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토도웍스 “휠체어 이동 편의, 장애인식 개선 첫걸음”

[IT동아 차주경 기자] 휠체어에 타 보면 생각만큼 다루기 어려운 점을 바로 느낀다. 큰 바퀴를 손으로 밀어 움직이며 경사를 올라가고 턱을 넘는 것, 진행 방향을 바꾸고 멈추는 것 모두 그렇다. 성인이 다루기도 어려운 휠체어를 영유아와 청소년이 다루는 일이란 여간 고역이 아니다. 전동 휠체어는 훌륭한 대안이지만, 가격이 비싸고 무게가 무겁다는 단점을 가졌다. 이 탓에 수많은 휠체어 사용자가 바깥에 나가기를 꺼린다.

그래서 누구나 휠체어를 원활히 다루도록, 어디든 편리하게 이동하며 많은 것을 보고 느끼도록, 많은 사람과 소통하도록 도우려는 우리나라 소셜 벤처 기업을 주목할 만하다. 2016년부터 기술을 활용, 장애인의 이동권을 더 좋게 만들고 편의까지 제공한 ‘토도웍스’다.

토도 드라이브를 소개하는 심재신 토도웍스 대표 / 출처=IT동아
토도 드라이브를 소개하는 심재신 토도웍스 대표 / 출처=IT동아
심재신 토도웍스 대표는 영유아와 청소년 휠체어 사용자, 이들의 보호자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다. 휠체어를 타는 우리나라 아동 청소년 가운데 97%가 토도웍스의 휠체어 전동화 기구 ‘토도 드라이브’를 쓰는 덕분이다. 물론, 성인이나 고연령층 휠체어 사용자들도 토도 드라이브를 활발히 사용 중이다.

토도웍스 토도 드라이브의 작동 원리는 간결하다. 휠체어 밑에 배터리와 구동 모터를 장착하고, 구동 모터와 연결된 바퀴를 휠체어의 바퀴와 맞물리게 장착한다. 구동 모터와 연결된 바퀴가 사람의 손 역할을 하는 셈이다. 구동 모터는 스틱형 조작부로 제어한다. 덕분에 아주 편리하고 미세하게 바퀴를 제어 가능하다. 최대 시속은 6km/h, 사람이 아주 빨리 걷는 수준이자 법으로 제한한 속도만큼이다. 휠체어가 너무 빨리 움직여 사고를 일으키지 않도록 돕는다. 무엇보다, 토도웍스는 토도 드라이브 예비 사용자에게 작동과 안전 교육을 철저히 제공한 후 제품을 공급한다. 덕분에 지금까지 큰 사고는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토도웍스 토도 드라이브의 구동 모터와 바퀴. 휠체어 아래에 간편하게 장착 가능하다 / 출처=IT동아
토도웍스 토도 드라이브의 구동 모터와 바퀴. 휠체어 아래에 간편하게 장착 가능하다 / 출처=IT동아

일반 휠체어에 토도 드라이브를 장착하면, 무게가 가볍고 다루기도 편리한 간이 전동 휠체어로 변신한다. 전동 휠체어를 탄 사람이 먼 곳에 가려면 지금까지는 리프트를 장착한 전용 특수 차량에 타야 했다. 반면, 토도 드라이브를 장착한 휠체어는 기존 휠체어처럼 간편하게 접어 일반 차량의 트렁크에 넣으면 된다. 심재신 대표는 토도 드라이브의 구성품을 모두 합쳐도 무게가 5kg를 넘지 않는 점을 강조한다. 해외 제품보다 크기가 작고 무게가 가벼운데 가격은 절반 이하인 점, 간접 구동 방식을 채택해 단순한 구조로 큰 효용을 발휘하는 점도 그렇다.

심재신 대표는 토도 드라이브 개발 후 여러 파트너의 도움을 받아 제품을 고도화했다. 성균관대학교 BT스타트업지원센터가 그 가운데 한 곳이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이들과 함께 초격차 스타트업 지원 사업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토도웍스는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토도 드라이브가 휠체어 사용자에게 이동 편의를 주는 제품이라면, 신제품은 영유아나 중증 환자의 휠체어를 움직이는 보호자에게 탁월한 조작 편의를 주는 제품이 될 것이다. 이 제품은 2026년경 판매 예정이다.

토도 드라이브를 장착한 일반 휠체어는 전동 휠체어로 변신한다 / 출처=IT동아
토도 드라이브를 장착한 일반 휠체어는 전동 휠체어로 변신한다 / 출처=IT동아
토도웍스는 토도 드라이브를 우리나라 대기업과 함께 공급한다. 대기업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토도 드라이브를 사면, 토도웍스가 영유아와 청소년 휠체어 사용자들이 다루기 쉽게 다듬어 장착하고 교육까지 제공하는 구조다. 덕분에 수많은 휠체어 사용자들이 지금도 토도 드라이브를 쓴다. 심재신 대표는 이어 활동 영역을 해외로 넓혔다. 이탈리아와 영국, 호주와 폴란드, 일본 등에 진출한 토도웍스는 제품의 완성도와 효용을 토대로 수출 실적을 매년 50% 이상 높였다.

이 과정에서 심재신 대표는 도전 과제이자 발전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가 선진국다운 장애인 복지 제도를 만들고, 그에 걸맞은 사회 인식을 갖도록 돕는 것이다. 해외 정부는 장애인에게 휠체어를 무상 보급한다. 물론, 토도 드라이브와 같은 편의 기구도 모두 정부가 구입해 대상자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휠체어를 탄 영유아와 청소년이 성장하면서 체격이 커지면 그에 걸맞게 새 휠체어를 마련해준다. 그래서 해외 장애인들은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활발하게 사회 활동을 하고 수많은 가치를 만든다. 청소년 시절부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며 편견을 갖지 않는 사회인으로 자란다.

토도웍스는 토도 드라이브 장착과 교육, 사후 보장을 직접 맡는다 / 출처=IT동아
토도웍스는 토도 드라이브 장착과 교육, 사후 보장을 직접 맡는다 / 출처=IT동아
반면, 우리나라의 장애인 지원 제도는 아직 해외만큼 완성도가 높지 않다. 먼저 토도 드라이브와 같은 의료기기의 인증 절차가 아주 복잡하고, 시간도 수 년 이상 걸리는 탓에 상품화 자체가 어렵다. 실제로 토도웍스는 제품 개발 후 7년이 지나서야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 장애인들이 의료기기를 살 때 가격 부담을 줄여주는 건강보험공단 보조금 등록 절차도 복잡하다.

우리나라도 영유아와 청소년이 성장하면 휠체어 구매 비용을 지원한다. 하지만, 일부만 지원하기에 가격 부담은 여전히 크다. 그나마도 5년에 한 번만 지원한다. 해외 정부가 적절한 시기에 휠체어 구매 비용을 거의 모두 부담하는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토도 드라이브를 사용하는 아동, 청소년의 부모와 교사들이 보낸 사진 / 출처=IT동아
토도 드라이브를 사용하는 아동, 청소년의 부모와 교사들이 보낸 사진 / 출처=IT동아
토도웍스는 먼저 토도 드라이브를 우리나라 내외에 더 많이 보급,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면서 자생 능력까지 갖춘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려 한다. 해외에는 기업 공개(IPO)를 마치고 실적을 토대로 대기업 수준의 긍정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회적 기업이 많다. 토도웍스의 목표도 그렇다. 그러면 자연스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져 지내며 인식을 조금씩 바꿀 것으로 예상한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을 더 많이 배려하는 지원 정책, 사회의 구성원으로 보는 인식도 점차 마련될 것으로 생각한다.

심재신 대표는 “토도웍스는 휠체어 사용자들에게 이동 편의를 주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장애인을 보는 사회의 편견 자체를 바꾸려 한다. 휠체어를 탄 아이들과 비장애인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놀도록 이끄는 것이다. 그러면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자신감을, 비장애인 아이들은 장애를 보는 현명한 시각을 가질 것이다. 이런 아이들이 성장해 장애인을 보는 사회의 편견을 고칠 것이다. 세계 사회를 건강히 바꾸는,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소셜 벤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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