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잔기능 빼고 실속 남긴 50인치 TV, 대우루컴즈 T501F

김영우 pengo@itdonga.com

TV 한 대를 사려해도 이것 저것 공부를 해야 하는 세상이다. 예전에는 그냥 화면 크기와 디자인, 가격 정도만 보고 사면 그만이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패널이 LCD인지 PDP인지, 백라이트가 CCFL인지 LED인지, 혹은 스마트기능이나 3D 기능은 지원하는지 등등을 따지기 때문이다.

물론 새로운 기술을 많이 갖춘 TV가 좋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기능이 많을수록 제품의 가격은 비싸지기 마련이고, 무엇보다 대다수 일반인들은 이런 부가기능의 절반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는 차라리 초심(?)으로 돌아가서 최소한의 가격에 최대의 화면크기, 그리고 아주 기본적인 기능만 갖춘 TV를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대우루컴즈 T501F
대우루컴즈 T501F

월드컵 시즌을 맞아 출시할 대우루컴즈의 50인치급 TV, 'T501F'가 이런 실속파 소비자들을 겨냥한 대표적인 제품 중 하나다. 스마트나 3D 기능 같은 부가기능을 최소화, 같은 화면 크기의 대기업 제품에 비해 30~40% 가량 저렴한 80만원 근처의 가격에 살 수 있는 것이 최대의 매력이며, 한편으론 LED 백라이트, 풀HD 해상도를 갖추는 등 TV의 기본기 면에서 이점을 갖추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디자인보다 눈에 띄는 에너지 효율 1등급 스티커

대우루컴즈 T501F의 전반적인 디자인을 살펴보면 나름 최근의 트랜드를 반영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화면을 둘러싼 베젤의 두께가 1cm를 약간 넘을 정도로 얇은 점, 그리고 강화유리 재질의 스탠드가 독특한 느낌을 주는 점은 거실의 분위기를 살리는데 한 몫을 할 것 같다. 그 외에 화면을 제외한 전면에 고광택 표면 처리를 해서 질감도 살렸다. 물론 지문이 잘 묻는다는 고광택 재질의 특성도 고려는 해야 할 것이다.

대우루컴즈 T501F
대우루컴즈 T501F

제품 두께는 화면 부분이 5cm, 후면 포트부까지 포함한다면 8cm 정도로 요즘 TV치고 아주 얇은 편은 아니다. 그리고 약간은 외관에 금속 재질을 가미해 고급스런 느낌을 살려도 좋을 것 같은데, 단가를 낮추기 위함인지 플라스틱 재질 위주로 마감했다. 하지만 TV를 볼 때 화면 외의 부분은 거의 볼 일이 없으니 크게 신경 쓰이진 않는다.

대우루컴즈 T501F
대우루컴즈 T501F

사실 제품 디자인 보다 더 눈에 띄는 건 출고 시 화면 한 켠에 붙어있는 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 인증 스티커다. 복잡한 부가 기능을 뺀 덕분인지, 아니면 제조사의 효율적인 내부 설계 덕분인지 대형 TV인데도 에너지 효율 1등급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우루컴즈 T501F
대우루컴즈 T501F

한편, 함께 제공되는 리모컨은 디자인도 평범하고 기능 면에서도 그다지 눈에 띄는 부분이 없다. 요즘 대기업 제품의 리모컨은 TV외에 DVD플레이어 등의 주변기기를 함께 조작하는 등의 부가 기능이 있는 경우가 제법 많은데, 이 제품의 주요 소비자층은 그런 기능이 굳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제조사에서 판단한 모양이다.

최근 추세 반영한 3개의 HDMI 포트

제품 후면을 살펴보면 벽걸이 설치를 지원하는 마운트 홀 4개와 외부기기를 연결하는 각종 포트가 있다. 각 포트가 하단과 측면을 향하고 있어 벽걸이 설치에도 적합하다. 각 포트의 구성을 살펴보면 DVD 플레이어나 구형 셋톱박스를 주로 연결하는 컴포넌트 포트가 1세트 있는데, 컴포넌트 포트 중 1개는 VCR 등의 구형 AV기기를 연결하는 컴포지트 포트의 기능을 겸한다. 최근의 AV기기가 주로 HDMI용으로 출시되고 있으니 컴포지트나 컴포넌트 포트의 수는 최소화 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루컴즈 T501F
대우루컴즈 T501F

대신 HDMI 포트는 3개나 갖추고 있어 신형 셋톱박스나 블루레이 플레이어, PS3나 PS4와 같은 HD/풀HD급 게임기를 많이 이용하는 사용자라면 환영할 만하다. 굳이 흠을 잡자면 요즘 고급형 TV에 자주 들어가는 HDMI CEC(HDMI로 연결된 기기끼리 전원이나 음량 상태 등을 동기화해 하나의 리모컨으로 제어하는 기능)를 지원하지 않고, 별도의 전원 연결 없이 스마트폰의 화면을 입력 받을 수 있는 MHL 자체 전원 공급 등의 고급 기능이 없는 평범한 HDMI 포트라는 점이다.

대우루컴즈 T501F
대우루컴즈 T501F

하지만 제품의 가격을 생각해 보면 이해 못할 바는 아니며, 스마트폰 연결을 하고 싶다면 별도의 전원 케이블이 포함된 MHL 변환 케이블을 쓰면 된다. HDMI 포트 옆에 있는 USB 포트를 통해 따로 전원을 공급받을 수도 있다, 실제로 이런 식으로 T501F에 스마트폰을 연결해보니 정상적으로 화면과 음성이 출력되는 것을 확인했다.

그 외에는 PC를 연결할 때 쓰는 D-Sub(VGA) 포트, 홈씨어터용 앰프에 연결하는 광 디지털 포트, 그리고 헤드폰 포트 및 USB 메모리를 꽂아 저장된 콘텐츠를 구동하는 USB 포트를 1개씩 갖추고 있다. 포트의 수와 구성만 보자면 최근의 추세를 잘 따르고 있다.

광시야각 풀HD 패널 탑재, 화질도 무난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이젠 실제로 대우루컴즈 T501F를 써볼 차례다. T501F는 LED 백라이트를 갖춘 광시야각 패널을 갖추고 있는데, 실제로 화면을 보면 옆이나 위아래에서 보더라도 색감의 왜곡이 거의 없으며, 빛샘도 느껴지지 않아 누구나 무난하게 받아들일 만 하다.

대우루컴즈 T501F
대우루컴즈 T501F

화면의 해상도는 풀HD급에 해당하는 1,920 x 1,080 이다. 노트북을 연결해 보니 화면의 상하좌우가 잘림 없이 온전하게 표시되는 것을 확인했다. 초기형, 혹은 저가형 풀HD급 TV 중에는 표시 영역이 실제 화면보다 약간 큰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화면 가장자리 부분이 생략되고 패널의 픽셀(점)과 영상 신호의 픽셀이 온전히 일치 하지 않아 선명도가 저하되곤 했는데, T501F는 다행히 그런 현상은 없다.

대우루컴즈 T501F
대우루컴즈 T501F

부가기능은 최소화, 반응 속도는 양호

리모컨의 메뉴 버튼을 눌러 설정메뉴를 살펴보니 그야말로 기본적인 기능만 있다. 영상 모드를 표준, 선명한, 영화, 절전, 스포츠 모드 등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그다지 큰 차이는 느껴지지 않으며, 노이즈 제거나 동적명암비 활성화 정도가 그나마 눈에 띄는 부가 기능이다. 120Hz 움직임 보정 기능이나 3D 기능 등은 없다.

대우루컴즈 T501F
대우루컴즈 T501F

제조사에서 밝힌 화면 응답 속도는 6.5ms다. 응답속도 면에서 불리한 광시야각 패널을 탑재한 것을 생각해 본다면 상당히 선방한 편이다. 실제로 플레이스테이션4(PS4) 게임기를 연결해 움직임이 격렬한 스포츠 게임을 플레이 해 봤는데 반응이 느려지거나 잔상이 생기는 것은 느끼지 못했다.

대우루컴즈 T501F
대우루컴즈 T501F

참고로, 요즘 출시되는 고급 TV는 여러 가지 화질 보정 처리 기능을 달고 나오곤 하는데, 이 때문에 입력 신호에 비해 반 박자 정도 화면이 느리게 반응하는 경우가 제법 많다. 일반적인 방송을 볼 때는 그다지 문제가 없지만 게임을 즐길 때는 치명적이다. 반면, T501F는 처리할 부가 기능이 거의 없는 탓에 반응 속도 면에선 오히려 이점을 가지게 된 것 같다.

USB 메모리 꽂아 동영상 감상 가능하지만 호환성은 불만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T501F는 후면의 USB 포트에 USB 메모리를 꽂아 저장된 사진이나 음악,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실제로 동영상 파일을 담아 영화를 감상해 보니 풀HD급의 고화질 동영상도 원활히 재생하며, 국내에서 널리 쓰는 SMI 형식의 자막 파일도 문제 없이 표시하는 것을 확인했다.

대우루컴즈 T501F
대우루컴즈 T501F

다만, 파일 호환성은 완벽하지 않은 것 같다. 제조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확장자 기존 AVI, MP4, MPG, MKV, MOV 등 다양한 파일이 호환된다고 밝히고 있지만, 코덱(데이터 압축 규격)의 지원이 다소 제한적인 편이라 AC3나 DTS 음성 코덱을 담은 동영상, 혹은 WMV 형식의 동영상 등은 재생하지 못했다. 그리고 USB 메모리와 달리, 외장하드는 꽂아도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 자막이 테두리 없는 흰색으로만 표시되어 배경이 흰색이면 자막 읽기가 다소 힘든 점도 아쉽다.

심심한 느낌 있지만 실속은 충만한 제품

지상파 방송이나 블루레이 영화 등을 감상해 보니 화질 자체는 '무난하다'라는 말이 더할나위 없이 적절한 표현이다. 업스케일링이나 움직임 보정 같은 부가 기능이 없어서 그냥 원본의 화질을 가감 없이 표현해주기 때문이다. 원본보다 다소 과장된 이른바 '쨍'한 화면을 좋아하는 사용자라면 다소 심심하게 보일 수도 있는 화면이다. 물론, 원본의 화질이 좋으면 이 역시 그대로 표현해 준다. 고화질 영상 콘텐츠를 많이 보유한 사용자라면 오히려 이런 느낌을 더 좋아할 수도 있겠다.

대우루컴즈 T501F
대우루컴즈 T501F

대우루컴즈 T501F의 장점은 앞서 이야기한 대로 80만원 근처의 가격으로 살 수 있는 50인치급 풀HD TV라는 점이다. 이 점만으로도 '가성비'는 충분하다. 매니아들의 심금을 울릴만한 고급스러운 부가기능이 없다시피 한 점이 조금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어차피 요즘 시청자들은 디지털케이블TV나 IPTV용 셋톱박스를 연결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이런 셋톱박스에서 제공하는 부가 기능이 충실한 편이니 TV 자체의 기능 부족을 상당수 보완 가능할 것이다.

참고로 대우루컴즈는 지금은 중소기업이지만, 한때 국내 국지의 대기업 중 하나였던 대우전자에 뿌리를 둔 업체이기도 하다. 실속파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품질 관리 및 A/S에 신경을 써준다면 옛 대우전자의 영광을 기억하는 소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지도 모를 일이다. T501F는 6월 초 TV홈쇼핑을 통해 첫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TV시장의 대목이라고 하는 월드컵 시즌이 코앞이니 출시 시기도 적절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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