 배치된 셈인데, 이 점이 매우 편리했다.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다른 손가락으로는 카메라를 잡고, 엄지손가락으로는 휠을 돌리고, 검지손가락으로 셔터를 누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휠 버튼이 LCD 화면 옆에 배치된 미러리스 카메라보다 사용하기 더 편리했다.

터치 기능을 지원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LCD 화면을 눌러 다양한 모드를 조작하거나 촬영도 할 수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사용자라면 터치 기능에 친숙하기 때문에 NEX-5R에도 금세 익숙해질 것이다. 그 밖에 터치를 지원하는 만큼 화면에 메뉴, 모드, 와이파이 등의 글씨가 써 있어서, LCD 화면 옆의 조작 버튼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도 금세 알 수 있었다. 다만, 터치 반응이 최신 스마트폰과 비교해 그다지 매끄럽지는 않았다. 스마트폰에 비하면 반응도 약간 느렸고, 보다 신경 써서 터치해야 했다. 만약 차기작이 나온다면 터치 성능은 좀 더 개선되어야겠다.

LCD 화면을 위로 들어올리면 셀프카메라(일명 셀카) 촬영을 할 수 있다. 특히 셀카 촬영 시 피부를 깨끗하게 보정해주는 '소프트 스킨'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피부결이 곱게 나오면서도 눈, 코, 입 등은 또렷하게 나왔다. 셀카를 즐기는 여성들이라면 분명 만족하리라. 다만, 셀카를 찍으면 화면에 비치는 모습 반대 방향으로 나온다. 설정 메뉴를 살펴보았지만 방향을 바꾸는 것은 없더라. 본 리뷰어를 비롯해 상당수의 여성들은 셀카가 반대로 나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으면 좋겠다.

초보자 이해를 돕는 세심한 UI

메뉴 화면을 살펴보며 느낀 점은 '초보자를 배려한 제품'이라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직관적인 UI(사용자 인터페이스) 때문이다. 우선, 메뉴 화면이 이미지로 구성돼 한 눈에 들어온다. 메뉴 화면이 텍스트로 구성된 다른 미러리스 카메라 대비 더 편리했다.

사소할 수도 있겠지만, 촬영 모드에 대한 설명이 친절하게 되어 있는 것도 돋보였다. 예를 들어 조리개 우선 모드에 대해 '초점 범위와 배경의 흐름 정도를 변경하려면 조리개를 조절. 값이 작으면 앞쪽과 뒤쪽이 흐려지고, 값이 크면 배경의 초점이 균일해진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셔터 우선 모드는 '움직이는 피사체의 효과를 다르게 하려면 셔터 속도를 수동으로 조절. 속도가 빠를수록 순간적으로 멈춘 것처럼 보이고, 느릴수록 움직임이 포착된다'라고 써 있다.

사진을 찍을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것 중 하나가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에 대한 개념인데, 이러한 설명을 통해 초보자도 해당 모드를 이해하고 손쉽게 사진을 촬영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반면 다른 미러리스 카메라의 경우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놓지는 않았다. 또는 별도로 설명서에 적어놓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 외에도 메뉴 – 카메라 – 촬영 팁 목록에서 기본 촬영 기법, 인물, 풍경, 야경, 클로즈업 촬영, 움직이는 피사체 촬영 등 다양한 촬영 방법을 볼 수 있다. 초보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다.

다양한 사진 효과

자동 촬영 모드에서 밝기, 색상, 생생함 등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초보자에게는 편리했다. 자동 촬영 시 화면 오른쪽의 '모드' 아래에 있는 카메라 모양의 아이콘을 누르면 화면을 생생하게-부드럽게, 밝게-어둡게, 색감을 따뜻하게-차갑게, 배경을 선명하게-흐리게 조절할 수 있다. 별도로 설정 화면으로 들어갈 필요 없이 화면에서 색감을 살펴보며 조작할 수 있어서 유용했다.

사진 효과도 다양하다. 토이 카메라, 팝 컬러, 하이 컨트라스트 모노, 컬러 추출(빨강, 노랑, 초록, 파랑 등), 소프트 하이 키, 레트로, 포스터 효과 등이 있다. 각각의 사진 효과를 통해 똑같은 장면도 다양한 느낌으로 연출할 수 있었다.

다만, 색상 추출의 경우 빨강, 노랑, 초록, 파랑 등의 색상을 매끈하게 다 잡아내지 못했다. 일부분만을 띄엄띄엄 추출하는 것은 불만족스러웠다.

DSLR 부럽지 않은 사진 품질

NEX-5R은 DSLR과 동일한 크기의 대형 이미지 센서(Exmor APS HD CMOS 센서)를 탑재했다. 카메라에서 이미지 센서의 크기는 화질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다. 이미지를 기록하는 센서가 클수록 빛의 양을 받는 부분이 넓다. 따라서 노이즈가 적고 선명한 화질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소니의 DSLR 이미지 센서와 크기가 같은지 직접 확인해보지는 못했지만, 사진 품질은 만족스러웠다. 사진이 잘 나오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20일 강원도에 가서 겨울 바다를 촬영해 보았다.

이날 날씨는 비가 오다 그치다 할 만큼 매우 흐렸지만, 사진은 깨끗하게 나왔다. 날아가는 갈매기의 날갯짓도 제법 또렷하게 보인다.

또한 바닷가에 모여 있는 갈매기를 촬영하며 번들 렌즈의 줌 기능에 새삼 감탄했다. 갈매기가 날아갈 것을 염려해 멀리 떨어진 채 줌 기능을 이용했는데, 성능이 제법 탁월했다. 물론 DSLR에 줌렌즈를 채용했다면 더 가까이 나왔겠지만, 미러리스 카메라의 번들 렌즈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다른 렌즈 대비 줌 기능이 상당히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번들렌즈 옆면에 달린 줌 레버로도 줌 인/아웃을 할 수 있다. 프론트 줌 링과 줌 레버 중 사용자가 편한 방법을 이용하면 된다. 리뷰어의 경우 줌 레버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했다.

많은 사용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아웃포커스(특정 사물을 부각시키고 뒷배경은 흐릿하게 처리하는 것) 기능도 잘 됐다. 3주 동안 제품을 사용하면서 아웃포커스가 잘 안 되어서 불편했던 적은 별로 없었다.

사진이 붉게, 노랗게 나온다거나 물이 빠진 듯 흐릿한 색감으로 나오는 등의 증상은 없었다. 카메라 기종에 따라 사진 색감이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NEX-5R은 눈으로 보는 것과 유사하게 이미지를 기록했다.

이색적인 기능, 애플리케이션

NEX-5R은 스마트폰과 같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설치해 사용할 수 있으며, 앱 사용 방법은 스마트폰과 비슷하다. 보통 스마트폰에서 앱을 내려 받으려면 먼저 인터넷(와이파이, 3G, LTE 등)에 연결하고 앱 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에 접속한다. 앱 마켓에서 로그인을 하고 원하는 앱을 설치한다. NEX-5R도 마찬가지다. 와이파이에 연결하고 설정 – 애플리케이션 - PlayMemories Camera Apps에 접속한다. PlayMemories Camera Apps은 소니카메라의 앱 마켓과 같다. PlayMemories Camera Apps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원하는 앱을 내려 받으면 된다. 참고로 아이디는 https://www.playmemoriescameraapps.com/portal/에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여러 앱 중에서도 '사진 효과+(Picture Effect+)' 앱을 내려받아 사용해 봤다. 이 앱을 이용하니 수채화, 일러스트레이션 등 다양한 효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스마트 리모컨(Smart Remote Control)' 앱을 이용하니 스마트폰과 연결해 NEX-5R에 비친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찍을 수 있었다. 우선 스마트폰에서 'Playmemories Mobile' 앱을 설치했다. NEX-5R에서 스마트 리모컨 앱을 실행하자 카메라 화면에 SSID, 비밀번호가 나타났다. 스마트폰에서 와이파이를 켜고 해당 SSID를 찾은 뒤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그리고 스마트폰에서 Playmemories Mobile 앱을 실행하자 스마트폰으로 NEX-5R의 셔터 조작을 할 수 있었다. 이 앱은 단체 사진을 찍을 때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NEX-5R에서 PlayMemories Camera Apps에 접속해 사진을 수정하거나, 다양한 사진 효과를 내거나, 스마트폰과 연동해 스마트폰으로 카메라를 조작하는 등의 앱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었다. 다만, 2013년 1월 현재 앱의 개수는 12개뿐이며, 그 중에 무료 앱은 8개에 불과하다. 유료 앱의 가격은 4.99달러, 9.99달러로 다소 부담됐다. 향후 앱의 개수가 더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

한편, NEX-5R에서 마켓 접속 시 가끔 오류가 나기도 했다. 카메라 화면에 '연결 가능한 액세스 지점을 찾을 수 없습니다. 네트워크 설정을 수행하십시오'라는 메시지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던 것. 와이파이 신호 세기가 강한데도 가끔 이런 오류가 나는 것이 거슬렸다. 물론 와이파이 액세스 설정을 다시 하면 문제가 해결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카메라 입문자에게 추천

NEX-5R은 초보자가 사용하기 편리하면서도 다양한 기능을 두루 갖춘 제품이다. 미러리스 카메라를 처음 접하는 사람, 카메라를 손쉽게 다루고자 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하다. 카메라 초보자의 입장에서 상당히 흡족했으며 구매하고 싶은 욕심이 난 제품이다.

제품 가격은 표준 줌 렌즈 킷 기준 99만 8,000원이며, 2013년 1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는 약 55만 원이다. 비록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제품 완성도를 생각한다면 아깝지 않다고 본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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