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에어컨, 전기요금 조금이라도 아끼며 시원하게 쓰려면?
[IT동아 김영우 기자] 7월 초에 들어서자 평균 기온이 섭씨 25~30도를 넘나든다. 본격적인 여름철의 시작이다. 그동안 묵혀 둔 에어컨을 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 것이다. 실제로 전력거래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7일 전력수요는 역대 같은 기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어컨을 ‘빵빵’ 틀 수 없는 이유는 역시 전기요금 때문이다. 에어컨은 선풍기의 수십배에 달하는 전력을 소모할 정도로 에너지 효율이 낮은 기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전기요금을 아끼며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방법은 없는 것일까?
정속형? 인버터? 에어컨 형식부터 확인
효율적인 에어컨 이용을 위해 먼저 파악해야 할 점은 자신이 보유한 에어컨의 온도 제어 방식을 확인하는 것이다. 시중에서 이용하는 에어컨은 ‘정속형’과 ‘인버터’ 방식으로 나뉜다. 정속형 에어컨은 보급형 모델이나 2000년대 초반 이전에 나온 구형 모델 중 다수를 차지한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모델은 인버터 에어컨인 경우가 많다.
자신이 보유한 에어컨이 어떤 방식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에어컨 본체에 붙은 제품 사양 라벨을 확인하는 것이다. 여기서 유심히 봐야 할 항목은 ‘정격 표시 냉방 능력(제품에 따라 ‘정격 능력’으로 표기되는 경우도 있음)’과 ‘소비 전력’이다. 만약 이 항목이 단일 수치로 표기되었다면 정속형, 에어컨, 최소~정격~최대와 같이 나뉘어 표기되었다면 인버터 에어컨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속형 에어컨이라도 2개 이상의 컴프레서(압축기)를 탑재한 제품은 냉방 능력과 소비 전력 항목 역시 여러 개로 나뉘어 표기되기도 한다.
정격 표시 냉방 능력 항목으로 에어컨 형식을 확인하기 힘들다면 ‘냉매명’ 항목을 살펴보자. 냉매는 에어컨 내부에서 순환하며 냉각작용을 일으키는 물질로, 정속형 에어컨은 대부분 R22(일명 프레온가스), 인버터 에어컨은 R410A를 냉매로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냉방 능력 수치와 냉매 종류 항목을 봐도 도저히 모르겠다면 에어컨 본체에 에너지소비효율등급 라벨이 붙어있는지를 확인하자. 정속형 에어컨이라면 대부분 5등급이며, 인버터 에어컨은 이보다 우수한 1~4등급을 획득한 경우가 많다. 이 모든 것을 확인해도 알 수 없다면 제조사에 문의를 통해 보유한 에어컨의 모델명을 대조해 직접 확인하는 방법밖에 없다.
정속형 에어컨, 초기엔 강하게 나중엔 약하게
에어컨의 형식을 확인했다면 이제 직접 에어컨을 구동해 볼 차례다. 참고로 정속형 에어컨은 실내 기온이 사용자가 설정한 온도에 도달할 때까지 높은 출력으로 계속 구동하다. 희망 온도에 도달하면 실외기가 꺼진다. 그러다 실내 온도가 다시 높아지면 다시 구동하기 시작한다. 반면, 인버터 에어컨은 처음에는 높은 출력으로 구동하다가 희망 온도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출력이 낮아지며 현재 기온을 유지하는 수준으로만 구동하기 시작한다.
다만, 전원이 완전히 꺼진 에어컨 실외기를 다시 켤 때 소비하는 초기 전력이 만만치 않은 것이 문제다. 때문에 같은 희망 온도로 설정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에어컨을 켜 두는 상황이라면 인버터 에어컨이 정속형에 비해 적은 전력을 소비한다.
따라서 정속형 에어컨을 에너지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면 처음에는 강하게 틀었다가 충분히 시원하다고 판단되면 에어컨 희망 온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이후 다시 더워지면 희망 온도를 낮춘다. 아예 에어컨 전원 자체를 직접 켯다/껐다를 반복하며 이용할 계획이라면 에어컨을 끈 후, 실내 온도가 너무 높아지기 전에 다시 켜는 것이 좋다. 다만, 에어컨을 켜고 끄는 최적의 타이밍을 사람의 느낌만으로 짐작하기는 쉽지 않다.
인버터 에어컨, 희망온도 맞춘 후 그냥 놔두기
인버터 에어컨의 경우, 좀 더 간단하다. 이용자가 원하는 희망 온도를 맞춘 상태에서 계속 전원을 켜 두면 된다. 희망 온도에 도달하면 에어컨이 자동으로 출력이 낮아지며 현재 온도를 유지할 정도의 에너지만 지속적으로 소모하게 된다. 정속형 에어컨처럼 굳이 희망 온도를 낮추거나 전원 켰다/껐다를 반복할 필요가 없으니 편리하다.
인버터 에어컨의 장점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이렇게 설명하자면 정속형 에어컨은 단점만 있고, 인버터 에어컨은 장점만 있는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제품 가격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인버터 에어컨이 유사한 최대 출력의 정속형 에어컨에 비해 20~30% 정도 더 비싸다. 고장 발생 시 수리비 역시 더 비싸다. 그리고 공간이 넓지 않고 밀폐가 잘 되는 환경이라면 정속형과 인버터 에어컨의 전기요금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제품의 규격과 상관없이 에어컨을 켤 때 선풍기를 같이 구동하면 좀더 효율적인 냉각이 가능하다는 점, 여름이 오기 전까지 묵혀 둔 에어컨을 다시 구동하고자 할 때 실내기 내부의 에어필터를 청소(제품에 따라서는 교환)하는 것이 좋다는 점도 기억해두자. 먼지나 이물질이 가득한 필터는 건강에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냉각 효율도 떨어뜨리기 마련이다.
또한, 더위가 물러나 한동안 에어컨을 이용하지 않을 시기가 오면 에어컨 리모컨은 건전지를 빼서 보관하도록 하자. 리모컨 내에 방치한 건전지는 누액이 되어 리모컨을 고장내기도 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