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초고속 충전에 1억 800만 화소 카메라까지, 샤오미 레드미노트11 프로 5G
[IT동아 김영우 기자] 2022년 현재,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제품을 제외하면 거의 눈에 띄는 제품이 없다. 수년 전만해도 LG전자나 팬택을 비롯한 좀 더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이 팔리고 있었지만 대부분 시장에서 철수했기 때문이다.
현재 팔리는 삼성전자나 애플의 제품도 물론 쓸 만하지만, 그래도 좀 다른 선택을 하고자 하는 소비자는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 소비자에게 그래도 꾸준히 한국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샤오미(Xaiomi)는 주목할 만한 옵션이다. 특히 이번에 출시된 레드미노트(Redmi Note, 일명 홍미노트) 11 시리즈의 경우, 구성이 충실한 편이고 유사한 가격대의 다른 제품에 없는 특별한 기능도 상당수 품었다.
한국에 출시된 제품은 기본 모델인 ‘레드미노트11’, 상위 모델인 ‘레드미노트11 프로(Pro) 5G’다. 이번에 살펴본 제품은 레드미노트11 프로 5G로, 1억 800만 화소의 메인카메라, 그리고 65W 초고속 충전 기능 등을 탑재해 상품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제품 디자인 및 구성
레드미노트11 프로 5G의 본체 사이즈는 164.19x76.1x8.12mm, 무게는 202g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22 플러스’와 비슷하다. 무게가 200g을 넘는 제품이라 다소 묵직한 편이다. 본체 색상은 그래파이트 그레이, 폴라 화이트, 애틀랜틱 블루의 3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번 리뷰에 이용한 애틀랜틱 블루 모델의 경우, 후면에 고광택 물결 무늬를 넣고 유리 느낌의 투명 플라스틱으로 표면을 마감해 상당히 눈에 띈다.
화면은 6.67인치 크기의 FHD+(2400x1080)급 해상도의 OLED 패널을 적용했는데, 초당 120번 이미지가 교체되는 120Hz 주사율을 지원하는 것이 눈에 띈다. 60Hz 화면을 갖춘 일반 스마트폰 대비 확실히 부드럽게 움직이는 이미지를 볼 수 있다. 화면 사양만 따지면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수준이다.
화면 표면은 전반적으로 평면(플랫) 형태에 가깝지만 가장자리에 살짝 곡면 처리가 되어 있다. 화면 주변의 검은 베젤(테두리)의 두께는 양 측면 약 2mm, 상단 약 3mm, 하단 약 4mm 정도로 그다지 거슬리지 않는다. 화면에는 보호 필름이 붙은 상태로 출고되며, 제품 패키지 내에 투명 실리콘 케이스 1개가 기본 제공되므로 구매 후 별도의 보호 필름이나 케이스를 살 필요 없이 바로 이용하면 된다.
본체 상단에는 3.5mm 이어폰 포트가 달려 있다. 이어폰 포트는 요즘 스마트폰에서 점차 생략되는 추세라서 아쉬웠던 소비자라면 이 제품에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스테레오 규격의 스피커를 탑재하고 있는데, 스마트폰 자체 스피커 치고는 음량이 상당히 큰 편이고 음질 자체도 양호하다. 음질 향상 기술인 돌비 애트모스도 지원한다.
그리고 측면의 전원 버튼은 지문 센서를 겸하며, 얼굴인식을 통한 잠금 해제 기능도 지원한다. 그외에 IP53 규격의 방수 기능도 지원하는데, 아주 높은 등급의 방수 성능은 아니지만, 비바람에 잠시 노출되는 정도의 환경에는 대응 가능하다.
정말로 빠른 67W급 초고속 충전 기능
전원 및 배터리 시스템 면에서 장점이 많다. 내부에 5,000mAh의 대용량 배터리를 품고 있는 것 외에 고가의 스마트폰에서도 보기 드문 67W 초고속 충전 기술을 지원한다. 일부 스마트폰의 경우, 본체가 고용량 충전 기술을 지원하더라도 충전용 어댑터는 저용량을 제공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하는데, 레드미노트11 프로 5G는 동봉 어댑터 역시 67W 규격이라 추가 지출 없이 바로 초고속 충전 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
67W라면 거의 노트북용 어댑터 수준인데, 레드미노트11 프로 5G에 동봉된 어댑터는 고용량임에도 불구하고 크기가 작은 편이라 휴대도 편하다. 스마트폰 본체 쪽은 USB 타입-C 규격, 어댑터 쪽은 USB 타입-A 규격의 포트를 탑재하고 있다. 실제 충전속도도 굉장히 빨라서 배터리가 완전히 소진된 상태에서 100%를 충전하는데 겨우 40여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어지간한 스마트폰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빠른 충전 속도다. 다만, 상위 제품과의 급 차이를 두기 위해서인지 레드미노트11 프로 5G는 무선 충전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폰 하나에 번호 2개, 듀얼심 기능 이용 가능
레드미노트11 프로 5G는 SKT/KT/LGU+의 유심을 모두 지원하며, 2개 이상의 유심을 동시 탑재할 수 있는 ‘듀얼심’ 기능을 지원한다. 업무용과 개인용 전화를 따로 가지고 다니던 사람이라면 레드미노트11 프로 5G의 듀얼심 기능을 통해 단말기 한 대로 2개의 전화번호를 동시에 송수신 가능하다는 의미다.
듀얼심 기능은 그 외에도 활용 방법이 많다. 해외 여행을 갈 경우, 현지에서 이용할 선불 유심과 국내 전화 수신용 기존 유심을 동시에 꽂아 두고 쓰면 좋다. 현지 기준의 저렴한 요금으로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함과 동시에, 국내에서 걸려오는 전화와 문자도 문제없이 수신할 수 있다.
그리고 통신 요금을 아끼는 용도로도 이용 가능하다. 1번 유심 트레이에는 평상시에 이용하는 주요 이동통신용 유심(가장 저렴한 요금제로 설정)을, 2번 유심 트레이에는 저렴한 알뜰폰용 데이터 유심을 꽂은 후, 음성 및 문자 송수신은 1번 유심으로, 데이터 이용은 2번 유심으로 설정해 두는 식으로 이용하면 된다.
다만, 2번 유심 트레이는 메모리카드용 슬롯을 겸하기 때문에 여기에 메모리카드를 꽂아 내부 저장공간을 확장할 경우는 1개의 유심만 이용 가능하다. 참고하자.
AI 기술 더한 1억 800만 화소 카메라
카메라의 경우, 후면은 1억 8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 및 800만 화소의 초광각 카메라, 그리고 200만 화소의 접사 카메라로 구성되었으며, 전면 카메라는 1600만 화소다. 삼성의 HM2 센서(메인 카메라)와 더불어 인공지능(이하 AI)기반의 보정 기술이 적용되었는데, AI 기술을 활성화시킬 경우, 장면에 맞춰 적절한 촬영 모드로 자동 전환된다.
이를테면 식물 모드로 전환되면 좀더 화사한 녹색을, 자동차 모드로 전환되면 보다 강한 광택을 표현한다. 화사함을 너무 강조하다 보니 경우에 따라서는 너무 과장된 느낌을 줄 때도 있는데, 이 때는 AI 아이콘을 터치해서 끄면 된다.
멀리 있는 사물을 확대해서 찍는 줌 기능은 10배까지 지원한다. 광학 줌이 아니라 그냥 이미지를 확대하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줌이다 보니 망원 촬영 시 화질 저하는 어쩔 수 없다. 2~3배 정도 까지만 이용하는 것을 권한다.
그리고 OIS(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나 야간 촬영을 할 때는 어느 정도의 노이즈나 잔상이 발생한다. 그래도 화소 자체가 높기 때문에 전반적인 디테일 표현능력으로 위와 같은 단점을 보완하는 느낌이다. 지나치게 확대해서 보지 않는 한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다.
아쉬운 점이라면 동영상이다. 정지 영상 촬영은 최대 12000x9000에 이르는 초고해상도를 지원하는 반면, 동영상 촬영은 최대 1920x1080의 풀HD급(초당 30프레임)까지만 지원한다. 동영상의 화질 자체는 양호하지만, 1억 800만 화소의 카메라라면 좀 더 높은 해상도의 동영상 촬영도 지원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상위 제품과의 구분을 위해서 아닌가 싶다.
성능은 ‘그럭저럭’, 발열 처리 우수
레드미노트11 프로 5G의 내부 사양을 살펴보면 퀄컴의 중급형 모바일 프로세서 중에서도 최신 모델인 스냅드래곤 695를 탑재했으며, 6/8GB(모델에 따라 선택)의 시스템 메모리(LPDDR4X 규격 RAM), 그리고 128GB의 저장공간을 갖췄다. 레드미노트11 프로 5G에 적용된 저장공간은 보급형에 흔히 탑재되는 eMMC 규격에 비해 빠른 속도를 내는 UFS(2.2) 규격의 메모리를 적용했다.
6GB RAM 모델을 이용, 긱벤치5(Geekbench 5)로 CPU(중앙처리장치) 성능을 측정해 보니 단일 코어 688점, 다중 코어 2016점이 나왔다. 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기준으로는 갤럭시 S9~S10 사이 수준의 점수다. 다만 게임 성능을 가늠하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성능을 측정하는 3DMark 와일드 라이프(Wild Life) 테스트의 점수는 갤럭시 S8 수준인 1208점/평균 7.20 프레임이었다.
성능 점수 자체는 무난한 수준이지만, 이보다는 발열 대책이 잘 되어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고품질 그래픽을 20여회 연속 구동해 발열을 유도한 후, 성능 저하(스로틀링) 여부를 측정하는 3DMark 와일드 라이프 스트레스 테스트(Wild Life Strees Test)를 구동해 보니 99.6%의 안정적인 성능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의 모바일 게임을 30여분 정도 플레이 해보니 카메라 주변 부위에서 약간의 온기가 느껴지긴 했지만 디지털 온도계 기준으로 섭씨 32~33도 정도를 유지했다.
브랜드보다 실속과 가성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샤오미 레드미노트11 프로 5G는 개성 있는 디자인과 더불어 1억 800만 화소의 카메라, 67W급 초고속 충전, 120Hz 화면을 비롯해 보급형 스마트폰에는 없는 특별한 기능을 적잖게 갖춘 제품이다. 게다가 장시간 게임을 하더라도 성능 저하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안정성까지 갖추고 있다.
물론 프로세서의 성능이 프리미엄급에 비할 바는 아니고, 무선충전이나 OIS, 4K급 동영상 촬영 같은 일부 고급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등, 중급형 제품으로서의 한계도 분명하다. 하지만 6/8GB RAM 모델의 국내 출고가가 각각 39만9300원과 42만9000원인데, 제품 전반의 구성과 만듦새를 고려해 보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이다. 브랜드보다 실속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관심을 가질 만도 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