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스타트업 in 홍릉] 리브라이블리 “노리케어 운동법으로 노년을 살맛나게”
[IT동아 차주경 기자] 노년층은 여러 질병을 앓고 사고를 당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낙상’, 의자 혹은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화장실에서 넘어지는 것은 유독 주의해야 한다. 노년층의 낙상은 뼈 골절이나 몸의 내부 출혈로 이어지는데, 대개 단기간에 낫지 않는다. 수 개월에서 수 년 동안 치료를 해야 하니 삶의 질이 낮아지고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일도 잦다.
낙상은 그 자체를 당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한편으로는 운동으로 근육을 유지하고 영양을 섭취해 몸의 회복력과 면역력을 높이면 좋다. 하지만, 노년층이 할 운동과 섭취할 영양소는 청소년과 중장년층의 그것과는 다르다. 그래서 알기도 하기도 까다롭다. 이들에게 알맞은 처방을 내리고 운동과 영양소를 제시, 건강한 삶을 살도록 돕는 것이 홍릉강소연구특구 스타트업 ‘리브라이블리’의 목표다.
지창대 리브라이블리 대표는 노년층의 낙상 사고를 막고, 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도울 기업의 창업을 오래 전부터 꿈꿨다. 계기는 그의 할머니가 낙상 사고를 당한 것이다. 노년층의 삶의 질을 많이 낮추는 낙상 사고. 그는 낙상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다가 이 위험을 줄일 묘안을 찾아낸다. ‘근감소증’, 나이가 들면서 몸의 근육이 약화되는 것을 보완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때 본능을 발휘한다. 손을 짚고 주변의 사물을 붙잡는 식으로 충격을 줄인다. 하지만, 노년층은 이렇게 행동하기 어렵다. 반응 속도가 늦고, 뭔가를 붙잡는다고 해도 손의 힘이 몸을 지탱하지 못할 정도로 약한 탓이다. 다리의 힘도 약해진 나머지 의자나 침대에서 일어날 때 넘어지는 일이 잦다. 근감소증 때문이다.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노년층의 근력을 강하게 만들면 낙상 사고와 부상을 크게 줄인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도 많다. 노년층에게 어떤 영양소를 어떻게 먹으면 좋은지, 어떤 운동을 어떤 자세로 얼마나 자주 해야 할 지 효과 좋게 알려준다. 그러면 근감소증을 완화하고 낙상 사고의 피해도 줄인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여기까지 생각한 지창대 대표는 자신의 꿈을 이루려 고려대학교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에 진학했다. 이어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메디컬 융합공학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교에서 노년층의 근감소증을 연구했다. 이를 토대로 운동 방법과 영양론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 이를 노년층에게 효과 좋게 전달할 주체도 속속 마련했다.
그가 스타트업 리브라이블리를 세우자, ‘노년층의 삶을 살맛나게’라는 그의 비전에 공감하는 인재들이 속속 합류했다. 리브라이블리의 프로그램의 양을 늘리고 질을 높일 체육학 전공자, 앱 서비스의 완성도를 책임질 개발자와 서비스 운영 매니저, 리브라이블리의 프로그램을 콘텐츠로 만들어 널리 알릴 제작자가 모였다.
리브라이블리의 서비스 ‘노리케어’는 지창대 대표의 철학, 이에 공감한 임직원들이 만들었다. 노년층이 시달리는 근골격계 질환과 각종 만성 질환을 알맞은 영양과 운동으로 치료하도록 돕는 서비스다. 내용과 방법이 천편일률인 서비스가 아니다. 노년층의 몸, 체력과 건강 상태를 꼼꼼하게 살피고 이를 토대로 개인 맞춤형으로 개량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창대 대표는 노년층의 몸, 체력과 건강 상태에 따른 약과 운동의 처방 결과를 정밀하게 분석 후 개인 맞춤형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같은 약이라도 사람에 따라서는 독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마다 다른 특성을 고려해 운동을 처방해야 한다.
리브라이블리는 그렇기에 노리케어가 ‘누구나 재미있게 즐기는, 부상의 우려 없이 받는 건강 서비스’라고 강조한다. 나아가 이들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리브라이블리 노리케어는 방문·대면 서비스가 기본이다. 리브라이블리 홈페이지에서 서비스 신청하면 가장 알맞은 전담 인력을 매칭하고, 노년층이 사는 집이나 머무는 시설에 찾아가 얼굴을 마주보며 서비스를 제공한다.
혼자든 단체든 신청 가능하다. 집이나 시설에서 나오기 어려워하는 노년층이나 혼자서 사는 노년층도 서비스를 받는다. 노인 시설을 포함한 단체가 노리케어를 신청해도 좋다. 그러면 여러 명이 함께 즐기며 재미와 효과를 얻도록 이끄는 그룹 프로그램을 제공 받는다. 방문·대면 서비스의 주기는 주 2회다.
리브라이블리는 노리케어 서비스를 제공한 다음,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나 서비스를 되뇌이고 즐기도록 전용 앱과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대면, 비대면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셈이다. 운동 방법을 설명하는 동영상, 운동의 무게 및 회수 조절과 반복 세트 관리도 돕는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운동하는 습관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지창대 대표의 이론이다.
전담 인력은 노년층의 몸 상태와 발전 관리 현황을 모니터링한다. 이 정보는 서비스 신청자와 보호자도 확인 가능하다. 좋아지는 부분, 악화되는 부분을 모두 관리한다. 모든 프로그램이 끝나면 서비스를 받기 전 측정한 신체 항목과 받은 후 측정한 신체 항목을 비교해 얼마나 나아졌는지 알려준다.
이를 위해 리브라이블리는 노년층을 찾아가서 알맞은 교육과 프로그램을 제공할 노인운동전문가를 900여 명 섭외했다. 모두 지창대 대표가 오래 전부터 친분을 쌓은, 자신의 비전과 목표를 공유한 운동지도사 혹은 필라테스 강사다. 이들은 리브라이블리의 체계적인 교육을 수료한 후, 노리케어 서비스를 전파하는 노인운동지도사가 된다.
지창대 대표는 이들 전담 인력을 육성하고 함께 성장하는 데에도 많은 힘을 쏟는다. 먼저 교육 과정에서 이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유도한다. 나아가 이 전문성을 고객인 노년층에게 알기 쉽게, 친절하게 전달하도록 이끈다. 노년층과의 소통을 거듭하고 신뢰를 쌓는 것, 이 신뢰를 토대로 노리케어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충실하게 전달하는 것. 이것이 리브라이블리의 또 하나의 역량이다.
낙상 사고를 줄여 노년층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살맛나는 삶을 살도록 돕는 리브라이블리. 속속 성과도 냈다. 이들은 여러 투자사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토대로 서비스와 앱을 만들고 꾸준히 완성도를 높였다. 그 결과 SBA 오픈 이노베이션 경진대회 우수상, 경희대학교 데모데이 대상을 각각 받았다.
홍릉강소연구특구도 이들의 비전을 응원한다. 그랜드 K 창업학교를 포함한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해 리브라이블리가 시장에 안착하도록 도왔다. 각종 세미나와 강연 기회를 줘 내부의 성장을, 투자 매칭 프로그램과 연계로 외부의 성장을 이끌었다. 그 결과 리브라이블리는 우리나라 노인 기관 11곳과 전속 계약을 맺고 노리케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2022년 3월 창업 후 비교적 빠른 시간에 자리를 잡은 리브라이블리. 이들의 앞에는 여러 도전 과제가 놓였다. 먼저 사용자 확보다. 지창대 대표는 2023년 서비스 사용자 수 5만 명을 달성하려 한다. 이를 위해 노리케어 콘텐츠의 양을 두 배 이상 늘리고, 재미와 효과를 더하면서 건강을 회복하는 경험을 전달하려고 고도화를 시도한다.
하지만, 그러려면 우리나라 노년층, 헬스케어 시장을 잘 공략해야 한다. 노년층 시장은 규모가 크지만, 정작 상품이나 서비스의 구매력은 크지 않다. 편리한, 고도의 기술이 나와도 소비로 잘 이어지지 않는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리브라이블리와 같은 초년차 스타트업이 공략하기 어렵다.
지창대 대표는 그럼에도 건강을 관리하는 기술의 필요성은 반드시 인정 받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노년층과 보호자들이 건강을 재미있게 관리하도록 돕는다는 진심. 이를 적극 알리고 성과로 증명하면 자연스레 좋은 기술과 서비스가 전파될 것으로 믿는다.
그래서 그는 도전 과제를 풀 또 하나의 방법으로 서비스 경험을 적극 전파하려 한다. 노년층이 노리케어 서비스를 체험하고 재미있게 즐기다보면 저절로 좋아진 몸 상태를 느끼도록 이끌려 한다. 그러면 자연스레 리브라이블리의 철학을 증명하고 전파할 길이 닦일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다.
지창대 대표는 “노년층이 쉽고 간편하게, 정확하게 건강을 관리하는 문화를 만들고 이끄는데 앞장서려 한다. 우리나라의, 나아가 세계 각국의 노년층에게 즐겁게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전파하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