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DNA 담은 12기통 2인승 '12 칠린드리'…아시아 최초 공개
[IT동아 김동진 기자] 페라리 DNA를 담은 자연흡기 프론트 미드 12기통 엔진을 탑재한 2인승 차량, ‘12칠린드리(Ferrari 12Cilindri)’가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됐다. 830마력의 성능을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9초에 불과한 페라리 12칠린드리는 내년쯤 국내 소비자에 인도될 예정이다.
6.5L 자연흡기 프론트 미드 12기통 엔진 탑재…100% 알루미늄 사용한 새로운 섀시 적용
페라리는 30일, 인천 인스파이어에서 ‘페라리 12칠린드리 아시아 프리미어 행사’를 개최하고 프론트 미드 12기통 엔진을 탑재한 ‘12칠린드리’를 공개했다.
‘칠린드리’는 이탈리아어로 ‘실린더(Cylinder)’를 뜻한다. 12칠린드리는 1950년대와 60년대의 그랜드투어러에서 영감받아 설계된 차량이다. 페라리 12기통 차량의 시그니처인 2개의 트윈 테일파이프와 공상과학에서 착안했다는 윈드∙리어스크린과 캐빈 프레임에 적용된 블랙스크린이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형성한다.
페라리는 12칠린드리에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새로운 섀시를 적용했다.
12칠린드리 아시아 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페라리 글로벌 프로덕트 마케팅 총괄 엠마뉴엘레 카란도(Emanuele Carando)는 “100% 알루미늄과 2차 합금을 사용해 제작한 새로운 섀시는 비틀림 강도 개선 및 중량 감소에 기여하며 넓은 공간감을 제공한다”며 “12칠린드리는 스포츠카 드라이버와 레이싱 드라이버 모두를 만족시키는, 페라리 포지셔닝 맵에서 중간을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12칠린드리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단연 6.5리터 자연흡기 프론트 미드 12기통 엔진이다.
830마력의 힘을 발휘하는 12칠린드리 자연흡기 프론트 미드 12기통 엔진의 최대회전수는 9500rpm까지 올라가며, 특히 2500rpm부터 최대토크의 80%를 발휘해 저속에서도 즉각적인 반응과 레드라인(최대 RPM)까지 끊임없는 파워를 뿜어낸다.
12칠린드리를 디자인한 플라비오 만조니와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 디자인 팀은 기존 페라리의 프론트 미드 V12 차량 스타일에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며 12칠린드리를 제작했다. 예를 들어, 812 컴페티치오네의 특징이었던 조각적인 형태와 거리를 두는 대신, 통일감 있는 스타일을 형성하기로 했다. 덕분에 12칠린드리 보닛은 엔진룸을 냉각하기 위해 필요한 두 개의 환풍구만 제외하고 물 흐르듯 부드럽고 깔끔한 라인으로 완성됐다. 차량 전면부와 일관성을 보이는 테일라이트는 오목한 후면부 전체를 가로지르는 블레이드 형태를 보인다.
812 컴페티치오네에서 파생된 12칠린드리 파워트레인은 페라리 F1 기술을 차용해 성능 및 기계 효율을 극대화한 결과물이다. 여기에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흡기식 토크 쉐이핑을 통해 레이싱 기반 엔진임에도 일상에서도 다룰 수 있도록 설계됐다.
페라리는 공기역학 및 동역학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첨단기술을 보다 정교하게 가다듬었다. 예컨대 리어스크린에 통합된 능동적 공기역학 장치는 고성능 주행 상황에서만 작동해 최대 50kg의 추가 다운포스를 생성한다. 4륜 독립 스티어링(4WS)과 이상적인 전후 무게 배분(48.3:51.7), 812 슈퍼패스트 대비 20mm 짧아진 휠베이스 등으로 차량의 반응성과 제어 능력도 한층 높였다.
실내도 더욱 새롭게 꾸렸다. 12칠린드리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세 가지 레벨로 나뉜다. 첫 번째 레벨은 대시보드 상단에서 도어 패널 트림까지, 두 번째는 중앙 영역, 세 번째는 운전자와 동승자의 발밑 공간과 시트 부분이다. 각 레벨은 명확하게 구분되며, 색상과 소재의 조합을 통해 듀얼 콕핏 효과를 강조한다.
페라리는 12칠린드리를 통해 새로운 HMI(Human Machine Interface)를 도입했다. 3개의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HMI는 페라리 V12 베를리네타의 탑승 경험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든 주요 기능은 중앙에 위치한 10.25인치 터치스크린 정전식 디스플레이를 통해 제어 가능하다. 이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다. 바로 옆엔 주행 및 차량 동역학에 관련된 모든 정보를 보여주는 15.6인치 운전자 디스플레이가 있다. 동승자는 조수석 앞에 있는 8.8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주행 경험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어 공동 운전자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12칠린드리는 지속가능성에도 초점을 두고 개발됐다. 65% 재활용 폴리에스테르가 함유된 알칸타라와 같은 지속가능한 소재를 광범위하게 사용한 것이 그 예다.
페라리는 12칠린드리를 대상으로 7년 메인터넌스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모든 페라리 라인업 모델에 적용 가능한 이 프로그램은 차량 구입 후 첫 7년 내 모든 범위에 걸쳐 정기적인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페라리 12칠린드리의 글로벌 고객 인도는 올 하반기부터 시작되며 국내에는 내년부터 인도가 시작될 전망이다.
페라리 국내 공식 수입 및 판매사인 FMK 김광철 대표이사는 “한국은 페라리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열정을 가진 고객이 많은 시장인 만큼, 지난 12기통 모델인 푸로산게에 이어 12칠린드리를 한국에서 아시아 최초로 선보일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12칠린드리를 통해 국내 페라리 팬들이 페라리 파워트레인 철학의 정수와 대체불가한 12기통 엔진의 감성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