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똑같이 생긴 썬더볼트 4와 USB 4, 어떤 점이 다른가
[IT동아 남시현 기자] 2019년 9월, USB 기술을 관장하는 USB-IF가 기존의 USB 2.0과 3.2를 보완하는 새로운 규격인 USB 4를 정식 출시했다. USB 4는 2019년, 인텔이 USB 프로모터 그룹에 썬더볼트 프로토콜 규격을 무상으로 제공한 것을 바탕으로 만든 규격으로, 기존 USB의 확장성과 썬더볼트 기술 일부를 포함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덕분에 USB 4는 USB 3.2의 10Gbps를 넘는 20~40Gbps 전송 속도를 제공하며, USB-PD(전력 전송) 기을 지원하는 버전은 60W 혹은 250W의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도 HD급 모니터 1대를 활용할 수 있고, 기존 장치도 어댑터를 통해 그대로 쓸 수 있다.
한편, 인텔 역시 차세대 고성능 전송 규격인 썬더볼트 4 규격을 발표했다. 썬더볼트 4는 기존 썬더볼트 3의 상위 호환 버전으로, 전송 속도는 40Gbps 그대로 유지하지만 최대 2m 케이블 길이와 두 대의 4K 디스플레이 지원, 기타 보안 기능 강화 등 활용도를 높인 게 특징이다. 문제는 썬더볼트 4와 USB 4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규격인데, 시장에서는 이 두 개를 혼재해서 표기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애플 맥북이나 LG전자 그램 등 노트북이 외장 인터페이스를 ‘썬더볼트 4/USB4’로 표기한다. 두 규격 간의 차이와 구분 방법 등을 짚어본다.
형태는 USB-C로 같다, 그런데 성능이 다르다
USB 4는 기존 USB 3.2 및 2.0 사양을 기반으로 업그레이드 한 버전이다. 전송 속도는 기본 20Gbps를 제공하고, 고사양 버전이 40Gbps를 충족한다. 가장 기본적으로 쓰이는 USB 2.0의 전송 속도가 480Mbps, 단자가 파란색인 USB 3.2 1세대가 5Gbps인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 4~8배 이상 빠른 전송 속도를 제공한다. 전송 속도가 빠르면 외장 하드의 데이터를 옮길 때 걸리는 시간이 줄어든다.
또한, 오디오 신호와 데이터 전송 등으로 제한되었던 USB 기능에 디스플레이포트 연결과 PCIe 연결이 추가됐다. 기존의 USB가 스피커나 프린터, 외장 하드 등을 연결하는 정도만 지원한 데 반해, USB 4는 디스플레이 연결과 외장 그래픽이나 화상 녹화 카드 등 PCI 확장 기능도 쓸 수 있다. 물론 USB 3 버전도 디스플레이 연결을 지원하는 DP-ALT 기능이 포함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DP-ALT는 사양에 따라 지원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는데 반해, USB 4는 DP-ALT 유무를 고려하지 않고도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다.
USB 연결로 노트북 등을 충전하는 USB-PD 기능도 기본 지원한다. USB-PD 기능을 지원하면 USB C 케이블과 USB-PD 충전기로 노트북을 충전할 수 있다. 모니터 등이 USB-PD와 USB 기반의 디스플레이 출력을 지원할 경우, 모니터에 케이블 하나만 연결해도 충전과 모니터 화면을 동시에 쓸 수 있다. 출시 당시에는 100W 전력 전송을 지원했는데, 올해 3월부터 100W 지원은 사라지며 60W 및 240W로 각각 나뉜다.
썬더볼트는 USB 4의 기능을 모두 포함하며, 더 강력한 호환성과 대역폭을 갖춘 고성능 버전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40Gbps며, 양방향 데이터 전송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하나의 썬더볼트 단자에 5개의 썬더볼트 장치를 연결할 수 있다. 지원 장치도 최대 100W USB-PD 기능을 지원함과 동시에 두 대의 4K 디스플레이 및 8K 디스플레이, 10Gbps 인터넷 등을 연결할 수 있다. 특히, PCIe 지원 대역폭이 USB 4의 10Gbps보다 높은 32Gbps라서 PCIe 기반 장치의 성능이 훨씬 높다.
썬더볼트4/USB4, 특별한 경우에만 구분할 것
문제는 구분 방법이다. 썬더볼트는 이전 세대인 썬더볼트 3부터 USB-C형(타원형) 단자를 활용해왔고, 썬더볼트 4 역시 동일한 단자를 활용한다. USB의 경우, USB 3.0부터 직사각형인 A형 단자와 타원형인 C형 단자를 혼재해서 활용해오고 있다. 완전히 타원형 단독으로 구성된 것은 USB 4가 처음이다. 썬더볼트 3와 4, USB4, USB 3.2 C단자가 모두 동일한 형태므로 외관으로는 구분할 수 없고, 단자 옆에 로고로만 알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이는 인터페이스를 통합하기 위한 노력이다. 20년 이상 USB가 출시되다 보니 관련 규격이나 형태가 파편화됐고,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 그래서 모든 단자와 기능을 C 형태로 통합하려는 중에 있다.
썬더볼트 4 노트북에 USB 4가 함께 표기되는 이유도 소비자 혼선을 막기 위해서다. 썬더볼트 4를 지원하는 제품이라면 USB4를 하위로 호환하기 때문에 지원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USB C형이라는 표기만 있다면 제대로 찾아봐야 한다. 썬더볼트4/USB 4로 기재된 경우라면 40Gbps 규격이지만, USB-C나 USB 3.1 등으로 기재돼있다면 속도가 느리고 전력 전송이나 디스플레이 연결 등을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USB 4 라고 표기돼있어도 속도가 20Gbps인 단자일 가능성도 있는 점도 확인이 필요하다.
따라서 빠른 전송 속도가 필요하거나, 4K 모니터를 USB C 규격으로 연결할 경우, 외장 그래픽 카드나 녹화 카드 등을 연결하는 조건, 그리고 썬더볼트 4 인증을 받은 제품과 연결할 경우라면 썬더볼트4/USB 4로 기재된 노트북을 선택하자. 참고로 인텔의 고성능 노트북 인증 플랫폼인 인텔 이보(Evo) 노트북은 썬더볼트 4를 기본으로 탑재한다.
아울러 전력 전송 기능과 관련해서도 변화가 있다. 현재 썬더볼트 4/USB의 전력 전송 기능은 최대 100W다. 하지만 3월 19일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앞으로는 60W 및 240W로 나뉜다. 그간 사무용 노트북까지는 기존 USB-PD 규격으로 충전할 수 있었만, 워크스테이션 및 게이밍 노트북은 USB-PD로 충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변경을 계기로 고성능 노트북의 충전 단자도 차츰 USB C형 단자로 교체된다. 추후에 USB-C 단자로 충전 어댑터를 연결하는 노트북을 구매하게 될 경우, 연결에 사용하는 케이블이 60W인지 240W인지 확인하고 구매해야 화재나 기기 고장 등을 예방할 수 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