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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장비선정 논란 이제 시작일 뿐... 아직 단독 모드가 남아

강일용

[IT동아 강일용 기자] 화웨이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등을 밀어내고 국내 5G 네트워크 장비 시장을 점령할 것이란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 이동통신 3사 가운데 LG유플러스만 5G 네트워크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SK텔레콤은 5G 장비 우선협상 대상자로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을 선정했다. 곧 KT와 LG유플러스도 공급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KT 역시 화웨이를 우선협상 대상자에서 배제하기로 윤곽이 잡혔다.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는 업체는 화웨이 장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LG유플러스로 한정될 전망이다.

이동통신사 로고2

왜 화웨이 장비로 시끄럽나

화웨이는 현재 무선 네트워크 장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3G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미약했으나 LTE 시장에서 급속히 세를 불려 현재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중국, 유럽, 중동, 남아메리카 등을 중심으로 그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화웨이 로고

화웨이의 강점은 저렴한 구축 비용과 뛰어난 기술력이다. 동급의 장비를 타사보다 20~30% 정도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다만 기술 지원비는 타사와 비슷하거나 좀 더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술력도 결코 유럽의 양대 네트워크 장비 회사인 에릭슨과 노키아에 뒤지지 않는다. 현재 5G의 주력 주파수인 3.5GHz 대역에선 오히려 더 나은 점이 많다고 평가받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호주, 영국 등 범서방권 국가들은 화웨이의 장비가 자국에 들어오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장비의 보안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화웨이 장비의 미국 내 도입을 금지시켰다. AT&T 등이 전국 LTE망 구축을 위해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는 것에 제동을 걸었다. 2012년 미국 하원은 화웨이 장비가 미국 안보 시스템을 공격하고 해킹하는데 이용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고, 실제로 2016년에는 미국에서 판매 중인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백도어(해커가 침입할 수 있게 숨겨져 있는 가상 공간)가 발견되는 등 보안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었다.

호주와 영국도 최근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보안 문제를 지적하며 자국내 도입을 금지시켰다. 일본 역시 대놓고 화웨이 장비를 이용하지 말라고 배척하지는 않고 있지만, 3위 사업자인 소프트뱅크만이 화웨이 장비를 이용할 뿐 1, 2위 사업자인 도코모와 KDDI는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비단독 모드만 선정되었을 뿐... 단독 모드 관련 논란은 이제 시작

SK텔레콤과 KT가 화웨이 장비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 유력시되면서 5G 시장에서 화웨이 장비 도입에 따른 논란은 사그라들 것으로 예측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화웨이에 관련된 논란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번에 선정된 장비는 기존의 LTE 네트워크 장비 위에 5G 무선 장비만 덧씌우는 비단독 모드(Non Stand Alone, NSA) 장비일 뿐이며, 진정한 5G로 평가받는 단독 모드(Stand Alone, SA) 장비가 아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이동통신 기술 표준을 정하는 협의체인 3GPP는 5G를 빠르게 표준화해서 상용화하기 위해 각국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 등의 요청을 받아들여 5G 표준을 비단독 모드와 단독 모드로 나눴다. 비단독 모드는 기존 LTE 장비 위에 5G 무선 장비를 결합시켜 빠르게 5G 상용화를 빠르게 추진하는 기술이고, 단독 모드는 모든 유무선 장비를 5G 전용으로 도입해 5G의 진정한 속도와 기술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노키아 로고

전 세계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들은 2020년까지 5G 상용화를 달성하기 위해 먼저 비단독 모드로 5G 상용화를 추진하고, 이후 단독 모드로 인프라를 교체해나갈 계획이다. 국내 이동통신 3사 역시 마찬가지다. 2019년 3월 전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달성하기 위해 비단독 모드로 5G를 빠르게 상용화한 후 단독 모드로 점진적으로 인프라 교체를 진행할 계획이다.

비단독 모드는 기존 LTE 장비 위에 5G 무선장비를 더하는 만큼 장비간의 호환성이 중요하다. LTE 장비와 5G 무선장비의 제조사가 다르면 부족한 호환성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즉 LTE 시절 선정한 장비 업체들을 그대로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과 KT의 경우 이미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의 장비를 활용해 LTE 망을 구축했다. 좋든 싫든 화웨이의 5G 장비를 도입할 수 없었던 셈. 반면 LG유플러스의 경우 삼성전자, 노키아와 함께 화웨이의 장비를 이용해 LTE 망을 구축했다. 화웨이의 5G 장비를 이용해 비단독 모드 5G를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단독 모드의 경우 유선 네트워크 장비부터 새로 깔아야 하기 때문에 장비 호환성에 따른 제약이 거의 없다. 2020년부터 점진적으로 추진될 단독 모드 5G 상용화에 화웨이의 5G 장비가 도입될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화웨이는 비단독 모드보다 단독 모드가 5G 장비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회사의 모든 역량을 단독 모드 5G 장비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내년 3월까지 3GPP가 정한 5G 단독 모드 장비를 세계 최초로 선보일 계획이다. 5G 장비 도입에 따른 논란은 종식된 것이 아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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