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게임리터러시 교육, 누구나 배움의 기회를 누려요” 게임리터러시 온더로드 개최
[IT동아 김예지 기자] 파주 웅담초등학교에 커다란 노란색 차량 ‘드림 윙’이 도착했다. 차량 안에는 보드게임과 브릭 등 준비된 체험 교구들이 가득했고, 이 학교의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총 34명의 학생들은 이를 활용해 게임활용 코딩 교육 및 게임리터러시 관련 체험 활동을 즐겼다.
컴퓨팅교사협회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2025 교실 속 게임리터러시’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게임리터러시 온더로드(On The Road)’ 프로그램 현장이다. ‘게임 리터러시(Literacy)’는 게임을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게임리터러시 온더로드는 농·어촌, 도서벽지 등 디지털 교육 소외지역 학교를 직접 방문해 맞춤형 게임리터러시 교육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을 무상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게임의 교육적 활용도 높이는 ‘교실 속 게임리터러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직무대행 유현석)과 컴퓨팅교사협회(회장 신갑천)가 주관하는 ‘교실 속 게임리터러시’ 사업은 게임을 활용한 리터러시 교육으로 게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제고하고, 교육적 활용도를 높이는 사업이다. 다양한 게임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미래 디지털 인재 양성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한다.
지난해 컴퓨팅교사협회는 교실 속 게임리터러시를 통해 전국 초등학생 3만 4705명을 대상으로 블록코딩 플랫폼, 보드게임을 활용하는 8가지의 게임리터러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한 ▲주기적인 교사 대상 온오프라인 교육 연수 제공 ▲수준별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다양한 체험 부스 운영 등으로 전국 학생 및 학부모, 지도교사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새롭게 운영하는 ‘게임리터러시 온더로드’ 프로그램은 게임리터러시 교육의 균형적 확산을 촉진하기 위해 시작됐다. 학교 안에서만 진행되던 게임코딩 및 진로 교육의 한계를 넘어 체험 중심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게임리터러시 온더로드는 상반기 3개 학교 및 하반기 2개 학교를 대상으로 각각 5월부터 7월, 10월부터 11월까지 실시된다.
게임리터러시 온더로드, 농·어촌·도서벽지 학교에 교육 기회 제공
지난 6월 11일 상반기 대상 학교로 선정된 웅담초등학교에서 게임리터러시 온더로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컴퓨팅교사협회는 교육용 차량과 함께 체험 교구, 교재, 기자재를 제공했고, 게임 활용 코딩 교육 전문 강사 2명을 지원했다. 강사들은 사전에 학교 안전 교육을 이수했으며, 학교 측에서도 안전 관리를 위한 담당자를 배치했다.
이날 프로그램에는 웅담초등학교 전교생 총 34명이 모두 참여했다. 학생들은 저학년(1~3학년) 및 고학년(4~6학년)으로 나뉘어 안전교육과 함께 각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받았다. 교육은 블록코딩 플랫폼 ‘헬로메이플’을 기반으로 한 게임활용 코딩 교육과 보드게임 또는 브릭을 활용한 게임리터러시 및 진로연계 활동으로 이뤄졌다.
저학년은 보드게임 하이파이브몬을 활용해 인공지능(AI) 원리를 파악할 수 있는 체험형 게임리터러시 교육을 경험했다. 또한 직업을 초성으로 맞추는 퀴즈 형식의 진로 교육과 함께 장래희망을 브릭으로 표현하는 활동도 진행했다. 헬로메이플로 장래희망 아바타를 꾸미는 시간도 가졌다.
고학년에게는 저학년보다 난이도 있는 게임활용 코딩 교육이 제공됐다. 고학년은 헬로메이플 교재 4종 중 원하는 수준을 선택해 코딩 기본 내용을 학습했고, 브릭으로 진로 관련 체험 활동을 진행했다.
이날 활용된 헬로메이플은 넥슨의 인기 게임 중 하나인 ‘메이플스토리’를 활용한 게임 기반의 무료 블록코딩 플랫폼이다. 메이플스토리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아이들이 게임을 하듯 즐겁게 코딩을 배울 수 있다.
한철웅 웅담초 교사 “초등 수준 맞는 눈높이 교육…절차적 사고 길러주는 헬로메이플 인기”
게임리터러시 온더로드 프로그램은 농·어촌 및 도서벽지 학생들에게 게임리터러시 및 소프트웨어(SW)·인공지능(AI) 교육 기회를 제공해 디지털 교육 격차를 줄이고,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 및 게임리터러시 역량을 길러주는 것을 목표한다. IT동아는 한철웅 웅담초등학교 교사를 만나 프로그램을 신청한 이유와 기대 효과에 대해 물었다.
IT동아 : 게임리터러시 온더로드 프로그램을 신청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한철웅 교사 : 웅담초등학교는 도서벽지에 위치해 있어 학생들이 도심 지역 학교보다 코딩 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체험할 기회가 드뭅니다. 그러던 중 컴퓨팅교사협회가 주관하는 외부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가 ‘직접 찾아오는 교육’이라는 게임리터러시 온더로드 프로그램 포스터를 보고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학교의 승인을 받아 신청했습니다.
IT동아 : 게임리터러시 온더로드 프로그램에서 어떤 점이 인상적이었나요?
한철웅 교사 : 전문 강사의 전문성이 느껴졌습니다. 통상 다른 외부 강사를 초청했을 때, 초등학생의 수준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는 데 부족함이 느껴진 적이 많았습니다. 초등학생인데도 내용이 지나치게 어려운 경우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게임리터러시 온더로드의 강사는 컴퓨터 코딩에 대한 지식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여러 초등학교를 방문하며 몸소 쌓은 풍부한 경험 덕분에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제공한다고 느꼈습니다.
IT동아 :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가장 선호하는 프로그램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한철웅 교사 : 우선 도심 지역보다 다양한 체험을 접할 기회가 적다보니 새로운 경험에 대한 학생들의 호응은 훨씬 큽니다. 선호하는 프로그램은 학년별로 발달 수준에 따라 달랐습니다. 저학년은 보드게임과 브릭, 고학년은 메이플스토리 게임과 연관된 헬로메이플을 좋아합니다. 특히 헬로메이플은 올해부터 실제 수업에서 활용하기도 했을만큼 인상 깊었습니다. 현직 교사가 공동으로 개발에 참여한 프로그램이라 초등학생 수준에 맞는 난이도를 잘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튜토리얼도 자세해서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하기에도 충분한데, 전문 강사가 옆에서 직접 도와주니 더욱 맞춤형 수업으로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IT동아 : 다른 코딩 학습 도구와 비교했을 때, 교육 현장에서 헬로메이플의 효과가 느껴지셨나요?
한철웅 교사 : 학생들은 이미 만들어진 맵에 참여하며 재미를 느끼지만, 스스로 만들어보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보통 맵을 만드는 건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그런데 헬로메이플은 2D 프로그램의 장점을 살려 맵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맵을 구상하며 창의력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코딩 교육은 컴퓨터의 입출력 과정을 이해하는 절차적 사고를 기르는 교육인데, 게임을 통해 특정 상황이 주어졌을 때 하나씩 대응하며 AI 알고리즘 원리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습니다. 예컨대, 몬스터를 물리치는 게임을 코딩과 접목했을 경우, 조준하고 공격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사고가 길러지는 거죠. 특히 교과 연계뿐만 아니라 인성 교육 등 주제별 학습도 가능해서 유용합니다.
IT동아 : 게임리터러시 교육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한철웅 교사 : 코딩 교육은 생소하고, 진입장벽도 높습니다. 그런데 게임을 활용하면 학생들의 흥미를 끌어낼 수 있어 몰입도 측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고,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덕분에 문제 해결력, 논리적 사고력, 융합 사고력이 쉽게 길러지는 것 같습니다.
IT동아 : 게임리터러시 온더로드 프로그램이 앞으로의 교육 방식에 영향을 줄까요?
한철웅 교사 : 교사들이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교육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요즘 AI가 대두되며 교육 현장에 많이 도입되는 추세인데, 현직 교사 간에도 디지털 리터러시 격차가 존재합니다. 디지털 기기에 관심이 있는 교사도 있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변화에 거부감이나 우려를 표하는 교사도 있거든요. 하지만 앞으로 디지털 기술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활용할 교사에게 긍정적인 도구로 인식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게임리터러시 온더로드와 같은 기회를 통해 학생들이 디지털 기반 수업에 높은 참여도와 호응을 보이는 것을 직접 확인하면, 교사들에게 디지털 기반 교육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IT동아 : 앞으로 이 프로그램에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한철웅 교사 : 게임리터러시 온더로드 같은 프로그램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전국 도서벽지 학교를 비롯해 전국 모든 학생들이 재미있게 배움을 누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헬로메이플 프로그램 및 교재는 학교에 많이 보급되고 있긴 하지만 이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더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