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값에 무너진 애플의 가격 방어··· 아이폰 18 프로 '200만 원 시대'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애플조차 메모리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애플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9월 9일 '서프라이즈 앤 샤인(Surprise and Shine)' 이벤트를 개최하고 새로운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비롯해 아이폰 18 프로 및 프로 맥스, 애플워치 시리즈 12, 애플워치 울트라 4, 에어팟 5를 잇달아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애플의 새로운 최고경영자 존 터너스가 처음 공식 석상에 서는 자리였지만 예상보다 높은 국내 판매가 복잡한 상황을 연출했다.


존 터너스 애플 신임 최고경영자 / 출처=애플
존 터너스 애플 신임 최고경영자 / 출처=애플

존 터너스 애플 최고경영자는 “매일 전 세계의 사람들이 우리의 제품에 의존해 창작하고, 배우고, 더 건강한 삶을 살고 가장 소중한 사람과 소통하고 가장 중요한 일을 처리한다. 애플의 중심 가치는 계속해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지침이 된다”라면서 “AI는 새로운 종류의 경험을 가능케 하며 앱, 서비스, 제품으로 당신의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 저는 이것을 지능형 개인 허브라고 표현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우리는 늘 당신을 이해하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인텔리전스를 더할 수 있는 물건을 원한다. 고성능 AI 모델을 구동할 수 있는 프로세서와 광범위한 네트워킹, 더 좋은 모델에 접근할 수 있고 크고 아름다운 디스플레이도 필요하다. 그리고 세상에서 아이폰만큼 지능형 개인 허브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들어진 제품은 없다”라며 발표를 시작했다.

애플, 가변 조리개 탑재한 아이폰 18 프로, 프로 맥스 공개


좌측부터 애플 아이폰 18 프로 블랙, 실버, 글레이셔, 버건디 색상 / 출처=애플코리아
좌측부터 애플 아이폰 18 프로 블랙, 실버, 글레이셔, 버건디 색상 / 출처=애플코리아

애플은 매년 가을에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하는데 올해는 아이폰 일반 라인업을 제외하고 고급형 라인업인 아이폰 18 프로 및 18 프로 맥스만 내놨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단가 상승으로 인해 일반 모델 출시가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있었다. 새롭게 출시된 애플 아이폰 18 프로는 전작과 동일하게 알루미늄 유니바디를 사용하며 버건디, 글레이셔, 실버, 블랙 네 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저장공간은 256GB 및 512GB, 1TB, 2TB 네 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메인 카메라 세 개 모두 4800만 화소는 그대로 유지된다 / 출처=애플
메인 카메라 세 개 모두 4800만 화소는 그대로 유지된다 / 출처=애플

가장 큰 변화는 카메라인데 역설적이게도 카메라의 변화는 크지 않다. 초광각과 망원 등 전반적인 카메라 구성은 전작과 거의 유사하지만 메인 카메라는 새로운 센서와 가변 조리개를 추가했다. 세 개의 카메라는 전작과 동일하게 4800만 화소 메인 카메라와 초광각 렌즈, 망원 렌즈 3개로 구성된다. 메인 카메라의 2세대 센서시프트 광학 방식의 손떨림 보정, 망원 렌즈의 3D 센서 시프트 광학 손떨림 보정도 동일하다. 줌 옵션도 0.5배, 1배, 2배, 4배, 8배로 동일하다. 그런데 메인 카메라에 복합 폴리머 소재로 구성된 6매의 f/1.48-f/4 가변 조리개를 탑재해 이미지의 표현력과 완성도를 한층 더 높였다.

메인 카메라에 탑재된 4단 물리 조리개 / 출처=애플
메인 카메라에 탑재된 4단 물리 조리개 / 출처=애플

조리개는 카메라 내부에서 촬상소자로 유입되는 광자량을 조절한다. f/1.48 수준의 최대 개방에서는 들어오는 빛의 양이 많아 셔터속도를 더 많이 유지하고 노이즈의 개입을 줄인다. 일반적인 스마트폰 카메라는 최대개방으로 촬영되는 고정조리개 방식이라 밝은 곳에서는 하이라이트가 발생하고, 접사 촬영 시 주변부 해상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조절 가능한 조리개가 있으면 값을 높일수록 센서에 입사되는 광량은 줄어드는 대신 이미지의 중앙부 및 주변부 해상력이 높아지고 색수차 및 비네팅도 줄일 수 있다. 다만 스마트폰 수준으로 렌즈와 센서 크기가 작으면 회절로 인해 세부 해상력은 떨어질 여지는 있다. 초점 심도를 깊게 설정해 피사체와 배경을 더 선명하게 담고 조리개 날이 6매여서 야간 촬영 시 여섯 갈래의 빛 갈라짐도 의도할 수 있다.

렌즈 조리개가 추가됨에 따라 셔터 속도 및 화이트밸런스, 히스토그램 보기를 지원하는 프로용 제어 기능이 추가됐으며, 스마트 초점 추적과 새로운 사진 스타일 기능이 추가됐다. 동영상 촬영은 전작과 동일하게 초당 최대 120프레임의 4K 돌비 비전 동영상, 초광각과 망원에서 최대 60프레임의 4K 돌비 비전 동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아이폰 18 프로에 추가된 영상 기능으로는 4K 돌비비전 타임랩스 촬영이 추가됐고, 저조도 동영상 향상 및 스마트 초점 추적을 지원한다.

가변 조리개가 완전히 놀라운 기능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2018년과 19년 사이 갤럭시 S9 및 S10에 2단 가변 조리개를 탑재했는데 당시에는 하이라이트 방지나 선명도를 약간 높이는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이폰 18 프로의 가변 조리개는 4단을 지원해 세부 조절이 가능하고 빛갈라짐까지 유도할 수 있어 완전한 수동 카메라 모드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카메라 기능에 대한 체감이 크지 않은 사용자라면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애플 아이폰 18 프로 및 프로 맥스 모두 2nm 공정 기반의 A20 프로 칩이 탑재된다 / 출처=애플
애플 아이폰 18 프로 및 프로 맥스 모두 2nm 공정 기반의 A20 프로 칩이 탑재된다 / 출처=애플

그다음 핵심 변화는 애플 A20 프로 칩의 탑재다. 애플 아이폰 18 프로 시리즈는 TSMC N2 나노시트 공정 기반의 A20 칩을 탑재했으며, AI 기능 강화를 위해 뉴럴 엔진을 전작의 16개에서 32개로 늘렸다. CPU는 6코어 구성으로 동일하며 GPU는 6코어에서 7코어로 업그레이드됐다. 또한 메모리 대역폭이 전작 대비 50%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기존 64비트 메모리를 96비트 인터페이스로 변경한 것이 대역폭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보고 있다.


내부에는 안정적인 성능 유지 및 발열 해소를 위해 전작 대비 3배 더 커진 베이퍼 챔버가 탑재됐다 / 출처=애플
내부에는 안정적인 성능 유지 및 발열 해소를 위해 전작 대비 3배 더 커진 베이퍼 챔버가 탑재됐다 / 출처=애플

공정 첨예화와 GPU 코어 수를 늘린 덕분에 그래픽 처리 성능은 전작 대비 최대 40% 향상되었으며, 방열 성능을 높이기 위해 전작 대비 표면적이 세배 더 넓은 스테인리스 스틸 및 흑연 기반 베이퍼 챔버를 장착해 발열을 해소한다. 베이퍼 챔버는 나노트윈 구리소재로 보강해 내구성을 확보하고 전작보다 성능 유지력은 약 40%, 아이폰 16 프로 대비 두 배 더 높였다. 배터리 성능은 아이폰 17 프로가 최대 31시간 동영상 재생을 지원했는데, 아이폰 18 프로가 34시간으로 소폭 늘었다.

이외에는 큰 변화가 없다. 디스플레이도 슈퍼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로 동일하며 1~120Hz로 동작하는 프로모션 기능도 동일하다. 측면 카메라 컨트롤이나 세라믹 실드 2 전면 및 세라믹 실드 후면 소재, IP68 등급도 같다. 대신 충전 기능은 최대 60W 어댑터 사용 시 15분 내 50%까지 충전할 수 있도록 강화됐다.

메모리발 가격상승 못잡은 아이폰, 100만 원대는 이제 안녕


애플 아이폰 18 프로 256GB의 최소 가격대가 199만 원대로 설정됨에 따라 사실상 아이폰 고급 모델은 200만 원선을 넘게 됐다 / 출처=애플코리아
애플 아이폰 18 프로 256GB의 최소 가격대가 199만 원대로 설정됨에 따라 사실상 아이폰 고급 모델은 200만 원선을 넘게 됐다 / 출처=애플코리아

애플 아이폰 18 프로 및 프로 맥스는 외관 변화보다는 내부적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카메라 성능이 비슷하지만 조리개 유닛을 추가해 활용도를 높였고, A20 프로 칩을 바탕으로 AI 및 게이밍 성능, 배터리 효율을 모두 잡았다. 하지만 가격이 문제다. 아이폰 18 프로 256GB는 199만 원대로 책정됐고, 512GB는 229만 원대다. 1TB는 289만 원대, 2TB는 379만 원대다. 대형 모델인 아이폰 18 프로 맥스는 219만 원대에서 최대 399만 원대로 책정됐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 및 저장장치 가격이 폭등하면서 아이폰 가격도 눈에 띄게 올랐다. 전작인 아이폰 17 프로가 256GB 179만 원, 2TB가 319만 원인점을 감안하면 최소 2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 올랐다.

게다가 애플은 역대 처음으로 아이폰 일반버전을 출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및 반도체 공급 부담과 수익성 등을 고려해 프로 제품을 우선 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IT 팁스터 얼리애플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애플이 내년 봄에 아이폰 에어 2를 출시하면서 아이폰 18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게재하기도 했다.


애플 아이폰 에어도 출시 초 159만 원대에서 이번에 179만 원대로 올랐다 / 출처=애플코리아
애플 아이폰 에어도 출시 초 159만 원대에서 이번에 179만 원대로 올랐다 / 출처=애플코리아

그간 애플은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하면 직전 제품 프로 라인은 단종하면서 구형 제품은 낮춰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가격이 10~16%가량 올랐다. 아이폰 17 일반 모델은 129만 원대에서 145만 원으로 올랐으며, 아이폰 에어도 159만 원대에서 179만 원으로 올랐다. 그간 애플은 신제품을 공개하면 가격을 낮추는 것이 불문율이었으나 이번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제품 전체로 분산하면서 전체 가격을 올렸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애플만의 문제가 아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제조사들이 HBM과 서버용 DRAM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면서 PC·스마트폰용 범용 DRAM과 낸드플래시 가격도 함께 오르고 있다. 이미 노트북 및 PC 제조사들은 출고가를 최소 10~30%가량 올렸으며 저가형 제품을 단종하고 고가 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가격 인상이 어려운 제품은 메모리 용량을 줄이거나 이전 세대 규격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앞으로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은 계속 상승할 전망이며 일반형이나 이전 세대 제품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어보인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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