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피는 AI로, 골반은 기구로" 2026 뷰티&헬스케어쇼 가보니

[IT동아 박귀임 기자] "AI 두피 분석 결과, 민감성 유형입니다."

리모컨 크기의 렌즈 달린 진단기가 두피에 닿자 화면에 모낭 하나하나가 확대돼 떴고, 6번의 촬영 후 이런 결과가 표시됐다. 모발 밀도와 유분, 그리고 민감도까지 수치로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10여 초. 병원도, 전문의도 필요 없었다. 7월 23일 '2026 뷰티&헬스케어쇼' 전시장 풍경이다.

아람휴비스의 AI 두피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출처=IT동아
아람휴비스의 AI 두피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출처=IT동아

2026 뷰티&헬스케어쇼는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와 세계전람이 공동 주관하는 K-뷰티·헬스케어 전문 비즈니스 전시회로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렸다. 올해 11회째를 맞은 이 전시회에는 국내외 190개 기업이 참가했다. 화장품 중심의 부스가 대다수였지만, 그 사이사이 자리한 진단기기·교정기기 부스에는 유독 긴 체험 줄이 늘어섰다.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정식 헬스케어 제품부터, 인증은 없지만 '건강'을 키워드로 내세운 뷰티테크·웰니스 기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채워졌다.

AI가 진단부터 조절까지

가장 먼저 발길이 향한 곳은 뷰티테크 기업 아람휴비스 부스였다. 2002년 설립 이후 20여 년간 피부·모발·두피 진단기를 개발해온 아람휴비스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AI 두피 진단 시스템 'AISG(AI Scalp Grader)'를 선보였다. 휴대용 무선 피부 두피 진단기는 렌즈 일체형 API와 렌즈 분리형 ASL 등으로 나뉜다. 고성능 이미지 센서로 두피의 밀도, 굵기, 피지량, 홍반, 민감도 등을 촬영해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이를 10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우선순위가 높은 문제부터 개선할 수 있는 자사 뷰티 브랜드의 샴푸·세럼·화장품 등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아람휴비스 부스에서 받은 두피 진단 결과 / 출처=IT동아
아람휴비스 부스에서 받은 두피 진단 결과 / 출처=IT동아

아람휴비스 부스 담당자가 진단기를 두피 여러 부위에 대며 촬영을 진행했다. 촬영이 끝나자마자 화면에 두피 상태가 그래프로 나타났다. 두피 유형은 민감성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모발 밀도는 양호한 편이고, 모발 굵기는 표준보다 얇은 편이었다. 색상으로 구별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이해하기 쉬웠다.

관람객이 아람휴비스 부스에서 두피 진받을 받고 있다 / 출처=IT동아
관람객이 아람휴비스 부스에서 두피 진받을 받고 있다 / 출처=IT동아

상담사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제품을 어떤 순서로 써야 하는지 곧바로 안내해줬다. 진단과 처방이 한 자리에서 끊김 없이 이어지는 경험이었다. 또 진단 결과에 따라 개인 맞춤형 샴푸나 화장품을 제작해 배송하는 서비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헬스케어 기업 알카나인의 부스는 이번 전시장에서 관람객의 체험이 끊이지 않았던 곳 중 하나였다. 누워서 체험해야 하는 방식임에도 자리가 계속 채워졌다. 일자목, 거북목, 목디스크, 어깨통증 등 현대인이 흔히 겪는 증상이 부스 한 편에 나열돼 있어 더욱 시선을 사로잡았다.

알카나인의 자동 경추 의료기기 제품 / 출처=IT동아
알카나인의 자동 경추 의료기기 제품 / 출처=IT동아

알카나인이 선보인 닥터피지오 MC-9은 자동 견인 방식의 경추 교정기기다. 이 제품은 식약처에 전동식 공기주입식 정형용 견인장치 및 적외선조사기(2등급) 의료기기로 정식 등록돼 있다.

부스 담당자는 "3개의 피스톤이 움직이면서 목뼈를 이완시키고 승모근을 눌러 근육을 풀어준 다음 견인하는 것"이라면서 "AI 무게 측정 센서가 있어 사람마다 다르게 견인 강도를 맞춰준다"고 제품의 작동 원리를 설명했다.

알카나인 부스에서 체험하는 관람객들 / 출처=IT동아
알카나인 부스에서 체험하는 관람객들 / 출처=IT동아

근적외선 기능이 추가된 신제품을 약 20분 정도 체험해봤다. 평소 일자목이라 체험 과정에서 통증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AI가 자동으로 무게를 잡아줘서인지 답답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목 근육이 서서히 부드럽게 이완되는 느낌이 컸다. 체험을 마치고 나니 목과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이는 짧은 체험에 따른 개인적인 소감으로, 효과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몸으로 직접 확인하는 균형

운동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체험을 유도한 헬스케어 기업 라반 부스에는 '골반 근육 운동'이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 있었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 관람객의 관심도 눈에 띄었다.

관람객이 라반의 슬라힙을 체험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관람객이 라반의 슬라힙을 체험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18년 차 트레이너인 전유리 라반 대표가 직접 개발한 슬라힙은 골반저근 강화 솔루션으로 소개돼 있었다. 라반 관계자는 "내전근 강화가 필요한데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누워서 다리를 벌리거나 밴드를 당기는 대신, 앉아서 다리를 모으는 동작만으로 운동 효과를 낼 수 있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헬멧 소재로 쓰이는 '하이바글라스' 소재를 적용해 하중 테스트 100kg 이상을 견디도록 내구성을 높인 것도 강점이다.

직접 슬라힙에 서서 동작을 따라 해봤다. 일반적인 홈트레이닝 기구와 달리 다리를 모으는 동작만으로도 자세가 자동으로 잡히는 느낌이었다. 전문가의 운동 노하우를 기기화해 누구나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설계한 인상을 받았다.

2024년 7월 출시된 슬라힙은 개인은 물론 재활센터와 필라테스센터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라반에 따르면 슬라힙은 대만·홍콩으로 수출했으며 멕시코 진출도 논의 중이다.

월딘이 선보인 튜너힙을 체험하고 있는 관람객들의 모습 / 출처=IT동아
월딘이 선보인 튜너힙을 체험하고 있는 관람객들의 모습 / 출처=IT동아

건강 가전 기업 월딘의 부스 입구에는 바닥에 테스트용 표시가 그려져 있었다. 눈을 감은 채 제자리걸음을 50번 하면 몸이 어느 방향으로 틀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간단한 테스트로,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 부스에서는 월딘이 개발한 코어 집중 케어 마사지기 튜너힙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튜너힙은 의자 형태로 앉아서 케겔 진동과 골반 압력 마사지, 그리고 원적외선 온열 기능을 개별 혹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 관람객은 "유명 프리미엄 안마의자보다 시원하게 느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착용만 해도 달라진다

누리아이 부스는 "10분 만에 눈이 맑아진다"는 한마디로 관람객을 붙잡았다. 서동메디칼에 따르면 누리아이는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돼 정식으로 안구건조증 치료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제품이다. 서동메디칼이 개발·생산하며 해외로도 수출하고 있다.

누리아이 부스는 체험하려는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 출처=IT동아
누리아이 부스는 체험하려는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 출처=IT동아

안경 모양의 누리아이 제품을 착용해봤다. 체험은 15분 정도 진행됐다. 점차 눈 주위가 따뜻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어 눈꺼풀 주변을 부드럽게 감싸는 느낌도 전해졌다.

김창온 서동메디칼 대표는 "눈 주위에는 전자파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안 된다. 안구에 압박이 가해지면 녹내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면서 "이 제품은 적정 온도·진동·공기압 모두 적정 범위를 지켜 개발했다. 착용감도 편안하다"고 소개했다.

김상우 헬씨바이오 대표가 스킨하야 슬립 리커버리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 / 출처=IT동아
김상우 헬씨바이오 대표가 스킨하야 슬립 리커버리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 / 출처=IT동아

헬스뷰티 기업 헬씨바이오는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 제품을 선보였다. 3년간의 개발·검증을 거쳐 올해 출시한 스킨하야 슬립 리커버리 마스크로, 은(실버) 성분과 원적외선을 활용한 바이오 기술이 적용됐다. 표준 사이즈 한가지만 있지만 신축성 있게 제작해 누구나 착용 가능하고, 반영구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김상우 헬씨바이오 대표는 "우리는 미용이 아니라 피부 본질 회복에 접근한다"며 "잠자는 동안 피부가 재생된다는 점에 착안해, 화장품이나 디바이스처럼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으면서 재생을 돕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웨어러블 형태의 응용 제품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보여주는 기술, 검증은 유의해야

이번 전시장에서 마주친 기술들은 '몸의 문제를 병원이 아니라 내 손과 눈으로 먼저 확인한다'는 메시지를 공통으로 던졌다. 두피 진단부터 운동 자세, 마스크 사용감까지 관람객이 직접 눈과 손으로 확인한 뒤 다음 구매나 상담으로 넘어가도록 동선이 짜여 있었다.

오랜 기술력을 앞세운 진단 솔루션과, 이제 막 시장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신생 브랜드가 한 전시장 안에서 나란히 관람객을 맞이하는 모습에서 K-뷰티·헬스케어 산업의 저변이 한층 넓어지고 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2026 뷰티&헬스케어쇼는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렸다 / 출처=IT동아
2026 뷰티&헬스케어쇼는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렸다 / 출처=IT동아

다만 짧은 체험만으로 효능을 체감했다고 느끼게 하는 방식이 실제 장기적 효과와는 별개일 수 있다는 점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식약처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곳과, 인증 없이 '건강'을 표방하는 제품들이 뚜렷한 구분 없이 한 공간에 섞여 있다는 점도 관람객이 유의해서 봐야 할 대목이다.

한편 2026 뷰티&헬스케어쇼는 7월 25일까지 이어진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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