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수요 잡아라”...연이은 완성차 업체 참전으로 경쟁 격화
[IT동아 김동진 기자] 급증하는 수요를 잡기 위해 완성차 업체들이 속속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 중고차 업체는 기술 기업과 제휴,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치열한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하반기 중고차 시장 진출…KG모빌리티도 참전 선언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인증 중고차 사장 진출을 선언한 완성차 업체, 현대·기아차가 오는 3, 4분기로 예정된 사업 시작을 앞두고 준비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사업목적에 각각 중고차 사업과 관련, 금융상품 판매 대리·중개업을 추가했다.
현대·기아차가 공개한 중고차 사업 비전과 방향을 살펴보면, 5년 10만km 이내 자사 차량을 대상으로 200개 항목의 성능과 상태를 검사해 통과한 차량만 판매하고, 사고유무와 보험수리 이력, 침수차 여부, 리콜내역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또한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허위 미끼 매물을 스크리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중고차 소비자가 우려하는 품질 걱정을 불식시키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현대·기아차는 모바일 앱을 활용한 판매채널도 운영할 계획이다. 모바일 앱에 마련된 가상 전시장을 통해 상품을 비교, 검색하며 계약, 출고, 배송까지 중고차 구입에 필요한 전 과정을 한 번에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경기도 용인 오토허브와 경남 양산에 인증 중고차 상품화센터와 물류센터를 각각 마련해 사업의 발판으로 삼을 예정이다. 중고차 시장 진입 후 업계의 반발을 고려해 연도별로 시장점유율 제한선도 설정했다. 현대차의 경우 2024년까지 전체 중고차의 5.1% 수준, 기아의 경우 2024년까지 전체 중고차의 3.7% 수준이다.
또 다른 완성차 기업인 KG모빌리티도 중고차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 기업은 하반기 사업 시작을 목표로 삼았으나,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고차 판매업 사업개시에 대해 일시정지 권고를 내리면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같은 조치는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와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등이 KG모빌리티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기존 중고차 업체들의 경영 안전이 위협받는다며 사업 조정을 신청하면서 이뤄졌다. KG모빌리티는 중기부 심의 결과에 촉각을 기울이며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중기부 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중고차 시장 진출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긍정적인 결론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중고차 기업들 경쟁 대비책 마련 분주
완성차 업체들의 연이은 중고차 시장 진출에 맞서 기존 중고차 업체는 기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는 최근 인공지능 기반 재고관리 시스템을 개발, ‘중고차 모델별 주∙월별 판매량 예측’, ‘모델별 판매 소요 기간(판매 확률) 및 적정 가격 예측’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사람의 경험과 개인 역량에 의존하던 중고차 경영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면 ▲주행 거리 ▲연식 ▲색상 ▲사고 여부 등 매물별 특성과 해당 모델의 ▲평균 판매 일수 ▲수량 ▲고객 관심 ▲판매되는 직영점의 특성 ▲대외적인 경제 환경 요인 등 다양한 변수를 바탕으로 판매 시기와 확률을 예측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 기업은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제휴를 통해 카카오내비 앱 내에서 케이카의 실시간 매물과 상세 정보, 시세 등의 정보를 볼 수 있는 큐레이션 서비스도 선보였다.
중고차 플랫폼을 운영하는 엔카닷컴도 ‘비교견적 프로 서비스 개발기’ 등 엔카의 주요 서비스 개발과 고도화를 주도한 개발자를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IT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엔카테크 2023’을 개최, 서비스 강화를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주요국가 중에서 완성차 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는 나라는 우리뿐”이라며 “소비자들은 투명한 중고차 정보와 거래 환경을 요구하며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기다리고 있다. 기존 업체들 역시 격화하는 경쟁에 대비해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어 전체적인 중고차 품질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