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헷갈리기 쉬운 ‘멀티 페어링’과 ‘멀티 포인트 페어링’

한만혁 mh@itdonga.com

[IT동아 한만혁 기자] 무선 이어폰은 대부분 블루투스 기반입니다. 블루투스는 10m 내외의 가까운 거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선 통신 기술을 말합니다. 저전력으로 작동하고 지원하는 기기도 많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습니다.

블루투스 기반의 무선 이어폰은 연결 편의성을 높이는 다양한 기능을 지원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멀티 페어링(Multi Pairing), 멀티 포인트 페어링(Multi Point Pairing)입니다. 그런데 두 기능의 이름이 비슷하다 보니 헷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선 이어폰은 연결 편의성을 높이는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 출처=엔바토엘리먼트
무선 이어폰은 연결 편의성을 높이는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 출처=엔바토엘리먼트

블루투스 기기의 연결 과정, 페어링

블루투스 기기는 사용하기 전 페어링(Pairing)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두 기기를 짝지어 주는 것이죠. 무선 이어폰의 경우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태블릿, MP3 플레이어 등 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소스 기기와 연결해야 합니다. 이를 페어링이라고 합니다.

페어링은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우선 무선 이어폰에서 페어링 모드에 진입합니다. 방법은 제품마다 다른데요. 보통 전원 버튼이나 양쪽 이어폰의 버튼을 동시에 길게 누르는 방식입니다. 자칫 다른 기능이 실행될 수도 있으니 미리 설명서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태블릿 등 소스 기기에서 블루투스 설정 메뉴에 들어가 새로운 기기 리스트에서 무선 이어폰의 모델명을 선택합니다. 그러면 두 개의 기기가 연결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페어링할 때마다 수동으로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제품은 최초 연결 시에만 수동으로 하고 그 이후에는 전원이 켜지면 자동으로 연결됩니다. 이를 ‘오토 페어링(Auto Pairing)’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전원이 켜졌을 때 주변에 과거 연결했던 기기가 여러 개 있다면 최근에 연결했던 기기를 먼저 연결합니다.

멀티 페어링과 멀티 포인트 페어링을 지원하는 LG전자 톤 프리 / 출처=LG전자
멀티 페어링과 멀티 포인트 페어링을 지원하는 LG전자 톤 프리 / 출처=LG전자

여러 기기의 페어링 정보를 기억하는 멀티 페어링

블루투스는 1:1 연결이 기본입니다. 특정 기기와 연결한 상태에서 다른 기기를 연결하려면 현재 연결된 기기를 해제하고, 새로운 기기에 페어링해야 합니다. 가령 무선 이어폰을 노트북에 연결해 영화를 보다가 스마트폰에 걸려 온 전화를 받으려면, 노트북과의 연결을 해제하고 스마트폰에 페어링해야 합니다. 기기를 전환할 때마다 해제, 연결 과정을 거쳐야 해요. 좀 번거롭습니다.

멀티 페어링은 하나의 기기가 2개 이상 기기와의 페어링 정보를 저장하는 기능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연결 해제 없이 다른 기기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예로든 상황의 경우 노트북과의 연결을 해제할 필요 없이 바로 스마트폰에 연결하면 됩니다. 이때 노트북과의 연결은 자동으로 해제됩니다. 새로 연결하고자 하는 기기에서 연결 설정을 해야 하는 점이 다소 아쉽지만, 그래도 일일이 해제 후 연결하지 않아도 되니 편합니다.

멀티 페어링 기능은 많이 대중화되었습니다. 이제는 보급형 제품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정도에요. 제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8~10개 기기의 페어링 정보를 저장합니다.

자브라가 최근 선보인 엘리트 10도 멀티 페어링과 멀티 포인트 페어링을 지원한다 / 출처=자브라
자브라가 최근 선보인 엘리트 10도 멀티 페어링과 멀티 포인트 페어링을 지원한다 / 출처=자브라

두 개의 기기와 동시 연결, 멀티 포인트 페어링

멀티 포인트 페어링은 하나의 무선 이어폰에 두 개의 소스 기기를 동시에 연결하는 기능입니다. 줄여서 '멀티 포인트'라고도 합니다.

앞서 예로든 상황의 경우 멀티 포인트 페어링을 지원하는 무선 이어폰이라면,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다가 스마트폰에 전화가 오면 바로 통화할 수 있습니다. 별도로 블루투스 해제, 연결할 필요가 없어요.

멀티 포인트 페어링은 블루투스의 프로파일을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블루투스는 여러 기기에 사용하는 무선 통신 기술이다 보니 기능마다 담당하는 프로파일이 따로 있습니다. 그중 오디오 기기에 사용하는 프로파일은 통화를 위한 핸즈프리 프로파일 ‘HFP(Hands-Free Profile)/HSP(Headset Profile)’, 음악 재생을 위한 미디어 프로파일 ‘A2DP(Advanced Audio Distribution Profile)’입니다.

그러니까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동시에 페어링한 상태라면 노트북에는 A2DP 프로파일, 스마트폰에는 HFP/HSP 프로파일이 연결된 것입니다. 그래서 노트북으로 음악을 듣다가 스마트폰에 전화가 오면 바로 통화할 수 있는 것이죠.

단 이런 경우에도 하나의 프로파일에 두 개 이상의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는 없습니다. 노트북으로 음악을 듣는 경우, 스마트폰에서 음악을 재생해도 들리지 않아요. 물론 노트북의 음악을 정지하고 스마트폰에서 재생하는 경우에는 들립니다.

멀티 페어링과 멀티 포인트 페어링으로 연결 편의성 높인 소니 WF-1000XM5 / 출처=소니
멀티 페어링과 멀티 포인트 페어링으로 연결 편의성 높인 소니 WF-1000XM5 / 출처=소니

멀티 포인트 페어링은 상당히 편합니다. ‘한 번도 안 써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 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여기에도 적용될 정도입니다. 특히 요즘에는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등 여러 기기를 사용하다 보니 이 기능을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제품이 멀티 포인트 페어링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이 주로 지원했는데, 요즘에는 10만 원 안팎의 제품도 지원하는 제품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지금까지 멀티 페어링과 멀티 포인트 페어링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두 기능 모두 무선 이어폰의 연결 편의성을 높이는 기능이지만 역할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이름이 비슷해 헷갈리기 쉬우니 원하는 기능을 확실히 체크하고 구입 전 꼼꼼하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멀티 포인트 페어링의 경우 처음 출시할 땐 없다가 추후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제조사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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