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IT다] 2026년 9월 5주차 IT기업 주요 소식과 시장 전망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투자를 하려면 기업, 금융가 정보 등 다양한 정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기업이 발표한 실적과 뉴스에 대한 시장 판단이 투자 흐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기업의 주가 흐름을 제대로 읽으려면 시장 상황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투자를IT다]는 IT동아가 다루는 주요 IT 기업의 뉴스와 시장 분석을 통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2026년 9월 5주차, IT 산업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주요 기업 소식과 시장 흐름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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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마 테크놀로지스 – 회계연도 2026년 4분기 실적 공개

2026년 9월 28일(이하 미국 기준), 클라우드 통신 서비스 기업 상고마 테크놀로지스(Sangoma Technologies, 나스닥 종목명: SANG)가 회계연도 2026년 4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분기 총매출은 4981만 6000달러(약 669억 289만 원)로, 직전 분기 4971만 3000달러(약 667억 6456만 원)보다 0.2% 늘었다. 다만 직전 분기 매출은 5099만 5000달러(약 684억 8628만 원)에서 하향 정정된 수치다. 계약이 취소됐는데도 서비스 매출이 계속 잡힌 오류를 바로잡은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순손실은 7251만 6000달러(약 973억 8899만 원)로 불어났고, 주당 손실은 2.19달러(약 2940원)였다. 손실이 커진 원인은 영업권 손상차손 6840만 달러(약 918억 6120만 원)와 재고 평가손실 300만 달러(약 40억 2900만 원)다. 영업권 손상차손은 과거 인수 때 웃돈을 주고 사들인 가치가 떨어졌다고 보고 장부에서 덜어내는 비용으로, 현금이 회사 밖으로 나가지는 않는다. 재고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매출총이익률은 71%에서 65%로 내려앉았다. 조정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EBITDA)은 653만 4000달러(약 87억 7516만 원)로 매출의 13%를 차지했고, 잉여현금흐름(영업으로 번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을 뺀 금액)은 273만 7000달러(약 36억 7579만 원)였다.

서비스 부문 매출은 4572만 7000달러(약 614억 1136만 원)로 직전 분기 4549만 3000달러(약 610억 9710만 원)보다 0.5% 증가했고, 고객 이탈률은 1%를 밑돌았다. 제품 부문 매출은 408만 9000달러(약 54억 9153만 원)로 직전 분기 422만 달러(약 56억 6746만 원)에서 3.1% 감소했다. 연간 매출은 2억 6만 5000달러(약 2686억 8730만 원)로 전년보다 15.5% 줄었는데, 저마진 재판매 사업인 인터넷 전화(VoIP) 부문을 매각한 영향이 컸다는 입장이다.

상고마 테크놀로지스가 회계연도 2026년 4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 출처=상고마 테크놀로지스
상고마 테크놀로지스가 회계연도 2026년 4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 출처=상고마 테크놀로지스

찰스 살라메(Charles Salameh) 상고마 테크놀로지스 최고경영자는 "과거에 보고한 매출이 조정됐지만 현금흐름과 보유 현금에는 영향이 없었다. 오류는 2025년 7월 ERP(전사자원관리) 시스템을 교체하면서 데이터 이전이 완전하지 않아 생겼다"고 말했다. 세 분기에 걸친 정정액은 모두 301만 4000달러(약 40억 4780만 원)에 이른다.

상고마 테크놀로지스는 BRC 그룹 홀딩스에 인수되는 최종 계약을 맺었다. 주주는 주당 현금 4.925달러(약 6610원)와 BRC 보통주 0.04767주를 받는다. 주주총회는 2026년 12월 11일 이전에 열리고, 거래는 2027년 초 마무리될 전망이다.

자빌 – 회계연도 2026년 4분기 실적 공개

2026년 9월 30일, 전자제품 위탁생산(EMS) 기업 자빌(Jabil, 뉴욕증권거래소 종목명: JBL)이 회계연도 2026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총매출은 106억 1600만 달러(약 14조 2573억 원)로 직전 분기 87억 5100만 달러(약 11조 7526억 원)보다 21.3% 뛰었다. 핵심(Core) 사업 영업이익은 6억 7500만 달러(약 9065억 2500만 원)로 33.9% 늘었고, 핵심 주당순이익(EPS)은 4.40달러(약 5910원)로 직전 분기 3.16달러(약 4240원) 대비 39.2% 증가했다.

그레그 허버트(Greg Hebert) 자빌 최고재무책임자는 "인공지능(AI) 수요가 6월 전망을 웃돌았고, 생산 설비가 계획보다 일찍 가동돼 물량을 제때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멕시코에서 두 번째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물량이 늘었고 인도 네트워킹 사업도 호조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성장은 인텔리전트 인프라스트럭처 사업부가 이끌었다. 데이터센터 장비와 반도체 장비를 맡은 이 사업부의 매출은 약 58억 달러(약 7조 7894억 원)로 직전 분기 약 42억 달러(약 5조 6406억 원)보다 38.1% 늘었다. 규제 산업 사업부는 약 34억 달러(약 4조 5662억 원)로 6.2% 증가했다. 자동차와 재생에너지 사업부도 실적에 보탬이 됐지만, 헬스케어 사업부는 장비 인도가 늦어지면서 부진했다. 커넥티드 리빙 앤드 디지털 커머스 사업부는 약 14억 달러(약 1조 8802억 원)로 직전 분기와 같은 수준이었다.

자빌이 회계연도 2026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 출처=자빌
자빌이 회계연도 2026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 출처=자빌

마이크 다스투르(Mike Dastoor) 자빌 최고경영자는 "매출은 상반기 45%, 하반기 55%로 나뉘고, 이익은 신규 설비 가동 초기에 드는 비용 탓에 하반기로 쏠린다. 지금은 설비를 확장하는 중이며, 순 설비투자는 매출의 1.5%~2% 선에서 유지할 계획이다. 다만 AI 수요로 메모리 공급이 빠듯해진 점은 변수다"라고 설명했다. 자빌은 메모리 수급 상황이 커넥티드 리빙 앤드 디지털 커머스 사업부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빌은 회계연도 2027년 매출 전망치로 445억 달러(약 59조 7635억 원), 핵심 EPS 전망치로 17.55달러(약 2만 3570원)를 제시했다. 사업부별로는 인텔리전트 인프라스트럭처가 43% 늘어 256억 달러(약 34조 3808억 원)에 이르고, 규제 산업은 7% 늘어 136억 달러(약 18조 2648억 원)가 될 전망이다. 명칭이 바뀌는 인텔리전트 디바이스 앤드 로보틱스(IDR) 사업부는 매출이 2% 줄어들 것으로 봤다. 회계연도 2027년 1분기 매출 전망은 106억 달러~114억 달러(약 14조 2358억 원~15조 3102억 원)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 회계연도 2026년 4분기 실적 공개

2026년 9월 30일,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 나스닥 종목명: MU)가 회계연도 2026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총매출은 542억 2900만 달러(약 72조 8295억 원)로 직전 분기 414억 5600만 달러(약 55조 6754억 원)보다 30.8% 늘었다. 비-GAAP(일회성 비용 등을 뺀 조정 기준) 영업이익은 446억 3600만 달러(약 59조 9461억 원)로 영업이익률이 82.3%에 달했고, 비-GAAP EPS는 33.42달러(약 4만 4880원)로 직전 분기 25.11달러(약 3만 3720원) 대비 33.1% 증가했다.

성장은 메모리 가격 상승이 이끌었다. 디램(DRAM)은 평균판매단가가 10% 넘게 올랐고, 낸드플래시는 단가가 약 30% 상승했다. 디램 매출은 398억 달러(약 53조 4514억 원)로 직전 분기보다 27%, 낸드 매출은 141억 달러(약 18조 9363억 원)로 42% 늘었다. 데이터센터용 SSD(반도체 기반 저장장치) 매출은 100억 달러(약 13조 4300억 원)에 육박했다.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포함한 클라우드 메모리 사업부 매출은 162억 8300만 달러(약 21조 8681억 원)로 18.3%, 코어 데이터센터 사업부는 180억 200만 달러(약 24조 1767억 원)로 56.2% 늘었다. 모바일·클라이언트 사업부는 131억 1400만 달러(약 17조 6121억 원)로 13.8%, 오토모티브·임베디드 사업부는 68억 2400만 달러(약 9조 1646억 원)로 47.3% 증가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회계연도 2026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 출처=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회계연도 2026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 출처=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산제이 메흐로트라(Sanjay Mehrotra)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최고경영자는 "회계연도 2026년은 훌륭했지만 2027년은 더 좋을 것이다. 메모리 수급이 2027년~2028년에도 빠듯하고, 수급 안정화 시점도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는 2027년 공급분 HBM 물량의 계약이 대부분 끝났고 가격도 크게 올랐다는 점을 들었다. 생산량의 75% 이상은 이미 고객 약정으로 채워졌다. 사용량을 채우지 못해도 대금을 치르는 '테이크 오어 페이(Take or Pay)' 방식의 장기 계약(SCA) 26건이 매출의 35% 이상을 차지한다. 계약 고객의 재무 약정은 320억 달러(약 42조 9760억 원), 남은 수행 의무(앞으로 매출로 인식할 계약 잔액)는 약 1500억 달러(약 201조 4500억 원)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회계연도 2027년 1분기 매출 전망을 615억 달러(약 82조 5945억 원) 전후, 조정 EPS를 38.15달러(약 5만 1240원)로 제시했다. 마크 머피(Mark Murphy)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최고재무책임자는 성과급 확대와 신규 설비 비용이 겹치면서 회계연도 2027년 1분기 매출총이익률이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프로그레스 소프트웨어 – 회계연도 2026년 3분기 실적 공개

2026년 9월 30일,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 프로그레스 소프트웨어(Progress Software, 나스닥 종목명: PRGS)가 회계연도 2026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총매출은 2억 4600만 5000달러(약 3303억 8472만 원)로 직전 분기 2억 5346만 5000달러(약 3404억 350만 원)보다 2.9% 줄었다.

수익성은 나아졌다. 비-GAAP 영업이익률은 43%로 직전 분기 40%에서 3%포인트 올랐는데, 운영 비용이 1년 전보다 약 6% 감소한 영향이다. 비-GAAP EPS는 1.69달러(약 2270원)로 직전 분기 1.62달러(약 2180원) 대비 4.3% 늘었고, 조정 잉여현금흐름은 8716만 1000달러(약 1170억 5722만 원)로 10.0% 증가했다.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부문 매출은 6355만 6000달러(약 853억 5571만 원)로 직전 분기 6897만 9000달러(약 926억 3880만 원)보다 7.9% 감소했다. 직전 분기에 AI 제품 호조로 매출이 크게 뛰어, 비교 대상인 수치 자체가 높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지보수·SaaS(구독형 소프트웨어)·전문 서비스 사업부 매출은 1억 8244만 9000달러(약 2450억 2901만 원)로 직전 분기보다 1.1% 줄었다. 연간반복매출(ARR, 계약에 따라 해마다 되풀이해 들어오는 매출)은 8억 7300만 달러(약 1조 1724억 원)로 0.6% 늘었고, 순유지율(기존 고객이 계약을 이어가며 지출하는 금액의 비율)은 99%였다.

프로그레스 소프트웨어가 회계연도 2026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 출처=프로그레스 소프트웨어
프로그레스 소프트웨어가 회계연도 2026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 출처=프로그레스 소프트웨어

프로그레스 소프트웨어는 도모(Domo)의 AI·데이터 플랫폼 사업을 인수했다. 인수 비용은 4억 달러(약 5372억 원)다. 요게시 굽타(Yogesh Gupta) 프로그레스 소프트웨어 최고경영자는 "도모는 좌석(사용자 수) 기반 계약이 빠져나가고 서비스 사업이 줄면서 매출이 연 2억 8000만 달러~2억 9000만 달러(약 3760억 4000만~3894억 7000만 원) 선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수 이유로는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매기는 소비 기반 모델의 ARR 비중이 85%를 넘는다는 점을 꼽았다.

굽타 최고경영자는 "데이터를 모으고 다듬는 작업은 AI 시대에 가치가 커지고, 화면 중심의 기초 분석은 압박을 받을 것이다. 일부는 AI 에이전트(스스로 업무를 처리하는 AI 프로그램)로 대체될 수 있다"고 말했다.

회계연도 2026년 4분기 매출 전망치는 2억 9700만 달러~3억 500만 달러(약 3988억 7100만~4096억 1500만 원), 회계연도 2026년 전체 매출 전망치는 10억 4400만 달러~10억 5200만 달러(약 1조 4021억 원~1조 4128억 원)다. 연간 전망은 기존보다 5000만 달러(약 671억 5000만 원) 이상 올려 잡았다. 회계연도 2027년에는 도모의 낮은 수익성 탓에 전체 영업이익률이 38%~39%에서 36%~37%로 내려가고, 인수 자금 차입에 따른 이자 비용도 약 2100만 달러(약 282억 300만 원) 늘어난다고 공지했다.

액센추어 – 회계연도 2026년 4분기 실적 공개

2026년 10월 1일, 글로벌 IT 서비스·컨설팅 기업 액센추어(Accenture, 뉴욕증권거래소 종목명: ACN)가 회계연도 2026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총매출은 186억 8000만 달러(약 25조 872억 원)로 직전 분기 187억 2000만 달러(약 25조 1410억 원)보다 0.2%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15.3%로 직전 분기 17.0%에서 내려갔지만, 전년 동기 조정치(일회성 항목을 걷어낸 수치)보다는 0.2%포인트 높았다. EPS는 3.29달러(약 4420원)로 전년 동기 조정치 3.03달러(약 4070원)에서 9% 늘었다.

컨설팅 부문 매출은 92억 8000만 달러(약 12조 4630억 원)로 직전 분기보다 0.5% 줄었고, 매니지드 서비스(고객사의 IT 운영을 대신 맡는 서비스) 매출은 94억 달러(약 12조 6242억 원)로 0.1% 늘었다. 신규 수주는 221억 7000만 달러(약 29조 7743억 원)로 직전 분기 대비 14.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컨설팅 수주는 94억 달러(약 12조 6242억 원)로 8.4% 감소했지만, 매니지드 서비스 수주는 127억 7000만 달러(약 17조 1501억 원)로 40.9% 급증했다.

회계연도 2026년 매출은 741억 8000만 달러(약 99조 6237억 원), 신규 수주는 845억 4000만 달러(약 113조 5372억 원)였다. 분기 기준 1억 달러 이상 수주는 141건이었고, 고도화 AI 작업을 새로 시작한 고객은 400곳을 넘었다. AI·데이터 전문 인력은 약 11만 명으로 목표를 채웠다.

액센추어가 회계연도 2026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 출처=액센추어
액센추어가 회계연도 2026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 출처=액센추어

줄리 스위트(Julie Sweet) 액센추어 최고경영자는 "대규모 재창조 프로젝트, 생태계 파트너, 업무 전반에 스며든 데이터·AI 등이 성과로 이어졌다. 다만 연 10억 달러(약 1조 3430억 원) 안팎인 중동 매출 흐름이 이번 분기에 나빠졌다. AI 생산성 향상이 갱신 계약의 가격 압박으로 번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영향은 크지 않고, 새 업무가 가격 인하 부담을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액센추어는 회계연도 2027년 매출이 현지 통화 기준 3%~6% 늘고, 이 중 인수 효과가 2%~2.5%포인트일 것으로 전망했다. EPS 전망은 14.39달러~14.81달러(약 1만 9330원~1만 9890원)이며, 주주환원에는 95억 달러(약 12조 7585억 원) 이상을 쓸 계획이다. 인수 자금으로는 약 50억 달러(약 6조 7150억 원)를 더 투입할 예정이고, 사이버 보안 관련 인수 비용 30억 달러(약 4조 290억 원)는 9월에 마무리됐다.

AI 수요가 강한 건 알겠는데 '문제는 금리?'

2026년 9월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 14434호(Executive Order 14434)를 통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대신 초지능(Super Intelligence)이라는 명칭을 쓰도록 제안했다. 백악관은 미국이 기술혁명의 최전선에 서 있고 차세대 지능 기술이 기존 AI 개념을 넘어섰다는 선언이라고 설명했다. 행정명령은 60일 이내에 초지능에 대한 연방 차원의 새로운 법적 정의를 제안하도록 했다. 주요 AI 기업 경영진과는 자율적 안전관리, 독립적 외부 평가 등을 담은 이른바 '도덕적 구속력'을 지닌 자율규제 합의도 추진한다.

초지능이라는 표현도 눈길을 끌지만, 시장은 미국이 AI를 규제해야 할 위험 기술보다 중국과의 전략 경쟁에서 우위를 지켜야 할 산업 자산으로 본다는 평가다. 법으로 강제하는 규제 대신 기술 기업이 스스로 안전장치를 마련하면서 산업 성장 속도를 유지하는 쪽을 택한 셈이다.

배경에는 현재 AI 산업의 흐름이 자리한다. 빅테크 기업들은 AI 주도권을 쥐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데이터센터, 반도체, 전력망에 쏟아붓는다. 문제는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금융시장도 함께 흔들린다는 점이다.

미국 행정부는 초지능을 앞세워 AI 기술을 국가 산업 자산으로 확장하려는 모습이다 / 출처=백악관
미국 행정부는 초지능을 앞세워 AI 기술을 국가 산업 자산으로 확장하려는 모습이다 / 출처=백악관

2026년 9월 29일, 로이터는 미국 AI 산업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이 신용시장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보도했다. 메타의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처럼 대규모 차입에 기댄 투자가 늘면서, AI 기업 채권의 위험 프리미엄(투자자가 위험을 떠안는 대가로 요구하는 추가 이자)과 신용부도스와프(CDS, 채권 부도에 대비한 보험 성격의 파생상품) 비용이 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AI 투자가 경제성장과 생산성 향상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히 강하지만, 투자비를 회수할 만큼 현금흐름이 만들어질지에 대한 의구심도 깔려 있어 변수로 꼽힌다.

엔비디아가 AI 인프라를 뒷받침하려고 구상한 대규모 자금조달 구조를 두고 금융기관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인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금융권은 AI 가속기(AI 연산용 반도체)의 잔존가치(일정 기간 쓰고 난 뒤 남는 자산 가치)를 항공기나 부동산처럼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고객 계약이나 기업 보증 같은 추가 안전장치를 요구한다. AI 인프라가 새로운 금융자산으로 인정받으려면 기술적 가치뿐 아니라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함께 입증돼야 하는 시점이다.

미국 통화당국도 AI 투자를 기술 산업의 흐름으로만 보지 않는다. 마이클 바(Michael Barr) 연방준비제도 이사는 2026년 9월 29일 디트로이트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관세와 중동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더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 급증이 첨단제품 수요를 끌어올리고 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AI가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을 높여 인플레이션 부담을 덜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투자가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발언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분간 AI 산업은 기술적 요소보다 수익성, 현금흐름, 자금 운용 계획에 따라 변동성이 발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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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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