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의 ESG 금융] ESG와 채권 (1) 채권투자에 ESG 반영하기
E(Environment)·S(Social)·G(Governance). ESG가 화제입니다.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새로 생기는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자와 매출을 관리하기 위해 ESG 경영 전략은 꼭 세워야 합니다. 그러려면 ESG의 범위와 개념을 명확히 하고, 평가 방식과 사례도 철저히 연구해야 합니다.
새로운 분야가 자리 잡을 무렵이면 여러 이익 집단이 난립해 잘못된 정보를 진실인 것처럼 왜곡하는 일이 많이 생깁니다. ESG 분야도 그렇습니다. 아직 EGS의 영역과 관련 단어의 뜻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 생긴 폐해입니다.
필자는 지난 4년간 국내외 금융, ESG 관련 기관 여러 곳과 일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홍기훈의 ESG금융] 칼럼을 마련해 독자와 소통하려 합니다. 금융 관점에서 경영자가 알아야 할 ESG 이론을 사례 중심으로 소개하겠습니다.
[홍기훈의 ESG 금융] ESG와 채권 (1) 채권투자에 ESG 반영하기
과거 한동안 녹색채권이 인기였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녹색채권은 투자자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을 통해 발행되는 구조였습니다. 즉, 친환경적 목표를 기업이 달성해야 한다고 믿는 투자자들이 타겟이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녹색채권이 전체 회사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했습니다. 물론 국내 회사채 시장 자체도 규모가 아주 작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국제적으로 ESG 채권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펀드 또는 '어떤 방식으로든 지속가능한 목적의 금융상품을 포함하고 있는' 펀드의 숫자는 정말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이 현상이 두드러진 유럽에서는 2021년 기준, 전체 채권 뮤추얼 펀드 중 약 10%가 직접 ESG 목표를 가진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이 수치는 2년 전인 2019년까지만 해도 6%에 불과했습니다.
채권투자자들은 투자의사를 결정할 때 ESG 요인을 다양한 방식으로 반영할 수 있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예가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투자풀에서 제외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전에 말씀드렸지만, 이런 방식의 ESG 투자는 포트폴리오 수익을 비효율적으로 낮출 수 있기에 올바른 ESG 금융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또 다른 예는 ESG 목표를 가진 기업이나 ESG를 잘하고 있는 기업의 채권에 투자하는 방법입니다. 현재 가장 흔히 쓰이는 방식 중 하나인데, ESG를 잘하는 기업이 더 쉽게 자본조달을 하도록 돕는다는 측면에서 ESG 요인을 채권투자에 반영하는 한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 국내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수많은 ESG 점수들을 기반으로 하면, 실제 기업의 ESG 활동과 별 상관없는 투자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채권시장에서의 ESG 열풍을 언급할 때, 단순히 ESG 요인을 적용하는 투자자가 많아지는 것, ESG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펀드가 많아지는 현상 정도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 니다. 그러나 채권시장에서의 ESG 열풍은 단순한 측면에 국한되지는 않습니다. ESG 요인을 적용하는 방식 또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ESG와 채권' 시리즈에서는 ESG 요인을 채권투자에 적용하는 최신 트렌드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채권투자와 ESG 목표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몇 개의 칼럼에서 채권투자와 ESG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논의하면서 투자자들의 이해를 도우려고 합니다.
글 /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대 교수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학교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이자 메타버스금융랩 소장입니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습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 위험관리, ESG금융, 대체투자입니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적으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리 / IT동아 김동진(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