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케어포유 [3] “상표, 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방법”
[스케일업 x 동국대 캠퍼스타운] 스케일업팀이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과 함께 ‘2023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스케일업팀은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이 진행 중인 사업 전반을 소개하고, 이들의 비즈니스모델을 분석합니다. 이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를 연결해 도우려 합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사람보다 약 16배가량 청각이 발달한 반려견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소음(빗소리, 천둥, 청소기 소리, 초인종 소리 등)으로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과도한 소음 스트레스는 불안 증세, 짖음, 구토 등을 유발하며 심할 경우 시력 상실까지 초래한다. 우리에게는 일상 속에서 흔히 듣는 소리에 불과하지만, 반려견에게는 소음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는 셈이다.
케어포유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려동물을 위한 스마트 방음 펫하우스 ‘케어펫 뮤트’를 개발하고 있다. 1년 4개월가량의 개발 기간을 거쳐 2022년부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케어펫 뮤트 ‘프리미엄 라인’, ‘스탠다드 라인’, ‘스퀘어 라인’의 라인업을 확보했다. 그리고 현재 다양한 IoT 센서를 통해 정보를 수집, 반려동물의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도와줄 매개체로 2세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에 스케일업팀은 BM 컨설팅 업체 인사이터스와의 만남을 통해 케어포유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언했으며, 제조 업계에서 10년 이상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나인브릿지와의 만남을 통해 2세대 제품 개발에 대한 조언을 전달했다. 이어서 스케일업팀은 김준용 케어포유 대표(이하 김 대표)에게 특허법인 조욱제 변리사(이하 조 변리사)와의 만남을 권유했다. 조 변리사는 출원 등록, 심판 소송, 지적재산권 분쟁 대응, IP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특허법인 엠에이피에스(MAPS)의 공동대표이자,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및 투자 업무를 담당하는 엔슬파트너스의 파트너로도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다.
※ 아래는 지난 8월 1일 동국대 서울 창업보육센터에서 만난 케어포유 김준용 대표와 조 변리사의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변리사라는 가치를 창출하고 보호하는 일을 합니다
IT동아: 지난 나인브릿지와의 만남 이후 김 대표로부터 특허 관련 문의를 요청받아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다. 외람되지만, 조 변리사님께 먼저 실례일 수도 있는 질문을 하고 싶다. 변리사는 무슨 일을 하는 직업인지 자세하게 듣고 싶다. 막연하게 특허 관련 업무를 하는 직업… 정도로만 알고 있는데.
조 변리사: 하하. 음… 이렇게 설명하고 싶다. 변리사는 지식재산을 보호받기 위한 절차를 대행해 주고, 여기에 필요한 법적인 과정을 대리해 주는 사람이다. ‘가치를 창출하고 관리해 주는 일’이라고도 말한다. 기업이나 개인이 개발하고 보유한 기술, 디자인, 상표 등을 출원하고 등록받기 위해 필요한 일을 대신하는 일이다.
이렇게만 설명하면, 단순히 특허 출원에 필요한 서류 업무나 절차를 대행하는, 조금 재미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히 특허 출원만 대신하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만약 아직 세상에 없는 기술에 대해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기업 또는 개인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 아이디어를 세상에 공표할 수 있는 특허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특허로 출원해 하나의 기술로 등록한 뒤에는, 해당 기술을 활용해 어떻게 사업화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한다.
마치 스타트업과 같다. 스타트업도 아이디어에 머물렀던 것을 기술로 발전시키고, 해당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시작하지 않나. MAPS에서 공동대표이자 변리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엔슬파트너스에서 액셀러레이터이자 투자자로 활동하는 이유다(웃음).
IT동아: 이해했다. 그저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변리사라는 직업에 대해 일부분이라도 알게 된 것 같다. 오늘 이 자리는 김 대표님께서 요청해 마련했다. 지금부터는 두 분의 대화를 조용히 듣도록 하겠다(웃음).
상표출원과 등록, 식별력을 고민해야 합니다
김 대표: 조 변리사님께 꼭 묻고 싶은 것이 있었다. 케어포유는 대부분 온라인 주문을 통해 케어펫 뮤트를 판매하고 있다. 사실 제조 스타트업 대부분도 우리와 같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려면 아무래도 인력과 자금 등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온라인 판매 채널을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는데, 여기에 입점할 수 있는 조건 중 상표 등록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현재 사용하고 있는 ‘케어펫’ 브랜드로 상표를 출원했는데, 괜찮은지 궁금하다.
조 변리사: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김 대표님 얘기처럼 상표 등록을 온라인 채널 입점 조건 중 하나로 받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상표를 출원했다고 당연히 모두 등록되는 것은 아니다.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요건 중 하나가 ‘식별력(distinctiveness)’이다.
식별력은 상표를 사용하는 상품과 다른 상품을 구별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이다. 상표의 식별력은 다른 상표와 비교하지 않고 그 자체가 식별력을 갖는지와 다른 상표와 비교할 때 식별력을 갖는지를 판단한다. 전자는 상표가 갖는 본래의 식별력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고, 후자는 다른 상표와 유사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후자는 일종의 차별성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케어펫을 예로 들어 보자. 케어펫은 ‘Care Pet’이라는 서술적인 의미를 지닌다. ‘펫(반려동물)을 보호하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때문에 결과적으로 상표로서 식별력을 갖췄다고 말하기 어렵다. 일상에서도 흔히 사용할 수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펫케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반려동물 관련 업체가 케어펫이나 펫케어라는 단어로 상표출원했다면,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 만약 케어펫이나 펫케어라고 상표출원한 업체가 반려동물 업계가 아닌 다른 업종이라면 심사를 통과할 수도 있겠지만….
IT동아: 아… 그러니까, 케어펫이라는 문장은 일상에서도 흔히 사용할 수 있기에 어렵다는 의미인가.
조 변리사: 맞다. 일반적으로 서술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상표를 식별력이 없다고 판단한다. 반려동물을 보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일반적으로도 많이 사용하는 문구이기 때문이다. 즉, 문자 그대로 상표출원하면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 실제로 상표출원을 검색해 보면, 반려동물 업체가 펫케어, 케어펫이라는 문자 그대로 출원한 경우 거절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상표 자체로도 자격이 없는 상표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같은 문구지만 상표로 등록한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 로고나 장식을 붙여 식별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문구 그대로는 식별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지만, 로고를 통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문구와 다른 상표와 다른 식별력을 갖췄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A로고+케어펫, B로고+케어펫, C로고+케어펫… 이렇게 예를 들 수 있다.
김 대표: 아… 이해했다.
조 변리사: 다만, 이렇게 상표를 등록하면 브랜드로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상표를 출원해 등록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다른 상표와 구분할 수 있는, 독점적인 사용권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다른 사람은 사용하지 못하고, 나만 사용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로고만 다를 뿐 케어펫이라는 이름을 누구나 다 쓰고 있다면, 그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판단해 봐야 한다. 내 상표라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IT동아: 로고만 다를 뿐 같은 상표명이라면… 비용을 들여 홍보했더라도 같은 명칭의 다른 업체만 알리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인가.
조 변리사: 맞다. 상표출원과 등록에 들어가는 비용뿐만 아니라, 추후에 우리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사용한 홍보/마케팅 비용만 소비할 수 있는 셈이다. 한 달에 광고비로 100만 원을 사용한다고 가정해도, 1년이면 1200만 원이다. 열심히 홍보했는데, 다른 로고만 사용했을 뿐, 같은 상표명의 제품만 알리는 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상표는 애초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브랜딩 전략에서 가장 피해야 하는 일이다.
초기 스타트업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다. 법인을 등록하고, 브랜드를 정할 때 이런 부분을 놓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은 아이디어를 고도화해 제품을 개발하고 선보이기까지 보통 1~2년 정도를 소모한다. 제조 스타트업이라면 길게는 3년도 걸린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알게 모르게 브랜드에 애착을 가진다.
김 대표: 케어펫이라는 브랜드를 바꾸는 것이 좋을까.
조 변리사: 바꾸시는 것을 권고한다. 케어펫이라는 문구는 이미 여러 곳에서 사용 중이다. 추후 검색이나 배너 광고 등의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을 때를 생각해 보자. 사람들이 케어포유의 상품만 특정해서 떠올리기 쉽지 않다. 이건 케어포유뿐만 아니라 상표출원하는 모든 기업 또는 개인에게 해당한다.
만약 막대한 홍보/마케팅 비용을 투자해 같은 상표명을 사용하는 수많은 경쟁자를 모두 이겨낼 정도로 일반인에게 인식시킬 수 있는 자신이 있다면 무방하다. 하지만, 그런 자금을 낼 수 있는 곳은 대기업 정도에 불과하다. 또는 상표출원 전에 이미 수많은 사람에게 상표명을 각인시킬 수 있으면 심사를 통과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역시 많은 자금이 필요한 일이다.
IT동아: 그래도… 어떻게 방법은 없을까.
조 변리사: 하하. 이런 사례가 있기는 하다. 로고 없는 문자 상표인데, 아예 다른 업종으로 상표출원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케어펫이라는 문자 상표로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전자제품으로 상품 분류해 출원하는 형태다. 그렇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편법에 가깝다. 추후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최악의 경우 소송까지 갔을 때 권리 행사를 하기 어렵다.
김 대표님이 처음에 질문했듯, 온라인 채널에서 요구하는 상표 등록 조건 때문에 많이 문의를 한다. 그 조건을 빠르게 갖추기 위해 편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근시안적인 판단이다.
오픈마켓과 같은 온라인 채널이 상표 등록을 요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하나의 검증 절차다. 추후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미국에서는 더욱 깐깐하다. 아마존과 같은 경우, 상표등록증과 함께 브랜드 레지스트리 코드를 받아 입력해야 한다.
다소 안타깝다. 홍보/마케팅 전문가라도 상표출원과 등록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쉽게 브랜드, 상표명을 결정하는 경우가 있다. 심사를 통고하기 위한 조건, 법률적인 부분을 충분히 고려하고 결정해야 하는데, 일단 정하고 나서 등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곤란하다. 상표를 등록할 수 있는지 먼저 살펴보고 정해야 한다. 우리만의 정체성을 표현한, 고유의 브랜드(상표)를 만드는 것이 좋다.
제품을 보호받기 위한 권리, 기술 특허와 디자인 특허
김 대표: 기술 특허, 디자인 특허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제품의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인데.
조 변리사: 특허는 상표 출원과 많이 다르다. 일단, 비용에서도 많이 차이 나고(웃음). 특허는 일종의 독점권이다. 기술이나 디자인을 처음 등록한 사람에게 제공하는 권리를 국가가 보장하는 셈이다. 흔히 이런 말을 많이 한다. 디자인 특허는 출원부터 등록까지 기술 특허와 비교해 빠르게 받을 수 있다고.
맞다. 디자인 특허는 등록률도 80~90%로 매우 높다. 권리증도 빨리 나온다. 디자인 특허는 말 그대로 해당 디자인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다. ‘예쁜가?’, ‘안 예쁜가?’라는 미적인 아름다움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제품과 똑같은 디자인의 제품을 생산하는 제품으로부터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특히, 케어포유처럼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오픈마켓 등에서 똑같은 카피 제품을 발견했을 경우 이를 신고해 빠르게 조치하는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디자인 특허는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가 생각보다 좁다. 누가 봐도 똑같이 베낀 것이 아니라면, 소송까지 진행했을 경우 아무래도 인정받기는 매우 어렵다.
기술 특허는 디자인 특허와 비교해 보장받을 수 있는 범위가 넓다. 다만, 기술 요소를 특정해야 한다. 케어펫 뮤트를 예로 들어 보자. 케어펫 뮤트의 기술적인 특징은 방음이다. 이때 케어포유만의 방음 기술의 핵심은 무엇인지 설명해야 한다. 내부 소재를 이루는 구조와 방법인지, 그 단면 구조인지 등을 특정해야 한다. 이렇게 기술 특허를 출원해 등록한다면, 해당 기술을 적용한 케어포유의 모든 제품을 보호받을 수 있다. 때문에 (적용해 보호받을 수 있는 범위가) 넓은 권리라고 말한다.
다만, 기술 특허는 전략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특정 제품 하나에만 적용하는 기술을 보호해서는 안 된다. 케어포유의 제품은 프리미엄, 스탠다드, 스퀘어 3가지 라인업인데, 프리미엄 제품에만 적용하는 기술 하나만을 특허로 출원하는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라는 뜻이다. 제품에 적용하는 기술을 쪼개서 각각 특허로 출원해 등록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쪼갠 기술 특허를 A 제품에는 3개, B 제품에는 2개 등으로 나눠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김 대표: 기술 특허를 여러 개 등록하려면 그만큼 비용은 늘어나지 않나.
조 변리사: 맞다. 늘어난다. 하지만, 그게 더 효과가 좋다. 간혹 이렇게 기술 특허를 쪼개서 여러 개로 등록하는 것이 좋다고 상담 결과를 알려주면, ‘변리사가 돈을 더 벌려고 그런다’라며, ‘다른 곳에서는 하나로 할 수 있다는데’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웃음). 오해다. 비용은 많이 들어가더라도 더 좋은 결과를 알려주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보통 제조사는 자신만의 고유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고유 기술은 전 제품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핵심 기술로 특허로 꼭 출원/등록해 보호하고,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다른 기술도 특허로 등록하길 권장한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것은 상표출원과 등록, 특허출원과 등록은 홍보/마케팅/브랜딩 전략과도 연결된다는 점이다. 스타트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이 새로운 서비스 또는 제품을 선보일 때 절대 놓치지 말고 꼭 챙겨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