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IT(잇)다] 실내 수직형 스마트팜으로 생산량 극대화하는 ‘플랜티팜’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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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동진 기자] 생산량 극대화로 평균 비용을 줄이는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외연을 확장하는 스마트팜 기업이 있다. 실내 수직형 스마트팜 개발・운영 기업 ‘플랜티팜’이다. 플랜티팜은 2만여 제곱미터 면적에 실내 수직형 스마트팜 시설을 구축한 후 해당 시설에서 연간 약 1800톤 규모의 엽채류를 생산하고 있다. 이 기업은 고부가가치 작물 재배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기반 농업 생산시설 구축 등의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강대현 플랜티팜 대표를 평택 본사 재배시설에서 만나 보유 기술과 재배 작물, 연구 분야 및 해외 진출 계획 등을 들어봤다.

평택본사 재배시설에서 만난 강대현 플랜티팜 대표 / 출처=IT동아
평택본사 재배시설에서 만난 강대현 플랜티팜 대표 / 출처=IT동아

실내 수직형 스마트팜 기술로 생산량 극대화…규모의 경제 앞세워 외연 확장

플랜티팜이 구축한 실내 수직형 스마트팜 시설은 여러 장점을 지닌다. 시설을 높이 쌓아 올린 덕분에 면적 대비 생산량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작물을 수확하는 작업자의 노동시간도 줄어든다. 해당 시설에 정보통신 기술을 적용해 원격으로 작물의 생육환경을 관리하면서 효율을 높일 수도 있다.

플랜티팜이 구축한 실내 수직형 스마트팜 시설 / 출처=IT동아
플랜티팜이 구축한 실내 수직형 스마트팜 시설 / 출처=IT동아

강대현 플랜티팜 대표는 “자사는 실내에 수직형 스마트팜 시설을 구축해 작물을 생산하는 농업 전문 기업으로 샐러드에 많이 쓰이는 버터헤드레터스와 바질, 로메인, 비타민 등의 채소를 주로 재배한다”며 “최대 8층 높이의 선반에서 식물을 재배하며, LED 조명과 영양 용액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원격으로 시설을 자동 제어한다. 서울지하철 5개 역사에 메트로팜 시설도 구축했으며, 경기도 이천시와 충남 천안시·공주시, 경기도 평택시, 광주광역시에 R&D 센터와 실내 수직형 스마트팜 시설을 세워 작물을 재배 중이다. 해외의 경우 남극에 컨테이너형 작물 재배시설을 구축했으며, 일본과 쿠웨이트에도 시설을 세워 작물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직으로 높이 쌓아 올린 스마트팜 시설에서 작물을 재배하면, 기후 변화에 영향받지 않고 일정하게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특히 기후에 민감하고 유통기한이 짧아 해외에서 수입하기 어려운 신선 엽채류의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다”며 “수직으로 시설을 쌓아 올린 덕분에 자체 추산, 구축 면적(약 2만 제곱미터) 대비 약 40배의 생산량(약 82만 제곱미터) 효율을 얻었다”고 전했다.

스마트팜 시설에서 자란 엽채류를 수확하는 플랜티팜 직원의 모습 / 출처=IT동아
스마트팜 시설에서 자란 엽채류를 수확하는 플랜티팜 직원의 모습 / 출처=IT동아

플랜티팜은 다른 스마트팜과 구분되는 최대 강점으로 소비량이 큰 엽채류를 대량으로 공급 가능한 유통망을 꼽는다. 플랜티팜이 생산한 엽채류는 채소를 유통하는 모기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강대현 대표는 “플랜티팜의 강점은 농업에 대한 전문성이다. 플랜티팜은 2004년 설립한 농산물 유통 전문 기업 ‘팜에이트’의 스마트팜 사업부였다가, 2020년 분사해 자회사가 됐다. 20여 년간 농산물을 유통해 온 팜에이트는 하루 60톤에 달하는 채소를 소비한다”며 “플랜티팜의 실내 수직형 농장에서 키운 엽채류로 팜에이트의 하루 채소 소비량 20%를 공급한다. 팜에이트가 하루에 소비하는 채소 60% 이상까지 플랜티팜이 담당하는 것을 목표로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 각지의 스마트팜 기업을 둘러본 결과, 생존한 기업의 공통점은 확실한 유통망을 지닌 곳이었다”며 “플랜티팜은 모기업인 팜에이트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백화점, 식자재 회사들에 엽채류를 공급하고 있다. 자사 수직형 스마트팜 설비를 구축한 고객사가 납품처를 찾지 못하면 플랜티팜이 생산 작물을 사들일 수 있는 이유”라고 전했다.

플랜티팜이 구축한 실내 수직형 스마트팜 시설 / 출처=IT동아
플랜티팜이 구축한 실내 수직형 스마트팜 시설 / 출처=IT동아

한때 스마트팜 창업 붐이 일었다가, 많은 1세대 기업들이 활로를 찾지 못해 폐업 또는 고부가가치 작물 재배로 방향을 틀었다. 이 같은 추세 속에서도 플랜티팜은 꿋꿋하게 수요가 큰 엽채류에 사업 가치가 있다는 판단으로 생산량 확보에 매진했다.

강대현 대표는 “자사 또한 의료용 대마와 같은 고부가가치 작물 재배를 연구하고 있지만, 가장 최우선 순위는 일일 소비량이 큰 엽채류로 규모의 경제를 빠르게 달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부가가치 작물을 먼저 앞세우는 것은 수요를 고려하면, 순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이 같은 철학으로 노지 작물 대비 평균 단가를 낮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사업 초기에는 계속 손해를 봤지만, 생산 시설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연구개발에 투자한 덕분에 지금은 노지 작물 대비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높은 에너지 비용 극복과 규제 개선 과제…해외 진출 박차

수직형 스마트팜으로 엽채류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플랜티팜은 안주하지 않고 거둬들인 이익을 연구개발에 다시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갈수록 높아지는 에너지 비용을 극복하고 해외로 사업장을 넓히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강대현 대표는 “실내 수직형 재배는 광합성을 100% LED로 하기 때문에 전력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최근 농업용 전기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며 “생산 원가에서 전력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20% 가까이 되므로, 전력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연구했다. 그 결과 수소연료발전소의 폐열을 이용한 수직형 재배시설을 전남 나주시에 구축 중이다.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빛 사용과 농장 온도를 줄이는 등의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대현 플랜티팜 대표 / 출처=IT동아
강대현 플랜티팜 대표 / 출처=IT동아

그는 이어 “수직형 식물공장의 분류 및 입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정립하기 위한 규제 개선 건의 과정에도 참여하고 있다”며 “스마트팜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식물공장 관련 규제의 명확화와 경제적 지원을 포함한 정책 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플랜티팜은 스마트팜 기술력을 인정받아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운영하는 민간투자 기반 스케일업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민간투자 유치로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은 우수 벤처·창업기업에 대해 후속 매칭지원으로 유니콘 기업으로의 도약을 촉진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강대현 대표는 “자사는 농진원의 지원 속에 몇 가지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예컨대 딸기 육묘 사업으로 농가를 지원하는 연구”라며 “딸기 육묘에는 외부에서 유입된 바이러스가 많아 농가가 관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플랜티팜의 기술로 바이러스를 없앤 육묘를 농가에 공급해 원활한 재배를 돕는 방식으로 농진원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플랜티팜의 올해 중점 계획과 향후 목표에 관해 들었다.

강대현 대표는 “국내에서 스마트팜 분야를 선도하는 위치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확장을 지속해서 추진 중”이라며 “에너지 효율성 증대 및 규제 환경 개선을 통해 더 넓은 시장 접근을 추구하고 있으며, 수직 농업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 솔루션의 고도화와 함께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는 10월쯤에는 UAE에 800평 규모 수직 농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한국 딸기도 재배하면서 신선 엽채류와 사료용 새싹 보리 등으로 중동 지역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미 현지 유통망도 확보한 상태”라며 “건강기능 식품의 소재가 되는 작물 등 재배 품목 다양화를 위한 R&D에도 매진하고 있으니, 플랜티팜의 행보에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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