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센서·인공지능 업은 스마트폰 카메라, 디카 뛰어넘을까
[IT동아 차주경 기자] 모바일 이미지 센서와 인공지능 사진 처리 기술이 발전하면서 스마트폰 카메라의 화질이 고급 디지털 카메라의 그것을 넘어설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지 센서 제조사들도 고성능 신제품과 기술 개발 계획을 공개하며 이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한편으로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사진 화질이 디지털 카메라를 넘어서려면 이미지 센서 외에도 렌즈, 신호 처리 등 광학계 전반의 기술 수준이 좋아져야 한다며 신중론도 나온다.
이미지 센서 연구 개발 기업 소니 세미컨덕터 솔루션즈를 이끄는 시미즈 테루시 대표는 최근 연 사업 설명회에서 ‘2024년이면 스마트폰 카메라의 사진 화질이 SLR(일안 리플렉스) 카메라의 화질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근거로는 스마트폰 카메라용 고화질 이미지 센서의 대형화, 인공지능 사진 기술의 발전을 들었다.
소니는 고객사와 상담을 거쳐 2022년부터 대형·고화소 이미지 센서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하고, 이 부문의 설비 투자 금액을 7,000억 엔(약 6조 8,967억 원)에서 9,000억 엔(약 8조 8,672억 원)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이미지 센서의 크기가 커지고 화소수가 늘어날 수록 사진의 화질은 좋아진다. 이전에는 빛을 모으는 기술에 한계가 있어서 고화소가 고화질을 보증하지 못했다. 화소수를 무리하게 늘리면 화소 사이에 빛의 간섭이 일어나 화질을 오히려 떨어뜨려서다. 최근에는 빛을 모으는 기술이 좋아진 덕분에 빛의 간섭이 줄었고, 이에 화소수가 화질을 좌우하게 됐다. 화소수가 많으면 화소 여러 개를 모아 하나처럼 써서 어두운 곳에서 밝은 사진을 찍는 효과, 화질 저하 없는 줌 확대 효과도 내기 쉽다.
소니는 대형·고화소 이미지 센서와 함께 멀티·심도 카메라, 인공지능 사진 처리와 고속 연산 기술, HDR과 조명 등 사진 기술을 함께 개발한다. 심도 카메라는 사진의 배경 흐림을 더 자연스럽게 표현하도록 돕는다. 인공지능 사진 처리와 조명 기술은 사진을 더 밝게, 화사하고 선명하게 만든다. 이들 기술을 조합해서 SLR 카메라 이상의 고화질을 구현하는 것이 소니의 목표다.
삼성전자도 최근 2억 화소 이미지 센서 ‘아이소셀 HP1’의 사진 촬영 성능과 고화질을 알리는 동영상 광고를 공개했다. 아이소셀 HP1에 고화질 시네마 렌즈를 장착해 찍은 2억 화소(1만 6,384 x 1만 2,288 해상도) 고양이 사진을 28m x 22m, 농구 코트 크기로 인쇄해 건물에 전시하는 내용이다.
삼성전자 아이소셀 HP1 이미지 센서에는 ‘카멜레온 셀’ 기술이 적용된다. 사진을 찍을 때 쓸 화소의 개수를 촬영 환경에 따라 바꾸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빛이 충분한 상황에서 고화소 사진을 찍을 때는 화소 2억 개를 모두 쓴다. 빛이 적은 환경, 한밤중이나 실내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화소 8개~16개를 모아서 하나처럼 쓴다. 그러면 화소의 크기가 커지기에 더 많은 빛을 받아들여 밝고 선명한 사진을 만든다. 화소 4개를 모아서 하나처럼 쓰면 8K UHD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삼성전자 아이소셀 HP1을 장착한 ‘2억 화소 카메라 스마트폰’도 곧 판매될 것으로 예상한다. 모토롤라가 가장 유력한 후보다. 최근 중국에서 연 발표회에서 2022년 7월 2억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현재 2억 화소 이미지 센서는 삼성전자 아이소셀 HP1 뿐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삼성전자 아이소셀 이미지 센서를 적극 활용한 중국 샤오미의 대응에도 관심이 모인다.
한편으로는 대형·고화소 이미지 센서와 인공지능 사진 수정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광학 한계는 금방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사진 화질을 좋게 하려면 이미지 센서 외에도 렌즈, 이미지 처리 엔진의 성능도 높여야 한다. 이미지 센서의 크기와 화소 수는 비교적 쉽게 늘릴 수 있지만, 스마트폰의 두께와 부피 문제 때문에 렌즈의 크기와 성능은 더 좋게 만들기 어렵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위에 설명한 광고에서 2억 화소 이미지 센서의 사진을 찍을 때, 스마트폰 카메라용 렌즈가 아니라 영상 촬영용 대형 렌즈를 사용했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