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의 IoT 전용망 '로라'...NB-IoT보다 구축 비용 정말 적나?

김태우 tk@gamedonga.co.kr

[IT동아 김태우 기자] SK텔레콤이 7월 4일 IoT 전용망 전국 상용화 선포식을 서울 광화문 포시즌즈호텔에서 진행했다. 이날 행사의 목적은 IoT 전용망인 로라(LoRa) 네트워크 전용망 구축을 알리기 위함인 것. 이로써 SK텔레콤은 이미 구축한 LTE-M과 새로 구축한 로라를 함께 운영하는 하이브리드형 IoT 네트워크 사업자가 됐다.

로라
로라

SK텔레콤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로라 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비용 때문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현재 타사는 LTE-M에서 NB-IoT로 넘어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역폭, 속도 등 여러 면에서 로라와 NB-IoT가 비교되는데, NB-IoT를 지원하기 위한 업그레이드 비용이 로라보다 더 많은 금액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NB-IoT는 기존 LTE망을 그대로 사용한다. 상식적인 선에서는 NB-IoT망 구축 비용이 로라보다 더 적게 들어야 할 테다. KT도 지난 7월 5일 기자간담회에서 "소프트웨어 패키지 적용만 하면 되기 때문에 망 구축 비용은 NB-IoT가 더 적게 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NB-IoT는 기술적인 관점에서 기존 LTE와 변화가 많으므로 로라보다 더 많은 금액이 든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설명이다.

이에 비해 로라 전국망 구축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것도 없이 구축하려면 큰 비용이 들었겠지만, 이미 통신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는 점과 비면허주파수 대역 출력 기준 상향 등으로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었다는 것. 이 때문에 전용 요금제도 저렴하게 내놓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런 시각차는 어디서 나온 걸까? 일단 로라는 LTE와 다른 IoT 전용망이다. 별도의 망 구축이 필요하다. SK텔레콤은 "로라의 장비 비용은 매우 낮아 전국망으로 구축하더라도 비용은 낮다"며 "IoT에서 중요한 것은 단말 비용이며, 단말의 통신 모듈 가격 기준으로 로라는 LTE-M 대비 1/5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로라
로라

로라 장비를 전국에 설치해야 하므로 언뜻 보면 구축 비용이 NB-IoT가 더 낮을 수 있다. 업계 네트워크 전문가도 NB-IoT는 기존 LTE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말은 맞기도 하지만, 맞지 않기도 하다.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의 하나가 오래된 LTE 기지국이다. 2, 3세대 LTE 기지국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NB-IoT를 할 수 있지만, 1세대 LTE 기지국은 이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이 기지국을 만들어야 한다. 새로 구축해야 하는 기지국이 많을 수록 NB-IoT 구축 비용은 커진다.

SK텔레콤은 이런 상황 때문에 오히려 로라의 구축 비용이 더 낮다고 이야기한다. 꼼꼼하게 따져봐야겠지만,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닌 셈이다.

로라
로라

로라 간섭 문제에 대해서는 SK텔레콤은 LBT(Listen Before Talk) 기술로 해결하고 있다고 한다. 비면허 주파수 내에서 8개 채널을 사용하여, 특정 채널에서 간섭이 있더라도 간섭이 없는 다른 채널을 자동으로 찾아서 사용함으로써 간섭을 회피한다.

업계 네트워크 전문가는 "기가 간 통신이 실시간이 아니고, 로라의 데이터양이 많지 않으며, 실시간 모니터링이 아니므로 이론적으론 문제없다"고 밝히며, "하지만 너무 많은 가입자가 생기면 피하기는 어렵지 않겠나"는의견을 내놨다. 이 때문일까? 로라에는 재전송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전송이 실패하더라도 자동으로 재전송하여 전송의 신뢰성을 높인 것.

SK텔레콤의 로라 망은 저렴한 구축 비용보단 시장 선점의 목적이 더 크다. NB-IoT는 올 6월 표준이 완료되었으며, 이제 장비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터라 빨라도 내년 상반기가 되어야 상용화가 이루어진다. 최대 1년가량 빠르게 IoT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미 LTE-M을 구축한 상태에서 로라 망을 추가로 설치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력이 충분한 SK텔레콤에서는 로라로 타사보다 더 빠르게 시장 진출하고, 추후 NB-IoT를 따라가면 손해 볼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SK텔레콤도 NB-IoT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로라 망은 추후 단명화가 될 우려도 있다. KT 또한 로라의 경쟁 기술인 시그팍스를 검토했었지만, 간섭 이슈와 비표준 기술의 단명화 문제로 포기하고 NB-IoT로 전략을 굳혔다. SK텔레콤이 NB-IoT를 상용화하게 된다면, IoT 생태계의 무게추는 NB-IoT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서비스 업체 입장에서도 3사 모두 제공하는 NB-IoT를 개발하는 것이 사용자 확보에도 훨씬 더 나을 테니 말이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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