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창구] 로플리 “막막한 미국 이민, 앱 하나로 맞춤형 서비스”
[IT동아 김영우 기자] 내수 성장의 한계로 국내 기업들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의 앱 마켓을 통한 해외 진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 구글은 국내 모바일 앱·게임 개발사의 성장과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서 지난 2019년부터 ‘창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운영사인 한국기술벤처재단이 이에 대한 운영을 맡고 있다.
창구 프로그램은 출범 이후로 올해 4회째를 맞이했다. 1~3기 창구 프로그램 참여 기업들의 연평균 매출 성장율은 85%였으며, 해외 진출은 70% 이상 늘었고, 이들은 2000억 원 이상의 추가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이번 2022년 창구 프로그램은 80개 기업을 선정했으며, 사업화 자금을 최대 3억 원까지 지원했다. 참여 기업은 평균 1억 3500만 원을 지원받았으며 성장 및 해외 진출을 위한 세미나와 컨설팅, 네트워킹 혜택도 받았다. 취재진은 2022년 창구 프로그램에 선정된 80개 기업 중 10개 기업을 만나, 선정 기업이 창구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성장한 이야기를 듣고 전하고자 한다.
미국은 ‘인종 전시장’이라고 할 정도로 정말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 이야말로 미국이 초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지금도 다양한 사람들이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 하지만 미국으로 이민을 가는 것은 물론, 정착 역시 쉽지는 않다. 취업 비자나 유학 비자, 영주권 등을 통해 합법적 신분유지를 하려면 여러가지 법률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전문가가 아니라면 복잡한 미국 이민법 규정을 속속들이 파악해 이에 대응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 외에도 은행 계좌 개설이나 신용카드 발급, 신용점수 관리 등의 금융 서비스 역시 이민자 입장에선 난관이다.
이번에 소개할 ‘로플리(Lawfully, 대표 안준욱)’는 이러한 어려움을 안고 있는 미국 이민자, 혹은 이민 예정자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는 기업이자 맞춤형 정보제공 플랫폼의 이름이기도 하다. 로플리의 안준욱 대표는 카이스트 졸업 후,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에서 데이터 분석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미국 오크 릿지 국립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는 등, 다년간의 해외 유학 및 취업 과정을 거치며 관련 비자 및 영주권 취득을 비롯한 여러 단계의 신분문제를 모두 경험해 봤다고 한다. 특히 미국에서 이민자들이 겪는 불편함에 대해서 생생하게 체험했으며,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2017년 로플리를 창업했다. 데이터 분석 전문가로서의 방법론이 이 시장에서 통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그는 밝혔다.
“데이터를 다루는 직업을 갖고 있다보니 여러 분야에 분석 방법론을 응용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자신의 신분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하면서 좀 더 편리하고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 그러다가 이민 변호사인 공동창업자와의 대화를 통해 시장의 가능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창업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안준욱 대표의 이러한 성향을 반영, 로플리는 미국 이민 및 비자 케이스 분석을 통한 맞춤형 정보제공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로플리의 주요 서비스는 철저히 데이터 기반이며, 실제 미국 이민자들의 호응도도 높다고 안준욱 대표는 강조했다.
“현재 이민자들의 비자 및 영주권, 시민권등의 처리상황 추적 및 분석결과를 앱으로 제공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고, 이민 변호사와의 법률상담 및 인터뷰 준비, 로플리 커뮤니티를 통한 정보 교류를 지원하고 있다. 이민자들에게 신분문제는 가장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유저들의 충성도가 매우 높고, 2020년에 본격 서비스를 출시한 후 이민자들 사이의 입소문으로 성장해 왔다. 현재 200여개 나라 출신 이민자들이 사용하고 있고, 2021년 기준 미국내에서 발급된 영주권 신청자수의 12%가 로플리의 제품을 이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다만, 미국 이민자나 이민 희망자를 위해 비자 발급을 돕거나 법률 문제를 지원하는 서비스는 이전부터 있었다. 이런 기존의 서비스에 비해 로플리는 분명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각 이용자의 환경 및 특성을 고려한 개인화 및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이민자 개개인의 상황에 맞춰진 정보제공을 최초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 이민 케이스에 대한 세부 정보를 알 수 있어야 하는데, 이용자들로부터 직접 케이스 정보를 받고 이를 공공 데이터와 결합하여 분석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복잡한 미국 이민법 규정에 맞는 정보 수집과 처리가 가능하려면 이민법 규정에 대한 전문성이 필수적이며, 로플리는 3년 이상 축적된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를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역량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수집한 미국 비자 및 이민 케이스의 숫자는 80만건이 넘는다.
로플리를 준비하고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다고 안준욱 대표는 밝혔다. 특히 데이터의 수집 및 가공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서비스의 신뢰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데이터와 분석역량이 부족했던 초기에 유저들이 세부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때는 공공데이터와 온라인에서 습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대한 사용 가능한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이었고, 많은 노력을 통해서 유저들로부터 신뢰를 얻어나가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회사 설립후 초기 2년간은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만 집중하였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간단하지만 신뢰도 높은 서비스부터 출시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이민자들은 영주권을 획득하기까지 신분의 특수성으로 인해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곤 한다. 로플리는 향후 신분 문제뿐 아니라 정착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안준욱 대표는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이고, 이민자들의 기여도가 세계 어떤 나라보다 높다. 예를 들어 미국 유니콘의 50%가 이민자에 의해 설립되었다는 통계도 있고, 세계 각국에서 몰려드는 이민자들을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다”며 “이들과 연관된 시장은 신분 문제 해결을 위한 법률 시장뿐 아니라 금융, 교육, 주택 등 매우 다양하지만, 로플리는 모든 이들이 공통적으로 거쳐야 하는 신분문제를 선점해서 부가 서비스로 연결하는 비전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