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성의 블록체인 바로알기] 7. '웹 3.0'은 또 무엇인가?
[IT동아]
[편집자주] 본 연재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코인, NFT 등으로 대변되는 가상자산 시장과 기반 기술에 관한 올바른 정보 전달과 긍정적인 인식 정착을 목적으로, 누구라도 쉽게 이해하도록 눈높이를 낮춰 진행됩니다. 암호화폐 등에 과도한 투자나 몰입은 금융시장과 가정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본문 내 의견과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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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3.0(Web3.0). 최근 들어 NFT와 메타버스 다음으로 많이 들어봤을 용어다. 웹 3.0은 한마디로, '지능화된 웹'을 말한다. 즉 웹(인터넷 상)에 담긴 정보를 알아서 이해하고, 사용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주는 지능적인 기술이다. 이에 관해 좀더 매끄럽게 이해하기 위해선, 이전 세대인 '웹 1.0'과 '웹 2.0'에 관해 먼저 알아야 하겠다.
웹 1.0은 1990년대 초반에 등장한 '월드 와이드 웹(WWW)'을 떠올리면 된다. 이 웹 1.0 환경은 창작자가 직접 프로그래밍하여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물론 웹사이트를 만들려면 서버 및 프로그래밍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했다. 그렇게 만든 웹사이트는 뉴스나 게시판 형태가 주를 이뤘고, 사용자들은 이 웹사이트를 통해 이전보다 쉽게 정보를 찾고 공유할 수 있었다.
웹 1.0 환경에서 자리잡은 몇몇 기업들(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유튜브 등)은 이후 웹 2.0 시대를 열었다. 웹 1.0에서는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분이 명확했다면, 웹 2.0에서는 자신이 생산한 콘텐츠와 데이터를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공유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활동이 동시에 가능했다.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 줄 수 있는 플랫폼이 생겨나자, 크리에이터(창작자)라는 새로운 직업도 등장했고, 이로써 본격적인 웹 생태계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이후 웹 3.0에서는 콘텐츠를 생산, 수정, 편집하는 웹 2.0의 기본 요소 외에, '데이터 소유'의 개념이 포함된 것이다. 웹 3.0에서는 콘텐트 생산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파생된 추가 콘텐츠나 디지털 자산을 소유할 수 있게 됐다. 웹 2.0에서는 사용자가 만든 콘텐츠와 데이터가 중앙화된 특정 플랫폼에 흡수되는 구조였다.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이 이러한 사용자의 수많은 콘텐츠와 데이터를 수집, 저장하고 이를 다방면으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맞춤형 광고가 있다.
다만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콘텐츠 생산자나 사용자는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 더구나 플랫폼 기업이 만약 해킹이라도 당하면,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플랫폼에 저장된 콘텐츠 또한 온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처럼 기업 독점적 형식의 웹 2.0에서 벗어나, 디지털 콘텐츠와 데이터 제공자에게 온전한 소유권을 블록체인을 통해 갖게 해주는 것이 웹 3.0이다.
웹 3.0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데이터를 기록하기 때문에 보안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또한, 개인이 갖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모든 행위가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때문에, 개인의 콘텐츠나 데이터가 어떻게 전달되고 그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전 웹 2.0의 플랫폼 경제에서는 중앙집중된 기업이 일방적으로 수익 구조를 가져갔다면, 웹 3.0에서는 블록체인을 통해 탈중앙화를 기본으로 개인 중심의 수익 구조를 제공할 수 있다.
이 웹 3.0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요소가 몇 가지 있다. 첫째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 즉 NFT(Non-Fungible Token)다. 앞선 연재에서 언급했듯, NFT는 블록체인 상에서 특정 자산을 나타내는,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토큰을 말한다. NFT가 등장하기 전에는, 디지털 콘텐츠는 복제/공유가 간단했고, 원작자 또는 원본에 대한 입증이 매우 어려웠다. NFT를 통해서는 디지털 콘텐츠의 원본 소유권을 명확하게 지정할 수 있고, 그 위변조 또한 불가능하다.
또한, NFT 콘텐츠의 재판매가 이뤄지면, 원작자에게 계속해서 일정부분 수익이 가는 구조도 가능하다.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P2E 게임 등에서도 게임 아이템을 NFT화해 가상자산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예측컨대, 머지 않은 미래에는 서로 다른 플랫폼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웹 3.0에서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는 커뮤니티다. 웹 3.0 실현을 위한 두 번째 요소다. 커뮤니티는 웹 2.0 환경에서도 어느 정도 힘을 발휘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이 특정 서비스나 제품, 다양한 사회 현상을 통해 여론 형성이 가능했다. 다만 이때는 커뮤니티가 핵심 요소는 아니었고, 수익을 공유할 수도 없었다. 웹 2.0에서는 콘텐츠 생산자만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반면 웹 3.0에서는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보상이 가능한 구조로 생태계를 만들어 놓는다. 그렇게 되면 콘텐츠 생산자와 참여자, 그리고 소비자 모두 활동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사용자들은 플랫폼 안에서 작은 활동을 하더라도 모든 데이터가 기록된다. 그 데이터에 대한 보상으로 수익을 얻는 것이다. 이로써 좀더 많은 사용자들이 유입되어 큰 커뮤니티가 구축되는 선순환을 이룬다. 새로운 경제구조를 만들어 지는 것이다.
웹 3.0이 완벽하게 구현되기 위해서는 선행돼야 할 것도 많다.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에 '웹 3.0은 마케팅 용어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웹 3.0을 전면에 내세워 투자에 성공한 스타트업도 많다. 우선 웹 3.0 환경은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돌아가기 때문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
여러 문제가 있지만, 필자는 '접근성'과 '편의성'을 우선으로 꼽는다. 사용자들이 웹 3.0과 NFT의 개념을 이해하더라도,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을 이용해야 한다. 이 플랫폼을 누구든 자유롭게 이용하기에는 여전히 까다로운 선행 작업이 필요하다. 가상자산 구매, 탈중앙화 지갑 사용 등이 그러하다.
게다가 플랫폼마다 이용 방법이 조금씩 다르니 어느 정도 학습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현재 가상자산이나 NFT, 메타버스 등에 관심이 많고 적극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이들만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결국 웹 3.0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사용자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덜어주는 플랫폼이 등장하고, 사용자들 또한 블록체인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가 수반돼야 한다.
지금은, 이후로 세상은 데이터 전쟁의 시대라 할 만하다. 사용자들도 데이터를 바라보는 시각이 점차 변화할 것이고, 조만간 웹 3.0의 시대적 흐름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콘텐츠와 데이터 권리에 대한 인식이 쌓이고 패러다임이 서서히 변화한다면, 지금처럼 굳이 웹 3.0이라 말하지 않더라도 그저 일상으로 받아들여질 때가 오리라 예상한다.
글 / 클레버파트너스 박진성 대표
ICO 전문 분석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거래소 엔터프라이징부터 50여 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컨설팅, 진행한 경력이 있다. 현재는 블록체인/암호화폐 전략 자문기관인 클레버파트너스를 운영 중이며, 크립토 펀드 운영 및 거래소 프로젝트 컨설팅을 총괄하고 있다.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