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릭스 “에듀테크에서 지식 정보 플랫폼, 피봇 이끈 방법은”

[IT동아 차주경 기자] 피봇(Pivot), 사업의 아이디어나 방향을 전환하는 것은 스타트업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결정이다. 피봇에 성공해 몸집을 크게 키운 스타트업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해 어려움을 겪거나 심지어 문을 닫는 스타트업도 있다. 그래서 스타트업은 피봇에 매력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워한다. 성공 전략을 알고 싶어한다.

이 때 요긴한 것은 피봇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의 생생한 경험담이다. 대표의 피봇 동기와 가설, 행동 전략과 검증 비결을 배우는 일이다. 에듀테크 스타트업에서 지식 정보 플랫폼으로의 피봇을 이끈 박태영 홀릭스(Holix) 대표가 자신의 경험과 방법을 전한다.

박태영 홀릭스 대표. 출처 = 홀릭스
박태영 홀릭스 대표. 출처 = 홀릭스

박태영 대표는 20대 초반, 대학생 시절에 온라인 에듀테크 스타트업인 ‘에듀캐스트’를 세웠다. 지식 정보를 전달하고 사용자끼리 이를 자유롭게 나누는 장을 만든다는 목표에서다. 누구나 온라인으로 접속 가능한, 언제 어디서나 일과 취미와 관심사를 배우도록 도운 에듀캐스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온라인 강의를 제공할 정도로 내실 있는 스타트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던 그는 오픈 채팅과 만났고, 이 기술이 지식을 나누고 공유하도록 돕는 새로운 유행이 될 것이라고 직감했다.

오픈 채팅은 초보에서부터 전문가까지, 다양한 사용자층이 쉽게 쓸 만큼 직관적이고 단순한 구조다. 가벼운 상식이든 무거운 전문 지식이든, 오픈 채팅 공간에서는 질의응답이 빠르게 이뤄진다. 덕분에 사용자는 궁금한 점이나 닥친 문제를 바로 해결한다. 손쉽게 즐기는 채팅으로 지식을 쌓고 나눈다는 점에서 이상적인 지식 공동체, 배움의 터전이라 할 만하다.

지식 정보 플랫폼 홀릭스 소개 화면. 출처 = 홀릭스
지식 정보 플랫폼 홀릭스 소개 화면. 출처 = 홀릭스

박태영 대표는 에듀테크 스타트업 에듀캐스트에서 지식 정보 플랫폼 홀릭스로 피봇을 결심한다. 더 넓고 다양한 부문의 지식을 아우르면서 더 많은 사용자에게 지식 정보 공유의 즐거움을 전하자고 마음을 정했다.

홀릭스는 사용자끼리 지식과 정보, 조언을 오픈 채팅으로 실시간으로 주고 받도록 돕는다. 앞서 게시판 형식, 한 사용자가 질문하면 다른 사용자가 덧글 답변으로 정보를 알려주는 방식의 지식 정보 공유 플랫폼이 있었다. 다만, 이 경우 질문자는 답변자가 누구인지, 그의 정보가 얼마나 정확한 지 알 수 없다. 비슷한 질의응답과 답변자를 모아 커뮤니티로 만드는 것도 어렵다.

홀릭스는 질의응답을 실시간 오픈 채팅으로 주고 받으므로 답변자가 누구인지, 어떤 정보를 얼마나 가졌는지 알기 쉽다. 업계에서 이름 난 전문가를 섭외하면 효과는 더 커진다. 오픈 채팅을 여러 개 모으면 그룹 채팅, 나아가 정보를 주고받는 커뮤니티로 발전한다.

지식 정보 플랫폼 홀릭스 소개 화면. 출처 = 홀릭스
지식 정보 플랫폼 홀릭스 소개 화면. 출처 = 홀릭스

박태영 대표는 처음에는 홀릭스의 법인을 별도로 세워서 에듀캐스트와 함께 운영하려 했다. 하지만, 자원과 인력을 나눠 법인을 두 개 운영하는 것보다 양사의 장점만 모은 법인 하나를 운영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판단했다. 에듀캐스트의 상표와 인지도, 강의 데이터와 트래픽 등 고유 자산을 중요하게 여기고 이를 홀릭스에 이식하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피봇을 결정한 후, 박태영 대표는 에듀캐스트의 팀과 사용자를 홀릭스로 자연스레 이끌었다. 온라인 강의 사업을 하며 얻은 영상 편집과 결제 기술, 마케팅 기법을 고스란히 홀릭스에 이식했다. 자금은 홀릭스의 비전과 전략에 공감하는 피봇 투자자를 모아 해결했다.

피봇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지만, 박태영 대표는 이내 다양한 고난과 마주쳤다. 가장 힘든 점은 ‘불확실’, 그리고 ‘두려움’이라고 그는 말했다.

홀릭스 서비스 소개. 출처 = 홀릭스
홀릭스 서비스 소개. 출처 = 홀릭스

에듀캐스트는 시장에 안착한, 비즈니스모델 검증을 마치고 서비스도 완성된 스타트업이기에 미래를 어느 정도 예측 가능했다. 성과와 성장을 측정할 기준도 세워둔 터였다. 하지만, 서비스가 채 완성되지 않은 홀릭스의 미래는 불확실 그 자체로 예측하기 어려웠다. 성과와 성장을 측정할 기준이 없으니 제대로 나아가고 성장하는지 방향을 가늠하기도 어려웠다.

스타트업의 성격 자체를 바꾸는 피봇을 결심한 후, 박태영 대표는 구성원이 자신을 믿고 따를 것인지, 새로운 기술에 잘 적응할 것인지, 나아가 피봇에 성공할 것인지 두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왜 사업을 하는지 돌아보며 대표로서의 생각과 가치관을 굳혔다. ‘모두에게 도움이 될 지식 공유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피봇’이라고 생각을 굳히자 실패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자신감이 생겼다고 그는 고백했다.

이어 그는 홀릭스의 구성원과 주주 등 이해 관계자들의 동의와 응원을 구했다. 피봇은 혼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해 관계자 모두의 힘을 모으고 서로 응원하며 강하게 추진해야 비로소 이룰 목표다. 홀릭스의 이해 관계자들의 지지는 물론, 에듀캐스트 사용자들의 열렬한 응원도 피봇을 이끈 원동력이라고 박태영 대표는 밝혔다.

홀릭스 랜선사수 프로그램. 출처 = 홀릭스
홀릭스 랜선사수 프로그램. 출처 = 홀릭스

피봇을 시도하는 스타트업이 가장 경계할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박태영 대표는 ‘피봇을 회피 수단으로 삼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피봇은 사업의 아이디어가 좀처럼 현실화되지 않을 때, 사업의 방향성이 불분명할 때 이를 회피하려 쓰는 수단이 아니다. 피봇을 회피 수단으로 여기는 스타트업은 자칫 지금까지 쌓은 성과마저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지적한다.

박태영 대표는 스타트업이 나아갈 방향과 목표 지점을 정하고, 그 곳에 다다를 전략까지 세운 다음 여기에 집중하려고 이용하는 것이 피봇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가 피봇을 결정해도 구성원이 반발하면 성과는 나지 않는다. 박태영 대표도 같은 문제로 고민했다. 그는 피봇을 결심한 이유와 홀릭스의 비전, 그 목표에 다다를 전략을 모든 구성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화를 거듭하며 소통하려 했다.

의견을 나누는 홀릭스 구성원들. 출처 = 홀릭스
의견을 나누는 홀릭스 구성원들. 출처 = 홀릭스

이 과정에서 박태영 대표는 피봇의 이유를 정하고, 거기에 다다르는 가설을 단계별로 세운 후 구성원에게 물었다. 단계별 가설을 세우고 구성원이 어디까지 동의하는지, 어디까지 생각을 바꿀 수 있는지를 파악한 것이다.

그는 우선 ‘지식 정보 공유는 좋은 일이다’라는 근원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홀릭스의 목표는 사용자의 지식 정보 공유를 돕는 것이다’라는 가설과 ‘오픈 채팅은 효과적인 지식 정보 공유 수단이다’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구성원과 이 가설을 주제로 토론하며 설득했다.

홀릭스의 비전에 공감하는 구성원은 설득하고, 그렇지 않은 구성원에게는 ‘능력 차이가 아닌, 단지 생각의 방향의 차이’라고 존중하며 이직을 적극 도왔다. 대표로서 구성원의 행복을 위한 책임을 진 것이다. 이런 자세와 전략이 모여 오늘날의 홀릭스를 만들었다.

홀릭스 앱스토어 소개 화면. 출처 = 홀릭스
홀릭스 앱스토어 소개 화면. 출처 = 홀릭스

홀릭스의 2022년 목표는 세계의 지식 정보 공유 플랫폼으로 발돋움할 기틀을 다지는 것이다. 피봇 이후 순조롭게 성장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박태영 대표는 여전히 사용자 경험의 종류를 다양하게 하고 완성도도 높일 방안이 많다고 여긴다. 최근 추가한 해시태그가 대표 사례다. 사용자는 해시태그를 써서 오픈 채팅방에서 지나간 메시지라도 주제별로 다시 모아본다.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찾고 오픈 채팅처럼 돌이켜보도록 돕는다.

박태영 대표는 “사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지식을 배우고 알리도록 홀릭스의 사용자 경험을 강화하고, 이를 토대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라며, “홀릭스를 우리나라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의 사용자들이 모여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세계의 소통과 교육의 장으로 가꾸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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