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AI 시대’가 낳은 차세대 TV, 2024 LG 올레드 evo G4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최근 출시되는 가전∙IT 제품은 하루가 다르게 기능과 성능이 향상되고 있다. 또, 이를 위해 제조사들은 많은 기술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다만, 그러다 보니 이용자들의 고민도 커졌다. 이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기능을 잔뜩 탑재한 제품이라도 이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면 무의미하다. 특히 디지털 기기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이나 어린이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2024 LG 올레드 evo G4(OLED77G4KNA) / 출처=IT동아
2024 LG 올레드 evo G4(OLED77G4KNA) / 출처=IT동아

이번에 LG전자에서 출시한 2024년형 ‘LG 올레드 evo’ TV는 이런 고민을 해소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업계 최상위급의 화질과 음질, 그리고 다양한 부가기능을 탑재함과 동시에, 이런 기능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했다. 귀찮은 조작 없이도 ‘알아서’ 최적의 TV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AI 처리에 최적화된 최신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2024년형 LG 올레드 evo중에서도 대표적인 모델인 ‘G4’ 시리즈의 194cm(77형) 제품(OLED77G4KNA)을 직접 체험하며 AI 기반 차세대 TV의 면모를 살펴봤다.

올레드 특성 살린 슬림한 외형에 ‘빵빵’한 사운드 품어

LG 올레드 evo G4의 외형은 최신 TV의 트렌드를 그대로 보여준다. 대형 화면을 갖추고 있음에도 화면 주변의 베젤(여백)이 1cm 남짓으로 거의 없는 수준이라 시청 시 높은 몰입감을 기대할 수 있다. 제품 화면부의 두께 역시 3cm 남짓으로 매우 얇고, 벽면에 거의 밀착 수준으로 설치가 가능하다. 내부의 백라이트(후방 조명) 없이 자체적으로 발광해 화면을 구현하는 올레드(OLED) 패널의 특성을 잘 살린 디자인으로 평가할 만하다.

베젤 최소화를 통해 몰입감을 높은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베젤 최소화를 통해 몰입감을 높은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이렇게 베젤 및 본체의 두께를 매우 슬림하게 디자인하면서도 내부에는 4.2 채널의 스피커를 내장했다. 다채널 스피커 특유의 서라운드를 경험할 수 있으며, 출력 역시 합계 60W로 충분하다. 여기에 더해 화면 속 객체의 움직임 및 현재 사용자의 스피커 구성에 따라 최적의 입체감을 구현하는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기술, 그리고 11.1.2 채널 스피커와 유사한 가상 서라운드를 구현하는 AI 사운드 프로 기술을 품었다.

물론 별도의 사운드바나 홈씨어터 시스템을 추가 구매한다면 더 나은 사운드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LG 올레드 evo G4 자체적으로 출력하는 사운드의 출력이나 입체감도 상당한 수준이다. TV 자체의 사운드를 충분히 이용해본 후에 사운드바의 구매 여부를 가늠해 보는 것도 좋겠다.

게이밍 TV로도 손색없는 인터페이스 구성 및 부가기능

후면 인터페이스의 구성 역시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4K UHD급 고해상도 및 120Hz 주사율의 영상을 입력 받을 수 있는 HDMI 포트를 4개나 갖추고 있어 최신 PC, 게임콘솔, 셋톱박스를 비롯한 신형 소스기기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소스기기의 초당 프레임과 화면의 주사율이 어긋날 때 화면 일부가 찢어지듯 왜곡되는 티어링 현상을 막는 AMD 프리싱크 프리미엄 기능 및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 기능에도 대응하며, 최대 144Hz의 VRR(가변주사율) 기능도 지원한다. 이는 특히 게이머들이 환영할 만한 사양이다.

PC나 콘솔 없이도 클라우드를 통해 1100여가지 고품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지포스나우(Geforce NOW)’ 기능을 지원 / 출처=IT동아
PC나 콘솔 없이도 클라우드를 통해 1100여가지 고품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지포스나우(Geforce NOW)’ 기능을 지원 / 출처=IT동아

이와 더불어 PC나 게임콘솔의 연결 없이도 1100여가지의 고품질의 게임을 구동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인 엔비디아의 지포스나우(GeForce NOW) 기능을 지원하며, 현재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의 장르에 따라 화면의 색감 및 밝기, 그리고 응답속도, 지연 시간 등을 최적화하는 ‘게이밍 보드’ 기능도 갖췄다. 업계 최상위급 수준인 0.1ms의 화면 응답속도 역시 게이밍용 TV를 원하는 사용자들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요소다.

반응속도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선한 ‘웹OS 24’ 운영체제의 홈 화면 / 출처=IT동아
반응속도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선한 ‘웹OS 24’ 운영체제의 홈 화면 / 출처=IT동아

이러한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운영체제 역시 일신했다. 이번 2024년형 LG 올레드 evo에는 LG 스마트 TV 전용 운영체제인 웹OS(webOS)의 최신 버전인 ‘웹OS 24’를 탑재했다. LG 채널이나 유튜브,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의 구동이 가능한 점은 이전 버전의 웹OS와 유사하지만, 이번 버전은 전반적인 구동 속도 및 반응 속도가 빨라지고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크게 개선되었다. 기능을 이용할 때마다 화면 하단 일부가 가려지던 지난 버전과 달리, 콘텐츠 화면과 메뉴 화면이 확실히 구분되어 표시되므로 좀 더 다루기 편해졌다.

그리고 LG전자가 최대 5년간 총 4회의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보장한다고 밝힌 만큼, 향후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가능성도 기대할 만하다.

AI 통해 영상과 음향, 편의 기능까지 ‘알아서’ 최적화

LG 올레드 evo G4는 위와 같이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건 역시 화면과 AI 기능이다. 기존의 LCD, 혹은 LCD를 다소 개선한 QLED 등과는 화면 구현 방식이 전혀 다른 올레드 기반의 화면을 탑재하고 있어 밝기 및 명암비, 시야각, 응답속도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양 면에서 최상위급의 면모를 갖췄다.

색감 왜곡 없이 자연스러운 HDR 화면을 구현한다 / 출처=IT동아
색감 왜곡 없이 자연스러운 HDR 화면을 구현한다 / 출처=IT동아

특히, 화면의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을 구분하는 능력인 명암비 수치가 거의 무한대에 육박하기 때문에 LCD 계열 TV에선 보기 힘든 진한 블랙의 표현이 가능하며, 화면 전반의 표현능력을 향상시키는 HDR 기술(High Dynamic Range), 그 중에서도 가장 고급 규격인 ‘돌비 비전(Dolby Vision)’에도 대응한다.

사실 시중에서 팔리는 TV나 모니터 중에 HDR 지원 제품은 적지 않지만, 그 중에 제대로 된 HDR 화면을 보여주는 제품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HDR을 활성화하면 오히려 컬러가 왜곡되어 부자연스러운 화면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LG 올레드 evo G4의 경우는 제대로 된 HDR 화면을 구현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AI를 통해 손쉽게 색감 및 선명도, 명암비를 개선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AI를 통해 손쉽게 색감 및 선명도, 명암비를 개선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또한, 무엇보다도 이러한 올레드 화면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AI 기술을 적용한 것이 눈에 띈다. AI를 통해 현재 화면 및 주변 환경을 분석해 컬러와 명암비, 밝기 등을 자동 보정해 최적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인공지능(AI) 화질 프로’와 ‘인공지능(AI) 밝기 설정’ 기능을 탑재했다. 단순히 일괄적으로 화면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 콘텐츠 장르, 그리고 화면에 표시되는 얼굴이나 신체, 사물 등의 객체를 AI가 인식해 최적화된 설정을 자동 적용한다.

AI를 통해 저화질 콘텐츠를 고화질로 보정하는 ‘AI 4K 업스케일링’ 기능 역시 기존 TV와 차별화된 요소다. 기존 TV의 업스케일링은 단순히 뿌연 느낌만 줄일 뿐, 저화질 원본의 결점을 온전히 감추기엔 부족함이 많았는데, LG 올레드 evo G4에 적용된 AI 4K 업스케일링은 AI를 통해 해상도뿐 아니라 이미지의 디테일까지 픽셀 단위로 보정한다. 이는 특히 디지털 방송이 보급되기 전에 촬영된 옛 저화질 콘텐츠를 감상할 때 유용하다.

AI 4K 업스케일링 기능을 통해 픽셀 단위로 이미지를 보정, 저해상도로 촬영된 옛 콘텐츠도 개선된 화질로 감상이 가능 / 출처=IT동아
AI 4K 업스케일링 기능을 통해 픽셀 단위로 이미지를 보정, 저해상도로 촬영된 옛 콘텐츠도 개선된 화질로 감상이 가능 / 출처=IT동아

이와 더불어 사용자의 취향을 분석해 맞춤형 화질을 제공하는 기능도 갖췄다. 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맞춤 화면 설정’이 그것인데, TV에서 각기 다른 색감과 밝기, 명암비, 색온도, 선명도 등이 적용된 여러 샘플 이미지를 보여준 후, 이 중 사용자가 맘에 드는 이미지를 몇 가지 선택하면 해당 설정이 TV에 자동 반영되는 기능이다.

영상뿐 아니라 음향에도 AI 기술을 적용했다. ‘인공지능(AI) 공간인식 사운드’가 대표적인 기능인데, 마이크를 탑재한 리모컨을 통해 AI가 현재 위치의 특성(공간 크기, 가구 배치 등)을 분석한 후, 해당 공간에 최적화된 사운드로 자동 튜닝하는 기능이다. 또한, 현재 출력되는 사운드에서 음성만 인식해 이를 최적의 볼륨 및 선명도로 튜닝해 출력하는 ‘AI 보이스 리마스터링’ 역시 품고 있어 한층 또렷한 대사를 들을 수 있다.

마이크가 탑재된 리모컨을 통해 공간의 특성을 인식해 사운드를 자동 최적화하는 ‘인공지능(AI) 공간인식 사운드’ 기능 / 출처=IT동아
마이크가 탑재된 리모컨을 통해 공간의 특성을 인식해 사운드를 자동 최적화하는 ‘인공지능(AI) 공간인식 사운드’ 기능 / 출처=IT동아

그 외에도 여러 사람이 TV를 함께 이용할 경우, 각 사용자의 목소리를 등록한 후, 이를 로그인 계정처럼 이용하는 ‘보이스 ID’ 기능도 품었다. 이를 통해 TV에서 내 목소리를 인식하면 이후부터는 TV가 나에게 맞는 콘텐츠를 자동 추천하는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음성인식을 통한 TV 제어도 물론 가능하다. 사용자가 ‘하이 엘지’ 라고 말하거나 TV와 함께 제공되는 리모컨의 마이크 버튼을 누르면 음성 인식 모드가 활성화된다. 그 외에 스마트폰에 설치된 ‘LG 씽큐(ThinQ)’ 앱의 마이크 버튼을 누르는 것도 또 한 가지의 방법이다. TV의 제어나 콘텐츠 검색 외에 날씨나 시간, 최근의 트렌드를 알려주는 등의 다양한 기능에 대응하므로 마치 AI 스피커가 TV에 내장된 느낌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전용키를 통해 자주 이용하는 OTT 서비스를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리모컨 / 출처=IT동아
전용키를 통해 자주 이용하는 OTT 서비스를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리모컨 / 출처=IT동아

참고로 TV와 함께 제공되는 리모컨에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쿠팡플레이, 웨이브 등의 OTT 서비스를 원터치로 실행할 수 있는 전용키도 달려있다. 요즘 나오는 TV 리모컨들이 점차 버튼 수를 줄이는 추세이긴 하지만, 이렇게 자주 쓰는 기능 버튼을 추가하는 건 환영할 만한 디자인이다.

AI 성능 이끌어내는 기반, 알파11 AI 프로세서

그리고 LG 올레드 evo G4를 체험하며 앱을 실행하거나 다양한 AI 관련 기능을 이용하는 도중, 끊김이나 처리 지연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참고로 2024년형 LG 올레드 evo 시리즈 중에서도 G4 제품군은 AI 처리에 특화된 ‘알파 11’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는데, 이는 이전 모델인 알파 9에 비해 동작 속도가 1.3, 딥러닝 성능은 4배, 그래픽 처리 성능은 1.7배 이상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AI 처리에 특화된 ‘알파 11’ 프로세서 / 출처=LG전자
AI 처리에 특화된 ‘알파 11’ 프로세서 / 출처=LG전자

2024년 현재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TV용 프로세서 중에서도 최상위급의 성능인데, AI 기능을 강조하는 LG 올레드 evo 제품군의 정체성에 잘 어울리는 구성이라 할 수 있다.

AI 기술 본격 적용한 차세대 TV, 한 발 먼저 체험하고자 한다면

최근 IT 시장을 상징하는 키워드는 단연 ‘AI’다. 이는 TV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물론 이전에도 AI 관련 기능을 도입한 TV 제품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음성 제어를 비롯한 일부 기능에 적용된 정도였다. 하지만 2024년형 LG 올레드 evo G4는 그런 수준을 넘어, TV의 본연이라고 할 수 있는 영상 및 음향 품질의 향상에 AI 기술을 전면적으로 도입했다. 그 결과물이 상당히 쓸 만한데다, 대부분의 AI 관련 기능이 자동으로 적용되므로 사용자들이 일부러 ‘공부’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 장점이다.

이전에 나온 TV 중에는 우수한 화질과 음향 성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재적소에 활용하기가 애매한 제품이 적지 않았다. 아무리 좋은 TV라도 화질 설정 값이 잘못되었거나 조작이 불편하다면 사용자가 얻는 만족도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LG전자
출처=LG전자

반면, LG 올레드 evo G4의 경우는 AI 기술을 통해 TV가 품고 있는 잠재능력을 효율적으로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고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올레드 화면, 그리고 AI 처리능력이 우수한 알파11 AI 프로세서의 조합을 통해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든 것 같다.

참고로 2024년형 LG 올레드 evo는 105cm(42형)에서 245cm(97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면 크기로 제공되며, 이번 리뷰에서 이용한 LG 올레드 evo G4 194cm(77형) 모델(OLED77G4KNA)은 공식 홈페이지 판매가 기준 80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LG전자의 4K급 올레드 TV 중에서도 최상위급 제품인만큼 가격이 만만치는 않지만, AI를 본격적으로 적용한 차세대 TV의 면모를 남들보다 한 발 먼저 체험하고자 한다면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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