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창업지원센터, "창업의 결과는 성공 혹은 경험만 있을 뿐입니다"
[IT동아]
'재도전성공패키지'는 폐업 또는 사업 실패를 겪은 (예비) 창업자들이 다시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부 지원 창업사업이다. 좌절과 실망을 딛고 재창업에 도전하려는 이들에게 체계적인 교육, 컨설팅, 자금 지원(최대 1억 원), 후속 사업 연계 등을 제공하여 성공적인 재기를 돕는다.
예비 재창업자 또는 재창업 7년 이내 기업 대표를 대상으로 하며, 사업 경험과 우수 아이템을 바탕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재창업자를 발굴한다.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이 주관하며, 전국을 대상으로 인천대학교,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한국세라믹기술원, 호서대학교, 원광대학교, 경북대학교 등 7개 기관이 올 한해 운영을 맡았다.

이들 중 인천대학교 창업지원단(단장 강동구)은 올해 처음으로 재도전성공패키지 사업을 운영하며, 한 번의 시련을 겪고 다시 일어서려는 창업자들을 독려하며 맞춤형 지원을 제공했다. 그 과정에서 조직 특유의 전문성과 운영 세심함이 십분 발휘됐다.
지난 7개월 동안 14개의 주요 창업 프로그램과 각종 부대 행사 등을 6명의 전담 인력이 직접 운영하며, 29개의 우수 기업을 엄선해 면면을 챙겼다. 올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는 성취감을 느낄 새도 없이 다시 내년 사업을 준비해야 하는 그들을 만났다.
(이번 인터뷰에는 임송희 창업지원센터장, 장해선 팀장, 정이삭 선임 등이 참석했지만, 본문에서는 공동의 화자로 표기한다.)
올해 인천대 재도전성공패키지 사업의 개요를 소개 부탁한다.
정부의 창업지원 사업인 재도전성공패키지는 2+2년, 총 4년의 사업 기간으로 운영되는데 인천대는 올해가 사업 1년 차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역을 담당하지만 전국 소재 기업 대상으로 운영한다. 올해 초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29개 기업이 최종 선정됐고, 지난 10월까지 창업자들의 재도전을 적극 지원했다. 수도권 소재 기업이 대부분이지만, 인천 지역의 항만 분야 특수성으로 부산이나 광주 소재 기업도 일부 선정됐다. (인천대학교는 인천항만공사와 다년간 사업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대학교 창업지원단은 재도전성공패키지 외 여러 창업사업을 주관, 운영했는데, 다른 창업사업과 재도전성공패키지 사업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쓴 고배를 한번 마신 경험이 있는 창업자들이 말 그대로 ‘재도전’하는 기회라, 창업자들도 우리도 마음가짐과 각오, 마인드가 확연히 다르다. 여러 재도전 프로그램 중 가장 먼저 진행하는 것이 그래서, ‘실패 원인 분석’이다. 왜 실패했는지, 왜 안됐는지, 왜 불가능했는지를 철저히 분석하고, 1박2일 캠프를 통해 전문 컨설턴트와 상담하며 마인드셋을 추스른다. 창업자가 생각하는 실패 원인과 전문가가 분석한 실패 원인이 사뭇 달라 창업자가 놀라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재도전성공패키지 사업에서는 창업자가 실패 굴레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때문에 다른 창업사업보다 창업자들과의 유대 관계 형성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쓴다. '실패'라는 단어는 가급적 쓰지 않고 '경험'으로 소통하며,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자주 많이, 자세히 듣는 데 집중한다.
짧았던 올해 사업 기간에도 여러 긍정적인 운영 실적을 거뒀다. 그럴 수 있었던 계기나 이유를 무엇이라 생각하나?
무엇보다, 전담 인력의 '전문성'이라고 판단한다. 우리 대학교 창업지원단 전담 매니저들은 평균 7년 이상의 창업 지원 경험/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창업자의 경력이나 업력 또는 성장 단계 등에 맞춰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지원이 유용할지를 잘 알고 있다.

창업자, 대표자들과 친숙하고 긴밀하게 소통한다는 점도 꼽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시련을 겪은 이들이라 세심한 관리와 편안한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창업자/대표자 소통에만 집중하는 전담 인력을 고정 배치한다. 아울러 운영 중 예측, 예상되는 이슈나 현상에 관련한 표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상황 발생 시 최대한 빠른 대응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이 역시 매니저 각자의 오랜 창업 지원/운영 경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천이 다른 지역에 비해 스타트업/창업 분야에서 특이점이나 차별점이 있을 것 같다.
우선, 인천은 인천국제공항과 여러 항만/항구시설 기반으로, 항공/해양/조선/항만 분야 스타트업의 실질적인 사업 무대다. 또한 창업 지원 인프라도 잘 마련돼 있다. 지자체, 창업지원 유관기관, 각 연구소, 공사 등이 분산되지 않고 인접해, 창업 지원이나 사업 연결, 네트워킹 지원을 원활하게 받을 수 있다.
인천은 현재 바이오 산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우리 대학교도 단계별로 창업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A to Z 플랫폼' 즉, 아이디어만 있는 예비 창업자부터 창업 10년 이내 스타트업까지 성장 단계에 맞는 모든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올해 추진/진행한 주요 창업 프로그램은 무엇이고, 만족도는 어떠했나?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14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스타트업 리트릿' (실패 원인 분석 및 힐링), 'BM 리빌딩' (비즈니스 모델 재정비), '브릿지투 인천' (판로 개척), '브릿지투 글로벌' (해외 진출 컨설팅) 등이 참여 창업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당초에는 20개 이상 기획했는데, 운영하며 창업자들에게 좀더 유용한 내용으로 정리, 통합했다.

14개 프로그램 중 절반은 모든 기업에 필수 프로그램이고, 나머지는 기업 필요에 따라 선택해 지원받는 맞춤형 수요 지원이다(내년에도 유사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매 프로그램 종료 후 기업 대표들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해, 아쉽거나 미흡한 부분을 하나씩 개선해갔다. 전반적으로 기업 만족도가 높아서 기획자로서 보람과 긍지를 느꼈다.

다만, 협약기간이 짧다는 의견은 즉시 개선하기가 어려워, 전문기관에 의견 제시를 통해 기업이 사업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는 기간을 확보하고자 한다. 실질적으로 6개월 남짓 되는 기간인데, 그 기간 내에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창업 경험이 있는 대표자들이라 그런지, 대부분 네트워킹 행사/이벤트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다른 창업사업의 대표자들보다는 확실히, 상호 소통과 교류, 정보 공유에 유연하고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대표적인 기업 성과는 무엇인가?
재도전성공패키지는 전년도 대비 올해 매출 성장을 기준으로 성과를 평가한다. 올해 29개 기업 중 대부분의 기업 매출이 증가했다. AIoT(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기술) 전문 스타트업인 '테라플로우(대표 김영현)'는 올해 7월 창업해, 드론용 칩셋 개발 용역으로 4개월 만에 매출 3억 원을 달성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베어리프리 AI 설루션('몰몰') 기업인 플릭던(대표 구본경)도 점자 프린터를 개발해, 대형 R&D 사업을 수주했고 곧 제품 양산을 시작한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의 투자도 받았다.

이달 말 성과발표 행사 이후로 올해 29개 기업은 '졸업'을 하게 된다. 이들 대상의 후속 프로그램도 마련되나?
졸업 기업은 향후 기업 네트워킹 행사에 '선배 기업'으로 초청해, 참여 기업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제공한다. 실제로 재창업에 성공한 졸업 기업의 멘토링 만족도가 대단히 높다. 큰 시련과 어려움을 겪어낸 과정과 동기가 후배 기업에게 현실적인 지침이 되기 때문이다.
11월 25일~26일 인천 영종도에서 성과발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 29개 기업 대표/관계자 외 외부 기관, 기업, 스타트업/투자 관계자 등이 한자리에 모여 이틀간 소통하며 시너지를 찾는다.
내년 연말에는 졸업 기업 대상의 프로그램도 마련되며, 해외 바이어나 관계자를 만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킹 기회도 계획 중이다. 올해 화상 미팅으로 일부 컨설팅을 진행했는데 기업 반응이 너무 좋아서, 내년에는 이를 (해외) 대면 미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끝으로, 재창업, 재도전을 망설이고 고민하는 창업자들에게 조언할 말이 있다면?
(쉽지 않겠지만) '실패'라는 단어 자체를 잊기를 바란다. 누군가의 말처럼 '성공과 경험만 있을 뿐, 실패라는 건 없다'. 그동안 수많은 창업자를 만났는데, 여러 번의 창업 경험이 되려 자신감을 강하게 만들고 도전정신을 깨우는 밑바탕이 됨을 확인했다. 시대, 환경, 기술 변화에 꿋꿋하게 버틸 수 있는 토대가 되기도 한다. 그래도 불안하면 인천대학교 창업지원단을 찾아오라(인천지하철 1호선 테크노파크역).
IT동아 이문규 기자 (munch@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