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차 퇴출 임박…친환경차 시대 준비하는 소재, 부품 기업들
[IT동아 김동진 기자]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을 향한 이정표를 세우면서 내연기관 시대가 저물고 있다. 유럽연합이 2035년께 역내에서 휘발유와 디젤 등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할 계획인 가운데 중국과 일본도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탄소중립 2050 계획에 따라 내연기관차 단종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 구조에 급격한 변화가 찾아오자 소재, 부품 기업의 지형도 뒤바뀐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미래차 산업 전환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으로 전환되는 오는 2030년쯤 국내 내연기관차 부품 기업이 500개가량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황이 이렇자 부품 업계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지자체도 등장했다. 부산시는 12일, 지역 내 자동차 부품 생태계를 미래차로 전환하기 위해 사업비 12억원을 투입, 연말까지 지원 사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각 기업과 기관이 컨소시엄 형태로 기술개발을 진행해 내연기관 부품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을 미래차에 맞게 고도화하는 방식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기존 기업뿐 아니라 새로운 미래차 소재, 부품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육성책을 펼칠 것이며, 관련 일자리도 창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친환경 기술을 갖춘 기업을 인수하거나,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하는 소재, 부품 기업도 속속 등장한다.
전장사업에 공을 들이는 LG전자는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 등 글로벌 주요 제조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이들은 친환경차 부품을 생산할 북미지역 거점으로 멕시코를 선정하고, 지난달 이곳에서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착공식을 개최했다.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공장이 완공되면, 전기차 부품인 구동모터와 인터버 등을 생산해 북미와 유럽지역 자동차 제조사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 기아차의 1차 협력사인 자동차 소재, 부품 기업 오리엔트정공은 주력인 내연기관 부품사업 외에도 미래차 시장에 대응할 준비로 분주하다. 이 기업은 고강도 알루미늄 신소재를 활용한 전기차 배터리 부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해외 거점기지를 활용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도 공략할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달, 친환경 알루미늄 소재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인 금영테크를 인수하며 신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소재, 부품 기업이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도태될 정도로 모빌리티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며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한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부품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해야만 하는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컨설팅을 연이어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