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넥스트페이먼츠 (1) 소상공인의 스마트 상점 전도사
[IT동아 차주경 기자] 모든 것이 비대면으로, 스마트하게 이뤄지는 시대다. 특히 눈부시게 발전한 기술이 ‘결제’다. 지폐와 동전으로 이뤄지던 결제의 양상을 ‘신용 카드’가 송두리째 바꿨다. 그리고 신용 카드는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비대면 결제하는 ‘스마트 결제’에 지위를 빼앗겼다.
하지만, 스마트 결제는 지금까지 편의점이나 마트 등 대기업의 유통 업체 위주로만 보급됐다. 단말기 설치와 유지보수, 결제와 정산 시스템 등 구축 비용이 많이 들었기에, 소상공인들은 스마트 결제 기술을 도입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저 바라만 볼 뿐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를 덮쳤다. 대면 위주로 영업하던 유통 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대기업은 발빠르게 비대면 스마트 결제 기술들을 보급해 손해를 줄였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은 기술의 수혜를 받지 못하고 소외됐다. 대면 영업은 물론, 상품 홍보와 판로까지 막히는 ‘사중고’에 시달렸다.
운영 악화에 시름을 앓던 소상공인을 한 스타트업 대표가 안타까운 눈으로 지켜봤다. 스마트 결제 기술을 개발하던 그는 상품 소개와 주문, 배달 등 사람이 하던 일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하는 ‘스마트 상점’ 기술 개발에 나섰다. 이 기술이 소상공인의 일거리를 줄이고 영업을 도우며 수익을 내도록 이끈다는 확신 하에서다.
이제 우리는 집 앞 작은 카페, 음식점 등 소상공인 매장 곳곳에서 스마트 상점 기술을 만날 수 있다. 덕분에 일손을 덜고 온라인 홍보와 판로를 얻은 소상공인들이 찡그린 표정을 조금씩 편다. 스마트 상점 기술 개발 스타트업 ‘넥스트페이먼츠’와 지광철 대표가 만든 성과다.
비대면 스마트 결제 스타트업, 코로나19 계기로 시장에 안착
지광철 대표의 목표는 원래 ‘매출과 직결되는 비대면 스마트 결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었다.
“소상공인은 스마트 결제 시스템을 쓰기 어려워요. 시스템 구축 비용과 수수료가 비싸고, 결제 수단이 저마다 달라 운영하는데 애를 먹죠. 몇몇 시스템은 지역화폐나 모바일 간편 결제를 못 쓰는 경우도 있어요. 어렵게 스마트 결제 시스템을 갖춰도 오류가 생기면 즉각 대응하기 힘들어요. 피해는 고스란히 소상공인에게 갑니다. 대금 정산 주기도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7일이라 자금 회전도 어려워져요. 이 단점을 해소할 스마트 결제 시스템으로 넥스트페이를 개발했습니다.”
어렵게 만들었지만, 정작 넥스트페이먼츠의 비대면 스마트 결제 기술을 주목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유통 대기업은 자체 개발한 스마트 결제 기술만 사용했다. 소상공인은 비대면 스마트 결제 기술의 설치 비용, 적응 과정을 여전히 부담스럽게 여겼다.
“애써 비대면 스마트 결제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사업 초기에는 저희 기술의 장점을 알아주는 사람이나 기업이 많지 않았어요. 제휴 문의도 적었고요. 시장, 기존 기업의 고정 관념을 깨는 것이 정말 어렵더군요. 뉴스나 SNS 등 미디어 홍보를 강화하고 영업망을 보충한 최근에는 우리나라 유통 기업이나 글로벌 기업과의 제휴가 조금씩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광철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던 중, 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를 휩쓸었다. 판로 개척과 영업에 큰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을 도우려고 정부는 지원 정책을 폈다. 넥스트페이먼츠는 ‘스마트 상점 기술 공급사’로 선정됐다. 2년 동안 전국 각지의 상권에서 소상공인에게 스마트 오더, 키오스크를 보급했다.
그는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정책에 참여해 스마트 결제 시장의 장벽을 넘고 자리를 잡았다며,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소상공인에게 진짜 필요한 기술과 현재 기술 사이의 간극을 뼈저리게 느낀 계기가 됐다고도 말했다.
“소상공인들은 저마다 다른 업종에서 각기 다른 상품, 서비스를 다룹니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정해진 스마트 결제 기술이 아니라 상업 전반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춘, 포괄적인 비대면 스마트 상점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소상공인들도 스마트 결제보다 더 많은 일을 하는 스마트 상점 기술을 원했다. 편리한 결제는 물론 상품과 매장 홍보, 자금 관리까지 해내는 똑똑한 기술을 요구했다. 주문 접수와 배달, 쿠폰까지 다루는 통합 앱의 제작 요구도 있었다.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해 키오스크, 스마트 오더, 스마트 결제 앱 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어요. 스마트 시범 상가, 비대면 스마트 공유 판매대 등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정책에서 실증도 마쳤어요. 한계도 있었지만, 자신감과 확신, 긍정적인 피드백도 얻었습니다. 스마트 상점 기술을 실험하거나 도입하려는 상권은 언제든 문의해 주세요. 매출 증대, 인건비 절약과 상권 활성화 등 효과로 증명하겠습니다.”
스마트 상점 앱 넥스트모바일과 QR 코드로 1인 창조기업 도와
넥스트페이먼츠는 최근 의왕 1인창조기업지원센터와 함께 ‘비대면 스마트 공유 판매대 지원 사업’을 마쳤다. 전국 곳곳에 키오스크형 스마트 공유 판매대를 설치하고, 1인 창조기업들의 상품을 공급해 온라인 홍보 기회와 판로를 얻도록 도운 사업이다.
사업에 참가한 1인 창조기업 대표들은 스마트 공유 판매대가 인적이 드문 곳에 설치돼 효과를 크게 못 본 점, 1인 창조기업당 하나의 상품만 공급한 점을 단점으로 들었다. 성과로는 상품의 온라인 판로를 얻은 점, 편리한 앱 덕분에 귀중한 온라인 유통 경험을 쌓은 점을 꼽았다. 이들이 말한 편리한 앱이 넥스트페이먼츠의 ‘넥스트모바일’이다.
“넥스트모바일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스마트 상점 앱이에요. 상품 페이지 제작, 주문과 결제 확인, 배송 등 모든 온라인 쇼핑몰 운영 기능을 지원합니다. 대형 쇼핑몰이나 플랫폼을 거치지 않아 입점료, 매출 수수료나 광고비가 들지 않아요. 정산도 바로 됩니다.”
이 앱으로 상품 페이지를 만들면 QR 코드가 나온다. 이 QR 코드만 스캔하면, 소비자는 언제 어디서나 상품 사진과 영상, 가격 등 정보를 보고 바로 주문 결제 가능하다. 입간판이나 사이니지 등 오프라인 설비, SNS와 동영상 채널 등 온라인 콘텐츠에 두루 넣을 수 있어 홍보 수단도 된다. 이를 주목한 무인 상점 기업, 종교 시설 등이 넥스트모바일에 관심을 나타냈다. 실제 제휴 단계에 다다른 곳도 있다고 한다.
소상공인 도울 인공지능 스마트 상점·상권 분석 기술도
넥스트페이먼츠는 ‘인공지능 스마트 상점 기술을 개발해 달라’는 소상공인의 요구에 맞춰 첫 제품 ‘인공지능 키오스크’의 시험 제품을 2022년 중반 선보일 계획을 세웠다. 인공지능이 사용자를 인식해 맞춤형 동작하는 원리다.
디지털 기기를 잘 쓰는 젊은이를 인식하면 나이, 지역별 인기 상품을 소개한다. 키오스크를 잘 다루지 못하는 중장년이나 시각 장애인에게는 상품 설명과 주문 절차를 목소리로 차근차근 알려준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오면 다루기 쉽게 터치 버튼과 사진을 화면 아래로 배치한다.
인공지능 상권 분석 기능도 돋보인다. 카드 결제 데이터에 사람 인식 데이터를 더해 인공지능 분석하면, 상권·지역·상품 종류·시간대·연령·직업별 선호 상품과 판매량을 추론 가능하다. 매출과 유동 인구 등 정확한 데이터로 매장의 권리금까지 합리적으로 산정한다.
지광철 대표는 인공지능을 토대로 넥스트페이먼츠를 시스템, 솔루션과 데이터까지 아우르는 기업으로 키울 예정이다.
아파트 스마트 오더 ‘하이퍼 로컬’로 주민 편의·상권 상생·브랜드 가치 세 마리 토끼 잡는다
신축 아파트 단지 인근의 상권 부흥을 도울 기술로 ‘아파트 스마트 오더’도 구상한다. 아파트 앱에 주변 상점의 주문·결제·배송 기능을 넣은 것이다. 대형 건설사와 연구 중인 이 기술을 그는 ‘하이퍼 로컬’로 소개했다.
하이퍼 로컬은 아파트 주민에게 유용하다. 주변 상권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각종 쿠폰 혜택과 함께 받는다. 배달 최저 금액이나 다량 구매 우선 등 배달 앱의 불편도 없다. 자주 마주치는 주변 상권의 소상공인이니 믿고 이용할 수 있다.
주문과 결제, 배달을 앱 하나로 해내니, 소상공인은 일손을 줄여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다. 광고비와 배달 수수료가 없어, 절감한 비용을 주민에게 돌려주고 주문량을 늘리는 선순환 구조도 만든다. 치킨, 피자 등 배달 음식점뿐만 아니라 학원, 세탁소, 편의점 등 거의 모든 업종에 적용 가능하다.
하이퍼 로컬은 아파트의 브랜드 가치도 높인다. 주변 상권과 아파트 주민간의 바람직한 상생 모델이다. 아파트 앱에 API(앱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추가하는 방식이라 개발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개발자, 파트너와 함께 소상공인 돕는 스마트 상점 기업으로
지광철 대표에게 넥스트페이먼츠의 고민을 물었다. 자연스레 인력, 특히 스마트 상점 기술을 개발할 ‘개발자’를 모시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스마트 상점과 비대면화 등 넥스트페이먼츠의 기존 기술은 물론,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 등 미래 기술을 갖춘 인재와 함께 하고 싶습니다. 소상공인을 위한 스마트 상점 기술을 개발할, 저희 비전과 함께 할 좋은 인재 어디 없을까요?”
그보다 더 간절히 원하는 것은 여러 방면의 ‘파트너’였다. 넥스트페이먼츠의 기술을 사용하면 누구나 QR 코드 하나만으로 손쉽게 쇼핑몰을 열고 어떤 상품이든 판매할 수 있다. 세차장, 종교 시설과 장례식장 등 전통 대면 서비스를 비대면 서비스로 옮기는 데에도 탁월하다.
“넥스트페이먼츠의 스마트 상점 기술은 기존 상업 시스템과 궁합이 잘 맞습니다. 결제를 쓰는 모든 부문에 적용해 스마트 상점으로 변신시킬 수 있어요. 함께 새로운 상업 서비스를 만들 파트너의 제휴 문의를 기다립니다.”
지광철 대표는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명제 아래에 더 많은 기업과 연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제도도 한결 유연하게 운용했으면 한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지금까지 갈고 닦은 비대면, 스마트 상점 기술을 토대로 온라인 주문과 배달, 상권과 매장의 매출을 늘릴 부가 기술을 2022년에 선보이겠습니다. TIPS 연구 과제 수행과 시리즈 A 투자 유치도 준비 중입니다.
최근 외국계 스타트업 몇 곳이 함께 서비스를 만들자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기존에 없던 결제 솔루션을 만드는 기업으로 소문이 났고, 지자체와 상권의 문의도 늘고 있어요.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따뜻한 기술, 강한 소상공인이 되도록 도울 기술을 선보이겠습니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