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렌즈 직접 써보세요", 오프라인 경험 확대 나선 카메라 업계
[IT동아 남시현 기자] 카메라는 우리가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전자제품 중 가장 조작이 복잡한 제품 중 하나다. 최신 미러리스 카메라라면 종류를 막론하고 모두 자동으로 설정할 수 있으나, 본격적으로 사진을 배우고자 수동 모드를 접하면 한없이 복잡해진다. 제조사들도 사용자 수준을 고려해 보급형 제품일수록 쉽고 사용법이 간단하고, 전문가용 제품일수록 활용할 수 있는 기능도 많고 복잡하게 만든다. 문제는 제조사마다 조작 방법이 조금씩 다르고, 세부 기능이나 명칭도 다르게 부른다.
과거에 대세를 이뤘던 일안반사식 카메라(DSLR) 카메라는 크기가 커서 버튼을 배치할 여유도 있고, 또 전문가용 시장에 초점을 맞춘 터라 조작이 어려워도 숙지하는 사용자가 많았다. 하지만 미러리스 카메라는 크기가 작아서 조작이나 버튼 등이 많이 생략됐다. 또 초보자용 제품들도 수동 기능을 기본 지원하므로 조작에 어려움을 겪는 사용자도 상대적으로 많아졌다. 카메라에 관심이 많을수록 다양한 제조사의 카메라를 접하고, 어떤 카메라가 자신에게 맞는지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직접 써보고 알아가는 카메라, 하지만 접할 경로 부족해
문제는 생각보다 디지털카메라 시장 자체가 작고, 또 온라인 판매가 주를 이루다 보니 소비자가 카메라를 접할 경로도 줄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은 글로벌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이 2019년 19억 7천만 달러(약 2조5700억 원)에서 2026년 25억 5천만 달러(약 3조3000억 원)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2027년 약 100조 원대 규모로 성장하는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시장이 작은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제조사들마다 파이를 확보하기 위해 첨예하게 경쟁하고 있고, 자금력 있는 브랜드만 접하기 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압구정에 소니스토어 압구정을 마련해 전 제품군을 소개하고 있으며, 캐논코리아는 봉은사로에 캐논플렉스라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기업 규모가 작은 니콘이미징코리아도 본사에 쇼룸을 마련하고 있지만, 대체로 소비자들이 카메라를 접할 경로는 카메라 전문 소매점 및 전자제품 스토어 등이다. 니콘이미징코리아가 3월 15일부터 21일까지 팝업 스토어를 통해 신제품을 선보이는 이유다.
니콘 팝업 스토어, 카메라 경험하고 알아가기 좋은 기회
니콘이미징코리아는 지난 15일부터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몰 지하 1층에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열고 카메라 및 렌즈 신제품과 함께 거리 측정기, 쌍안경 등 다양한 광학기기 제품을 전시한다. 일주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그간 접하기 쉽지 않았던 니콘 제품을 한 자리에서 마음 편히 접해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카메라 하드웨어에 대한 경험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카메라를 직접 만져봐야 하는 이유는 자신에게 얼마나 잘 맞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카메라는 제조사별로 조작감이 다르고, 또 같은 제조사에서도 라인업에 따라 구성이 또 다르다. 뷰파인더나 디스플레이, 다이얼 위치, 버튼 위치까지도 연식에 따라 조금씩 달라서 직접 사용해보아야 한다. 온라인으로 카메라를 구매하면 받기 전까지 알 수 없는 의문점도 직접 해소할 수 있다.
특히 기기를 잡아보면 조작감이 적절한지를 바로 체감할 수 있다. 소니 미러리스는 효율적이며 각진 형태에 조작을 배치하고 있으며, 캐논은 스위블 디스플레이와 상단 표시계를 앞세워 직관적인 활용도를 강조한다. 니콘은 기존 DSLR을 계승하는 신뢰성과 조작감을 갖춘 게 특징이다. 세 브랜드 제품을 각각 잡아보고, 연사나 초점 설정, 드라이브 촬영 등을 하나하나 사용해보고, 또 제품의 버튼 조작을 직접 해보면 어떤 제품이 적절할지 느낌이 온다.
카메라를 구입할 계획이 있다면, 카메라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한 번 만져보는 게 좋다. 카메라를 처음 구매하거나, 단순 촬영 이상의 기능을 잘 사용하지 않는 일반 사용자층이 카메라를 고르는 기준은 가격과 디자인이다. 제조사 역시 이에 맞춰 다양한 취향의 카메라를 내놓고 있으나 웹 상에서 제품을 보는 것과 실제로 제품을 접하는 건 다르다.
예를 들어 보급형 카메라의 크기는 센티미터 표기 만으로는 이해가 잘 안 간다. 온라인 상의 표기는 길이, 넓이, 높이로 표기되는데 이 길이가 뷰파인더, 그립부 등을 모두 포함한 길이라서 실제 제품의 크기는 이보다 좀 더 작다. 또 뷰파인더나 디스플레이의 품질 및 시인성, 실제 들어봤을 때의 무게 등도 만져보는게 이해가 빠르다.
렌즈는 카메라에 관심이 많은 초보자는 물론 전문가까지도 기회가 있을 때 많이 접해보는 게 좋다. 렌즈교환식 카메라는 렌즈의 초점거리에 따라 활용하는 조건이 다 다르다. 광각 렌즈의 경우 풍경이나 일상 촬영에 유리하고, 초망원 렌즈는 스포츠나 다큐멘터리 촬영에 적합하다.
하지만 전문가더라도 렌즈를 사용해보지 않으면 어떻게 촬영되는지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14-24mm는 얼마나 넓은 영역을 담는지, 70-200mm 렌즈는 얼마나 피사체를 당겨서 촬영하는지, 85mm f/1.2 렌즈로 근거리에서 사람을 찍으면 얼마나 주변 배경이 날아가는지 등은 직접 렌즈를 사용해 보아야만 알 수 있다.
차도 시승해 보고 타듯, 카메라도 만져보고 결정해야
자동차를 구매할 계획을 세운다면, 우리는 유튜브나 웹사이트를 통해 자동차 정보를 확인하고 지점을 방문해 시승신청까지 거친 다음 결정한다. 이때 원하는 차급이 있다면 가능한 많은 브랜드의 차량을 살펴보고 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카메라도 마찬가지다. 카메라 역시 이미지의 품질과 광학 성능이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르고, 인터페이스나 조작 방법도 다 다르다. 그래서 카메라는 가격이나 디자인이 아니라, 렌즈군과 조작감, 그리고 활용 방안을 고려해서 골라야 하고 그러려면 직접 접해보는 게 좋다.
물론 브랜드마다 특징이 있기 때문에 직감적으로 맞는 제품을 고를 순 있다. 소니 카메라는 우수한 성능과 최신 기술이 집약돼 있음에도 작고 가볍고, 캐논 카메라는 특유의 색감과 직관적인 조작감을 갖춘다. 니콘 역시 고도의 신뢰성과 광학 품질을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전문가들의 보편적인 평가일 뿐, 본인에게 맞는 카메라는 직접 다 만져보고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간 니콘 미러리스를 접할 기회가 드물었던 만큼, 미러리스 카메라에 대한 저변을 넓히고 싶다며 21일까지 진행되는 팝업 스토어를 들리는 건 어떨까?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