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소프트 “선만 그으면 완성되는 3D 콘텐츠, 필요한 건 창작욕구 뿐”[과기대X글로벌]
[서울과기대 x IT동아 공동기획]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 글로벌 기업 11곳이 7년 차 이내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이중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AWS 정글, 오라클 미라클, IBM 협업 프로그램을 주관합니다. IT동아가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과 함께 올해 선정된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 참여 기업을 조명합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예전에는 전문성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만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다. 특히 3D 그래픽과 같이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콘텐츠는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생성형 AI와 같은 첨단기술의 등장으로 인해, 이제는 복잡한 기술 없이도 참신한 아이디어만 가지고도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스케치소프트(대표 김용관)의 ‘페더(feather)’는 이런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솔루션이다. 아주 간단한 선 작업을 통해 손쉽게 3D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으며, 기존의 2D 콘텐츠를 3D로 변환하는데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용자의 창작 욕구를 한층 쉽고 효율적으로 현실화할 수 있으며, 특별한 도구 없이도 누구나 이용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취재진은 김용관 스케치소프트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그리는 창작의 미래에 대해 살펴봤다.
- AI 시대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 창업 이전에 어떤 여정을 걸어왔나?
: 본래 카이스트 출신으로 산업디자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자동차 디자인 분야에서 2차원 스케치를 3D모델로 변환하는 작업이 상당히 번거롭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연구에 집중했다. 그 과정에서 이 기술이 다른 산업 디자인이나 예술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기술을 퍼뜨리기 위해 2020년에 창업했다.
- 스케치소프트의 ‘페더(feather)’는 누구나 손쉽게 그릴 수 있는 3D 드로잉 도구를 지향한다. 어떤 특성을 갖추고 있나?
: 말 그대로 누구라도 아주 쉽게 3D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사용법은 물론, 접근성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워크스테이션 같은 비싼 시스템도 필요 없으며, 일반적인 PC나 태블릿에서 웹이나 앱 서비스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AWS의 검증된 클라우드 기술을 적용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솔루션이라 별도의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도 바로 쓸 수 있다.
선 하나만 그어도 곧장 3D면이 생성되며, 그 위에 선을 덧대 그리면 그럴듯한 3D 오브젝트가 완성된다. ‘입체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모습을 여러 번 그려넣으면 된다’는 원리만 이해한다면 3D 모델링 지식 없이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 페더는, 어떤 상황, 어떤 분야에서 유용한가? 기존의 그래픽 디자이너도 활용할 수 있나?
: 페더의 가장 큰 장점은 사용자의 창작 능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잘 못 그리던 사람이 잘 그릴 수 있게 되고, 원래 잘 그리던 사람은 더욱 뛰어난 품질의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또한, 2D 이미지만 그리던 사람이 3D 모델을 생성할 수 있는 등, 본인의 능력을 한 차원 높은 곳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이를테면 자동차 기획자가 시안이나 초안을 만들 때, 디자이너의 도움 없이도 제품의 윤곽을 담은 기초적인 3D 이미지를 만들어 디자이너에게 공유하는 등의 협업이 가능하다. 또한, 영화 감독이나 게임 기획자가 콘티를 만들고자 할 때, 혹은 건축 기획자가 대략의 콘셉트를 건축 디자이너에게 설명하고자 할 때 등의 상황에도 유용하다. 머리 속의 개념을 말로만 설명하는 것과, 실제 3D 이미지로 보여줄 때의 전달력 차이는 명확하다.
또한 2D 이미지만 그릴 수 있는 일러스트레이터가 3D 이미지를 쉽게 생성할 수 있는데다, 기존의 2D 이미지를 불러와서 3D 모델로 변환할 수 있다. 이렇게 생성한 3D 모델은 3DS 맥스나 마야, 유니티, 언리얼, 블랜더 3D 등의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도 있다.
- 최근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광경이 일상화되고 있다. 스케치소프트의 페더 역시 AI와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실제로 그러하다. 기존의 생성형 AI로 원하는 이미지를 생성하려면 정말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단순한 텍스트나 2D 이미지 입력만으로는 AI가 창작자의 구체적인 의도를 파악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3D 모델과 생성형 AI를 결합한다면 창작자가 원하는 결과물을 훨씬 쉽게 도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확연히 높은 작업 효율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현재 페더는 베타 버전을 선보인 상태다. 시장의 반응은?
: 2022년 11월에 베타 버전을 출시한 이후, 8만여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특히 미국이나 일본, 유럽을 비롯한 해외 사용자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반응이 뜨겁다. 디즈니 같은 유명 기업에서 스토리보드를 담당하는 전문가가 우리 소프트웨어를 통해 만들 결과물을 SNS에 공유하기도 하는 등, 이미 상당한 팬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올해 4월부터는 초∙중∙고 디지털 선도학교 10여곳에서 우리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VR 기기 등의 특별한 시스템 없이 태블릿에서도 손쉽게 쓸 수 있다는 것에 호평을 하는 사용자들이 많다.
-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 선정을 통해 AWS(아마존웹서비스)와의 파트너십도 본격화되었다. 프로그램 내용의 감상은?
: 예전부터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지만 이번 협업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다양한 기술을 배워 서비스를 최적화할 수 있었다. 특히 AI와의 연동을 통해 한층 높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우리 같은 스타트업이 이런 글로벌 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 향후 계획 및 포부가 있다면?
: 일단 올해 안에 본격적인 유료화를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인 충성 사용자 사례를 토대로 이들을 유료 고객화 하는 것이 1차 목표다. 특히 3D 데이터를 AI로 생성하는 것이 일반화된 시대가 온다면 최적의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예전의 3D 창작은 소수의 전문가가 하는 것이었지만 이젠 시대가 달라졌다. 이에 대응해 기존의 전통적인 창작 수요는 물론, 온라인과 SNS 등의 새로운 수요까지 파악하며 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 하니 많은 기대를 바란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