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4? DDR5? 새 PC 구매자의 메모리 선택은?
[IT동아 김영우 기자] 작년 하반기에 출시된 인텔의 12세대 코어는 PC용 프로세서뿐 아니라 시스템 메모리(RAM) 시장에도 큰 변화를 일으켰다. 6년 이상 PC용 메모리 시장의 주류를 이루던 DDR4의 뒤를 잇는 DDR5 메모리를 지원하는 첫 PC용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DDR4 메모리는 최대 3200MT/s의 성능을 제공하는 반면, DDR5 메모리는 4800MT/s 이상의 성능을 제공한다. 향후 DDR5 메모리가 대중화되면 한층 고성능의 제품도 등장할 것이다. 시스템 메모리의 성능은 PC 시스템 전반의 처리능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 12세대 코어 시스템용 메인보드(주기판)는 DDR4용과 DDR5용이 함께 팔리고 있는데, 미래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DDR5용을 구매하는 것이 낫다. 성능면에서 더 우위에 있는 것 외에, 향후 업그레이드 면에서도 유리하다. 이후 등장할 차세대 프로세서와 메인보드는 DDR4 메모리를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비용이다. 2022년 3월 현재, DDR5 메모리는 같은 용량의 DDR4 메모리에 비해 2~3배 이상 비싸기 때문이다. 데스크톱 PC용 16GB 제품의 경우, DDR4 메모리는 개당 7~8만원 사이에 살 수 있지만, DDR5 메모리는 17~20만원은 줘야 살 수 있다. 메모리는 속도뿐만 아니라 용량도 중요하기 때문에 구매자 입장에선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DDR5 메모리의 가격이 비싼 이유는 최근 세계적으로 반도체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데다, 고성능 PC 시스템의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DDR5 메모리를 지원하는 PC 플랫폼이 이제 막 출시된 12세대 코어 시스템 뿐이라 아직 규모의 경제를 형성할 만큼 시장이 크지 않은 이유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 12세대 코어 기반의 새 PC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소비자라면 DDR5용 시스템을 선택하겠지만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그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성능과 가격, 그리고 향후 업그레이드 잠재성까지 절충하고자 하는 소비자라면 DDR5 기반의 시스템을 구매하되, 지나치게 많은 양의 메모리를 탑재하지 않고 16GB 정도만 탑재해서 한동안 이용하다가, 향후 DDR5 메모리의 가격이 안정세로 접어들면 용량을 추가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만 하다. 현재 DDR5 메모리의 가격은 상당부분 거품이 낀 상태라, 고용량을 탑재하려면 시스템 전체의 가격이 너무 높아진다.
PC 교체나 업그레이드 주기를 5~6년 이상 길게 가져가는 소비자라면 차라리 DDR4 기반 시스템을 선택해 저렴하게 고용량을 구현하는 것도 생각해 볼만 하다. 이는 특히 게이밍 PC나 콘텐츠 제작용 PC보다는 사무용이나 일상용 PC를 구성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유용한 옵션이다.
그 외에 흥미로운 소식이라면 에이수스(ASUS)에서 DDR5용 메인보드에 DDR4 메모리를 꽂을 수 있도록 해주는 어댑터 형태의 주변기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시제품만 나온 상태이고 언제 출시할 것인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실제 출시된다면 DDR5 메모리의 높은 가격 때문에 새 PC의 구매를 주저하고 있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