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전기장판과 온수매트, 그리고 카본매트의 차이점은?
[IT동아 남시현 기자] 전기장판은 전기 저항이 높은 열선을 배치하고, 여기에 전기를 흘려 넣을 때 발생하는 열로 잠자리를 덥히는 방식의 전열기구다. 전기장판은 일교차가 크고 좌식 생활이 많은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필수 가전으로 대접받고 있으며, 비교적 구조가 단순해 선택할 수 있는 제품도 많다. 다만 전기장판 위에 올라가 있을 때 발생하는 전자파나 저온 화상 등의 우려로 인해 몇 년 전부터는 열선 방식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기장판을 1세대, 온수매트를 2세대, 카본 매트를 3세대로 구분하는데 각각의 제품마다 가격이나 구성, 특징 등이 조금씩 다르다. 그렇지만 외형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제품을 선택할지 갈등할 수밖에 없다. 전기장판과 온수매트, 카본매트가 어떻게 다른지 차근차근 짚어본다.
저렴한 가격과 무난한 활용도의 전기장판
전기장판은 열선에 전기를 흘려 넣었을 때 발생하는 저항으로 열을 발생시킨다. 발열은 온도조절기로로 조절하며, 열선은 급격한 온도 변화와 합선 등을 막기 위해 실리콘이나 PVC로 감싼다. 열선에 열이 집중되는 형태라서 화상의 위험이 있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사용 방법도 간단해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있다.
전기장판 사용 시 주의할 점은 단선, 그리고 전자파다. 열선을 감싸고 있는 실리콘이나 PVC 자체는 유연한 재질이긴 하나, 오랜 기간 사용하면 자연스럽게 손상될 수 있다. 따라서 보관할 때때에도 접어서 보관하하기 보다는 말아서 세로로 보관해야 하며, 한 자리에 오랜 시간 눌리지 않도록 사용해야 한다. 바닥이 너무 푹신해도 휘어져서 사용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PVC 열선의 경우 1~2년, 실리콘 열선은 4~5년, 테프론 및 무자계 열선은 7~10년 정도가 지나면 교체하는 게 좋다.
전자파는 전기장판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전자파에 오래 노출되면 체온이 상승하고 신경이나 근육을 자극할 수 있다. 실제로 장판 위에서 살갗을 만지면 전기 느낌이 오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국립전파연구원이 발간한 가전제품 사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전기장판의 자기장은 3~5cm 두께의 담요나 이불을 깔고 사용하면 밀착 시에 비해 50% 정도 줄어든다. 다만 온도 조절기는 열선과 다르게 전자파 발생량이 더 많으므로 가능한 멀리 떨어진 곳에 두는 게 좋다. 가격은 크기에 따라 2만 원에서 최대 15만 원 사이다.
전자파 적고 따뜻함 오래가는 온수매트
온수매트는 매트 내부에 온수가 순환하며 난방하는 방식이다. 전기장판과 다르게 매트 자체에서 전자파가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또한 열선 부위만 따뜻해지는 전기장판과 다르게 내부에 온수가 고르게 순환한다. 온수매트는 기본적으로 물을 데우는 보일러와 물이 순환하는 매트로 구성되며, 온수 튜브로 연결돼있다. 가정집의 보일러가 물을 데워 바닥을 난방하는 방식과 똑같은 원리다.
동작 방식은 물이 데워졌을 때의 온도 차이를 이용해 순환하는 자연순환식과 모터펌프를 활용해 강제로 순환하는 모터순환식으로 나뉜다. 자연순환식은 모터 방식에 비해 따뜻해지는 속도도 10~20분 정도로 느리고, 소비전력도 조금 더 높다. 대신 가격이 7만 원에서 20만 원 사이로 저렴한 편이다. 모터 순환식은 따뜻해지는 속도가 10분 이내로 빠르고, 소비전력도 전기장판보다 조금 더 높은 정도다. 하지만 가격이 20~40만 원대로 비싸고 동작 소음이 있다.
온수매트는 전기장판보다 보온성이 좋고, 전체적으로 따뜻해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유지관리가 문제다. 온수매트는 한 달에 한두 번정도 물을 보충해줘야 하고, 두 세달에 한 번씩 물을 빼서 내부를 청소해줘야 한다. 특히 보관 시에도 물을 완전히 빼서 보관해야 하는 등 관리가 어렵다. 게다가 온수 펌프의 구조가 전기장판에 비해 복잡하기 때문에 고장 날 가능성도 더 높다.
단점을 뺀 전기장판, 카본매트
전기장판은 사용하기는 쉽지만 오래 사용하면 화재의 위험이 있고, 온수매트는 전자기파의 위험이 적지만 가격이 비싸고 유지 관리가 어렵다. 카본매트는 전기장판의 간편한 활용도와 온수매트의 안전함을 모두 결합한 제품이다. 구조 자체는 전기장판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발열체를 열선에서 탄소섬유 재질로 바꿨다. 탄소 섬유는 전자기파가 거의 없고, 열팽창 계수가 낮아 오래 사용하더라도 소재가 거의 변형되지 않는다. 즉, 접어서 보관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전기장판과 비교해 화재 위험도 거의 없고, 전력 소비도 전기장판보다 20~30%는 더 낮다.
카본매트는 온도 조절기에서 약간의 소음이 발생한다는 점 이외에는 단점을 찾아보기 어렵다. 별도로 유지 관리할 필요도 없고, 세탁이 가능한 제품도 있다. 대신 가격은 전기장판의 약 두 배 정도다. 카본매트는 저렴한 싱글 제품도 5~10만 원대며, 브랜드 있는 제품의 퀸, 킹 사이즈는 35~40만 원대까지 올라간다. 다만 온수매트의 가격과 유지 관리의 노력을 생각하면 훨씬 나은 선택이다.
전기장판 수명은 길어도 10년, 지났으면 바꿔야
소방청이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발생한 난방기기 화재 8천544건을 분석한 결과, 기기별 화재 건수는 전기 장판이 2천443건으로 가장 많았다. 원인은 전기장판 내부에 열선이 구부러지거나 손상되면서 과열이 되거나, 라텍스 제품 등 열이 잘 배출되지 않는 제품과 사용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전기장판 자체는 고장이 잘 나는 제품이 아니다 보니 화재 발생과 무관하게 오래 쓰는 경우가 많다. 만약 전기장판이 충분히 노후된 경우에는 화재 위험이 적은 온수매트나 카본매트로 교체하는 것을 권장한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