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4] 휜 TV가 아니라 휘는 TV? 삼성과 LG의 TV경쟁

이상우 lswoo@itdonga.com

CES 2014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경쟁이 주목받고 있다. 화질이나 크기는 물론, 가변형 TV로 맞불을 놓았다. 가변형 TV란 화면 곡률을 조절할 수 있는 제품으로, 휜(Curved) TV가 아니라 휘는(Bendable) TV다. 앞서 공개한 105인치 곡면 UHD TV보다 뛰어난 제품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보인 제품은 모두 사용자가 리모컨으로 화면 곡률을 조절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일반적인 곡면 TV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소파 끝에 앉은 사람이 화면을 보기 어렵다던가)을 줄이고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가 선보인 77인치 벤더블 UHD
TV
LG전자가 선보인 77인치 벤더블 UHD TV

삼성전자는 지난 6일 오후 만달레이 베이(Mandalay Bay)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85인치 벤더블 UHD(울트라HD) TV를 선보였으며, 같은 날 LG 전자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77인치 벤더블 UHD TV를 공개했다. 두 기업은 지난해 CES 2013에서 55인치 곡면 OLED TV를 선보이며 '커브드 디스플레이'로 경쟁한 바 있으며,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갤럭시라운드와 G플렉스로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이번에 양사가 선보인 제품의 가장 큰 차이는 디스플레이 구동 방식이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제품은 LCD를, LG전자가 선보인 제품은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일반적으로 LCD보다 OLED를 휘는 것이 더 쉬운 기술로 알려져 있다. OLED 디스플레이는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 기판에 박힌 유기 발광 소자에 전기를 공급하기만 하면 된다. 소자에 전기를 공급하면 스스로 빛(색)을 발현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LCD는 스스로 빛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액정패널 뒤에 백라이트를 장착해야 한다. 곡면형 LCD에는 화면 전체에 균일하게 빛을 분산시키고, 휘어진 화소에서 빛이 새는 현상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제품이 커질수록 이를 구현하기 어렵다.

디자인 면에서도 조금 다르다. 앞서 말한 것처럼 OLED는 백라이트가 필요 없기 때문에 제품을 더 얇게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이날 선보인 두 제품을 비교해보면 LG전자의 제품이 상대적으로 얇은 모습이다. 또한, 삼성전자의 제품은 갤러리 형태의 틀 안에서 화면이 움직인다. 화면이 완전히 펴졌을 때는 틀에 딱 맞는다. 반면 LG전자 제품은 일반적인 TV 형태이며, 그 상태에서 화면이 휜다.

사실 삼성전자는 OLED 기반의 디스플레이 제품을 주로 생산해왔으며, LG전자는 LCD 제품을 주로 생산해왔다. 스마트폰을 보더라도 삼성전자는 AMOLED, LG전자는 IPS를 내세우고 있다(물론 OLED 제품도 만든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이번에 출시한 제품은 LG전자의 주력인 LCD를 탑재했다. 게다가 디스플레이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기술을 구현했다.

CES는 매년 1월 열리는 세계적인 규모의 IT 행사다. 연초에 열리다 보니 한 해를 이끌어갈 IT 기술과 시장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행사다. 올 한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가장 큰 화두는 UHD가 될 것으로 보인다. UHD TV 자체는 지난 CES 2013에서 등장했지만, 작년에는 제품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고 즐길 수 있는 UHD 콘텐츠도 부족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UHD TV 105인치의 초대형 곡면 UHD TV부터 49인치 일반 가정용 UHD TV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인다. 또한, 가격도 낮춰 UHD TV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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