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위성 통신 시대 오나…MWC 2023에서 확인한 미래 키워드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3(이하 MWC 2023)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됐다. 전 세계 200여 개 국가에서 2천 여 개 기업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세계 최대 규모 모바일, 이동통신 분야 박람회인 만큼 업계의 트렌드와 주요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꾸며졌다.

MWC 2023 개막식. 출처=GSM 협회
MWC 2023 개막식. 출처=GSM 협회

차세대 이동 통신, 이제는 우주로

차세대 통신 기술의 주축으로 점쳐지는 저궤도 위성 통신 서비스가 속속 상용화되고 있는 가운데, 퀄컴 테크날러지도 위성 통신 대응에 나섰다. 퀄컴은 이번 행사에서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함께 스냅드래곤 새틀라이트를 활용해 위성 통신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스냅드래곤 새틀라이트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용 위성 기반 양방향 메시지 전송을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일반적인 통신이 닿지 않는 변두리 지역이나 오지, 해상에서의 긴급 상황 시에 SMS 문자 메시지나 메시지 앱으로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한다. 퀄컴 측은 저지구 궤도 위성과 인공위성 통신망인 이리듐의 저대역 주파수인 L밴드 대역을 활용해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저전력, 저지연 위성 연결성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출처=퀄컴
출처=퀄컴

앞서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14 시리즈를 출시하며 위성 통신으로 긴급 구조요청 메시지를 보내는 기능을 선보였으며, 삼성 또한 MWC를 앞두고 지난 23일 차세대 엑시노스 모뎀에서 5G 이동통신으로 모바일 기기와 인공위성을 연결하는 비지상 네트워크(NTN, Non-Terrestrial Networks)를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MWC에서도 뜨거운 인공지능

근래 정보통신업계 최대 화두인 인공지능(AI)은 이번 MWC에서도 주요 주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오픈AI의 챗 GPT 업그레이드 버전인 프로메테우스를 탑재한 AI 검색 서비스 공개로 화제를 선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MWC에서 빙 AI 검색 체험 공간을 마련하며 대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SK텔레콤의 MWC 부스 모습. 출처=SK텔레콤
SK텔레콤의 MWC 부스 모습. 출처=SK텔레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이 AI를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며 사업 다각화 행보를 이어갔다. SK텔레콤은 MWC 개막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AI 반도체 자회사 사피온을 비롯하여 팬텀AI, 베스핀글로벌, 몰로코, 코난 테크놀로지, 스윗, 투아트 등과 함께 K-AI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 대표 AI 기업들을 모아 인프라, 하드웨어,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 나간다는 설명이다.

MWC 현장에는 초거대 AI 모델 에이닷, AI 기반 위치분석 플랫폼 ‘리트머스’ 등 AI 관련 기술과 서비스도 전시했다. 리트머스는 기지국 위치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이동 상태 및 수단 등 위치 지능형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현장에 방문한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SK텔레콤이 통신회사에서 AI 컴퍼니로 전환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키워온 기술들을 다른 영역과 융합해 사람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KT가 MWC에서 공개한 배송로봇. 출처=KT
KT가 MWC에서 공개한 배송로봇. 출처=KT

KT는 이번 MWC에서’로봇 메이커스’ 플랫폼과 자율주행 배송 로봇을 새롭게 선보였다고 밝혔다. 로봇 메이커스는 서로 다른 기종 로봇, 엘리베이터, 주문·결제 애플리케이션, 출입문, 인터폰, 콜드체인 등 로봇 사용에 필요한 여러 인프라를 하나로 연결하는 클라우드 기반 로봇 통합관제 플랫폼이다. 함께 공개한 배송로봇은 배송로봇 최초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콜드체인 기능이 적용돼 신선 식품 배송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차세대 폼팩터는 롤러블?

이번 행사는 스마트폰, PC 제조사들의 차세대 폼팩터 경쟁이 폴더블에서 롤러블로 완전 넘어갔음을 확인할 수 있는 행사기도 했다. 레노버는 이번 행사에서 롤러블 스마트폰, 노트북 시제품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지난해 10월 자체 행사인 레노버 테크월드에서 제품 콘셉트를 공개한 적은 있지만, 실물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레노버가 지난해 10월 테크월드에서 공개했던 롤러블 노트북 콘셉트 사진. 출처=레노버
레노버가 지난해 10월 테크월드에서 공개했던 롤러블 노트북 콘셉트 사진. 출처=레노버

레노버가 공개한 롤러블 시제품은 일반적인 12인치 노트북처럼 보이지만 화면이 수직으로 15인치까지 늘어난다. 키보드 아래로 말려들어 간 디스플레이 패널이 위로 솟아나는 형태다. 말려있는 상태에서는 2024x1604 해상도, 16:9 비율 화면이지만 늘렸을 때는 2024x2368 해상도, 8:9 비율로 사용할 수 있다. 16:9 화면 두 개를 수직으로 배치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패널은 샤프에서 생산한 제품을 사용한다.

레노버 산하 모토로라의 롤러블 스마트폰도 15:9 비율의 5인치 화면이 최대 22:9 비율의 6.5인치로 늘어나는 형태다. 줄어든 상태에서는 패널 일부가 기기 뒷면에 말려 들어가 보조 화면 역할을 한다.

다만 두 제품이 실제로 출시될지는 불투명하다. 레노버는 이번에 공개한 제품들이 단순 시제품이라고 밝혔다. 앞서 먼저 차세대 폼팩터로 주목받았던 폴더블 PC도 아직 실제 시장에 큰 반향은 못 일으키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롤러블 PC도 실효성 있는 제품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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