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토그래퍼 '핸즈'의 '반려동물 사진 예쁘게 찍기', 3부
사람과 반려동물 간의 소통의 순간을 사진으로 담는 사진작가, '펫토그래퍼(pet+photographer)' 옵택 핸즈를 통해, 반려동물과 교감하며 사람의 일상과 함께 하는 반려동물의 생생한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방법과 노하우를 알아본다.
1부 – 반려동물 사진을 잘 찍기 위한 준비
(http://it.donga.com/17967/)
2부 – 반려동물과 더욱 친해지기 (http://it.donga.com/18065/)
3부 – 반려동물과의 교감의 순간을 포착하기 위한 카메라 조작 방법
4부 – '애완'과 '반려'의 차이
펫토그래퍼란?
반려동물을 의미하는 'pet'과 사진작가의 'photographer'의 합성어로, 사람과 가장 가까이서 일상을 함께 하는 반려동물을 사진으로
담는 사진작가를 말한다.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사진작가 옵택 핸즈 씨가 펫토그래퍼로서 활발히 활동하며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반려동물의 눈에 비친 일상을 기록하고
있다(http://www.facebook.com/pettographer).
3부 : 반려동물과의 교감의 순간을 포착하기 위한 카메라 조작 방법
반려동물과 충분히 친해졌다 자신하면 이제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로 자연스럽게 담을 차례다. 사진을 일컬어 '찰나의 예술'이라 하는 만큼 순간을 잡아내는 안목과 손놀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필름카메라(필카)든 디지털카메라(디카)든 SLR(일안반사식렌즈) 형태든 컴팩트 형태든, 하다못해 스마트폰 카메라든 동일하게 해당된다. 최근에 출시되는 디카나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눈부시게 발전한 덕에 촬영 고급 기술을 익히지 않고도 만족스러운 사진을 얻을 수 있긴 하지만,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한 사진은 역시 결정적인 순간을 담은 것이다. 특히 그 대상이 사방팔방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반려동물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물론 이 짧은 강의에서 찰나의 예술을 구현하는 방법을 시시콜콜 다 언급할 순 없다(그러면 필자가 먹고 살기 힘들어진다). 이에 여기서는 그동안 필자가 펫토그래퍼로 활동하며 터득하고 깨닫고 체험한 반려동물 촬영 팁과 노하우를 살짝 공개한다.
잠깐! 들어가기 앞서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사람이 아닌 반려동물을 사진으로 담으려 하기에 철저하게 그들의 시선과 동선에 맞춰 따라 움직여야 한다.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과 끈기가 없으면 사람이든 동물이든 서로 피곤할 뿐이다(이 경우 자칫 서로를 물 수 있으니 주의!).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경우
우리나라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3,000만을 넘어서며 10대 학생부터 칠순 어르신까지 폭넓게 보급된 상태다. 전화 통화, 문자(혹은 톡
메시지) 송수신 외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기능이 바로 카메라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사양과 기능 등이 대폭 향상되어 웬만한
컴팩트 디카 못지 않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때문에 대충 셔터만 눌러도 사진은 찍히지만, 사양이 좋아진 만큼 제대로 활용한다면 더욱
유용하겠다.
이 강의에서 필자는 애플 아이폰5를 사용했지만, 촬영 기능이나 방법에 있어서는 어느 제조사의 어느 스마트폰이나 큰 차이 없다.
하나) 역광에서 적절한 노출을 맞추는 방법
역광은 단어 뜻 그대로 촬영자의 등 뒤에서 빛이 들어오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경우 배경이 너무 밝아 정작 반려동물의 모습은 상대적으로
어둡게 촬영된다. 스마트폰은 일반적으로 '자동 노출'과 '자동 초점' 기능이 기본 설정으로 되어 있다. 즉 액정 화면으로 보이는 화면을 통해
적정 노출을 계산하고 화면의 중앙을 초점으로 잡거나 최근에는 촬영대상(피사체)의 얼굴을 인식해서 초점을 자동으로 잡는다.
이때 역광의 경우 또는 광량(빛의 양)이 부족한 경우에 자동 노출과 자동 초점 기능에 오류와 착오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화면의 어두운 곳을 터치하면 노출이 보정되지만 터치할 때 초점도 같이 맞춰지므로, 초점을 맞추려는 반려동물의 어두운 부분을 다시 터치함으로써 노출을 보정하면서 초점도 정확하게 촬영할 수 있다.
둘) 반셔터를 적극 활용하자
카메라든 스마트폰이든 셔터를 누르거나 터치하면 사진이 찍힌다. 카메라는 일반적으로 셔터를 완전히 누르지 않고 살짝 반만 누르면 자동으로
초점과 노출을 잡는데, 이를 '반셔터(half-shutter)' 기능이라 한다(초점과 노출이 정확히 맞으면 대개 비프음이 나곤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화면 터치가 셔터 누름을 대신하기에 반셔터를 적용하기가 어렵다. 이에 초점과 노출을 맞추려는 화면의 한 부분을 터치하는 방식을 채택했는데, 위에서 말한 대로 이를 통해 적절한 초점과 노출을 잡는다. 사진에서 초점과 노출은 생명이다. 물론 독특한 분위기의 사진을 연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초점과 노출을 왜곡하는 경우도 있지만, 평소에는 이 반셔터 기능을 몸에 완전히 익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턱대고 셔터 버튼을 터치할 게 아니라, 반려동물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말고 반셔터 기능으로 초점과 노출을 정확히 잡고 셔터를 터치해야 하겠다. 최근에는 반셔터 기능을 강화하여 디카 못지 않게 초점과 노출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스마트폰도 출시되고 있으니 적극 활용하기 바란다.
아울러 반려동물과 사람(혹은 다른 피사체)을 한 화면에 담을 경우 초점의 대상에도 신경 써야 한다. 반려동물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사람에게 맞출 것인지를 파악하고 화면 내 해당 대상을 터치해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필자의 경험 상 반려동물 사진은 대개 반려동물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대상은 흐리게 촬영(아웃포커스)하는 것이 좋다.
단 스마트폰에 따라 셔터 버튼을 오래 터치하면 자칫 연사(연속촬영)가 적용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셋) 동영상 이미지 캡처도 나름 쓸 만하다
스마트폰에도 일반 디카와 마찬가지로 사진과 함께 동영상도 촬영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움직임이 부산해 사진 촬영이 곤란한 경우라면, 동영상을
촬영하여 재생하면서 순간의 장면을 캡처하는 것도 괜찮다. 동영상이라는 게 원래는 여러 장의 연속 사진을 재생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1초에
15장(프레임, frame) 이상을 연속 촬영, 연속 재생하면 사람의 눈에는 움직이는 동영상으로 보이게 된다(프레임이 높을수록 움직임이
부드럽다).
전문 사육사가 아닌 이상 반려동물과 어느 정도 소통한다 해도 완벽한 통제는 불가능할 테니, 이런 경우에는 사진보다는 동영상이 좀더 효과적일 수 있다. 촬영한 동영상은 간단한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통해 편집하거나 특정 장면을 캡처해 사진 파일로 저장할 수 있다. 물론 챕처 사진은 일반 사진보다는 품질이 떨어질 수 있지만 대형 사진으로 출력할 게 아니라면 충분히 쓸 만하다(필자도 동영상 캡처 사진을 자주 이용한다). 또한 동영상 촬영은 사진보다 재빨리 대응할 수 있어 여러 모로 유용할 때가 많다.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하는 경우(D-SLR 기준)
하나) 적당한 렌즈를 선택, 구매, 활용하자
대부분의 D-SLR 카메라는 촬영 용도에 따라 렌즈를 바꿔 장착할 수 있다. 따라서 D-SLR을 구매한 이상 렌즈 추가는 피할 수 없다(아니
피하면 안 된다). 구매 시 번들(기본으)로 딸려온 렌즈만 달랑 하나 사용한다면, 더 늦기 전에 중고로 팔고 그 대신 요즘 대세인 미러리스
디카를 선택하는 것이 훨씬 이롭다. 마음을 움직이는 좋은 사진은 꼭 D-SLR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찍을 수 있으니까.
D-SLR용 렌즈는 촬영 용도에 따라 일반적으로 표준 렌즈, 광각 렌즈, 망원 렌즈로 구분되는데, 반려동물 곁에서 생동감 있는 모습을 담는 데는 표준 렌즈나 광각 렌즈가, 반려동물을 멀리서 촬영하는 데는 망원 렌즈가 적합하다. 렌즈는 최대 조리개 수치(F로 표기, 예:F2.8)가 낮을수록 어두운 환경에서도 밝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데(가격은 비싸다), 이런 렌즈를 사용하면 빠른 셔터 속도를 기대할 수 있어 움직임이 많은 반려동물의 모습을 깨끗하고 선명하게 잡아낼 수 있다.
한편 반려동물과 함께 주위 배경, 혹은 인물 등을 함께 촬영하려면 폭을 넓게 담아야 하기에 광각 렌즈가 유리하다. '광각'이라는 단어 뜻대로 '넓은 각'을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각 렌즈를 장착하면 반려동물 바로 앞(1m 이내)에서 촬영해도 반려동물을 중심으로 인물, 배경까지 넓게 담을 수 있다.
D-SLR 렌즈는 가격이 워낙 만만치 않으니 한꺼번에 구매하기 보다는, 표준 렌즈로 촬영 기법과 렌즈의 특성을 충분히 파악한 익힌 후 필요한 우선순서에 따라 하나씩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로 필자는 반려동물 촬영에 24~70mm 표준 줌 렌즈와 50mm 단렌즈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D-SLR외에 일반 컴팩트 카메라(일명 똑딱이 카메라)도 자주 애용한다.
둘) 디지털 사진에서 중요한 두 가지, '감도(ISO)'와 '화이트밸런스(WB)'
원래 ISO는 필름카메라에서의 필름 감도를 나타내는 수치였다. 감도가 높은 필름을 사용하면 어두운 상황에서도 (그나마) 밝게 촬영할 수
있다. 다만 그만큼 사진 품질은 약간 저하될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의 ISO 역시 이와 유사하게, ISO 수치를 높이면 좀더 밝게 촬영하거나
셔터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사진이 좀 거칠어 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무작정 ISO 수치를 높일 게 아니라 촬영 결과를
그때그때 확인하며 순차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복잡하고 어렵다면 그냥 '자동(Auto)'으로 설정해도 되지만, 카메라와 사진을 학습하는데
중요한 조건이니 제대로 익혀 두기 바란다.
이와 함께 화이트밸런스(White Balance)는 쉽게 말해, 사진 내 흰색(white)을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조절하는(balance) 기준이다. 예를 들어, 태양광 아래에서의 흰색과 백열등 아래에서의 흰색, 또는 형광등 아래에서의 흰색은 같은 흰색이지만 명도나 채도 등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데, 이를 원하는 대로 조절하기 위해 사용한다. 화이트밸런스의 설정 표준은 따로 없다. 그러니 촬영 현장, 특히 실내에서 테스트 사진을 한두 번 촬영한 후 결과를 보고 설정해야 한다. ISO와 마찬가지로 이 역시 '자동'으로 설정해도 되지만, 알아둘 건 알아두는 게 좋다.
셋) '수동 촬영 모드', '조리개 우선 모드', '셔터 우선 모드'와 친해지자
카메라는 촬영 방식에 따라 일반적으로 '자동(Auto)', '수동(Manual)', '조리개 우선(Aperture-priority)',
'셔터 우선(Shutter-priority)' 모드로 구분된다. 필자처럼 사진을 직업으로 하는 이들이 아니라면 대부분 자동 모드를 선호한다.
조리개, 셔터 신경 쓸 거 없이 상황에 맞게 카메라가 알아서 노출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물론 자동 모드로 촬영해도 얼마든지 좋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지만, 지금부터는 조리개 우선 모드나 셔터 우선 모드도 적극 활용하기를 제안한다. 조리개 우선 모드는 조리개 설정을 고정하면
그에 따라 셔터 속도가 자동으로 변경된다. 마찬가지로, 셔터 우선 모드는 셔터 설정을 고정하면 조리개 수치가 자동으로 변경된다.
결정적으로, 수동 모드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알면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도약할 수 있다. 카메라로 들어오는 빛을 조리개와 셔터를 통해 적절히 조절할 수 있으면 다양한 분위기의 사진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카메라는 수동 모드를 연습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사진을 인화할 필요가 없을뿐더러 촬영 결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기에 그렇다.
지금부터라도 수동 모드로 맞추고 '조리개 F5, 셔터 1/125초'로 사진을 찍어 보자. 그리고 결과를 보고 조리개든 셔터든 이리저리 변경하면서 사진을 또 찍어 보자. 이를 반복하면 머지 않아 촬영 노하우가 쌓일 테다(필자도 물론 그랬다).
넷) 실내 촬영은 '빛 확보'가 최대 관건
반려동물은 대개 집안(혹은 실내)에 있다. 개나 고양이라면 야외로 데리고 나갈 수 있으나, 파충류나 조류 등이라면 실내 촬영에 국한될 수
밖에 없다. 실내 촬영에서는 그 무엇보다 빛 확보가 최우선이다. 빛이 부족하면 어둡기도 어둡지만 셔터 속도를 빨리 할 수 없으니 흔들린
사진이 될 가능성도 높다. 그러니 대낮이라 해도 가급적이면 실내등을 모두 켜서 빛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물론 자연광을 확보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아울러 실내 촬영에는 삼각대를 적극 활용하기를 권한다. 광량이 부족한 경우 사진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반려동물로 하여금 카메라에 대한 거부감을 해소하기에도 도움이 된다. 손떨림이 특히 심한 독자라면 삼각대와 함께 '타이머 촬영' 기능도 권장한다. 타이머 촬영은 촬영자가 손가락으로 셔터를 누르지 않아도 되니 손떨림으로 인한 흔들림을 예방할 수 있다.
다섯) '자동 초점' 기능도 활용하기 나름
촬영하려는 대상에 초점을 정확히 맞춰야 선명한 사진이 나온다. 이때 '자동 초점(Auto Focus)'과 '수동 초점(Manual
Focus)'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반려동물처럼 움직임이 많은 대상을 촬영할 때는 자동 초점 모드가 아무래도 유용하다. 일반적으로
D-SLR에서 제공되는 자동 초점 기능에는 'One Shot', 'Al Focus', 'Al serve Focus' 등 세 가지가 있다.
One Shot은 정지된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는 기능이고, Al serve Focus는 피사체의 움직임으로 그와의 초점 거리가 계속 변하는 경우에 초점을 맞추는 기능이다. Al Focus는 정지된 피사체는 One Shot으로 초점 맞추다가 피사체가 움직이면 자동으로 Al server Focus로 전환하는 기능이다. 결국 빨빨거리고 움직이는 반려동물 사진을 찍는 데는 Al Focus가 한결 유리할 수 있다.
참고로 조리개 우선 모드나 셔터 우선 모드와 함께 위 자동 초점 모드를 사용하면, 움직이는 반려동물에 따라 초점과 노출을 자동으로 잡아주어 매우 편리하다. 필자가 주로 그리 사용한다.
물론 반려동물이 그다지 활동적이지 않다면 평소의 동선을 파악해 One Shot으로 촬영해도 좋다. 앞서 언급한 대로 필름 인화가 필요 없으니 마음껏 찍고 확인하라.
글 / 펫토그래퍼 옵택 핸즈 (http://www.facebook.com/pettographer)
정리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