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2] '모바일 넘어 모빌리티로' 자동차에 방점 찍은 퀄컴
[IT동아 권택경 기자] 퀄컴이 4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 2022 개막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퀄컴 크리스티아누 아몬 CEO가 연사로 나와 ARM 기반 PC 생태계 확장과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증강현실(AR) 안경 개발 협력, 차량용 통합 디지털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소개와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확대 소식을 전했다. 특히 40여분 간 진행된 발표 중 절반을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관련 내용에 할애할 정도로 자동차 사업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었다.
먼저 크리스티아누 아몬 CEO는 PC 제조사들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ARM 기반 PC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는 점을 조명했다. 퀄컴은 이전부터 '올웨이즈 커넥트 PC(이하 ACPC)'를 차세대 컴퓨터로 내세우며 ACPC 생태계 확장에 힘써왔다. ACPC는 5G나 와이파이 등 네트워크에 언제 어디서나 연결할 수 있는 ARM 기반 저전력·경량 모바일 컴퓨터(노트북)을 말한다.
퀄컴은 지난해 하와이에서 열린 연례 기술 행사인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에서 ACPC를 위한 차세대 컴퓨트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8cx’ 3세대와 ‘스냅드래곤 7c+’ 3세대를 발표한 바 있다. 이날 CES 연설에서 아몬 CEO는 퀄컴이 마이크로소프트, 에이서, 에이수스, HP, 레노보 등 PC 제조사들이 스냅드래곤 컴퓨트 플랫폼을 활용한 ARM 기반 PC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200여 개가 넘는 기업이 스냅드래곤 기반 PC를 테스트 중이거나 현장에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퀄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AR 분야 협력 확대도 발표했다. 아몬 CEO는 이날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차세대 AR 안경에 탑재될 특화 칩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AR 안경은 전력 효율이 높고 매우 가벼울 것이며, 마이크로소프트 메시나 스냅드래곤 스페이스와 같은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기기에 통합될 예정이다.
퀄컴은 이날 발표 시간 중 상당수를 퀄컴의 자동차용 플랫폼 사업 조명에 할애했다. 퀄컴은 앞서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에서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차량용 통합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는 자율주행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라이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스냅드래곤 콕핏 플랫폼’, 5G, 와이파이, C-V2X(차량 대 사물) 등 연결성을 제공하는 ‘스냅드래곤 오토 커넥티비티 플랫폼’, 클라우드 기반으로 차량 소프트웨어 등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스냅드래곤 카 투 클라우드’ 등을 포함한다.
퀄컴은 지난해 GM 산하 캐딜락의 프리미엄 전기차 리릭에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가 적용된다고 밝힌 데 이어, 올해에도 다양한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발표했다. 먼저 볼보의 전기차 라인업인 폴스타3 SUV에 스냅드래곤 콕핏 플랫폼이 도입된다고 밝혔다. 혼다도 스냅드래곤 콕핏 플랫폼을 채용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강화한다. 퀄컴의 플랫폼이 적용된 혼다의 차량은 미국 시장에는 올해 하반기, 전 세계 시장에는 2023년까지 출시될 예정이다.
일본 자동차 부품 업체인 알프스 알파인과 협력 사례도 소개했다. 알프스 알파인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콕핏 플랫폼을 활용해 차량 내 탑승공간을 진화시킬 계획이다. 천장 디스플레이, 사각지대를 줄이는 E미러(E-Mirror), 도어 트림에 탑재되는 차세대 입출력 장치, 탑승자 개개인에게 다른 소리를 들려주는 ‘개인별 사운드 존’ 등의 기능이 포함된다.
스냅드래곤 라이드 플랫폼에 추가될 ‘스냅드래곤 라이드 비전 시스템’ 개발 소식도 발표했다. 자율주행을 위한 시각 인식 시스템인 라이드 비전 시스템은 퀄컴이 지난해 인수한 스웨덴 자동차 부품 업체 '비오니어'의 자율주행 사업부인 ‘어라이버’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스택과 이를 위한 4nm 공정의 SoC(System n Chip, 다양한 기능을 품은 단일 반도체)를 통해 구현된다. 자율주행을 위해 차량을 둘러싼 카메라를 통해 입력되는 영상 정보를 처리할 때 활용된다. 단순 주행 보조부터 좀 더 고도화된 자율주행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 퀄컴은 라이드 비전 시스템을 적용한 차량 개발이 오는 2024년 안에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르노와 퀄컴의 협력 확대 소식을 전해졌다. 르노는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를 활용한 신차를 출시하며 자동차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길 계획이다. 아몬 CEO는 르노 외에도 완성차 업계의 모든 선두 업체들이 퀄컴과 협업 중이라며 150조 달러(약 18조 원) 규모의 수주잔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