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하나의 기기에 여러 무선 이어폰 연결 ‘블루투스 오라캐스트’

[IT동아 한만혁 기자]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이번에도 다양한 기능을 새롭게 추가하거나 강화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AI(인공지능)를 활용한 검색, 카메라 기능이죠. 그 외에 또 하나의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바로 블루투스 오라캐스트 브로드캐스트 오디오(Blutooth Auracast Broadcast Audio, 이하 오라캐스트)입니다.

여러 무선 이어폰 연결, 오라캐스트

오라캐스트는 블루투스 기술 표준을 관리 및 감독하는 비영리 조직 블루투스SIG가 지난 2022년 발표한 블루투스 오디오 기술 표준 ‘블루투스 LE(Bluetooth Low Energy) 오디오’에 포함된 기술입니다.

블루투스 LE 오디오는 전력 소모를 줄이고 데이터 전송 효율을 높인 LC3(Low Complexity Communications Codec) 오디오 코덱을 사용합니다. 압축률이 높기 때문에 데이터 전송 속도가 낮은 환경에서도 고품질의 음원을 전달합니다. 기존 블루투스보다 빠르고 안정적이며 지연시간도 짧습니다. 영상과 소리의 시간차로 인한 끊김 현상 없이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죠. 전력 소모가 적은 덕에 배터리 수명도 향상됩니다.

오라캐스트는 이러한 LC3 코덱의 특성을 이용하는 기능입니다. 일종의 오디오 공유 기능인데요. 하나의 송신기가 재생하는 사운드를 여러 수신기에서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기존 블루투스는 한 대의 기기만 연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라캐스트 기능을 이용하면 송신기 기준 100m 이내에만 있으면 여러 개의 무선 이어폰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제한도 없습니다. 송신기는 오디오 신호를 발송할 뿐 그 신호를 몇 개의 수신기가 받는지 알지 못합니다. 마치 FM 라디오처럼요. 오라캐스트에서 오디오를 ‘방송’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이런 이유입니다.

다양한 분야에 오디오 경험 개선

오라캐스트는 개인 오디오, 공공기관,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우선 가족이나 친구들과 스마트폰, 노트북, TV로 재생하는 노래나 영화를 각자의 이어폰, 헤드폰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을 한 쪽씩 나눠 낄 필요가 없는 것이죠.

특히 공공장소에서 유용합니다. 수신기를 무제한으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에게 같은 소리를 들려줄 수 있습니다. 대규모 회의장이나 강연장, 스포츠 경기장, 영화관 등에서 출력 좋은 스피커로 볼륨을 키우지 않아도 개인용 오디오 기기를 통해 보다 선명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이나 공항 등 공공시설에서 안내방송을 놓칠 일도 없습니다.

반대로 군중이 모인 곳에서 불필요한 소음을 유발하지 않고 원하는 사람에게만 오디오를 들려주는 것도 가능합니다. 국제 회의장에서의 외국어 동시통역이나 박물관 도슨트 프로그램, 여행지 투어 가이드 등에 활용할 수 있죠.

블루투스SIG는 청각 보조 기능도 강조합니다. 오라캐스트 기능이 난청을 겪고 있는 이들의 청각을 보조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이용하면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에서도 보다 명확하게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기존 청각 보조 시스템보다 오디오 품질이 좋고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으며 저렴한 비용으로 장만할 수 있다는 점도 블루투스SIG가 꼽은 오라캐스트의 장점입니다.

오라캐스트를 사용하려면

오라캐스트 기능을 사용하려면 송신기와 수신기 모두 오라캐스트를 지원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블루투스 5.2 이상, 블루투스 LE 오디오를 적용하는 건 기본이고요. 현재 지원하는 기기는 많지 않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를 비롯해 스마트TV 네오 QLED 8K, 마이크로 LED 2023년형, 갤럭시 버즈2 프로 정도입니다. 젠하이저가 2월 중 출시 예정인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4도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의 경우 원UI 6.1 업데이트 적용을 통해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갤럭시 시리즈 중 블루투스 5.2 이상, 블루투스 LE 오디오를 적용한 모델은 Z폴드4, Z플립4, S22 시리즈 이후 출시 제품입니다.

참고로 블루투스SIG는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및 TV용 오라캐스트 동글 및 어댑터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기존 오디오 기기도 오라캐스트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오라캐스트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소리를 재생하는 기기 즉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TV 등에서 오라캐스트 메뉴를 선택하고 음악이나 영상을 방송하면 됩니다. 갤럭시S24를 예로 들면 설정, 연결, 블루투스로 이동 후 오른쪽 위에 있는 점 3개 아이콘을 선택해 ‘오라캐스트를 사용하여 방송’ 메뉴를 선택합니다. 이후 방송 이름과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방송 시작’을 누르면 됩니다.

수신기의 경우 기기마다 사용법이 다른데요. 보통 스마트 기기의 블루투스 메뉴나 전용 앱에서 ‘방송 찾기’ 혹은 ‘오라캐스트’를 선택하고 방송을 검색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QR코드를 이용해 선택할 수도 있고요. 마치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갤럭시 버즈2 프로의 경우 스마트폰 블루투스 목록에서 버즈2 프로를 선택한 후 ‘방송 찾기’ 메뉴를 눌러 방송을 선택하면 됩니다. 젠하이저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4는 전용 앱인 ‘스마트 컨트롤’에서 오라캐스트 메뉴를 선택한 후 방송을 선택하면 됩니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