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트테크가 뭐에요? 많이 묻는 질문과 답변
미술(아트)와 재테크(투자)를 합친 ‘아트테크’가 인기를 모은다. 미술 작품의 가격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 심지어 수십억 원에 달한다. 따라서 미술품 투자라고 하면 지금껏 부유층이나 기업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다. 이 인식을 아트테크 기업이 바꾸고 있다. 소비자 여러 명과 아트테크 기업이 돈을 모아 비싼 미술 작품을 사고, 소유권을 나눠 가지는 형식이다. 그러면 일반 소비자는 수만 원에서 수십만 원,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미술품(소유권)을 살 수 있다.
아트테크 기업들은 블루칩(잘 알려진 작가의 유명한 작품) 미술품을 사고 수 개월 이후 경매로 파는 방식으로 수십%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좋은 성과를 냈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여전히 아트테크 기업에 투자하기를 꺼린다. 원금은 보장되는지, 미술품은 어떻게 고르고 가격은 어떻게 산정하는지, 어느 정도나 오래 투자하고 어떻게 추가 수익을 올리는지를 잘 알지 못하는 까닭이다.
이에 아트 펀드 운용·자문 스타트업 아트파이낸스그룹과 함께 ‘아트테크 투자 시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점 7개’를 뽑아 답변한다.
1. 아트테크, 어디서 어떻게 참가 가능한가요?
일반 소비자가 비싼 미술품을 사는 방법으로 ‘미술품 분할 소유권’이 각광 받습니다. 아트테크 회사가 비싼 미술품을 사서 지분을 나누면, 일반 소비자가 이 지분을 사는 방식입니다. 현재 활발히 운영 중인 아트테크 기업으로는 아트앤가이드, 아트투게더, 테사 등이 있습니다.
아트테크 기업의 홈페이지 또는 앱에 회원 가입 후 본인 확인이나 계좌 연동 등 절차를 밟으면 바로 미술품 분할 소유권을 살 수 있습니다. 이들은 홈페이지 또는 앱에 공동 구매 중인 미술 작품과 매각 중인 작품, 작품 분석과 소유권 마켓 등 여러 정보를 보여줍니다. 이 가운데 마음에 드는 미술 작품을 골라 소유권을 사면 됩니다.
미술품 소유권은 한 개만 사도 됩니다. 단, 미술품 소유권을 살 때 필요한 최소 가격은 아트테크 기업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기업 별로 최소 금액은 다르지만 테사가 1,000원으로 가장 낮습니다.
2. 아트테크 기업은 수익을 어떻게 내는지요?
아트테크 기업의 주 수익원은 미술 작품의 판매 대금과 수수료입니다. 판매 대금은 소유권을 가진 소비자에게 공평하게 돌아가므로, 주목할 것은 판매 수수료입니다. 아트투게더는 7.5%의 플랫폼 수수료를 부과하고, 테사는 40%이상 수익이 난 작품에 대해 수익의 10%를 수수료로 부과한다고 공시합니다.
작품 판매 외에도 아트테크 기업은 미술품 관련 상품 판매, 미술품 전시 혹은 대여 사업을 해 수익을 냅니다. 미술품 전시 혹은 대여 사업을 할 경우, 여기에서 난 수익을 소유권 보유자에게 배분하기도 합니다.
3. 미술 작품의 가치, 성장(수익) 가능성은 어떻게 판별하면 될까요?
미술품 공동 구매라고 해서 개인의 미술품 투자와 다를 건 없습니다. 미술 작품의 수익 가능성은 작품이 가지고 있는 내재적 가치, 즉 미학적 · 미술사학적 가치와 작가의 명성 또는 인기, 시장에서의 트렌드 등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술에 관심이 없는 대중들도 알고 있는 작가의 작품, 유찰율이 낮은 작품, 작가의 사망 후 시장에 나온 작품은 높은 가격에 거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미술 작품의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나요? 있다면 어떤 경우에 떨어지나요?
미술 작품의 가격이 늘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시장의 선호도나 유행이 바뀔 때, 작가가 자신의 작품 가치를 떨어뜨릴 만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때, 작품이 위작(가짜)으로 판명됐을 때 작품 가격이 대개 떨어집니다.
이러한 큰 사건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는 시장의 유행이 작품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를 예로 들어볼까요?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등 이른바 ‘단색화 작품’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많은 인기를 끕니다. 단색화 작품이 우리나라 미술품 시장의 유행인 셈이지요. 시장의 유행을 알고 싶다면, 매월 진행되는 미술품 경매를 유심히 들여다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5. 미술 작품의 진위 여부, 소유권은 어떻게 보장받나요?
기본은 국가가 공식 인정하는 국가전문자격사인 ‘감정평가사’가 부동산과 동산, 유·무형자산 등의 경제적 가치를 판정합니다. 미술품은 법적으로 동산으로 분류합니다. 따라서 감정평가사가 가치를 감정할 수 있으나, 보통 10년 이상 미술계에서 활동한 미술품 감정 인력이 미술품의 진위여부 혹은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술품 감정을 전문으로 하는 곳은 한국화랑협회 미술품감정위원회,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관에 의뢰해 작품의 진위여부(authentication) 또는 가치평가(appraisal)를 받을 수 있습니다.
소유권의 경우, 다음 법률 조항을 참고하면 됩니다.
“동산물권(動産物權)의 공시방법은 사실적 지배, 즉 점유(占有)이다. 거래에 의하여 동산소유권을 얻은 자가 그 권리를 제3자에게 주장하기 위하여는 점유의 이전을 받아야 하며, 매도인에게 처분권이 없어도 동산을 선의(善意)로 매수하여 이전을 받으면 매수인은 그 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다.”
동산의 소유권은 법적으로 ‘점유자’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미술품의 법적 소유자는 ‘미술품을 점유하는 주체’입니다.
6. 옛날 작가와 현대 작가, 한국 작가와 외국 작가의 작품이 수익률 차이가 있을까요?
옛날 작가와 현대 작가, 그리고 한국 작가와 외국 작가의 ‘작품 가격 편차’는 있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인지도 및 경매 기록이 다르니 옛날 작가보다는 현대 작가가, 한국 작가보다는 외국 작가의 작품 가격이 더 높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격의 변화를 나타내는 수익률 자체는 패턴화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 신진 작가의 작품도 때로 높은 수익률을 내기도 합니다. 해외의 유명 작가의 작품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률을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전에 100만 원에 판매됐던 작품이 이번에 150만 원에 판매됐다면 무려 50%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지요. 반면, 본래의 작품 가격이 1억 원이라면 1억 1,000만원에 판매한다고 해도 10%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입니다. 따라서 투자 수익을 내기 위해 현대 작가 혹은 외국 작가의 작품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7. 그 밖에 아트테크 입문 시 주의할 점은 뭐가 있을까요?
첫째. 미술품을 공동구매할 때 아트테크 기업이 발급하는 ‘권리증서’가 구매자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것인지 법적 지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미술품은 동산입니다. 동산은 ‘점유’하는 주체에게 소유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미술품 투자로 성과를 거두려면, 아트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작품 정보와 작가 분석에만 의존하지 말아야 합니다. 작품 구매와 판매 가격은 물론 판매 시점은 적절한지, 작품 자체의 가치는 어느 정도나 되고 얼마나 성장 가능한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아트테크 기업은 미술품을 팔 때 소유권을 가진 소비자 모두에게 투표로 의견을 묻습니다. 소유권을 가졌다면, 적극 목소리를 내고 의견을 나누는 집단 지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셋째. 아트테크 기업이 작품 판매 가격을 공지할 때, 경매 수수료를 비롯한 판매 수수료를 잘 반영했는지도 살펴보세요. 아쉽게도 우리나라 아트테크 기업은 판매 수수료를 알리는 데 아직은 다소 소홀한 모습입니다.
글 / 아트파이낸스그룹 류지예 팀장
※ 아트파이낸스그룹은 뉴노멀 시대를 맞아 금융의 영역을 예술 산업으로 넓혀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위험 대비 수익을 제공할 투자처를 발굴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홍익대학교 동아시아예술문화연구소와 예술금융 교육, 다양한 세미나도 엽니다. 주 업무는 예술품 거래 데이터 분석, 예술 부문 비즈니스 컨설팅 및 연구이며 아트 펀드도 준비 중입니다.
정리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