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여유로운 실내 공간과 경제성 갖춘 ‘기아 K8 LPG’
[IT동아 김동진 기자] 중동 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으로 국내 휘발윳값이 6주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유가 불안정으로 전기나 LPG 차량과 같은 대안을 찾아 눈길을 돌리는 이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기아 K8 LPG는 준대형 차량다운 여유로운 실내 공간과 LPG 차량 특유의 정숙성, 경제성으로 주목받는 차량이다. 해당 차량을 약 220km 주행하며 실연비를 측정한 후 다른 유종과 비교해 경제성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봤다.
기아 패밀리룩 적용,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기본화로 상품성 개선
시승 차량인 2025 더 뉴 K8(이하 신형 K8)는 기아가 지난 2021년 4월, K8를 첫 출시한 후 3년 만에 선보인 상품성 개선 모델이다. 신형 K8은 ▲2.5리터 가솔린 ▲3.5리터 가솔린 ▲3.5 리터 LPi ▲1.6리터 하이브리드 등 4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기본화하고 신규 편의 사양을 추가해 상품성을 개선했다. 시승 차량은 신형 K8 3.5 리터 LPi 모델이다.
기아는 신형 K8에 완전변경 수준의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했다. 전면부에는 기아의 새로운 패밀리룩인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을 반영한 주간 주행등과 수직 형상의 센터 포지셔닝 램프를 배치, 차폭을 강조했다. 준대형 세단의 웅장함을 강조한 입체적인 형상의 범퍼에는 하단부에 가로로 긴 크롬 장식을 적용했다.
측면부를 살펴보면 준대형 세단의 크기가 더욱 도드라진다.
기아는 신형 K8의 프런트 오버행과 리어 오버행을 전작 대비 각각 10mm, 25mm 확장했으며 볼륨감 있는 후드 디자인을 적용했다.
더 커진 차체 덕분에 2열 공간은 성인 남성이 앉아도 불편함이 없었다.
후면부에는 신규 범퍼 디자인을 적용해 풍부한 볼륨감을 표현했으며, 하단부 크롬 장식과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 램프 중앙부 수직 조형의 리어 콤비 램프로 전면부와 일체감을 형성했다.
LPG 차량이지만 트렁크 바닥 면에 도넛형 연료 탱크를 탑재하는 방식을 채택, 적재 공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겉보기에는 LPG 차량이라는 사실을 알기 어려웠다.
실내에는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탑재, 운전자 친화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 외관과 일체감을 형성하기 위해 수평적인 느낌의 가니쉬와 함께 다이나믹 앰비언트 라이트를 적용, 넓고 시원한 인상을 줬다. 다이나믹 앰비언트 라이트는 과속 안내, 어린이 보호구역 진입 등의 주행 상황에 따라 다양한 빛과 소리를 연출하도록 설계됐다.
신형 K8에는 기아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cNC(connected car Navigation Cockpit)'가 적용돼 제어기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의 주요 전자 제어와 연계된 기능을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자연어 음성 인식 ▲스트리밍 서비스 ▲e-하이패스 ▲무선 폰 프로젝션 서비스 지원으로 전작보다 연결성을 강화했다.
신형 K8에는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와 연계한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 기술이 적용됐다. 외부 소음을 줄이고 상황에 맞춰 상향등을 제어하는 '지능형 헤드램프'도 탑재해 안정적인 시야 확보도 가능하다.
연간 유류비 가솔린보다 저렴…5년간 경제성 하이브리드 대비 뛰어나
주행을 시작했다. 도심 정체와 가속 구간이 적절히 섞인 서울과 인천, 파주 사이 약 220km 거리를 코스로 설정했다.
LPG 차량답게 정차 시 소음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조용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기본화한 덕분에 주행 피로가 적었다. 예컨대 후측방 모니터가 차로 변경 시 후방 상황을 계기판에 띄우며, 안전한 주행을 도왔다. 주차하거나, 좁은 길을 빠져나갈 때는 증강현실 기반의 어라운드 뷰가 주변 차량과 환경을 제시하며 보조했다. 단속 카메라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설정 속도, 차간 간격 등 풍부한 정보를 투사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시선 분산을 막고 전방 상황을 주시하도록 도왔다.
신형 K8 3.5 리터 LPi는 초반 가속력이 뛰어나지는 않았만 가속구간에서 탄력이 붙으면 부족하지 않은 힘을 보였다.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32.0Kg.m, 복합연비 7.8km/L(18inch 기준)의 성능을 발휘했다.
신형 K8에는 전방 카메라로 인식한 노면 정보와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를 활용해 쇽업소버 감쇠력을 제어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주행 중 차량 속도가 변화할 때 서스펜션을 최적의 상태로 제어하는 '고속도로 바디 모션 제어'가 장착됐다. 덕분에 노면이 고르지 못해도 안정적인 승차감을 보였다.
정전식 센서 기반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와 기존 토크 제어 방식에서 조향각 제어 방식으로 변경해 성능을 높인 ‘차로 유지 보조 2’도 유용하게 작동했다.
약 220km 거리 주행을 마치고 살펴본 실연비는 리터당 5.2km다. 공인복합연비 리터당 7.8km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주행 코스에 도심 정체가 심한 구간이 포함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LPG 차량은 오래 탈수록 경제성이 뛰어난 특징을 보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6월 24일 기준 전국 평균 LPG 연료단가는 1074원으로, 휘발유 1667원의 약 64% 수준이다.
공인복합연비를 기준으로 유종별 신형 K8 연간 유지비를 비교해 보니, LPG 모델의 경우 연간 유류비가 207만 원으로 가솔린 모델보다 약 41만 원 더 저렴했다. 5년간 유류비에 자동차 가격을 더해 하이브리드 모델과 경제성을 비교해 보면 약 171만 원 절약이 가능하다.
신형 K8 3.5 리터 LPi는 가솔린의 대안을 찾으면서도 넓은 실내 공간과 정숙한 주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모델이다. 특히 차량을 자주 바꾸지 않고 오래 타는 성향이면서 전기차보다 편리한 충전 인프라 활용을 원한다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차량이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