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파코웨어 (4) 메타버스 ‘컬러링 월드’ 누구나 즐기는 온라인 놀이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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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차주경 기자] 파코웨어의 증강현실 퍼즐 교보재 ‘애니블록’은 사각형 여러 개를 모아 만든 블록을 도형이나 캐릭터 그림 안에 꽉 차도록 배치하는 방법으로 즐긴다. 어린이들이 폭력적인, 선정적인 게임 대신 재미있고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애니블록을 앞세워 파코웨어는 연간 10억 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완구와 교보재, 영유아 콘텐츠 업계가 주목할 만한 성과다.

이인규 대표는 메타버스 서비스 ‘컬러링 월드’를 개발해 제조·완구 스타트업이던 파코웨어를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으로 바꾸려 한다. 컬러링 월드는 어린이들이 색을 칠하면서 놀 때 쓰는 그림책을 가상 공간으로 옮긴 것이다. 어린이들이 스마트 기기 속 컬러링 월드에 마련된 캐릭터에 색깔을 칠하면, 캐릭터가 애니메이션처럼 살아 움직인다.

스케일업에 참여한 이인규 대표(왼쪽 첫 번째)
스케일업에 참여한 이인규 대표(왼쪽 첫 번째)

캐릭터의 움직임을 코딩으로 짜서 지정하거나, 배경 혹은 캐릭터의 소품을 어린이들이 새로 그려 넣는 것도 된다. 가상 공간에 캐릭터와 소품을 배치하고 다른 이용자와 공유하거나, 다른 이용자가 만든 캐릭터 혹은 소품을 사서 자신의 공간에 배치하는 기능도 갖췄다. 그림과 색칠, 코딩 등 교육 요소에 SNS의 재미, 커뮤니티 요소까지 갖춘 셈이다.

스케일업 팀은 파코웨어가 메타버스 시장에 컬러링 월드를 선보이기 전, 콘텐츠 확보 전략을 세우고 비즈니스모델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래야 경쟁이 심한, 그러면서도 정작 제대로 된 서비스는 드문 메타버스 업계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제조 스타트업에서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으로 새로 태어날 파코웨어가 세운 투자 유치 전략도 점검했다.

"스케일업 덕분에 사업 현황 돌아보고, 비즈니스모델을 명확히 정했습니다"

스케일업의 성과를 물으려 대구에 있는 파코웨어 본사를 찾았다. 이인규 대표와 임직원들은 일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파코웨어는 상품 개발과 실험, 배송과 재고 관리를 원활히 하려고 곧 사무실을 옮긴다고 한다.

파코웨어의 첫 제품 애니블록. 출처 = 파코웨어
파코웨어의 첫 제품 애니블록. 출처 = 파코웨어

이인규 대표는 스케일업 가운데 비즈니스모델 분석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도움도 많이 됐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이 메타버스가 유망하다고, 기회가 많다고만 이야기한다. 스케일업 팀은 파코웨어가 메타버스 ‘컬러링 월드’를 만들기에 앞서, 무엇을 하고 싶은 지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래야 스타트업이 메타버스 업계의 막강한 경쟁자들과 겨룰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인규 대표 : “파코웨어를 신랄하게 비판한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사실 처음에는 뼈아프게 느꼈습니다. 그러다 파코웨어의 단점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사실 전에는 이렇게 매서운 비판을 받아본 적이 없었어요. 비즈니스모델 분석 뿐만 아니라 투자 유치를 도울 전문가 매칭과 조언, 인터뷰 등 다방면의 경영 지원을 받은 점이 좋았습니다. 덕분에 기존에 파코웨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 놓쳤던 것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그는 스케일업 팀과 대상 스타트업이 만나 창업 동기와 역사, 서비스나 상품의 개발 동기 등을 공유하는 ‘사전 미팅’을 마련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의 전후좌우를 더 면밀히 주고 받고, 핵심 부분을 이해하고 공유하면 더 적확한 진단과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컬러링 월드 소개. 출처 = 파코웨어
컬러링 월드 소개. 출처 = 파코웨어

이인규 대표는 스케일업 과정이 너무 짧았던 점은 아쉽지만, 덕분에 비즈니스모델을 명확히 하고 사업 전략을 촘촘하게 세웠다고 말한다.

이인규 대표 : “스케일업 덕분에 파코웨어와 컬러링 월드의 비즈니스모델을 한층 명확히 만들 수 있었어요. 컬러링 월드의 디지털 콘텐츠 강화 방안을 생각했는데, 이에 대한 확신과 함께 실천할 때 필요한 용기와 지식까지 얻는 계기가 됐어요. 이 용기와 지식으로 컬러링 월드를 준비하면서 디지털 애니블록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애니블록의 잠재 소비자와 지금의 두 배 이상의 매출을 함께 확보할 예정입니다.”

2022년 문 열 컬러링 월드, 콘텐츠 확보와 완성도 향상에 집중

스케일업을 받은 파코웨어는 컬러링 월드의 개성과 장점을 명확히 정리하고 소비자에게 적극 알릴 예정이다. 컬러링 월드 서비스를 시작한 후 콘텐츠와 기능을 언제 어떻게 추가할 것인지 단계별 계획도 세웠다.

컬러링 월드 소개. 출처 = 파코웨어
컬러링 월드 소개. 출처 = 파코웨어

이인규 대표 : “컬러링 월드 1단계는 2022년 2월~3월 사이 출시할 예정입니다. 콘텐츠에 색을 칠하는 컬러링과 살아 움직이게 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모으는 수집과 SNS 공유 등 기본 기능은 이미 개발을 마쳤어요. 서비스 초기에는 소비자를 모으고 컬러링 월드를 즐길 동기를 부여하는데 힘쓸 예정입니다.

컬러링 월드 2단계도 2022년 안에 제공할 예정이에요. 친구 방문 기능을 강화해 메타버스 서비스로서의 성격을 짙게 만들 것입니다. 애니블록 소비자들이 기존에 만든 2D 그림을 컬러링 월드로 옮기는 기능도 이 단계에서 제공합니다. 즉, 애니블록 소비자들이 이전에 만든 증강현실 콘텐츠를 메타버스 컬러링 월드에서 즐기도록 돕는 거에요. 애니블록 소비자와 컬러링 월드 소비자 모두에게 새로운, 자신만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셈입니다.

파코웨어는 애니블록 소비자를 컬러링 월드로 이끌 예정이다. 출처 = 파코웨어
파코웨어는 애니블록 소비자를 컬러링 월드로 이끌 예정이다. 출처 = 파코웨어

물론, 애니블록의 성공 요인 중 하나인 캐릭터 라이센싱도 강화 예정입니다. 옥토넛과 뽀로로 등 기존 애니블록의 제휴 캐릭터 콘텐츠를 컬러링 월드에서도 즐기도록 할 것입니다. 제휴 캐릭터와 소비자가 컬러링으로 만든 캐릭터가 한 곳에 모여 놀도록 할 거에요. 다만, 기업과의 제휴 여부에 따라 이 기능의 도입 시기는 다소 늦어질 수 있습니다. 기술은 100% 개발 완료했으니, 제휴가 이뤄지면 바로 추가할 것입니다.

새로운 캐릭터와의 제휴도 고려 중입니다. 애니블록을 보고 캐릭터 기업 여러 곳이 제휴 문의를 했어요. 개발과 최소 생산 수량 등 협의할 내용이 많으니 차근차근 늘릴 예정입니다. 한 번에 캐릭터를 많이 늘리기보다는, 컬러링 월드 출시 후 소비자의 반응과 구매 패턴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기술 완성도도 높이면서 신중하게 대응할 예정이에요.

컬러링 월드 3단계에서는 메타버스 요소를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캐릭터를 배치하는 공간에 여러 효과를 넣는 기능, 코딩으로 캐릭터의 새로운 움직임을 부여하는 기능을 추가하려 합니다. 다른 소비자와 미니 게임을 즐길 수도 있어요. SNS 기능도 강화합니다. 예전에 인기를 끈 게임 ‘대항해시대’처럼, 바다처럼 넓은 가상 공간을 누비며 다른 소비자를 찾아가서 만나는 방식의 SNS 기능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아이들이 애니블록을 즐기는 모습. 출처 = 파코웨어
아이들이 애니블록을 즐기는 모습. 출처 = 파코웨어

이인규 대표는 컬러링 월드를 2D 메타버스로 꾸민다. 3D에 비해 2D의 장점이 더 크다는 판단 하에서다.

3D 메타버스는 모델링 하나만 만들면 콘텐츠를 다양하게, 단시간에 늘릴 수 있다. 피사체의 상하좌우 모든 면을 보여주므로 화려하다. 하지만, 개발 자원이 많이 있어야 한다. 대용량 콘텐츠를 고도의 연산 기능으로 표현하므로 이를 즐길 스마트 기기의 사양도 높아야 하고, 자연스레 기기간 호환성도 떨어진다.

2D 메타버스는 피사체의 한쪽 면만 표현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용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우리를 상상 속 세계로 이끌던 그림 동화책을 떠올리면 된다. 개발 자원이 많이 필요하지 않고 접근성도 좋아 저사양 스마트 기기로도 원활하게 즐길 수 있다.

이인규 대표 : “컬러링 월드는 유니티 엔진으로 만듭니다. 그래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물론 PC로 즐길 수 있어요. 접근성이 좋으니 소비자를 반드시 개인으로 한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학교나 유치원 등 교육 기관과 함께 컬러링 월드를 꾸릴 수 있어요. 색칠과 코딩 기능을 가졌으니 교육 도구로 쓰는 것도, SNS를 가졌으니 알림판이나 방과후 교실 등으로 쓰는 것도 가능합니다.”

컬러링 월드 소개. 출처 = 파코웨어
컬러링 월드 소개. 출처 = 파코웨어

그는 컬러링 월드를 어린이뿐 아니라 학생, 성인 등 모든 소비자가 손쉽게 즐기는 메타버스로 만들려 한다. 컬러링, 그림을 그리고 색깔을 칠해 콘텐츠를 만드는 개념은 남녀노소 누구나 익숙하게 느낀다. 따라서 그림을 그리고 나누는 컬러링 월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가 된다.

어린이들은 동물이나 도형 등 간단한 그림을 그리고 나눈다. 학생들은 과제, 자신의 캐릭터를 그리며 즐긴다. 성인들은 그림 스케치과 채색 등을 기록해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 토큰)로 만들어 사고 판다. 누구나 자신의 그림과 캐릭터를 만들고, 가상 공간에 배치하고 꾸며서 다른 소비자에게 자랑하고 또 사고파는 세계다.

단, 이인규 대표는 컬러링 월드에서 그림은 단지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소비자들이 서로 쉽게 친해지고 하나가 되도록 돕는 수단이다. 그림으로 아이, 학생, 성인 모두가 함께 어울리고 즐기며 다양한 부가가치를 만드는 메타버스가 바로 그가 꿈꾸는 컬러링 월드다.

놀이터 같은 메타버스 컬러링 월드, 투자자와 콘텐츠 파트너의 관심 바란다.

이인규 대표는 애니블록으로 거둔 성과를 손에 들고,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는 데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제조업 부문에서 이룬 성과와 노하우를 고스란히 소프트웨어 부문으로 옮겨, 또 한 번의 성공 신화를 쓸 각오다.

“투자를 받으면, 먼저 아이들이 즐길 컬러링 월드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매진하겠습니다. 메타버스를 꼭 첨단 기술로 화려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컬러링 월드는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전하게 비대면으로 놀도록 이끄는 온라인 놀이터처럼 만들 예정이에요. 물론,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참여하며 인간관계를 배우고 느끼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인규 파코웨어 대표(왼쪽)
이인규 파코웨어 대표(왼쪽)

접근성을 낮추고 소비자를 많이 모으면, 컬러링 월드를 아이들 뿐만 아니라 온 가족, 모든 연령대의 소비자가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려 해요. 소비자를 위한 수익 모델도 마련할 것입니다. 자기가 그린 컬러링 월드 캐릭터나 배경 등 그림을 NFT로 만들어 다른 사람과 나누고 거래하는 방식이 유력합니다. 그림 자체가 훌륭한 콘텐츠니까요.

놀이터이자 방과 후 교실, 사랑방 같은 메타버스가 될 컬러링 월드를 기대해 주세요. 저희들과 함께 컬러링 월드를 일굴 파트너들도 언제든 환영합니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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