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네시아 정명수 대표 "UA·NV링크 아우르는 인터커넥트 주권 확보할 것"
[IT동아 남시현 기자]
“파네시아의 목표는 소버린 AI처럼 인터커넥트의 주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인터커넥트의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파네시아는 다방면에서 수평적 확장과 수직적 내재화를 동시 추진 중이다. 수평적으로는 엔비디아의 NV링크, 글로벌 빅테크의 UA링크, CXL 등 주요 인터커넥트 생태계를 아우르는 호환성과 확장성을 확보하고, 수직적으로는 독자적인 하드웨어 설계자산 및 지적재산(IP)을 기반으로 엔진부터 스위치까지 아키텍처·구현 역량을 내재화하는 것이다. 구글만 해도 ICI(인터칩 인터커넥트)를 통해 TPU(텐서 처리 장치)간의 연결성을 확보하고,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연결성을 만든다. 우리나라도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자립적으로 구축하려면 직접 기획할 수 있는 인터커넥트 기술이 필요하며 파네시아가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정명수 파네시아(Panmnesia) 대표가 말하는 파네시아의 의의는 주권과 맞닿아있었다. AI 시대에 접어들며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CPU와 GPU, AI 가속기 확보에 집중하고, 장기적으로는 각자의 처리 영역에 전문화된 이기종 컴퓨팅 장치들을 통합×연결해 운영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 장치들을 네트워크가 아닌 반도체 단위에서 연결하는 기술을 인터커넥트로 통칭한다. 현재 반도체 연결 기술인 엔비디아의 NV링크, UA 링크는 GPU 등의 특정 장치만 특정 수준의 규모로 연결하는데 한정하나, 파네시아는 이 모든 통합 기술을 아우르는 새로운 차원의 인터커넥트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풀스택 CXL 스위치로 시작 실리콘 전반 자체기술로 가져가
파네시아는 AI 인프라용 링크 설루션 전문 기업으로, 2022년 8월 15일, 광복절에 개업했다. 파네시아(Panmnesia)라는 회사 이름은 그리스어로 회상, 기억을 의미하는 ‘mnēsis’에 일체화된 고대륙 ‘Pangea’를 합친 단어로, 그 자체로 ‘모든 컴퓨팅과 메모리를 하나로 엮는다’는 뜻을 담았다. 정명수 대표에게 파네시아를 설립한 배경을 가장 먼저 질문했다.
정명수 대표는 “세계 최초로 풀스택 CXL 스위치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 학계에서 할 수 있는 것과 기업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의 차이를 느꼈다. 기술이 산업 현장으로 확산되고 관련 생태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수준의 공정과 자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음에도 나와 함께해주는 분들에게 고마웠고, 이들과 함께 고도화된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구심점을 만들고자 창업을 결심했다”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서 “파네시아의 핵심은 모든 계산과 메모리를 하나로 연결하는 인터커넥트, 그리고 반도체 설계 영역”이라며, “사람이 그러하듯, 프로세싱 유닛들은 결국 장치 간 통합을 통해 개별 장치에서는 이룰 수 없는 대규모 연산을 해내는 방향으로 진화할텐데, 대형언어모델이 등장하며 더 많은 장치를 통합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반도체를 쉽게 통합할 수 있도록 인터커넥트 기술은 물론 관련된 하드웨어, 라이브러리까지 모두 구축해 빅테크 및 데이터센터에 제공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파네시아는 스위치 등 실리콘 설계 및 구현 영역에서 다양한 계산과 메모리 장치들이 원활하게 통합되고 효율적으로 통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반적인 스위치는 장치들을 중·장거리 네트워크로 연결할 때 트래픽을 중개하지만, 파네시아의 스위치는 CPU, GPU, NPU 등 연산기들을 네트워크 대신 시스템버스와 유사한 초고속 인터커넥트로 대규모로 직접 연결하는 구조다”라면서 “ 결과적으로, 장치들이 네트워크를 거쳐 통신할 때 발생하는 각종 지연과 소프트웨어 개입을 줄여 효율적인 소통을 가능케 한다. 지난해 11월 공개한 PCIe 6.4과 CXL 3.2를 동시 지원하는 패브릭 스위치가 이 통합 과정에 필요한 스위치이며 세계적으로도 유일한 기술이다. 포트기반의 라우팅 기법으로 원하는 토폴로지를 구성하고 연결된 장치들이 자유롭게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각 장치를 복잡한 구성으로 중첩해 연결해도 통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엔비디아의 NV링크, 빅테크 연합들이 구축한 UA링크는 GPU 등의 AI 가속기를 병렬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엔비디아는 이렇게 연결된 시스템을 ‘가속컴퓨팅’이라고 지칭하는데 가속기는 합쳐져도 메모리나 저장장치 등이 통합되진 않는다. 이는 UA 링크도 동일하다. 반면 파네시아의 스위치는 임의의 형태로 장치들을 연결해도 장치가 융화되는 기술이 적용돼 메모리∙저장장치를 포함한 다양한 하드웨어가 복합적으로 붙는다. NV링크와 UA 링크가 정해진 노선에서 고속으로 움직이는 고속열차 그 자체에 한정된다면, 파네시아의 K-링크와 스위치는 전 국토의 고속도로 연결망에 철도, 항공, 차량 같은 다양한 운송수단별 환승 체계가 지연 없이 모두 통합된 형태에 가깝다.
이런 파격적인 기술이 구현가능한 것은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파네시아가 모든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구상하기 때문이다. 정명수 대표는 “기술 구현에 있어 완성도와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전반적인 기술은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확보한다. 하드웨어 엔진도, 디자인하우스가 하는 실리콘과 칩도, 심지어 PCB(기판) 하드웨어와 보드,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만든다. 실패를 해도 우리가 실패하고, 성공을 해도 우리가 성공하자는 마음가짐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만찬을 위해 파종부터 시작하는 정명수 대표의 도전 철학은 파네시아 설립 이념과도 맞닿아 있는데, 이는 기사 말미에 서술할 예정이다.
“해외에서 더 주목할 것, 중장기적으로는 모든 장치 연결이 목표”

파네시아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학계와 해외 시장에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당장 올해 1월 초에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26)에 참가해 PCIe 6.4과 CXL 3.2를 동시 지원하는 ‘판스위치’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였고, 지난 2월 5일에는 고성능 컴퓨터 아키텍처 국제 심포지엄(HPCA 2026)에서 AutoGNN 관련 설계를 선보였다.
AutoGNN은 프로그래밍 가능한 반도체인 FPGA를 활용해 ‘문제에 따라 장치가 재구성’되어 효과적으로 AI 연산을 처리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추가적으로 “오는 10월 열리는 오픈 컴퓨트 프로젝트 글로벌 서밋 (OCP Global Summit)을 비롯한 AI 인프라 관련 글로벌 행사에도 다수 참여할 예정이다. 현재 AI 인프라와 관련된 많은 기업들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많은 소식들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명수 대표는 파네시아의 기술을 모빌리티, 피지컬 AI 및 로보틱스 분야로도 적용할 생각이다. 이와 관련해 “우선 중장기적인 목표는 AI 데이터센터 운영 영역에 인터커넥트 기술을 제공하고, 여기에 국내외 반도체 기술도 엮을 수 있는 연결 기술을 만드는 것이다. 피지컬AI나 모빌리티는 얼핏 보면 데이터센터와 사업 영역이 다르긴 하나, 반도체가 탑재되고 효율적 연결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스템 버스와 같은 고속 인터커넥트 기술이 다양한 형태로 필요하다. 피지컬 AI나 모빌리티 연결 기술은 어쩔 수 없이 기존의 네트워크를 이용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데이터센터처럼 모든 연산 장치 등이 서로 인터커넥트로 연결될 것이다.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 모바일 GPU까지도 연결되는 환경을 고려하여 나아가는 게 파네시아의 장기적 목표”라고 말했다.
“파네시아, 모두가 다 함께 성장하고 인정받는 자리”
파네시아를 관통하는 철학은 ‘실패를 해도 우리가 실패하고, 성공을 해도 우리가 성공하자’로 느껴진다. 실패와 시행착오 속에서도 서로를 신뢰하며 돕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있고, 동료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자발적으로 맡는 조직으로 보인다.
정명수 대표는 “교수로 임용된 초기부터 학생들의 어려움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함께 연구하며 밤을 새우는 과정에서 공부 자체도 쉽지 않았지만, 학생들은 각자의 진로와 미래에 대한 불안도 안고 있었다. 그 시간을 곁에서 같이 보내다 보니, 서로 공감하며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웠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지나 학생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어느 날 연구실로 찾아와 그 기쁨과 감정을 그대로 전해줄 때면 그보다 더 행복한 순간은 없었다. 내게 파네시아는 임직원들과 함께 어려움을 넘어 성과를 만들고, 그 성과를 성장의 경험으로 공유하는 곳”이라고 입을 열었다.

정명수 대표는 이런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회사 문화 전반을 다지고 있다. 파네시아는 대전 엑스포 타워에 본사가 위치해 있고, 서울 사무실을 함께 운영한다. 정명수 대표는 이러한 운영 방식에 대해 “사무실을 이원화한 것은 파네시아 임직원은 물론 향후 우리와 함께할 미래의 인재 및 청년들과 더 많은 기회를 공유하고 참여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서다. 사무실 이원화에는 임직원과 예비 인재가 더 폭넓은 기회를 접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와 함께, 대전의 접근성도 고려됐다”라면서 “지금의 반도체 업계는 프로젝트마다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분야 특성상 경험, 경력이 있는 인원을 주로 선호해 젊은 엔지니어들은 경험을 쌓을 기회조차 얻기 어려운 것 같다. 파네시아에서는 가능한 모든 임직원이 경험과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하드웨어 엔진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자체적으로 완성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파네시아 임직원 대다수가 20대 중∙후반으로 국내 주요 반도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매우 젊은 조직이다. 조직 구조 역시 젊은 세대에 맞춘 접근법을 채택하고, 시작부터 결론까지 직접 결정하고 경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스타트업 특유의 조직화된 무질서는 배제한다. 정명수 대표는 “남들이 만든 체계에 우리를 그대로 맞추면 성장의 기반은 만들 수 있겠지만, 젊은 구성원들의 다양성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결정하고 실행하는 조직의 방식까지 충분히 담아내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존 틀을 전면 부정하기보다는, 필요한 원칙은 참고하되 우리 조직의 속도와 역할, 학습 방식에 맞는 기준을 스스로 정리하며 운영해가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입사한 지 약 2년차인 엔지니어에게 요즘 고민거리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기존 시장에 없던 기술에 대해 새롭게 설계∙개발하다 보니 늘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한다’고 답하더라. 그는 “이런 고민을 회피하기보다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선택을 만들어가도록 하는 조직 구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모습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젊은 구성원들이 더 많은 경험에 노출되고, 판단과 책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명수 대표는 인터뷰를 빌어 함께하는 임직원에 대한 감사 인사도 전했다. 정명수 대표는 “파네시아가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개개인마다 어려움이 상당할 것이다. 그럼에도 본인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잘 따라오는 직원 모두에게 감사하다.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든다는 불안감을 이겨내고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하며 성장세를 만들고, 결과를 낸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임직원들이 어디서든지 파네시아와 함께한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동이 틀 무렵이면 감이 온다, 충분히 준비가 되었는지를”
파네시아의 지금은 동살을 잡기 직전이다. 정명수 대표는 “미국에서 공부할 때 가장 긴장되는 시간은 한밤중이었다. 일을 하다가 땅거미가 질 무렵부터는 밤새 고민하더라도 결과를 낼 수 있을까 불안해진다. 그래도 동틀 무렵이면 얼마큼 정리가 되었고, 어떤 결과를 낼지 인지가 되기 시작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지금의 파네시아가 그렇다. 여전히 파네시아는 새벽녘에 있지만 지금의 시간들을 거치면서 동트기 직전이라는 게 느껴진다. 차세대 데이터센터는 GPU 등 AI 가속기 전반이 더 촘촘히 연결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며, 2028년쯤부터 연결 기술과 관련된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파네시아는 다양한 연결 기술을 확보하고 고도화 중이다.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춰 우리가 함께 준비해 온 것들을 세상에 알리고, 선명하게 보여주겠다”라며 말을 마쳤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