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스타·퓨리오사AI, 사업협력계약 체결... '일본 IT 시장 확보에 맞손'
[IT동아 남시현 기자] 지난 9월 24일부터 26일 사이, 롯데호텔 부산에서 2024 제18회 세계해양포럼이 개최됐다. 세계해양포럼은 해양의 다보스포럼을 지향해 해양, 수산, 조선, 해양과학 등의 주제를 놓고 글로벌 기업인, 국제기구 대표, 학계 등이 참석한다. 올해는 오션인텔리전스(Ocean Intelligence with AI)를 주제로 국내외 해양산업을 진단하고, 미래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기조연설은 미치다 유타카 유네스코 정부간해양학위윈회(IOC) 의장과 퓨리오사AI 백준호 대표가 맡았으며, 총 12개의 세션이 마련됐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바다, AI 그리고 컴퓨터’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백준호 대표는 “AI가 등장하기까지 많은 반도체와 전력이 필요했지만, 이것이 시작인지는 알 수 없다. AI는 대규모 데이터, 그리고 이를 처리하는 컴퓨팅 파워로 만들어지며, 기술이 발전하려면 더 많은 데이터 및 컴퓨터가 필요하다”라면서, “머잖아 컴퓨터는 석유와 같은 전략 자산이 될 것이며, AI는 많은 영역에서 더 근본적인 것들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당면한 과제는 기후 모델이다. 과거에 수학, 과학적 방법으로 모델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신경망을 기반으로 환경과 기후 데이터를 분석하는 AI 모델이 만들어져야 한다. 해양 산업을 지속 가능하고, 보존하고, 고도화할 수 있는 방안이 AI에 있다”라며, “해양 분야의 AI는 비전 인식으로 해양의 폐기물을 처리하고, 자율 주행으로 미개척 지역을 탐구하고, 수산업을 자동화하는 식으로 발전할 것이다. 어제 자율주행 선박도 운행에 들어갔는데, 더 에너지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방안을 만들어나가는게 AI의 역할”이라 말했다.
퓨리오사AI, 팬스타그룹과 ‘사업협력계약’ 체결
해양 산업에서도 AI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AI 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발판도 마련됐다. 세계해양포럼을 계기로 코스닥 상장사인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퓨리오사AI와 사업협력계약을 체결하고, 일본 내 퓨리오사AI 제품을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 팬스타그룹은 해운 항만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룹 초기부터 IT 인프라를 자체 개발하고, 22년부터 그룹 내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 및 AI 연동을 추진하는 등 IT 관련 역량도 갖췄다.
또한 사업화를 위해 2017년부터 사물인터넷 관련 인증, 암호화 체계를 자체 개발해 2019년 국내외 특허를 취득하고, 일본 지역을 중심으로 IT 인프라 구축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사업 측면에서는 재작년부터 국방 관련 IT 인프라 및 AI 연동 과제 수주, 올해 대한민국 국방대전에서 AI 연동형 이동 지휘체계를 제안하는 등 다각적으로 접근 중이다.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은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2023년 일본 NEC와 클러스터 솔루션 공식 파트너로 계약한 이후, 한일 간 IT 솔루션 및 서비스 제공 사업을 공동 수행 중이다.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와는 AI 로봇 및 AI 시설관리사업을 위해 PSBX 로보틱스를 합작 설립해 기획, 설계, 운영, 판매 전 분야에서 협력 중이다. 이외에도 스미토모그룹, KDDI 등 일본 내 IT 및 통신 기업 20곳과도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라고 소개했다.
퓨리오사AI의 어떤 점을 보고 협력하기로 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퓨리오사AI는 현시점에서 저전력, 고성능 NPU를 상업적으로 양산하고 공급할 수 있는 한국 유일의 선도기업이다. 또한 1세대 워보이부터 2세대 RNGD 출시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말한 것은 꼭 지킨다는 어려운 명제를 달성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도 뛰어난 신뢰도를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는 경영관리부터 기술기획, 설계, 양산, 최적화라는 각 분야의 역량이 집결되지 않으면 불가능한데, 팬스타그룹은 이 부분을 높게 평가하고 존중해 사업협력계약을 체결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퓨리오사 AI가 글로벌 빅테크 반도체 기업들의 영역 아래 안주하지 않고, 창업자의 자세로 자신들만의 첨단 기술을 창조하고 구축하겠다는 의지도 높게 샀다”고 덧붙였다.
일본 내 퓨리오사AI 독점 공급, ‘테크니컬 파트너’ 기반으로 진행
최근 AI 사업은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본 내 퓨리오사AI의 사업을 어떻게 전개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협력계약의 골자는 국방사업의 공동개발 및 추진 이외에 일본 시장에서 최혜적 총판 대리점 및 공통 마케팅 진행에 있다. 퓨리오사AI로부터 NPU 제품에 대한 테크니컬 파트너 인증을 받은 만큼, 제품 판매는 물론 컨설팅 및 기술지원도 공동 수행하고, 팬스타가 일본 내 보유한 20여 개의 상사 및 IT, 통신 계열 기업들과의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할 예정”이라 답했다.
아울러 “팬스타그룹의 일본 법인인 산스타에서 스미토모상사, 소프트뱅크, NTT, 후지쯔 출신 전문가들이 본 사업을 맡을 예정이고, 이미 일본의 주요 기업에 퓨리오사AI 제품을 소개하고 소통했다. 또한 일본 내 AI 및 관련 인프라 컨설팅 회사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기술 컨설팅 및 지원 체제도 구축했다”라고 답했다.
2021년 디지털 청 설립한 일본, 새로운 시장될 것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은 “팬스타그룹은 2025년에 국방 분야에서 더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자 하며, 퓨리오사AI와의 협력도 중요하다. 올 연말과 내년 초에 걸쳐 퓨리오사AI가 발표하게 될 성과를 바탕으로, 일본 내에서 구체적인 양산 납품 실적을 만들고, 컨설팅, 판매, 기술 지원까지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1단계 사업 체제가 완료되는 시점에 양사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인프라 사업에 대한 다양한 협력모델을 추가로 협의할 예정”이라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은 “일본은 2021년 디지털청을 설립하고, 정부 주도의 디지털 전환 및 AI 도입을 추진 중이다. 당사와 거래 중인 대다수의 기업이 일본 정부 사업의 주요 멤버로 참여 중인데, 이미 이 기업들 중 일부는 퓨리오사AI와 접촉한 이력이 있다”라면서, “자세한 내용은 양측의 사업 일정상 공개하기 어려우나, 퓨리오사AI의 2세대 RNGD의 MLPerf 평가 및 양산 공급 실적이 발표되는 올해 4분기 성과에 집중하며 소통을 이어나갈 것”이라 답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