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실사용 의료데이터 분석으로 성공적인 임상연구 돕는 ‘메디플렉서스’
[IT동아 김동진 기자] 실제 진료 현장에서 치료제나 의료기기 등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수집한 실사용 의료데이터를 가공·분석해 실사용 증거(RWE, Real-World Evidence) 연구를 수행, 성공적인 임상시험을 돕는 기업이 있다. 임상연구 전략 소프트웨어 ‘올리(allRe)’를 개발한 ‘메디플렉서스’다. 김동규 메디플렉서스 대표를 만나 창업 계기와 비즈니스 모델 소개, 올리 고도화 계획 등을 들어봤다.
의료데이터 기반 전문적인 분석 소프트웨어로 ‘맞춤형 임상연구’ 돕는다
환자마다 유전적 특징과 병력, 생활 환경, 습관 등이 다르므로, 개개인에게 맞춤화한 대처법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실사용 의료데이터 분석이 필수다. 2020년 11월 설립된 메디플렉서스의 사명은 ‘맞춤형 정밀의학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이다. 실사용 의료데이터를 분석·가공해 맞춤형 치료법 개발을 돕는 메디플렉서스는 성공적인 임상시험으로 치료법과 치료제 개발을 가속하기 위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김동규 메디플렉서스 대표는 “기업을 창업하기 전 미국 국립보건원 임상센터, 국내 제약바이오 대기업, 대학병원 등 20여 년간 임상개발 업무에서 다양한 연구 경험을 하다가 의료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을 깨달아 창업에 나섰다. 창업 초기 시장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았는데, 각종 규제로 기술 도입이 더뎠기 때문이다. 예컨대 임상시험 시 설계에 대한 자유도 보다는 임상 대상자를 시험군과 대조군으로 분류·비교하는 무작위 대조 시험과 같이 기존에 정해진 틀에 맞춘 시험으로 원인과 결과 사이 편향이 발생하곤 했다”며 “하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빠른 치료제 개발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발상의 전환이 시작됐다. 정해진 틀 내에서 임상시험 대조군을 새로 모집하기보다는 과거 복약 기록과 같은 실사용 의료데이터에서 시험군과 유사한 대상자로 대조군을 세팅하면, 인정해 주는 방식으로의 변화다. 이 같은 변화로 임상시험 분야 혁신이 일어날 기반이 마련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임상연구에 필요한 기술 개발에 나서 의료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올리를 개발해 출시했다”고 말했다.
올리는 데이터베이스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으로 작동한다. 올리를 활용해 병원을 대상으로는 OMOP-CDM 등을 보유한 병원의 기존 데이터베이스와 올리 소프트웨어를 연동해 임상연구에 필요한 실사용근거 기반 연구(RWE)를 가능케 한다. 특히, 병원과 협의해 만든 레지스트리를 구축해 해당 DB와 연계하는 소프트웨어 배포를 포함, 새로 추가할 예정인 데이터 카탈로그 기능으로 쉽고 빠른 보건 의료 데이터 분석을 돕는다.
김동규 대표는 “임상연구 솔루션을 고도화할수록 무수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 질병 자체가 아니라 환자 개개인의 특징을 포함한 실사용 의료데이터로 맞춤형 임상 컨설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예컨대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에 대한 임상이라면, 병원 DB를 기반으로 메디플렉서스의 임상연구 소프트웨어인 ‘올리’를 활용해 정밀 분석에 나선다. 이를 통해 해당 환자가 복용한 약물은 무엇인지, 어떤 약물을 추가로 복용했는지, 정확히 언제 진단명이 나왔는지와 같은 임상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다각도로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머지 않은 초고령화 사회 대비 대응하기 위해 전자의무기록 데이터와 건강검진 데이터, 개인건강기록 데이터까지 연동한 차세대 통합 DB를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플렉서스는 이처럼 파트너사의 요구에 따라 병원 전자의무기록 데이터를 기반으로 임상연구 전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이후 대상 환자와 조건에 맞는 임상 시나리오를 설계한 후 증거와 인사이트를 발견하도록 소프트웨어로 고차원적인 분석에 나서며 임상 시험의 성공을 뒷받침한다. 이 기업이 2017년부터 대학병원의 의무기록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경험과 다양한 바이오 헬스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 사례를 보유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분석연구 가치를 높이기 위한 소프트웨어 고도화 작업 착수
메디플렉서스는 분석연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분석 소프트웨어 ‘올리’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동규 대표는 “올리 분석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의료데이터의 고난이도 분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의료데이터 연구 분석 과정을 일원화할 수 있어 유용하다”며 “이 같은 과정을 더욱 매끄럽게 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으로 데이터 추출 흐름을 개선하고, 시스템 업데이트와 패치 등을 자동으로 수행해 소프트웨어의 최신상태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보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올리 2.0 업그레이드를 추진 중이다. 실사용 의료데이터뿐만 아니라 각종 논문과 연구 내용을 분석해 임상에 필요한 데이터를 정확하게 추출하면서 여러 각도로 편리하게 확인 가능하도록 소프트웨어 고도화 작업에 매진 중이며, 하반기 중 올리 2.0 버전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메디플렉서스는 자체 구축한 연구용 데이터베이스에 분석 전용 소프트웨어를 연계하는 올리 솔루션뿐만 아니라 후향적 연구 설계와 분석을 지원하는 데이터 임상연구 수탁 서비스(데이터 CRO) ‘아울(OWL)’도 운영 중이다.
김동규 대표는 “아울서비스는 데이터 연구 설계와 분석을 지원하는 데이터 CRO 서비스다. 제품 기획 및 임상 설계, 시판 전후 연구 등의 과정에서 필요한 RWE 연구 여정을 지원한다”며 “DB 2차 가공과 전용 소프트웨어 제공, 데이터 카탈로그 기능, 전문 인력의 데이터 연구 지원 등을 통해 고객사의 RWE 연구 수행을 돕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를 계기로 실사용 의료데이터 활용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졌으나, 데이터공급자(의료기관)와 데이터수요자(바이오헬스 기업)간 간극차로 시장의 관심도와는 달리 DB 사용권이나 데이터 가명화 등의 이슈로 RWD를 활용한 RWE 연구를 수행하는데 한계가 존재했다”며 “메디플렉서스는 데이터 CRO 서비스인 ‘아울’로 쉽고 빠른 의료데이터 분석 수행 및 간극으로 분절된 병원-산업계(바이오헬스)가 데이터 기반 정밀의료 연구 협력 수행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메디플렉서스는 약 30만명에 달하는 대사성 만성질환 환자와 약 12만명에 해당하는 고령환자, 5개 암종(폐암, 간암, 전립선암, 난소암, 혈액암)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설계와 구축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 5만명에 대한 신규 DB 구축도 진행 중이다.
김동규 대표는 “최근 한국화이자와의 협력 계약 체결은 자사가 실사용 의료데이터 연구 설계와 분석에 전문성을 지녔다는 점을 인정받은 의의가 있다”며 “최근에는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고령 만성 질환에 대해 각 지자체와 헬스테크 기업, 보험사 등을 중심으로 계약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자사는 만성질환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예방적 의료데이터도 활용해 건강 예방 관리와 관련 상품 개발까지 고려 중이다. 메디플렉서스의 행보에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