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유치 마스터링] 6부 - 투심위 부결 원인 파악하기 (2)
[IT동아]
[연재 순서]
시작하며 - 투자를 기대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조언 - http://it.donga.com/27517
1부 - 투자자 구분, 이해하기 - http://it.donga.com/27520/
2부 - 펀드(투자조합) 결성 과정 알아보기 - http://it.donga.com/27545/
3부 - 최근 결성 펀드와 펀드별 목적 분야 이해하기 - http://it.donga.com/27580
4부 - VC의 투자 프로세스 이해하기 -
http://it.donga.com/27598/
5부 - 투심위 부결 주요 원인 파악하기 (1) - http://it.donga.com/27620/
6부 - 투심위 부결 주요 원인 파악하기 (2)
7부 - 스타트업 투자유치 실전 (1) - IR 자료 작성하기
8부 - 스타트업 투자유치 실전 (2) - 기업가치 산정하기
9부 - 스타트업 투자유치 실전 (3) - 계약서 주요 이슈 이해하기
10부 - 스타트업 투자유치 실전 (4) - 투자유치 성공을 위한 조언
이번 6부 연재에서는, 지난 5부에서 투심위의 핵심 쟁점인 '시장성'을 언급했는데, 이어서 나머지 쟁점인 '경쟁력(또는 차별성)', '사람(또는 조직역량)', 'EXIT(투자금 회수 및 수익)가능성'에 설명하려 한다.
2) 경쟁력(또는 차별성) 이슈
- 하이테크(high-tech) 기업의 경우, 기술적 독보성과 지속성 관련 확신 부족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하이테크 기업은 벤처투자 대상으로서 확실히 매력적이긴 하다. 하지만, 심사역마다 하이테크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명확히 구분되는 것도 사실이다. '매우 매력적이다'와 '난해하다 혹은 잘 모르겠다'의 극과극 평가 양단에 놓이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하이테크 기업이라면 당연히 제1의 경쟁력 요소는 '기술력'이어야 한다. 투심위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사항 역시 기술의 독보성 또는 기술의 경쟁력, 그 자체다. 하이테크 기업이 투심위에서 부결되는 경우는 대체로 세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첫째, 고도의 하이테크를 개발하는 업체일수록, 해당 기술의 내용이 상식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도 않고, 비전공자/비숙련자가 이해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투심위원들도 이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게 투심위에서도 분명히 장애요소가 된다. 이런 경우는 IR때부터 창업자/대표이사가 기술 관련 내용을 직접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둘째, 신기술 기업이라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슈가 '캐즘(chasm)'이다. 캐즘이란 새로운 기술이 초기수용자(이노베이터, 얼리어댑터)의 흥미는 유발하나, 대중적으로 확산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하이프사이클(hype-cycle)도 동일한 맥락에서 기술의 현재 수준을 판단하기 위해 주로 참조되는 정보다.
기술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VC의 질문은 "그래서 얼마나 벌 수 있는데?"로 귀결되며, 기술은 기업이 구사할 수 있는 경쟁력의 하나일 뿐, 궁극에는 미래의 시장성과 관련된 판단이 중요하다. VC가 초기 기술의 혁신성과 고수익에 베팅을 하느냐, 아니면 고위험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투심위 결과는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그림 6-1> 기술수용주기모형 상의 캐즘과 가트너 하이프사이클
셋째, 시장 발전 및 경쟁 상황 추이를 봤을 때, 스타트업/벤처기업이 기술 주도권을 쥐는 단계를 넘어 이미 대기업으로 기술 주도권이 넘어갔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있다. 혁신적인 기술 아이디어는 스타트업에서 시작되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글로벌 대기업들이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할 의지로 전략적으로 뛰어들곤 하는데, 이러면 더 이상 스타트업 시장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투심위에서 부결되는 주요 이유가 된다.
- 기술 우위성을 내세우기 힘든 분야에서 기술 기업으로 포지셔닝
기술이 적용되기는 하지만 이미 보편적인 기술이고, 후발주자 및 경쟁자가 충분히 등장할 수 있는 경우라면 기술 기업으로 포지셔닝하는 건 전혀
도움이 안된다. "기술기업이라면 그 기술이 얼마나 독보적인가?"라는 투심위 첫 질문부터 통과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기업이라면 '그 기술 관련 서비스 또는 제품으로 얼마나 매출을 올릴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지’라는 관점에서 마케팅 전략 등 기술 외 내용에 더 집중하는 것이 적절하다. 창업자/대표이사가 IR때부터 자사를 기술 기업으로 포지셔닝하면, VC는 그 말이 맞는지 일단 투심위에서 판단하고 갈 수 밖에 없게 된다.
기술 우위성이 있다면 경험적으로 제3자에게 자신을 어필하는데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 하지만 하이테크 기업이라고 해도 항상 투심위를 통과하는 건 아니라는 말을 앞에서 분명히 했다. '사업을 얼마나 잘 하느냐'의 관점에서는, 마케팅 역량이 어쩌면 더 중요한 VC의 투자의사결정 포인트일지도 모른다.
여기서의 마케팅이란, 브랜딩(branding), 4P 전략, IMC(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 가격정책(pricing) 등을 포괄하는 개념을 지칭한다. '애매한 기술기업'보다는 '확실한 마케팅 역량을 보유한 기업'이 어필하기 더 좋다. 다만, 마케팅 역량을 어떻게 판단할 것이냐는 문제가 남긴 한다.
결국은 사람(인력)으로 귀결된다고 생각하는데, 마케팅 인력을 확보하고 투자유치활동 전부터 마케팅 강화를 위해 이미 다양한 준비와 노력을 해야 한다.
- 머니게임(money game) 또는 '쩐(錢)'의 전쟁으로 고착된 분야 내 생존 우려
분야별로는 경쟁력이라는 게 '머니게임' 또는 '쩐(錢)의 전쟁'으로 고착되는 경우도 있다. 마케팅 중에서도 프로모션 경쟁이 극에 달한
경우다. 머니게임 또는 쩐의 전쟁을 별도로 언급하는 이유는, 많은 서비스 업체들의 경우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 결국은 경쟁력의 원천이
자본력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 뛰어드는 후발주자로서는 해당 시장에 진입 및 확대를 위해서는 동일한 성공 방정식을 따라갈 수 밖에 없으리라 VC는 예상하고, 이에 따라 투자를 지속 유치할 수 있을 지가 이 경우의 주요한 투자의사결정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투자를 지속 유치할 수 있는 기업은 확실히 업계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인정 받는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있다. 머니게임 또는 쩐의 전쟁으로 고착되지는 않더라도, 그 유사성을 감안할 때 향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역시 투심위에서는 동일한 기준으로 업체를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창업자/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그 성공 방정식을 적극 추종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든지, 아니면 그런 관행을 깨는 혁신적인 컨셉을 제시하며 정체성을 잡아야 할 것이다. 만일 후자라면, 투심위에서의 가결 또는 부결 여부는 얼마나 설득력있게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이 된다.
-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 대한 우려
"중국 심천에서 이미 누가 만들고 있지 않을까?"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항상 받는 질문과 우려다. 만일에 무형의 노하우와 섬세함의 차이, 국내
기업으로서 사후관리/유지보수의 이점 등을 확실히 어필할 수 있다면 도움이 된다.
하드웨어 제조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을 포함해 ICT 기술과 서비스 여러 분야에서 중국 기업은 이미 한국을 넘어섰다. 따라서 막연한 중국 진출 계획만으로는 VC에게 어필하기 쉽지 않다. 설사 중국 진출을 하지 않더라도, 지리적 근거리성으로 인해 충분히 국내로 유입될 수도 있으니, 국내 시장 경쟁조차도 중국 기업이 등장해 있다면 투심위에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점검사항이 된다.
3) 사람(또는 조직역량) 이슈
- 개인 프로파일은 기본 확인 정보
'사람을 보고 투자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정보를
확인할 수 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학력과 경력은 기본 정보다. 소위 명문대학 출신, 화려한 사회경력이 일단 첫 인상은 좋게 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성적 순으로' 투자여부가 결정되지는 않는다. 창업자/대표이사의 사업가 기질과 역량, 열정, 비전, 창업배경, 태도, 그리고 유기적 조직운영역량 등은 과거 학력과 경력보다 더 중요하다.
앞선 연재에서 투자검토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언급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창업자/대표이사, 핵심인력들을 인간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시간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연재 4부의 <그림 4-3>에서는 투자검토 보고서에 레퍼런스 체크가 들어간다고 했는데, 레퍼런스 체크는 사람을 다면적으로 판단하는 중요한 절차 중 하나다. 물론 레퍼런스 체크가 사람 확인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확인이 반드시 포함되는 건 맞다.
- 창업자/대표이사의 투자자 우호적인 태도 여부
"기술도 좋고 다 좋은데, 대표이사가 '투자자 우호적(friendly)'이지 않아서 투심위를 통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은, 실제
VC업계에서 심심찮게 나오는 반응이다. 투자자 우호적이라 함은, 투자자의 권익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창업자/대표이사가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지 않고 투자자의 의견을 경청하는지 등을 모두 포함하는 의미다.
투자자 우호적인 태도가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래의 사업 성공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사업환경에 능동적으로 전략을 맞춰야 하는데, 창업자/대표이사가 자기 생각을 고집한다는
건 소신일 수도 있지만 실패의 주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주변 의견을 경청하고 도움될 인사이트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는
지는 사람을 판단하는 중요한 포인트다.
그런 점에서 대기업 임원 출신 창업자, 대학교 교수 또는 박사 출신 창업자가 VC업계에서 항상 선호되지 않음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물론 귀가 얇은 것 또한 투자자가 원하는 게 아니다.
둘째, 투자자가 투자수익을 최대화할 만큼 우호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면, 아무려면 그렇지 못한 창업자/대표이사보다는 선호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물론 단순한 칭송인지는 심사역이 판단해야 할 문제다. 하지만 경험으로 보면, 창업자/대표이사가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오지 않는 발언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전체 투자검토 기간에 걸쳐 빈번하게 담당 심사역과 소통하면서도 발각되지 않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 엔지니어 위주로 구성된 팀
하이테크 기업이 아닌 이상 또는 하이테크 기업일지라도, 결국은 매출과 이익으로 얼마나 연결될 수 있는 지가 VC에게 어필하는 포인트이고,
마케팅의 중요성이 간과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때문에 엔지니어 위주로 편중된 팀은 사람(또는 조직역량)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특히 기술개발 중인 초기 단계가 아니라면 엔지니어 위주의 팀 구성에 변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4) EXIT(투자금 회수 및 수익)가능성
연재 5부와 6부에 걸쳐 투심위 부결의 주요 원인에 대해 알아보고 있지만, VC에서 모든 논의의 결론은 결국 EXIT으로 수렴한다고 보면 된다.
- 기업가치에 대한 눈높이 차이(Valuation Gap)
기업가치에 대한 회사와 투자자 사이 이견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코스닥 또는 코스피와 같은 공개시장이었다면, 시장가격이
존재하기 때문에 기업가치에 대한 이견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비상장사는 회사와 투자자 쌍방이 합의만 하면 거래될 수 있어, 불특정 다수에
의해 거래되는 공개시장과 달리 둘의 의견이 강하게 작용될 수 밖에 없고, 의견차이가 크게 날 소지도 많은 게 사실이다.
회사는 당연히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고 싶고, 투자자는 가능하면 싸게 투자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하다못해 시장에서 물건을 사면서도 흥정을 하는데, 거액을 투자하면서 협상이 없을 리가 없다.
문제는 협상으로 조율이 될 수준을 넘어서서, 1.5배, 2배 혹은 그 이상의 눈높이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또 창업자/대표이사 및 투자자가 성향 상 각자가 기업가치에 상당히 민감하기도 해서, 일견 사소해 보이는 기업가치 차이에도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기업가치에 대한 눈높이 차이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투심위 부결의 주요 요인으로, 이후 연재에서 기업가치에 대해 별도로 다뤄 볼 예정이다.
- EXIT 시나리오가 불명확한 경우
투자형태가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과 같이 상환요청이 가능한 경우라면, 투자계약서에 명시된
이자율을 수취하는 형태로 VC가 EXIT을 할 수도 있다. 당연하겠지만 이 정도의 수익률을 바라고 애초에 VC가 투자를 진행하지는 않는다.
투자 후 예상만큼 회사가 성장하지 못했을 때의 차순위 EXIT 대안일 뿐이다.
투자자가 바라는 가장 좋은 '베스트 EXIT' 시나리오는, 회사가 코스닥 상장을 통해 공개시장에서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다. 많은 회사들이 IR을 하면서 3년 뒤, 5년 뒤 IPO 계획을 언급하곤 하는데, 그런 의지를 가진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다만 문제는 IPO가 상당히 만만치 않은 과정이라는 것이다. 코스닥 상장에 대한 막연한 계획만으로는, 투자자가 EXIT대안으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에는 현실성이 많이 떨어진다. 아래 <표 6-1>을 통해, 연간 IPO에 성공하는 기업 비율을 가늠해 볼 수 있다.
M&A의 관점에서 보면, 몇 년 전에 비해 국내 시장도 많이 활발해진 건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벤처투자 선진국인 미국에 비하면, M&A로 VC가 EXIT할 가능성은 여전히 많이 낮다. 게다가 업종별로도 가능성의 편차가 크다. VC에 따라서는 투자검토보고서에 M&A EXIT을 제시하는 것에 거부반응을 보이기도 하는데, M&A라는 것이 매도자-매수자 쌍방이 조율해야 하는 만큼 너무 막연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 상장, M&A 또는 그 외의 어떤 방법으로든 투자 후 회수에 대한 고려를 투심위 때 반드시 VC가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투자유치를 희망한다면 동종 업계에서 최근에 일어난 사례를 파악하고, 입장을 바꿔서 VC관점에서 얼마나 EXIT 가능성과 방법에 확신을 가질 지를 예상해 보는 게 도움이 된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EXIT이 쉽지 않다면, 투자유치가 만만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5) 기타
앞서 언급한 네 가지, '시장성', '경쟁력(또는 차별성)', '사람(또는 조직역량)', 'EXIT(투자금 회수 및 수익)가능성' 외에도,
투심위에서 빈번하게 논의되는 몇 가지 포인트가 있다.
- 기업이 희망하는 전체 자금의 모집 가능성
이번 투자라운드에서 10억을 투자유치하려는 기업이 VC 한 곳으로부터 5억 원만 투자유치가 가능할 경우가 있다. 이때, 기업과 VC의 생각이
다를 수 있는데, 기업은 5억 만 더 추가 모집하면 되겠다고 생각하지만, VC는 "5억으로 회사가 계획대로 일을 추진할 수 있나? 혼자
투자해봤자 이도 저도 안 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회사가 투자유치활동을 시작할 때는, 분명 회사의 마일스톤을 달성하기 위한 최소 금액을 예상하고서 투자규모를 결정했을 것이다. 즉 마일스톤을 달성하기에 부족한 규모의 투자금으로는 VC는 위험하다고 여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판단을 하면 투자의향을 가졌던 VC조차 전체 투자금이 모일 때까지 투자의사결정을 보류하든지 또는 투심위에서 부결이 될 가능성이 다분히 높다.
특히 초기기업일수록 마일스톤 내용을 다시 점검하고, 꼭 필요한 금액으로 IR때부터 VC와 소통하는 게 좋다. 만약 복수 개의 VC에서 투자의향을 보여 생각보다 투자금이 많이 모집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즉 크게 투자유치를 하려다가 안 되는 것보다는, 작은 규모로 생각하고 시작해서 기회가 된다면 투자유치규모를 늘리는 게 좋다.
- 실사에서 이슈 도출
지난 4부에서 VC의 투자 프로세스 중 실사가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정이라 설명했다. 회계법인이 투입되어 수정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가령 자본잠식과 같은 위험 상황이 도출된다든지, 법적 소송 진행 중인 내용이 발견된다거나 하면, 투심위 때까지는 반응이 좋았다고 하더라도
상황이 급반전될 수 있다.
- 지분 관계 이슈 또는 주주리스크
초기기업일수록 대표이사가 지분율이 낮은 건 확실히 VC투자유치에서 이슈가 된다. 또한 대표이사 지분율이 낮지는 않더라도, 참여주주 중 회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업계 평판을 가진 이가 있다면, 이것도 VC가 투자진행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이때는 투심위에서 조건부 승인이 날 수가 있다. 대표이사가 기존 주주들의 주식을 일부 매입하여 지분을 늘리고 지분관계를 정리한다든지, 기존에 가수금을 회사에 투입한 게 있다면 출자전환을 해 지분을 늘리든지 하는 걸 조건으로 내걸 가능성이 있다.
- 계약조건 조율에서 난항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경우, VC업계의 표준 투자계약서가 대략 A4 20장 분량이지만, 대부분은 국내 VC에 구분없이 공통 표준적인
내용이며, 투자대상기업마다 달라지는 핵심 부분은 특약사항이다.
특약사항은 말 그대로 회사마다 상황이 천차만별이라 표준으로 언급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창업자/스타트업이 고려할 만큼 빈번히 나오는 내용에 대해서는 이후 연재에서 알아본다.
5부와 6부에 걸쳐 투자의사결정의 핵심 과정인 VC내 투심위에서 논의되는 내용을 알아봤다. 기업마다 처한 상황과 논의 포인트가 각각 달라 모든 경우의 수를 다룰 수는 없지만, 빈번하게 발생하는 포인트는 최대한 많이 언급하려 했다.
투심위를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창업자/스타트업이라도 두 연재를 통해 '투자가 안 되려면 그럴 이유는 너무 많다'는 걸 이해했으리라 기대한다.
결론은, 연재 처음에 언급했듯, 투자유치 그 자체에도 전략이 필요하고, 필요하다면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을 수정하는 것부터가 투자유치 활동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5부와 6부는 일반적인 투자유치 관련 교육이나 세미나에서 들을 수 없는 구체적인 내용으로, 창업자/스타트업이 VC의 생각방식을 이해함으로써 자가체크를 하는데 분명 도움이 되리라 자신한다. 그래도 스스로를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평가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제3자로부터 멘토링 또는 컨설팅을 받아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회사에 적합한 최적의 투자유치전략 또는 자금조달전략을 세우는 게 도움이 된다. 각종 보육기관, 협회, 액셀러레이터 등의 지원 프로그램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좋다.
다음 7부에서는 IR 준비를 위한 조언 또는 가이드라인으로, IR자료 작성 시 주의할 점에 대해 설명한다.
글 / (주)비아이지글로벌 파트너/이사 김민성 (yaacksan@bigglobal.co.kr)
비아이지글로벌은 영국 본사와의 협업을 통해 유럽, 미국, 중국 등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과 투자유치에 특화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다. 중국 하드웨어 전문 액셀러레이터 '大公坊(대공방)'의 국내 유일 공식 파트너로서 '대공방코리아'를 운영 중이다.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